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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진단의료 시장, 장비 성능보다 중요한 핵심 성공요인
- 트렌드
- 남아프리카공화국
- 요하네스버그무역관 최다은
- 2026-10-26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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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실 자동화와 고처리량 검사 확대, 장비·시약·유지관리 결합한 장기 공급계약도 활발
전시회에서도 자동화 솔루션·실사용 시연·현지 기술지원 파트너 확보 경쟁 두드러져
의료기기의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흔히 정확도, 처리속도, 크기, 가격과 같은 제품 사양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최근 남아공 진단의료 시장에서는 장비 한 대의 성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검사실에서는 많은 검체를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자동화가 확대되고 있으며, 장비 도입 시에도 시약과 소모품의 안정적인 공급, 설치 이후 유지보수와 기술지원까지 함께 고려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 조달시장에서도 확인된다. 남아공 공공부문의 대규모 진단검사를 담당하는 국립보건검사서비스(National Health Laboratory Service, NHLS)는 최근 검사실 자동화 장비와 디지털 병리 시스템 등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입찰에서는 분석장비 자체뿐 아니라 시약·소모품, 서비스 및 유지관리를 수년간 함께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2026년 10월 6~8일 요하네스버그 갤러거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의료보건전시회 WHX(World Health Expo Johannesburg 2026)에서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60여 개국 6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검사실 자동화, 유전자 분석, 인공지능(AI) 기반 영상진단 등 진단과정의 효율화를 강조한 제품과 솔루션이 소개됐으며, 기업들은 장비를 실제로 작동시키거나 활용방법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제품을 설명했다.
검사실 자동화 확대, 검사과정 전반으로 범위 확장
남아공 진단 분야에서 먼저 눈여겨볼 변화는 검사실 자동화다. 남아공의 공공 진단검사 체계를 담당하는 NHLS는 검사실 운영의 효율성과 처리능력을 높이기 위한 자동화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NHLS의 2025/26년 사업계획에는 주요 검사 분야의 검사실 전면 자동화(Total Laboratory Automation, TLA)를 위한 계획을 마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NHLS는 자동화 확대를 통해 검사과정의 표준화와 정확도를 높이는 동시에 운영비와 검사결과 소요시간을 줄이고, 많은 검체를 처리하는 검사실의 처리능력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방향은 계획에 머물지 않고 실제 장비 발주에서도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NHLS는 2025~2026년 전자동 임상화학분석기, 자동 유전자증폭검사(PCR) 시스템, 자동 미생물 동정 플랫폼, 유전자 분석 관련 장비 등을 도입하기 위한 입찰을 잇따라 추진했다. 2026년 8월에는 웨스턴케이프(Western Cape)와 노던케이프(Northern Cape) 지역 여러 검사실을 대상으로 자동화 화학분석기 입찰을 진행했으며, 분석장비뿐 아니라 시약과 소모품, 서비스 계약을 5년간 포함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보다 범위가 넓은 자동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NHLS는 2026년 콰줄루나탈(KwaZulu-Natal)주 인코시 알버트 루툴리 중앙병원(Inkosi Albert Luthuli Central Hospital)의 화학병리검사실을 대상으로 검사 전 단계부터 분석, 분석 이후 단계까지 연결하는 검사실 전면 자동화 시스템을 발주했다. 여기에도 분석장비와 시약, 소모품, 서비스와 유지관리를 5년간 제공하는 조건이 포함됐다. 즉 한 대의 장비를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실의 업무 흐름 전체를 자동화하는 접근이다.
최근 NHLS의 입찰목록을 보면 이러한 흐름이 특정 검사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눈에 띈다. 2026년에는 자동 유전자증폭검사(PCR) 시스템, 사람백혈구항원(HLA) 분석장비, 자동 핵산 처리장비, 미생물 동정 플랫폼 등 다양한 검사 분야의 자동화 장비가 발주됐다. 4월에는 대형 NHLS 검사실을 대상으로 전자동 혈액응고 분석장비를 전국 단위로 도입하는 입찰도 진행됐다. 해당 장비 역시 5년간 서비스와 유지관리를 포함하는 조건이었다
자동화의 범위도 실제 분석 단계보다 더 확장되고 있다. 2026년 9월에는 미생물 검사에서 검체를 배지에 접종하고 배양하는 전처리 작업을 자동화하는 장비 도입을 위한 입찰이 공고됐으며, 소모품과 서비스·유지관리를 5년간 제공하는 조건이 함께 제시됐다. 사람이 반복적으로 수행하던 검체 준비 단계까지 자동화 대상에 포함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화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NHLS는 전국 주요 병원과 검사거점을 대상으로 디지털 병리 스캐닝 시스템 구축 입찰을 실시했다. 또한 검사실정보시스템(Laboratory Information System, LIS)에 대한 정보요청도 진행했다. 이는 남아공의 진단검사 현대화가 개별 분석장비의 자동화에 그치지 않고 검체 전처리, 분석, 영상의 디지털화, 검사정보 관리까지 검사실 업무흐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남아공 진단검사 시장에서는 장비 하나의 성능 개선보다 검체가 검사실에 들어온 이후 결과가 도출·관리되기까지의 전체 과정을 효율화하고, 많은 검사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기술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진단장비 공급, 설치 이후 운영까지 경쟁력
남아공 진단의료 시장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장비 도입 이후의 운영이다. NHLS의 최근 입찰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또 하나의 특징은 장비를 일시 구매하는 방식(outright purchase)외에도 공급업체가 장비를 검사기관에 설치하고, 계약기간 동안 시약·소모품과 유지관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2026년 자동 화학분석기, PCR 시스템, HLA 검사장비 등의 입찰에는 장비 배치와 함께 시약, 소모품, 서비스 및 유지관리를 5년간 제공하는 조건이 명시됐다. 이러한 계약에서는 공급업체의 역할이 장비를 한 번 납품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계약기간 동안 장비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필요한 시약과 소모품을 공급하고, 고장 발생 시 기술지원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시약과 소모품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체외진단 장비는 초기 장비 판매보다 설치 이후의 공급체계가 더 긴 사업관계를 만든다. 제조기업 입장에서도 한 차례 장비를 납품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모품 공급, 정기점검, 고장 대응, 사용자 교육 등을 포함한 서비스 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하는 시장인 것이다.
