- 코로나19 영향으로 6월 한 달간 미국 내 자전거 판매 급증 -

- 미국 하이킹&아웃도어 장비 판매점 매출은 81억3000만 달러 -

코로나19로 실내활동의 제약이 커지고 대규모 모임이 금지되면서 야외활동을 즐기는 미국인들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 아웃도어 장비 및 관련 제품 시장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가족들과 쉽고 간편하게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전거 매출이 급증했고 밀레니얼세대의 외면으로 인기가 사그라들던 골프 장비 시장도 활기를 찾았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 급증한 야외활동은

시장조사기관 NPD그룹은 지난 6월 미국 내 아웃도어 활동 관련 장비 판매량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해도 6월은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즌인 만큼 아웃도어 제품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로 꼽힌다.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품목은 자전거였다. 6월 한달 간 미국 내 자전거 판매는 6억97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자전거는 전국적으로 외출자제령이 시행된 시점부터 판매가 크게 늘어난 품목 중 하나다. 가족과 함께 즐기는 레저용 자전거부터 전문가용 고급 자전거까지 모든 카테고리의 판매가 증가했다. NPD그룹의 덜크 소렌슨 스포츠 산업 애널리스트는 “가족형 자전거의 재고 부족이 고급형 자전거의 판매 확대로 이어지고 있으며, 많은 사이클리스트들이 장기적으로 자전거에 투자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 위에서 즐기는 패들 스포츠 용품도 판매가 급증했다. 지난 6월 한 달간 카약, 패들보드, 카누, 래프트 등의 판매는 1억72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6% 늘었다. 패들 스포츠 용품은 부피가 크고 값이 비싸 판매가 급증하는 품목이 아니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매점 재고가 빠르게 소진됐다. 특히 공기주입 방식의 카약과 패들보드는 보관이 쉽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큰 폭으로 매출이 성장한 품목이다. 지난 2017년 6월 공기주입 방식 패들보드는 전체 패들보드 판매량의 19%, 공기주입 방식 카약은 전체 카약 판매량의 9%에 불과했으나 2020년 6월 두 품목의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의 66%와 26%를 차지했다.

오랫동안 성장이 정체됐던 골프도 코로나19로 성장기를 맞았다. 지난 6월 미국 내 골프 관련 제품 매출은 6월 6억6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1% 성장했다. 함께 경기를 즐기는 중에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해 신규 골프 인구가 늘었고 비교적 골프에 관심도가 낮았던 젊은 층이 골프를 즐기기 시작한 것도 매출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또 경제 재개 시점에서 많은 지방정부들이 골프코스의 재개를 허가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NPD그룹의 스포츠 산업 선임 애널리스트인 맷 파웰은 “이 현상이 가속화되면, 골프 장비 산업이 신규 소비층을 형성하며,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캠핑은 6월 빠르게 성장한 아웃도어 제품 산업 중 4위에 올랐다. 6월 한 달간 판매된 캠핑 관련 제품은 6억5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1%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장거리 여행이 힘들어지면서 자동차로 캠핑을 떠나는 인구가 늘었다. 특히 레크레이션용 텐트 판매는 배낭여행용 텐트보다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자연으로 나가 조류를 관찰하는 인구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대도시에서도 독특한 조류들이 관찰되면서 소비자 층도 과거보다 더욱 폭 넓어졌다. 지난 6월 쌍안경 매출액은 1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다. 조류 관찰 외에도 도시를 벗어나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사람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것도 쌍안경 매출 확대 요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아웃도어 장비 소매점 판매로 본 산업 동향

시장조사기관 IBIS World이 2019년 발간한 보고서(Hiking & Outdoor Equipment Stores, 2019년 4월)에 따르면 2019년 미국 내 하이킹&아웃도어 장비 판매점 매출은 81억3000만 달러(예상치)로 전년대비 1.05% 증가했다. IBIS World는 오는 2024년까지 하이킹&아웃도어 장비 판매점 매출이 86억38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킹&아웃도어 장비 판매 산업은 미국인의 레크레이션 관련 비용 지출의 확대와 가처분 소득의 성장을 기반으로 지난 수년간 꾸준히 성장해왔다. 2015~2020년 미국인의 레크레이션 지출 비용의 연평균 성장률은 1.62%로 2020년 이 비용은 5093억2000만 달러로 예상된다. 또 향후 5년간 연평균 2.82% 성장해 2025년에는 지출비용이 5853억6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IBIS World는 내다봤다.

2019~2024 하이킹&아웃도어 장비 소매점 매출규모 전망

(단위: 100만 달러)

자료: IBIS World(Hiking & Outdoor Equipment Stores, 2019년 4월)

하이킹&아웃도어 장비 판매점 매출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품목은 의류로 전체 매출의 30%를 기록했다. 아웃도어 활동별로, 계절별로 기능성 의복을 갖춰 입어야 하는 특성과 최근 애슬레저 트렌드로 운동복의 일상복 착용이 확대됨에 따라 매출 비중도 높아졌다. 이밖에 관련 장비 및 기어와 신발의 매출 비중은 각각 26%씩으로 조사됐다.

2019 하이킹&아웃도어 장비 소매점의 품목별 매출 비중

자료: IBIS World(Hiking & Outdoor Equipment Stores, 2019년 4월)

하이킹과 아웃도어 장비 판매점의 주 고객층은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의 소비자들이다. 지난해 이들이 지출한 금액은 소매점 전체 매출의 32%에 달했다. 해당 소비층은 고급 기어와 유명 브랜드 의류의 주 소비층으로 가격보다는 품질에 비중을 두는 소비성향을 보인다.

2위는 연소득 2만5000~4만9999달러 소비층으로 전체 매출의 21%를 차지했으며, 연소득 5만~7만4999달러의 소비층이 15%로 그 뒤를 이었다. 2위 소비층은 가격에 민감하며, 내구성이 높고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선호한다. 3위 그룹은 소득이 적은 그룹에 비해 더 비싸고 더 많은 기어를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내 하이킹&아웃도어 장비 판매점 가운데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REI(Recreational Equipment Inc.)로 2019년 27.1%를 기록했다. REI는 전국에 1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등산·캠핑·자전거·락클라이밍·달리기·수상스포츠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 기어와 의류 등을 판매하는 미국 최대 아웃도어 장비 매장으로 꼽힌다.

2위는 15.5%로 노스페이스, 팀버랜드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VF 코포레이션(Corporation)으로 조사됐으며 3위는 6.2%로 파타고니아(Patagonia)가 차지했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미국인들이 여가시간을 보내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고 실외로 나가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올 여름 여행객의 97%가 옛날 방식으로 자동차를 타고 여행하는 로드트립을 계획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붐이 일어난 미국인의 아웃도어 활동 증가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아웃도어용품점 C사 대표는 “캠핑, 하이킹 용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전년대비 배 이상 늘었다”며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니 아웃도어 활동 제품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겨울 하이킹이나 스키 등 겨울 시즌 관련 제품 제고를 미리 확보하는 등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미국인의 휴가와 여가방식을 바꾸면서 아웃도어 제품에 높은 품질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수출기업들에도 새로운 시장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웃도어 인구가 증가하고 소비층의 폭이 다양한 만큼 제품의 타깃 소비자에 맞는 가격정책과 적절한 유통채널의 바이어를 선정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NPD 그룹, IBIS World, Forbes, AAA 및 KOTRA 뉴욕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