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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유 파동을 통해 알아본 미얀마 경제의 현황
- 경제·무역
- 미얀마
- 양곤무역관 KayThwe Oo
- 2023-10-12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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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작물의 공급 부족으로 땅콩기름 가격 폭등세
통상환경에 대처하지 못하는 현지 경제의 특징 드러내
현지 식문화와 식용유의 위상
미얀마 식문화에서 식용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현지 전통 식단에 오르는 거의 모든 반찬류가 식용유를 가미해 조리하거나 튀겨낸 음식이며, 간식과 면 요리에도 각종 기름이 빠짐없이 들어간다. 현지 주민들도 식용유를 주식인 쌀과 함께 가장 중요한 식자재로 인식하고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을 위해 항상 주의를 기울여왔다. 전통사회에서는 식용유가 부(富)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실제로 과거에는 본래의 레시피와 상관없이 기름을 많이 사용할수록 고급 요리로 취급해주는 문화가 있었으며, 심지어 “식용유로 목욕을 한다.”는 표현은 지금도 사치스러움을 나타내는 관용구로 쓰이고 있다.
<식용유를 사용해 조리한 현지식 반찬과 간식>
[자료: KOTRA 양곤 무역관 촬영]
통계적으로 나타나는 식용유의 소비량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미얀마 상무부(Ministry of Commerce) 산하의 소비자 보호국(Department of Consumer Affairs)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현지 주민 5500만 명이 소비한 식용유의 양은 지난해 총 110만 톤에 달했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발표한 한국의 연간 식용유 소비량이 114만 톤이므로 1인당 소비량이 한국보다 작은 것처럼 생각될 수 있으나 인스턴트 면이나 과자 생산에 투입되는 식용유의 분량이 매우 적으므로 일반 가정에서 사용되는 식용유의 양은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식용유 생산에 필요한 유지작물의 재배에도 적지 않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미얀마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는 유지작물인 땅콩의 재배 면적이 연평균 120만 에이커(Acre) 이상이며 참깨 생산에도 300만 에이커에 근접한 농지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특히 땅콩의 재배 면적은 주요 작물 중 하나인 옥수수 생산용 농지 규모와 비슷하며, 땅콩 생산량도 연간 150만 톤 이상으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작물별 재배 면적과 생산량>
(단위: 에이커/톤)
회계연도
구분
단위
벼
밀
옥수수
땅콩
참깨
우기
건기
초순
하순
여름
2016-2017
파종면적
에이커
17,695,525
213,865
1,211,216
1,240,679
1,204,360
2,846,574
872,468
323,235
재배면적
에이커
17,452,991
213,965
1,206,115
1,240,454
1,203,845
2,822,394
872,445
282,468
수확량
톤
27,255,616
160,648
1,830,631
698,585
873,821
539,400
273,562
99,124
2017-2018
파종면적
에이커
17,930,294
161,721
1,246,541
1,365,165
1,191,595
2,867,925
817,143
243,011
재배면적
에이커
17,714,393
161,721
1,237,041
1,363,414
1,191,549
2,835,070
817,114
151,894
수확량
톤
27,647,841
123,252
1,909,295
746,067
836,583
509,125
255,031
52,137
2018-2019
파종면적
에이커
17,861,055
153,059
1,287,014
1,435,408
1,178,106
2,720,596
823,289
278,927
재배면적
에이커
17,666,317
153,053
1,283,037
1,435,048
1,178,045
2,593,591
821,808
270,887
수확량
톤
27,573,589
115,996
1,984,136
731,113
831,315
371,506
257,601
86,330
2019-2020
파종면적
에이커
17,306,682
145,462
1,284,042
1,547,045
1,193,850
2,567,576
873,027
320,993
재배면적
에이커
17,101,839
145,462
1,274,356
1,454,727
1,193,838
2,525,802
872,979
320,564
수확량
톤
26,269,814
110,663
1,985,765
789,944
825,771
371,038
274,307
99,152
2020-2021
파종면적
에이커
17,202,941
139,844
1,395,229
1,611,467
