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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경제 제재 이후 3번째 유류 파동 발생
  • 경제·무역
  • 미얀마
  • 양곤무역관 KayThwe Oo
  • 2023-11-20
  • 출처 : KOTRA

외환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류 수입 중단 위기감 고조

자국 경제의 건전성과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불신 드러내

20212월 군정 집권 이후 현재까지 국제 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고 있는 미얀마는 외환보유고 고갈 문제로부터 파생된 다양한 경제적 혼란에 직면해 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품이나 식자재, 위생용품과 같은 기초 생활필수품의 가격은 환율 상승으로 인해 2배에서 3배 가까이 폭등했으며, 휴대전화와 TV, 컴퓨터 등의 전자제품은 사치품으로 규정되어 자국 내 반입이 제한되고 있다. 심지어 플라스틱 원료, 기계 부품 등 산업 원자재도 쿼터제와 유사한 수입 총량 제한에 묶여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으며, 현지 정부가 최우선 수입 허가 대상으로 지정했던 농약과 화학비료마저 외화 부족으로 제때 수입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대도시 지역에서 유류(油類) 공급 중단 사태가 다시 한번 발생하며 외환 경색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위기감을 재차 고조시켰다.

 

국가 비상사태 선포 이후 3번째 유류 파동

 

자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번 사태는 주말인 지난 1111일부터 시작됐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경제 중심지 양곤(Yangon)의 일부 주유소들이 하나둘 특정 유종의 가격 표시를 중단했고, 곧이어 해당 유종의 판매를 종료한다는 안내가 나온 것으로 확인된다. 가격 표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유종도 주유량이 차량 한 대당 15리터 내외로 제한됐으며, 일부 주유소는 아예 영업을 중지했다. 그러자 11일 저녁 차량 운전자들을 중심으로 미얀마의 유류 재고가 곧 소진된다는 소문이 급격히 확산됐으며, 다음날인 12일 아침부터는 유류 구매를 희망하는 차량들이 도시지역 대형 주유소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유소 앞에는 차량 행렬이 200미터 이상 늘어서 장사진을 연출하기도 했다.

 

<양곤 시내 주유소로 몰려들고 있는 차량의 모습>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5d00002.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4032pixel, 세로 3024pixel

[자료 : KOTRA 양곤무역관 촬영]

 

현지 주민들은 지난 20224월과 11, 이미 두 차례 유류 파동을 경험한 바 있어 이번 사태에 더욱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첫 번째 유류 파동이 발생했던 20224월에는 미얀마 정부가 유류 결제용 외화를 더 이상 조달할 수 없다.’는 소문이 확산되며 주민들 사이에 극심한 불안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현지의 혼란상은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부 영업용 차량 운전자들은 대형 연료통을 들고 주유소를 찾아 일괄 판매를 읍소하거나 복수의 지점을 순회하며 반복 주유를 시도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주유소마다 거대한 차량 행렬이 형성됐기 때문에 제한된 양을 주유하는데도 4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월요일인 13일부터는 이번 사태의 원인에 관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반정부 성향의 온라인 매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소문은 외환 고갈로 인한 유류 대금 결제 실패”, “대금 미지급에 따른 유조선의 입항 거부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같은 날 오후부터는 영업을 중단하는 택시들이 늘어났으며, 일반 승용차들은 더운 날씨에도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연 상태로 운행하기 시작했다.

 

한편 미얀마 정부도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군정의 최고위 통치 기구인 국가행정위원회(SAC, State Administration Council)의 조민툰(Zaw Min Tun) 대변인은 관영 언론을 통해 성명을 내고 유류 공급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조민툰 대변인은 정부가 옥탄가 92RON의 일반 품질 가솔린 재고를 90만 갤런, 옥탄가 95RON 가솔린은 15만 갤런, 디젤유와 프리미엄 디젤유는 각각 70만 갤런과 60만 갤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며 여론 진화에 나섰다. 또한 14일 양곤 남부 경제특구에 위치한 띨라와(Thilawa) 항을 통해 유조선이 문제없이 입항할 것이라고 전하는 한편 정부의 유류 공시가에 불만을 품고 판매를 중단한 주유소들을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실제 유조선 입항이 정부 공지와 같이 이뤄졌다고 확인해 주었으며, 1115일을 기점으로 시내 모든 주유소의 공급이 정상화됐다.

