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종합상사 근무중인 멘토를 통해 알아보는 일본취업의 노하우 -

- 종합상사에 입사에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

KOTRA 도쿄무역관에서는 지난 8월 6일 ‘온라인 글로벌 커리어 토크’를 개최해, 다양한 배경을 바탕으로 일본취업에 성공해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멘토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전 세계 81개 해외거점을 보유한 일본 유수의 종합상사인 S종합상사에 재직중인 황상필 님과 인터뷰를 통해 일본취업의 노하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일본취업을 희망하시는 구직자 분들께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사진: 황상필 멘토

일본취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알려주세요.

일본취업을 결심했다기보다는 종합상사 취업을 결심했고 일본상사, 한국상사를 놓고 봤을 때 일본상사에서 본인이 더 차별화된 인재로 더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 일본취업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종합상사업계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종합상사에 지원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저의 꿈을 이루는 데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될 것 같은 업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손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훌륭한 기업으로 성장시켜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는 기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대학교를 졸업하던 시점에 어떤 사업을 할지, 어떤 회사를 만들지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없었고 라면에서부터 미사일까지 돈이 되는 사업 아이템이라면 무엇이든, 어디서든 무에서 유를 만든다는 종합상사의 사업 모델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취업준비 과정에서 기업에 대한 정보를 주로 확인한 경로가 있다면?

대학생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B2C 기업입니다. 브랜드가 잘 알려져 있는 기업들이고 경쟁률도 상당하죠. 하지만 대학생활을 하며 우리가 모르지만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굴지의 기업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알았고 시야를 넓게 갖자고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채용공고를 살피기 전에 먼저 Fortune 500 Global List와 같은 곳에서 관심 가는 기업들을 찾아 각 기업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며 채용공고를 확인하고 엑셀로 정리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 외에는 대학교 취업센터에서 오는 취업 정보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멘토님의 업계/기업분석 경험을 공유해주세요.

종합상사라는 업계로 취업을 결정한 순간부터 먼저 종합상사와 관련된 정보를 취합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에서 종합상사가 생기기까지 그 배경을 흥미롭게 잘 그려낸 ‘불모지대’라는 드라마(책도 있음)와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시작으로 관련 책과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자료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업계 내 어떤 기업이 있는지 조사를 했습니다. (일본의 7대 종합상사 미쯔비시, 미쯔이, 이토추, 스미토모, 마루베니, 도요타통상, 소지츠 그리고 한국의 포스코인터네셔널, 삼성물산, 현대상사, LG상사, SK네트워크, 한화그룹 등).

처음에는 한국과 일본의 종합상사 사이에서 고민을 했지만 규모가 크고 종합상사라는 사업모델이 생겨난 본고지인 일본에서 일을 배우며 새로운 경험을 쌓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에는 일본어를 할 줄 몰랐기 때문에 외국인 지원이 유일하게 가능했던 S상사로 지원을 결정했습니다. 지원 당시 S상사에는 홍콩, 싱가폴,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일본어를 할 줄 모르는 외국인 인재를 채용하여 6개월간의 일본어 트레이닝후 배속을 시키는 '글로벌 인재 채용'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2019년부로 폐지).

홍콩에서 있었던 S상사의 기업설명회와 회사 웹사이트 및 연말 결산보고서에서 기본적인 정보를 얻었고 그로부터 인터넷에서 회사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모으고 링크드인을 통해 현직 종사자 분들께 연락을 드려 궁금한 질문도 하고 여러 조언도 구했습니다. 상장회사이고 규모도 큰 회사이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멘토님의 자기분석 경험을 공유해주세요.

자기분석의 기본은 본인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장점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은 장점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아직 장점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이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깨닫는다고 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쌓기 시작한 다양한 사회경험과 대학교 시절 많은 교내외 활동을 했기에 일찍이 본인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파악해두었던 것이 회사 지원을 앞두고 자기분석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단점이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일치하는지 확인 과정을 거치는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멘토님의 면접준비 경험을 공유해주세요.

S상사의 경우에는 그룹면접, 개인면접, 최종 임원면접 이렇게 세 번의 면접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회사에 대한 지식은 충분히 공부해두었고 어떤 질문이 나올지 예상 질문 리스트를 만들어 사전에 준비하였으며 각 면접별로 어떤 부분이 중요하게 평가될지도 생각해두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긴장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면접전 컨디션 조절을 무엇보다 열심히  하였습니다.  

취업준비 과정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었다면 알려주세요.

S상사의 그룹면접과 최종임원면접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그룹면접은 7-9명의 지원자들과 함께 진행이 되는데 공통된 주제에 대한 개별 발언 시간은 약 3분 정도였습니다. 당연히 모두 본인이 미리 생각해두었던 것을 급히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그룹 면접이지만 개개인간의 경쟁이 매우 치열했습니다. 한 지원자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거의 입도 열지 못한 채 시간을 다 써버리고 말았습니다. 제 차례에서 발언을 마치고 조금 시간이 남았기에 제대로 발언하지 못했던 지원자에게 질문 형식으로 추가 발언을 하게끔 해주었는데 나중에 면접관으로부터 이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그룹면접은 팀워크를 중요하게 본다고 생각하였고 나의 발언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의견 취합과 다른 멤버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임기응변이었던 것 같습니다.

