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 세계 부품시장 뒤흔드는 또 다른 ‘여진’

- 전 세계에 알려진 일본 공급망의 취약함 -

- 가시화되는 ‘탈일본’ 현상 -

□ 전 세계에 알려진 일본 공급망의 취약함

 ○ 동일본 대지진으로 가시화된 일본 내 전자부품 및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함. 이로 인한 일본 내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 완성품의 생산은 지연되면서 결국 일본 거시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쳤음.

 ○ 한편으로는 이번을 계기로 세계가 일본의 부품소재에 얼마나 여태까지 의존해왔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된 반면,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 완성품 메이커들로 하여금 부품조달선의 분산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했음.

□ 대지진, 공급망 분산 노력의 계기로 작용

 ○ 지금까지 대체로 전자부품이나 반도체는 한정된 메이커로부터 조달되는 구조가 세계적으로 형성돼왔음. 대체로 완성품 메이커들은 그중 1~2개사와 집중적으로 구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비용절감에도 노력했음.

 ○ 그러나 이번 지진을 계기로, 특히 아시아 완성품 메이커들은 부품공급망의 재검토를 염두에 둔 조달 활동을 추진 중임.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진 발생 직후부터 부품소재구매팀은 (일본 밖의) 새로운 조달처를 찾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고 밝힘.

 ○ 특히 이러한 추세가 강하게 나타나는 업계는 시장점유율의 선점경쟁이 격하게 이뤄지는 스마트폰 제조업계임. 여태까지는 일본 메이커로부터 전자부품을 집중적으로 조달해 온 일부 북미 휴대전화 메이커들은 이미 기판 등 핵심부품 중 일부에 대한 조달처를 분산시키기 시작하고 있음. 북미 휴대전화 메이커 중 일부는 ‘한국 부품 메이커들한테 공급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음.

전자부품의 지역별 시장점유율

□ 가시화되는 ‘탈일본’ 현상

 ○ 이러한 전자부품 조달 등에 대한 ‘탈일본’ 현상의 가시화는 일본 전자부품 메이커들한테는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 자명함. 일본 굴지의 부품메이커 TDK는 이번 지진으로 인해 일본 동부 여러 공장에 피해를 입으면서 생산을 일시 중단할 수밖에 없었음. TDK의 카미가마 사장은 ‘이미 시장점유율을 경쟁기업들한테 빼앗긴 상품도 존재한다’면서 ‘세계 완성품 메이커의 공급망 재검토에 따라, (일본 기업들이)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던 세계 부품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해올 기업도 많이 있을 것이다’라며 위기감을 감추지 못했음.

 ○ 현재 일본 부품업체들 중 일부는 이러한 세계적 추세를 감지하고 있음에도 지진 발생 당시 입은 피해의 복구로 인해 대응책을 모색하지도 못함. 지진으로 주력공장에 피해를 입은 일본 굴지의 반도체 메이커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의 야마구치 회장은 ‘조기에 공장을 재개시키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책’이라고 밝힘.

 ○ 르네사스는 자동차용 마이크로컴퓨터 부문에서 세계시장 40%의 점유율을 자랑해 왔는데, 이번 피해로 인한 이 회사의 생산 차질은 결국 전 세계 완성차 생산 지연에 고스란히 직결됐음.

지진으로 인한 피해 복구작업이 한창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공장

□ 시사점

 ○ 일본 부품메이커의 위기란 결국 일본을 대표하는 제조업 전체의 위기로 볼 수 있는바, 조속한 피해 복구를 통한 시장점유율 회복 없이는 자칫 일본 경제에 치명타로 작용할 위험도 존재하는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분석함.

 ○ 현재 일본 정부는 자동차 부품 공급방의 강화를 위해 완성차 메이커와 부품메이커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연구회를 발족하도록 하는 등 민관합동으로의 문제 해결에 열을 올리고 있음.

자료원 : 경제산업성, 후지산케이비즈니스아이, 경제산업신문, KOTRA 도쿄 KBC 자제자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