1,207,316
2,673,729
897,187
228,558
재배면적
에이커
16,877,045
139,844
1,330,110
1,589,162
1,206,421
2,453,888
892,187
228,970
수확량
톤
25,982,696
105,457
2,072,482
764,990
830,834
318,248
268,536
71,210
[자료: 미얀마 통계청]
땅콩으로 생산된 땅콩기름은 미얀마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식용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미얀마 농축산 전문대학(Yezin Agricultural University)은 전국 15개 지역 3945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61.4%의 주민들이 땅콩기름 선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논문으로 공개한 바 있다. 다음으로 애용되는 식용유는 참기름(16.18%)과 해바라기유(6.72%)로 나타나 땅콩기름과는 선호도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보급형 식용유의 수입
한편, 경제개방으로 인한 요식업의 발달은 자국산 땅콩기름의 공급량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의 수요를 창출했다. 현지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비교적 저가인 팜유와 해바라기유의 수입을 장려하고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해외제품이 비중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네시아산 팜유는 2021년 수입액 8억2758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으며, 외환 부족으로 식용유 수입이 크게 감소한 2022년에도 5억3969만 달러 수준울 유지하며 팜유 시장의 73% 이상을 차지했다. 현실적 구매력을 고려해 본래 선호하던 땅콩기름 대신 수입산 식용유 찾는 소비자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현지 상무부도 현재는 자국 식용유 소비량의 60~70% 가량을 수입산이 충당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특히 팜유의 소비 비중은 53%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개방 이후 식용유 수입동향>
(단위: US$ 천)
품목명 및 HS Code
수입국가
2018
2019
2020
2021
2022
땅콩기름
(HS Code 1508)
총 수입액
-
1
-
2
-
인도
-
-
-
2
-
참기름(HS Code 1515.50)
총 수입액
299
313
216
108
115
태국
63
77
59
59
97
중국
13
싱가포르
222
228
153
45
3
한국
4
3
4
3
1
팜유
(HS Code 151190)
총 수입액
575,867
536,228
655,227
901,261
738,841
인도네시아
478,120
451,881
593,009
827,589
539,694
태국
29,400
30,638
32,494
47,070
129,488
말레이시아
68,178
53,613
29,321
25,236
69,120
싱가포르
169
96
403
1,366
539
대두유
(HS Code 1507)
총 수입액
6,899
8,876
12,514
14,148
17,445
태국
5,270
5,933
8,499
11,434
13,583
말레이시아
1,620
2,926
3,984
1,690
1,666
중국
-
-
-
7
1,315
해바라기유
(HS Code 1512)
총 수입액
18,528
28,914
40,453
26,961
14,028
터키
5,699
8,681
13,879
8,634
5,821
태국
3,689
5,361
7,284
7,153
4,846
인도
-
0
-
922
1,791
말레이시아
3,278
4,650
2,664
801
1,027
우크라이나
4,534
7,614
12,424
7,365
410
[자료: Global Trade Atlas]
경제난 속에 발생한 식용유 가격 파동
필수적인 식재료로 중시되는 식용유의 가격도 최근 비정상적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먼저 수입산 식용유를 대표하는 팜유의 올해 9월 판매 가격은 1Viss 당 4650차트(Kyat)로, 전년대비 7.4%, 경제개방 초기인 2017년에 비해서는 120.7% 상승한 수치를 나타냈다. 심지어 사실상 전량 자국산으로 충당되고 있는 땅콩기름은 1Viss당 1만4000차트를 기록, 전년대비 82.5%나 오른 것으로 확인된다. 불과 6년 전인 2017년의 거래 가격과 비교하면 무려 3배가 넘는 수준이다.
<1Viss당 식용유 판매 가격 동향>
(단위: 차트(Kyat))
품목
2017
2018
2019
2020
2021
2022
2023.9.
땅콩기름
(Peanut Oil)
4,644.6
5,170.4
5,876.3
6,023.8
6,760.8
7,670.9
14,000
팜유(Palm Oil)
2,106.3
2,001.3
1,859.2
2,064.6
3,820.0
4,327.7
4,650
주: Viss(비스)는 미얀마 고유의 도량형으로 수치는 [1 Viss = 1.63kg]로 환산가능하며, 현지화 차트(Kyat)는 미얀마 중앙은행 공식환율을 기준으로 [1달러 = 2,100Kyat] 수준의 가치를 지닌다.
