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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설탕과의 전쟁…칼로리 없는 단맛을 찾아라
  • 트렌드
  • 미국
  • 시카고무역관 이준섭
  • 2024-08-09
  • 출처 : KOTRA

설탕 대체제 등으로 설탕은 줄이고 맛과 품질 유지 노력

달콤함 속 악화되는 건강

 

설탕은 식품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다. 지난 8월 7일,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들이 정치적 입장은 다르지만, 탄산음료 소비에 대해서는 동의할 만큼 거국적으로 일치한다고 보도했다실제로 2019년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왈즈는 "다이어트 마운틴 듀(Mountain Dew)와 아침을 맞이하는 것큼 행복한 것은 없다" 말하며 탄산음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처럼 설탕이 포함된 고당질 식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즐거움을 주지만, 그 이면에는 건강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설탕과 같은 고당질 식품의 섭취는 혈당 스파이크와 같은 건강 문제를 무시할 수 없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혈당 스파이크는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했다가 다시 급격히 하락하는 현상으로, 체내에서 이를 지방으로 전환해 저장함으로써 체중 증가,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에 따르면, 2023년 비만인 미국인의 비중은 2019년 대비 9%p 증가한 41.9%였다. 특히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가 발표한 2022년 자료에 따르면, 흑인의 비만율이 43.7%로 가장 높았으며, 아시아 이민자를 제외하고는 30%를 넘었다. 특히 흑인의 비만율은 2023년 기준 최고치인 49.9%로 높아졌다. 또한, 18세 이상의 성인 약 14.7%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

 

<2022년 미국 인종별 비만율>

(단위: %)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1042c75f0.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519pixel, 세로 600pixel

[자료: Statista]

 

설탕이 아닌 과다 섭취가 문제

 

그렇다고 설탕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미국 하버드대 연계 글로벌 조사기관인 위스 연구소(Wyss Institute)의 샘 인버소(Sam Inverso) 이사는 인터뷰에서 문제는 설탕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너무 많은 설탕을 먹는다는 것”이라고 말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에 의하면 여성의 하루 권장 당 섭취량은 6티스푼(25g 또는 100kcal) 이하이고, 남성은 하루에 9티스푼(36g 또는 150kcal) 이하를 섭취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미국인의 하루 설탕 섭취량은 평균 17티스푼(70g)인 것으로 확인. 이는 남성과 여성 권장량의 2~3배 이상으로 미국인들이 설탕을 과다 섭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게 되면 미국인들이 연간 약 5500 티스푼의 당을 섭취하는 것이며, 이는 약 2만2000g에 해당된다. 각설탕 1개의 당 함유량이 3g인 점을 감안할 때 미국인은 1년에 각설탕 7333개를 먹는 셈이다.

 

실제로 미국인이 섭취하는 많은 식품이 고당류 제품으로 분류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기준에 따르면 고당류 식품은 일반적으로 100g당 설탕 함유량이 15g 이상(함유율 15%)의 식품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고당류 제품>

연번

브랜드명

제품명

1회 제공량

설탕 함유량

함유율

1

Heinz

케찹

15g

4g

26%

2

Nature Valley

그래놀라 바

42g

11g

26%

3

 

Sweet Baby Ray's

 

바비큐 소스

37g

14g

37%

[자료: 업체별 홈페이지]

 

설탕 과다 섭취를 막기 위한 정책적 노력

 

설탕 과다 섭취에 따른 건강 악화 방지를 위해 미국 연방 정부를 비롯해 각 주별로 설탕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FDA는 20231213일에 메뉴 라벨링 지침을 업데이트 음식 포장지에 첨가된 설탕의 양을 표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들이 더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며, 기업에도 투명한 정보 제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미국 워싱턴주의 시애틀과 캘리포니아주의 샌프란시스코 등에서는 설탕이 첨가된 음료에 대해 '가당 음료세(Sweetened Beverage Tax)'를 부과하고 있다. 이 세금은 유통되는 가당 음료에 부과돼 판매자가 부담하게 된다. 소비자에게 직접 부과되는 판매세는 아니다. 버클리는  2015년 미국에서 최초로 탄산음료에 설탕 1온스당 0.01달러의 세금을 부과했으며, 시애틀은 설탕 1온스당 1.75센트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버클리대 조사에 따르면 이와 같은 가당 음료세로 버클리에서의 탄산음료 판매량은 21% 감소고 생수 소비량은 29% 증가했다. 이에 따라 설탕 과다 섭취 문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노스웨스턴대 후속 조사에 의하면 오히려 소비자가 가당 음료세가 부과되지 않는 도시 외곽까지 이동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으로 확인다.

