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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 파는' 광업에서 공급망 주권으로···캐나다, 정부가 핵심광물 투자·구매 나섰다
- 경제·무역
- 캐나다
- 토론토무역관 박성아
- 2026-09-23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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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드베리 10여 년 만의 신규 광산, 생산 장비 전면 전동화… 산업 탄소가격 수입이 설비투자로 환류
지원 정책은 채굴에서 가공·비축까지 공급망 전 단계로 확대, 다만 가공 투자는 아직 부진
인허가는 빠르게, 외국인투자 심사는 깐깐하게… 스마트,전동화 기자재·원주민 파트너십이 협력 접점
캐나다 광업 정책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단순 채굴과 광석·정광 수출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자국 내 가공 역량을 키우고 필요시 정부가 직접 투자·구매·비축까지 주도하는 '공급망 주권' 확보 전략으로 전환된 것이다. 캐나다 천연자원부(NRCan)에서는 2024년 GDP의 5%, 상품 수출의 21%를 차지한 광물·금속 부문을 핵심 산업으로 꼽고 있다.
특히 캐·미 관세 논의가 격화되는 와중에 핵심 광물의 전략적 가치는 돋보이고 있다. 지난 9월 8일 미국이 주류·유제품·자동차 관련 제품의 수입 금지 및 관세 조정을 담은 5건의 추가 포고문을 발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지만, 니켈·흑연 등 핵심 광물은 이번 제재 명단에서도 비껴갔다. 이는 핵심 광물이 북미 공급망 내에서 양국 모두 섣불리 건드릴 수 없는 선택지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정작 미국이 주도하는 '핵심 광물 교역 협정(Critical Minerals Trade Agreement)' 논의에서는 캐나다가 참여를 유보하는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캐나다 정부는 인허가·세제·금융·비축 등 전방위적인 산업 지원 제도를 잇달아 개편하며 공급망 주권 확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동향 : 디젤 없는 지하 광산의 등장, 그러나 가공 투자는 여전히 숙제
캐나다 천연자원부(NRCan)는 8월 27일 글렌코어(Glencore)가 온타리오주 서드베리(Sudbury) 지역에서 개발 중인 오나핑 뎁스(Onaping Depth) 프로젝트가 마침내 지하 니켈 광체에 도달하기 위한 거대한 수직 진입로(수직갱) 공사를 마무리 지었다고 밝혔다. 2019년 착공 이후 약 20억 캐나다 달러의 민간투자가 들어간 이 사업은 서드베리 분지에서 10여 년 만에 개발되는 신규 광산이자 이 지역의 니켈 생산을 2040년 이후까지 연장할 핵심 인프라다.
< 글렌코어(Glencore) 프로젝트 수직갱(Shaft) >


[자료: 글렌코어 캐나다(Glencore Canada) 기업 공식 홈페이지]
이 광산의 가장 큰 특징은 ’디젤 없는 지하 광산‘이라는 점이다. 채굴 장비부터 인력·자재를 나르는 지원 차량까지 배터리 전기 장비로 운용해 생산 과정의 디젤 배출을 없앴다. 광산 전역에 무선통신망을 갖추어 지상에서 실시간으로 원격 관제하고, 일부 구역에는 자율 채굴 장비를 투입하는 설계다. 연방 정부도 탈탄소화 인센티브 프로그램(DIP)으로 최대 1,100만 캐나다 달러를 지원했다. 이 재원은 온타리오 등 4개 주에서 연방 산업부문 탄소가격제도로 거둔 수입을 기업의 청정기술 투자에 되돌려주는 것으로 규제 수입이 다시 산업 설비투자로 순환하는 구조다.
광업 투자도 반등하고 있다. NRCan 조사에 따르면 2026년 광업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7% 늘어난 185억 캐나다 달러가 계획돼 있고, 탐사·매장량 평가 지출 계획은 53억 캐나다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가 기대된다. 다만 투자는 금과 구리 등 '채굴'에 몰리고, 제련·정련 등 가공 부문 설비 투자는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10% 감소가 예상된다. '채굴은 늘고 가공은 줄어드는' 흐름이 정부의 정책 방향과는 엇갈리는 셈이다.