해외 제조기업이 이러한 서비스를 남아공에서 모두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현지에서 장비 설치와 유지보수, 시약·소모품 공급, 고객 대응까지 맡을 수 있는 파트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단순히 제품을 많이 판매할 수 있는 업체인지보다 장비 설치와 유지보수를 담당할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시약·소모품과 부품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 주요 병원·검사기관과 어떤 거래관계를 확보하고 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결국 검사·진단장비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끝나는 품목이라기보다 설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운영을 지원해야 하는 사업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의료보건전시회(WHX)에서도 나타난 자동화에 대한 관심
이러한 시장 흐름은 2026년 10월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WHX 현장에서도 확인됐다. 전시장에서는 검사실 자동화와 진단과정의 효율화를 강조한 장비와 솔루션이 다수 소개됐고, 현지 유통기업들도 해외 제조사의 자동화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진단검사 과정 자체를 자동화하는 장비들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러시아 진단기업 디엔에이 테크놀로지(DNA Technology)는 유전자증폭검사(PCR)에 필요한 핵산(DNA·RNA) 추출부터 검사 준비 과정까지 자동화하는 장비를 가져왔다. 장비를 유리 진열장 안에 놓고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작동시키면서 내부에서 검체가 이동하고 처리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러시아 디엔에이 테크놀로지(DNA Technology)의 유전자검사 자동화 장비>

[자료: KOTRA 요하네스버그무역관 직접 촬영]
남아공 현지기업이 해외 제조사의 자동화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운 사례도 있었다. 남아공 의료기기 유통기업 에스에스이엠 음템부 메디컬(SSEM Mthembu Medical)은 중국 진단기업 스나이브(Snibe)의 면역·생화학 분석장비 및 검사실 자동화 솔루션을 전시했다. 전시부스에 제품만 배치한 것이 아니라 WHX 공식 프로그램을 활용해 일체형 검사실 자동화 장비의 기술과 활용방법을 별도로 설명했다.
<중국 스나이브(Snibe)의 검사실 자동화 장비와 기술 설명 프로그램>


[자료: KOTRA 요하네스버그무역관 직접 촬영, WHX Johannesburg 2026 공식 프로그램]
독일 참가기업들 사이에서도 같은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단순 소모품보다 검사실 자동화, 정밀진단, 유전자 분석 등 기술집약적인 분야의 제품과 서비스가 두드러졌다. 독일 메타시스템즈(MetaSystems)는 현미경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를 선보였고, 세가트(CeGaT)는 유전자 분석 및 염기서열 분석 서비스를 소개했다. 실제 WHX 공식 프로그램에서도 검사실 자동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인공지능 등이 주요 논의 주제로 다뤄졌다.
각 기업이 제시한 기술은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했다. 사람이 반복적으로 수행하던 검사 과정을 줄이고,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검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거나 분석 결과를 보다 효율적으로 도출하는 것이었다. NHLS가 실제 검사체계에서 자동화와 고처리량 검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보면, WHX에서 자동화 장비가 주목받았던 것은 단순한 전시 유행이라기보다 남아공 진단검사 현장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연결해 볼 수 있다.