 

사태 종류 이후 현지의 반응과 평가

 

결과적으로 이번 유류 파동 사태는 약 4일간의 짧은 혼란을 끝으로 신속하게 일단락됐다. 유류 공급 중단 재발 징후 또한 현재까지 관찰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자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과 정부에 대한 주민들이 불신이 다시 한번 확인된 계기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제 제재 이후 이미 2차례의 유류 파동을 겪었던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유조선이 적시에 입항한 덕분에 이번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현지 정유업계와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과거 있었던 2차례의 유류 파동과는 그 성격과 양상이 상이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 공급 사태의 원인이 외환 고갈이 아닌 주유소들의 자체척 판매 중단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얀마 정유거래협회(Myanmar Petroleum Trade Association)의 실무자도 최근 유조선 입항이 중단된 적이 없으며, 대금 결제에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현지 대형은행의 한 관계자 역시 유류는 결제 대금 배정 최우선 순위 품목이며, 이보다 순위가 낮은 상품에도 달러화가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유류 파동 사태의 원인과 영향

 

반면 지난 2022419일 발생한 국제 제재 이후 첫 번째 유류 파동 사태는 실제 외환 경색으로 인해 촉발됐던 것이 사실이다. 미얀마 중앙은행이 자국 외환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202243일부로 달러화 강제 환전 및 거래 금지’, ‘광범위한 품목에 대한 수입 라이선스(Import License) 사전 심사 실시등의 강력한 조치를 내놨음에도 같은 달에 인도될 유류 대금의 결제가 제때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당시에는 대금결제를 받지 못한 유조선들이 양곤 항 입항을 거부한 채 공해상에 계류하는 사태가 실제로 발생했다. 재고를 완전히 소진한 주유소도 속출했으며, 공급 정상화에도 오랜 시간이 소요된 바 있다. 현지 주민들의 연료 고갈 공포증도 이때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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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4191차 유류 파동 당시 주유소의 모습>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5d04098.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4032pixel, 세로 3024pixel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5d00001.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510pixel, 세로 3024pixel

[자료 : KOTRA 양곤무역관 촬영]

 

미얀마 정부도 이 사태를 계기로 유류 최우선 수입 기조를 공고히 하게 된다. 실제로 이때부터 휘발유 및 디젤유가 수입 라이선스 발급 1순위 품목으로 지정됐으며, 중앙은행이 확보한 달러화는 유류 대금 결제에 최우선 배정되기 시작했다. 덕분에 경제 위기로 대외교역 규모가 크게 축소된 2022년에도 정제유 수입액은 오히려 전년보다 79.8% 늘어난 514,231만 달러를 기록하게 된다. 이 금액은 심지어 경제난 발생 이전인 2019년의 수입액 291,590만 달러보다도 76.4%나 높은 수치다. 물론 이와 같은 수입액 증가에는 국제 유가 상승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미얀마 정부가 가용 외화를 유류 수입에 집중 투입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세계은행(World Bank)도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미얀마의 전체 재화 대비 유류 수입 비중이 과거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정제유(HS Code 2710, 원유 제외)의 수입 동향>

(단위 : US$ )

수입대상국

2017

2018

2019

2020

2021

2022

싱가포르

1,427,857

1,746,676

2,091,367

1,686,364

1,968,187

3,509,551

태국

366,259

453,373

472,051

292,274

503,900

737,193

말레이시아

374,904

139,789

41,182

95,375

227,999

658,550

중국

109,163

166,298

247,022

136,932

119,908

181,809

인도네시아

622

938

1,150

345

605

20,236

이란

4,009

5,191

-

-

5,993

10,747

대한민국

9,689

9,786

9,513

6,668

5,027

7,368

인도

46,469

210,596

35,248

8,404

22,342

6,595

일본

4,500

4,140

4,662

3,593

1,448

2,927

유럽연합(EU)

5,156

5,782

5,971

4,317

1,444

1,665

베트남

-

-

1,047

887

1,084

1,029

스리랑카

347

1,009

291

-

-

876

우크라이나

270

933

1,606

350

548

729

호주

474

566

2,255

1,438

264

718

대만

569

541

497

259

230

670

홍콩

724

1,225

793

596

98

472

미국

839

761

450

505

318

399

사우디아라비아

-

-

-

-

105

377

영국

-

30

-

37

-

255

튀르키예

164

-

33

130

84

140

스위스

2

5

1

3

-

1

러시아

488

994

643

728

64

-

뉴질랜드

-

-

-

-

-

-

캐나다

-

85

120

56

61

-

합계

2,352,505

2,748,718

2,915,902

2,239,261

2,859,709

5,142,307

[자료 : Global Trade Altas]