[자료: 미얀마 통계청]
이와 같은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현지 정부와 주민들 모두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소비자 보호국은 지난 8월 28일 ‘미얀마 식용유판매업체협회(Myanmar Edible Oil Dealers Association)’에 현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협회도 이에 따라 비상대책반을 구성한 후 매장별 판매물량 지원, 정부 고시가격 엄수 조치 등을 실시 중이다. 실제로 현재 대형 식료품 판매점별로 179.3kg 들이 용량 용기 20통 분의 식용유가 수시 공급되고 있으며 땅콩기름과 팜유 모두 매일 정부가 정한 가격을 엄수하도록 단속하고 있다. 또한, 식용유를 공급받아 정부 고시가로 판매 중인 식료품점에는 협회 인증 표식을 걸어두어 주민들이 구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민들 역시 필수 식자재인 식용유를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협회 인증 표식이 있는 식료품점으로 몰리며 매장마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땅콩 수출의 증가와 식용유 가격 폭등
한편, 현지 관계자들은 이와 같은 가격 폭등이 자국산 유지작물의 해외 수출과 관련돼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환율 상승과 유사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팜유와 달리, 땅콩기름의 가파른 상승세는 원료인 자국산 땅콩의 해외 유출 증가에 기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미얀마의 땅콩 수출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비상사태 직후인 2021년에는 3377만 달러로 전년대비 49.6%나 증가한 수치를 나타낸 바 있다. 2022년 4월부터 8월 사이에는 미얀마 상무부가 긴급 공지를 통해 모든 유지작물의 수출을 일시 중지했고 5월 유지작물을 수출 허가 대상으로 지정하며 당해연도 수출은 통계상 감소했으나 현지 전문가들은 실제 해외 유출량이 줄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땅콩이 가득 담긴 통의 윗부분만 옥수수로 채워 육로로 불법 반출하는 사례가 매우 흔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식용유판매업체협회 관계자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땅콩이 온전히 식용유 생산에만 사용된다면 현재의 가격 폭등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하면서도, “땅콩은 해외로부터의 구매수요가 많은데다 수출에서 창출되는 이윤도 식용유 내수 생산용보다 높다”고 언급해 수출 유인이 훨씬 큰 상황임을 시사했다.
<미얀마의 땅콩(HS Code 1202) 수출액 변화>
(단위: US$ 천)
수출 목적국
2018
2019
2020
2021
2022
중국
-
77
531
9,661
15,361
태국
22,334
22,016
21,383
18,805
9,784
베트남
-
1,116
630
4,929
4,670
대만
-
-
-
71
338
인도네시아
410
111
-
-
286
말레이시아
-
50
-
186
205
한국
-
16
26
84
31
필리핀
-
-
-
40
8
기타
51
-
-
-
총
22,795
23,386
22,570
33,776
30,683
[자료: Global Trade Atlas]
실제로 현지에서 식용유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인 한 업체의 관계자는 수출 확대 이후 땅콩 구매원가가 이전보다 월등히 높은 1Viss당 6500차트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선진국에 비해 낙후된 미얀마 공장들이 충분한 생산 효율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공급원가가 유지된다면 땅콩기름의 소비자가격은 1만4000차트 수준을 형성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현재도 땅콩의 수출가격은 1Viss당 7500차트를 기록하고 있어 현지 식용유 공장들이 수급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식용유판매업체협회 관계자 역시 “상품성이 우수한 땅콩은 수출용으로, 그렇지 못한 하급품은 식용유 생산용으로 돌리며 타협을 보고 있지만 여전히 공급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고 전했다.
<미얀마 식용유판매업체협회(MEODA) 지정가 판매점임을 나타내는 표식>
[자료: KOTRA 양곤 무역관 촬영]
시사점
이와 같은 식용유 가격 파동은 현재의 미얀마 경제의 특징을 보여주는 사례로서도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땅콩기름 가격의 급등은 경제제재나 원재료 가격 상승 등과 무관하게 발생했다. 오히려 현지 소비자와 식용유 생산업체들의 구매력이 국제 곡물 거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현상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구매력 저하 현상은 다른 소비재에서도 광범위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화장품, 비료, 위생용품 등 다양한 성격의 재화에서 현지 바이어들의 구매력 하락 정황이 관찰된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글로벌 평균’을 따라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지시장 진출을 고려할 경우에도 주력 상품군으로 유사한 효용의 저가 제품군으로 구성하는 등의 유연한 가격 전략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자료: Global Trade Atlas, 미얀마 식용유협회, 미얀마 통계청, KOTRA 양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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