<2016~2026년 하위 부문별 광업 부문 설비투자 및 금속·광물 가격 지수>

[자료: 캐나다 천연자원부(NRCan) 광업 경제 통계]
*주: 막대그래프는 광업 부문별 자본지출(좌축,십억 CAD), 선그래프는 금속·광물 가격지수(우축,2015=100)를 나타냄
<2024~2026년 다운스트림(하류) 광물 가공 산업 설비투자>
(단위: 십억 CAD)

[자료: 캐나다 천연자원부(NRCan) 광업 경제 통계]
경제·산업정책 : 보조금에서 '투자·구매·비축'으로
연방정부의 광업 지원 방식은 보조금 위주에서 정부가 기업과 직접 위험을 분담하는 적극적인 투자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수단이 바로 20억 캐나다달러 규모로 조성된 '캐나다 핵심광물 엑셀러레이터(Canada Critical Minerals Accelerator, CCMA)'다. 지분투자, 대출보증, 장기구매계약을 활용해 사업이 최종투자결정(FID)에 이르도록 돕고 국가 비축과도 연계하며, 공모 없이 정부가 대상 사업을 직접 발굴한다. 이 제도의 첫 전략적 투자협약 대상으로 캐나다의 대표 광업기업인 테크 리소시스(Teck Resources)가 선정된 바 있다. 테크 리소시스가 운영하는 트레일 제련소에 캐나다성장펀드(Canada Growth Fund, CGF)가 최대 4억 캐나다달러를 직접 투자하고, 정부는 그 대가로 향후 이곳에서 생산될 게르마늄·안티몬·갈륨 구매권 등 오프테이크 구조를 협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오프테이크는 향후 생산될 광물을 일정 조건으로 장기 구매하기로 약정하는 방식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투자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위 사례처럼 정부는 '구매자' 역할도 맡았는데, 지난 2025년 10월, 캐나다 정부는 국방생산법을 지정하여 국가 차원의 핵심광물 비축 방침을 공식화했다. 그 첫걸음으로 퀘벡주의 누보 몽드 그래파이트(Nouveau Monde Graphite)와 흑연을, 리오틴토(Rio Tinto)와는 스칸듐을 사들이는 구매 계약을 맺었다. 특히 정부가 비축 구매 시 최저가격을 보장하여 시장 가격 폭락에 대한 위험을 덜어주되 구체적인 계약 가격 수준은 전략적으로 비공개에 부쳤다.
<기업별 지원 사례>
기업명
대상 프로젝트 및 시설
지원 수단 및 규모
정부 연계 조건
글렌코어 (Glencore)
온타리오주 서드베리 '오나핑 뎁스' 광산
탈탄소화 인센티브 프로그램(DIP) 최대 1,100만 CAD
지하 광산 전면 전동화(디젤 배출 제거) 및 친환경 스마트 장비 도입 지원
테크 리소시스
(Teck Resources)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트레일 제련소'
캐나다 성장펀드(CGF) 최대 4억 CAD 직접 투자 (CCMA 연계)
게르마늄·안티몬·갈륨 등 전략 광물 일부에 대한 권리를 포함한 오프테이크 구조 협상 근거 마련
누보 몽드 그래파이트 (Nouveau Monde)
퀘벡주 흑연 사업
국방생산법(DPA) 연계 장기 구매 계약
국가 핵심광물 비축 확충 및 최저 가격 보장을 통한 하방 리스크 완화
리오틴토
(Rio Tinto)
스칸듐 생산 사업
국방생산법(DPA) 연계 장기 구매 계약
정부가 일정 물량을 구매하는 오프테이크 계약, 리오틴토가 정부를 대신해 마케팅/보관하는 계약
[자료: 캐나다 정부 보도자료, Teck Resources, 캐나다 천연자원부(NRCan) 등 종합]
이와 더불어 2026년 3월에는 15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퍼스트 앤 라스트 마일 펀드(First and Last Mile Fund, FLMF)'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기존의 핵심광물 인프라 펀드(Critical Minerals Infrastructure Fund, CMIF)를 한층 확대한 이 펀드는 험지에 위치한 광산을 잇는 진입 도로와 송전망 건설은 물론 채굴·가공을 뒷받침하는 운송·에너지 인프라와 광산 부지 개발을 지원하며 공급망의 끊어진 고리를 촘촘하게 잇는 역할을 수행한다.