 

현지 정부는 이후 유류의 비축에도 주력했다. 지난 9월에는 군부 산하 기업인 미얀마 경제공사(MEC, Myanmar Economic Corporation)가 보유한 양곤 시 인근 딴린(Thaylyin) 지역 부지에 대규모 유류저장시설이 들어서 운영을 시작했다. 미얀마 민간기업 Kanbawza(KBZ) 그룹이 태국 자본과 합작으로 Brighter Energy사를 설립해 건설한 이 시설은 유조선 접안이 가능한 항구와 15개의 사일로(Silo)로 구성되며, 취급 가능한 유류의 양은 매월 3만 톤에 달한다.

 

금융 제재와 유류 사태의 재발

 

그러나 이와 같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21021일 국제자금세탁방지위원회(FATF, Financial Action Task Force)가 미얀마를 고위험국(High risk jurisdiction)’으로 재지정하자, 바로 다음날 유류 파동 사태가 재현됐다. 당시 국제자금세탁방지위원회의 금융 제재로 달러화 결제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자, 미얀마 정부의 외화 선배정 기조와 무관하게 유류 수입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된 바 있다. , 실제 고위험국 지정 이후에도 한동안 달러화 결제 중단 사태가 발생하지 않자 두 번째 유류 파동도 신속하게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21022일 발생한 2차 유류 파동>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5d00003.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4032pixel, 세로 3024pixel

[자료 : KOTRA 양곤무역관 촬영]

 

참고로 미얀마 유류 수급 사정의 특성상 달러화 결제 중지 또는 중개 중단에 의해 거래가 단절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자국 내 정유시설이 미비한 미얀마가 대부분의 유류를 원유가 아닌 정제유 형태로 조달하고 있고, 정제유 최다 수입국 역시 미얀마와의 금융거래를 유지하고 있는 싱가포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JP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의 제재에 동참한 싱가포르계 은행 다수가 미얀마로의 달러화 중개 서비스를 중단했음에도 양국 은행 사이의 직접 거래망만은 현재까지 유지해주고 있다. 따라서 향후 추가 금융 제재가 부과되지 않는다면 싱가포르로부터의 정제유 공급에도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얀마의 원유 정제유 수입 규모 차이와 정제유의 싱가포르 의존도(2022)>

(단위 : US$, %)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Picture2.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334pixel, 세로 889pixel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Picture1.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334pixel, 세로 889pixel

[자료 : Global Trade Altas, KOTRA 양곤무역관 정리]

 

정부의 유가 통제

 

한편 현지 정유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정부의 과도한 유가 통제이에 반발한 주유소들의 판매 거부를 들고 있다. 자국 내 휘발유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악화를 우려한 미얀마 정부가 주유소에 적정 공시가 준수를 강제했고, 경제적 손해에 직면한 주유소 업주들이 재고 상황과 무관하게 판매를 중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지 정부는 판매 거부 업체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진행했으며, 일부 업주를 불법 행위자로 간주하여 연행하기도 했다. 미얀마 정유거래협회 관계자도 판매를 중단한 주유소에 실제 재고가 있었으며 이 때문에 단기간 내에 공급이 정상화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미얀마 내의 휘발유 및 디젤유 판매가는 이와 같은 통제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여기에는 국제 유가 상승보다 현지화 가치의 하락이 더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반 품질 휘발유(옥탄가 92RON)의 현지 가격 동향>

(단위 : 차트(Kyat))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54f81782.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874pixel, 세로 292pixel

[자료 : KOTRA 양곤무역관 실사 조사 및 정리]

 

 

시사점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최근의 유류 파동 사태는 주유 업계의 판매 거부와 현지 주민들의 불안 심리에 기인해 발생한 일시적 혼란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과 자료에 나타나는 사실로 미뤄볼 때 결제 대금의 고갈이나 송금 채널 단절 위기 등이 실제 일어날 가능성 또한 낮은 편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이번 사태가 오랜 제재로 쇠약해진 미얀마 경제의 현실과 함께 에너지 공급망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줬다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주유소 판매 거부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현지화 가치 폭락으로 인한 유류 소매가 상승에 있다는 사실을 신중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자료 : Global Trade Altas, 미얀마 정유거래협회, KOTRA 양곤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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