최종 임원면접에서는 면접을 모두 마친 뒤에는 회식이 있었는데 긴장이 풀리고 음주를 한 상태에서 지원자 본연의 모습을 보려고 하기 위함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술을 마시기 전 미리 숙취해소제를 마셔 놓았고 음주로 인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저는 이 자리가 최종 관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름 재치 있게 분위기를 잘 주도했고 회식자리는 늦은 시간까지 무르익었습니다. 회식이 끝난 뒤 한 임원분께서 식당에 가방을 두고 나오셨는데 제가 그 가방을 잘 챙겨드렸던 것이 결정적으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최종 후보자들 중에서 면접을 잘 해놓고 술자리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던 후보자들은 떨어졌고 오히려 처음부터 솔직하게 술을 못 마신다고 했던 지원자는 합격통보를 받았습니다.

멘토님이 생각하기에 종합상사 업계에서 활약하기 위해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요?

종합상사로 지원을 희망하시는 분들의 대부분이 종합상사의 영업직에 많이 지원을 합니다.
일본 종합상사의 특성상 종합직으로 입사를 하여 어떤 직무를 받게 될지 나중에 결정되기 때문에 영업을 가고 싶은 분들은 ‘영업인재’라는 이미지를 초반부터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영업에서도 워낙 다양한 사업분야에 진출해 있기 때문에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초반부터 강한 어필이 필요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업계의 영업사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종합상사에는 워낙 다양한 직무가 있기 때문에 어떤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 콕 집어서 말하기는 무척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역량은 호기심과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종합상사는 대부분 B2B 사업이며 학생 때는 접하지 못했던 사업아이템들이 많습니다. 생소한 사업아이템을 처음 접했을 때 상품, 시장, 사업모델 등을 깊게 이해하려고 하는 호기심과 한 아이템을 실제로 사업화 시키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지만 그것을 헤쳐나가려는 열정이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멘토님이 생각하기에 종합상사 업계에서 활약하기 위해 어떤 각오가 필요할까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종합상사에 들어가기 전 종합상사라고 하면 하이리스크테이킹과 제네랄리스트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실제 3년차로 일을 해보니 리스크관리의 철저성과 담당하고 있는 영업 업계에 대한 전문지식이 매우 높게 요구됩니다. 또한 상사의 특성상 B2B 사업이 많기 때문에 평소에 전혀 관심이 없던 업계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기도 하고 불특정 다수의 B2C사업과 달리 소수의 고객을 밀접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하여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현재 하고 계시는 업무에 대해 알려주세요.

돌을 사고 팔고 있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끔 우스갯소리로 돌팔이라고 본인을 소개하고는 합니다. 덧붙이자면 산업광물, 그중에서도 내화물 원료의 국가 간 트레이딩 및 투자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내화물원료라는 말이 굉장히 생소하실 텐데 쉽게 말씀드리면 불에 잘 녹지 않는 내구성이 강한 광물들을 내화물원료라고 하며 사용처로는 철, 유리, 시멘트, 석유화학 업계 등이 있습니다. 자원 사업의 특성상 특정 자원의 공급이 한 국가에 치중되면 자칫 공급 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적절한 가격에 안정된 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으며 전략적인 광물들의 M&A 안건도 추진합니다 (광산 혹은 가공 업체를 상대로).     

현재 직장의 분위기는 어떠한가요? 일본 회사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으로서의 경험에 대해 알려주세요.

직장의 분위기는 대체로 자유롭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126명의 입사 동기 중에 유일한 한국인이지만 한국인 직원으로서 불편함 혹은 불이익을 느낀 적은 딱히 없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한국의 문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기 때문에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입사 1년 차 초반에 아직 영업을 통한 공헌이 없었을 때 어떤 식으로든 회사에 공헌을 하고 싶은 마음에 사내 한국어 교실을 만들었습니다. 점심시간 1시간 동안 한국어 공부에 관심 있는 분들이 사전 신청을 통해 참여를 해주셨는데 매번 10-20분 정도 참석을 해주셨고 3년 차인 지금도 주 1-2회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사외에서도 잘 해야 하지만 사내 네트워크도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어 교실을 통해 사내 곳곳에 친분이 생겼고 회사에 공헌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높아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근무환경에 변화가 있었나요? (재택근무 등)

코로나의 확산이 시작된 2월부터 5월까지는 계속 재택근무였고 비상사태가 해제된 이후에도 주 2회 정도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와 오피스에서 하는 근무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가장 크게 바뀐 것은 고객과 대면이 어려워진 점, 국내외 출장을 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종합상사에서, 특히 영업에서는 고객과 만나고 소통하며 기회를 포착하여 매출이익증가 및 사업개발로 연결하는 것이 영업의 역할입니다만 고객을 만나지 못한다는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영업을 해 나갈 것인지가 앞으로 해결해 나아가야 할 중대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입사 후에도 일본어 공부를 계속하고 계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멘토님의 공부방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입사 후 2년 동안은 사내에서 일본어 공부 지원이 있었습니다 (회당 90분, 주 2회 1 대 1 수업). 입사 1년 뒤 N1을 따고 3년 차가 된 지금은 따로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끔 주변 선배들 중 잘 쓴 메일이나 보고서, 기획서 등을 보면 인쇄를 해서 참고를 하거나 업무 중 모르는 단어는 따로 메모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개인 시간에는 넷플릭스나 아마존프라임 등을 통해 가능하면 일본어로 된 다큐멘터리, 영화, 드라마 등을 많이 보려고 노력하며 일본인 동기 및 사내 선후배들과 만나는 기회를 많이 가져 일본어 사용 기회를 늘리려 하고 있습니다. 

※ 이 원고는 해외취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으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