자동화 기술에서 실제 활용과 파트너십까지
WHX 현장에서는 자동화 기술 자체뿐 아니라 이를 실제 의료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식도 눈에 띄었다. 미국 의료영상기업 에코누스(EchoNous)는 인공지능 기반 현장진단 초음파(Point-of-Care Ultrasound, POCUS) 장비를 전시하고 실제 초음파 검사를 시연했다. 화면에 영상이 구현되는 과정과 장비 조작방법을 현장에서 직접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미국 에코누스(EchoNous)의 의료영상장비 시연>

[자료: KOTRA 요하네스버그무역관 직접 촬영]
디엔에이 테크놀로지 역시 자동화 장비 내부에서 검체가 이동하고 처리되는 모습을 실제 작동을 통해 보여줬다. 진단장비나 의료영상기기처럼 사용방법과 검사 업무흐름이 제품 활용과 직접 연결되는 품목에서는 제품 사양만 설명하기보다 실제 작동과정을 보여주는 방식이 바이어가 제품의 활용방법을 이해하도록 돕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제품의 실제 활용을 보여주는 것과 함께, 이를 현지에서 판매하고 지원할 파트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전시회에서 나타났다. 남아공 의료기기 유통기업 세퍼레이션 사이언티픽(Separation Scientific)은 일본 토소 바이오사이언스(Tosoh Bioscience)와 함께 신규 당화혈색소(HbA1c) 분석기를 소개하고, 제품 관련 워크숍을 WHX 공식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여 진행했다. 단순히 제품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유통사가 제조사와 함께 제품의 기술과 활용방법을 더 적극적으로 소개한 것이다.
이렇게 WHX에서는 이미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제조사와 유통사가 공동으로 제품을 홍보하는 한편, 새로운 현지 파트너를 찾기 위한 비즈니스 연결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WHX 주최 측은 비즈니스 연결 프로그램(WHX Connections Programme)을 통해 검증된 해외 참가기업과 남아공 및 남부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지역의 바이어·유통사 간 일대일 상담을 주선했다. 제품 적합성, 판매지역,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참가 제조기업에는 자사 제품을 현지에서 판매·지원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을 기회를, 유통사에는 기존 제품군과 고객망에 적합한 새로운 해외 공급업체를 발굴할 기회를 제공했다.
따라서 WHX 현장에서는 검사과정을 효율화하는 자동화 기술뿐 아니라 제품의 실제 작동과 활용방법을 보여주는 시연, 그리고 설치 이후 판매와 기술지원을 담당할 현지 파트너 확보까지 함께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지 바이어 의견
남아공 주요 임상병리검사 기관 란셋(Lancet Laboratories)의 바이어는 진단장비를 선정할 때 제품의 품질과 신뢰도 외에도 설치 이후의 유지보수와 안정적인 시약·소모품 공급 여부도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대형 검사기관은 장비를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만큼 고장 발생 시 신속한 기술지원이 가능한지, 필요한 시약과 소모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 WHX 전시회에는 바이오니아, 젬스헬스케어, 아이센스 등 국내 의료기기 기업 8개사가 한국관을 구성해 현장에 참가했으며, 국내기업 24개사가 샘플 전시와 온라인 전용관을 통해 제품을 소개했다. 한국관 현장 상담을 통해 현지 바이어가 한국 의료기기 전반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과 개별 제품의 시장성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바이어는 한국을 ‘동양의 독일’에 비유하며 한국산 제품의 품질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고, 실제 제품을 검토할 때는 품질뿐 아니라 가격과 시장성도 함께 살펴보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반응도 있었으며, 이미 유사 제품이 남아공 시장에 유통되고 있더라도 기능과 사용 편의성, 가격, 공급조건에서 차별성이 있다면 신규 브랜드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사점
한국 진단의료 기업은 남아공 진출 초기부터 제품 판매와 사후운영을 하나의 패키지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현지 유통사를 선정할 때는 매출 규모나 영업망보다 장비 설치 경험, 자체 기술인력 보유 여부, 시약·소모품 재고관리 능력, 주요 검사기관과의 거래 실적을 우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하면 제조사가 직접 기술교육을 제공하고, 초기에는 부품·소모품 안전재고를 별도로 확보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바이어 상담자료도 제품 카탈로그 중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정확도와 처리속도 외에 하루 처리 가능한 검체량, 기존 검사과정 대비 시간·인력 절감 효과, 소모품 사용량, 유지관리 주기, 고장 대응시간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특히 자동화 장비는 기존 검사실 시스템과의 연계 가능 여부와 설치 이후 운영 시나리오까지 설명할수록 실제 구매 검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시회 참가 시에는 단순 제품 진열보다 실제 사용환경을 보여주는 시연을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장비 작동 영상, 검사과정 데모, 사용자 교육자료를 사전에 준비하고, 상담 이후에는 가격표만 보내기보다 기술사양서, 인증자료, 소모품 공급계획, 유지보수 방식까지 묶어 후속 제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신규 브랜드는 현지에 이미 경쟁제품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진입 가능성을 낮게 볼 필요는 없다. 기능, 사용 편의성, 가격, 공급조건 중 명확한 차별점을 정하고, 이를 현지 수요처별로 다르게 제시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자료: 남아공 국립보건검사서비스(NHLS), 요하네스버그 의료보건전시회(WHX Johannesburg) 2026 공식 홈페이지 및 프로그램, 코트라 요하네스버그무역관 현장조사·바이어 인터뷰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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