 

달콤함은 포기하지 않고 칼로리는 낮게

 

이처럼 정책적 노력만으로 설탕 과다 섭취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혈당 지수가 낮은 음식에 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미국의 기업들과 연구소는 설탕 대체제 개발을 비롯해 다수의 저혈당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하버드대 과학자들은 식물성 효소를 활용해 신체 내에서 설탕을 섬유질로 변환시키는 설탕-섬유질 효소 기술(Sugar-To-Fiber Enzyme)을 개발 중이다. 혈당 지수를 낮추고, 건강하게 단맛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혈당지수(Glycemic Index, GI) 특정 식품의 섭취 후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혈당이 흡수되는지 확인하는 지표다. 


현재 네슬레와 펩시는 이 기술을 활용 더 건강하고 맛있는 초콜릿과 과자를 개발하고 있다특히 네슬레는 자연 발생 효소 반응을 이용해 유제품 생산 시 설탕을 줄이고 식이섬유를 높이는 방법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 이를 통해 우유, 과일 주스 등 음료의 맛과 품질을 바꾸지 않으면서도 설탕 함유량을 30% 정도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

 

효소 외에 스테비아(Stevia), 나한과(monk fruit) 등 식물과 과일을 통해 당과 유사한 맛을 내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시카고 기반의 초콜릿 제조업인 블루머 초콜렛(Bloomer Chocolate)은 최근 인크레도 슈가(Incredo Sugar)란 대체 설탕을 활용한 초콜릿을 제조. 인크레도 슈가는 입안에서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녹는 무기물을 이용 초콜릿의 당도와 맛은 유지하면서도 설탕 함량은 50% 가까이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는 설탕 대체제가 사용된 탄산음료에 대해 "높은 카페인 함량과 낮은 칼로리를 가진 정말 좋은 것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대체당의 단맛이 설탕과 얼마나 비슷한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2025년까지 자사 제품에서 설탕 6000만 파운드를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2022년에는 대표 음료 카프리선(Capri Sun)의 설탕 함량을 40% 정도 줄였다. 설탕 대신 몽크푸르트라는 대체당을 활용.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은 몽크프루트의 맛이 기존의 설탕과 다르다고 느껴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졌다. 이로 인해 제품 판매가 감소했고프트 하인즈는 다시 설탕을 추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몽크프루트로 설탕을 대체하는 시도는 건강을 고려한 긍정적인 시도였지만, 소비자들의 맛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와 같이 건강과 맛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사점

 

한국에서도 제로 아이스크림, 제로 누들, 제로 과자 등 당류가 적은 식품들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무설탕 브랜드인 '제로(ZERO)'의 제품들은 2023년 기준 400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해당 제품은 설탕을 빼고 감미료인 에리스리톨과 말티톨을 첨가했다. 제품 출시 전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인공적인 단맛이 안 느껴지고 일반 제품과 다른 점을 모르겠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설탕과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건강을 우려하면서도 매혹적인 단맛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다수의 미국 기업과 연구기관은 대체 설탕을 비롯해 당 함유량은 줄이면서도 품질과 맛을 동일하게 유지한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 진출 기업 C사는 KOTRA 시카고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내 전시회를 통해 자일로스 등 설탕 대체제로 바뀌는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최근 2~3년간 B2B 및 B2C 판매 관련하여 설탕 대체제 소재 활용 여부에 대한 문의를 다수 받고 있어 관련 제품 개발 및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인즈의 사례에서도 확인할수 있듯,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국내 제품 중에서는 이미 인공적인 맛을 최소화 하며 소비자 반응이 좋은 대체당 제품들이 다수 판매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은 미국 소비자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자료: CDC, AHA, WHO, FDA, 식품 업체별 홈페이지, KOTRA 시카고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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