세제 지원 혜택 역시 탐사부터 채굴, 가공, 재활용에 이르는 핵심광물 공급망 전 단계에 걸쳐 촘촘하게 설계되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청정기술 제조 투자세액공제(Clean Technology Manufacturing Investment Tax Credit, CTM ITC)는 핵심광물의 채굴 및 가공 설비에 투자한 금액의 최대 30%를 2031년까지 현금처럼 환급해 주는 제도이며, 자원 순환을 위한 재활용 설비도 혜택 대상에 포함된다. 세부적으로는 광석 파쇄 장비나 니켈 소성로 같은 전통적인 설비는 물론, 완전 전기 및 수소로 구동되는 비도로용 대형 차량 등도 공제 대상에 들어간다. 특히 2026년 3월에 시행된 예산이행법을 통해 그 적용 범위가 다금속 광산 프로젝트까지 대폭 확대되었다. 초기 탐사 단계를 지원하는 제도도 한층 강화되어 광물 탐사 비용의 30%를 공제해 주는 핵심광물 탐사세액공제(Critical Mineral Exploration Tax Credit, CMETC)의 혜택 대상 광물에 비스무트, 세슘 등 12종이 추가되었다.
다만 이러한 파격적인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정책 효과는 아직까지 진행형이며 한계도 존재한다. 캐나다왕립은행(RBC)은 캐나다가 여전히 광물을 캐내 해외로 보내 정제하는 전통적인 '채굴·수출형' 구조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정부가 내놓은 지분투자 기금 등의 재정 규모 역시 글로벌 공급망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뒤바꾸기에는 현장의 실제 필요 자본에 비해 여전히 작다고 평가했다.
<캐나다 핵심광물 주요 지원 수단>
구분
주요 수단
내용
공공투자
캐나다 핵심광물 엑셀러레이터(CCMA)
20억 캐나다 달러, 지분투자·보증구매계약, 2026년 7월 가동
인프라
퍼스트 앤 라스트 마일 펀드(FLMF)
15억 캐나다달러, 광산 인프라·중간가공 지원
세제
청정기술 제조 투자세액공제(CTM ITC)
채굴·가공·재활용 설비 최대 30% 환급형 공제
핵심광물 탐사세액공제(CMETC)
탐사비 30% 공제, 대상 광물 12종 추가
비축구매
국방생산법 활용 비축
정부 구매, 최저가격 보장
탈탄소
탈탄소화 인센티브 프로그램(DIP)
산업 탄소가격 수입을 청정설비 투자로 환류
원주민
원주민 대출보증 프로그램(ILGP)
100억 캐나다달러, 원주민의 사업 지분 참여 보증
[자료: 캐나다 정부(NRCan·CRA), Teck Resources, CBC, BLG, McMillan 종합]
법·제도 : 인허가는 빠르게, 투자 심사는 깐깐하게
인허가 속도를 높이는 제도적 변화도 눈에 띈다. 2025년 6월 제정된 「캐나다 건설법」에 따라 내각이 '국가이익사업'으로 지정한 프로젝트는 여러 연방 인허가 절차가 하나의 조건 문서로 통합되며, 대형프로젝트사무국(Major Projects Office, MPO)이 단일 창구 역할을 맡아 지원하는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캐나다 정부는 이를 통해 복잡한 연방 심사를 2년 안에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제도 도입 초기인 만큼 속도가 완벽히 붙은 것은 아니다. MPO에는 9월 기준 18개 사업이 회부됐고 이 중 광산이 5건이지만, 공식 지정된 사업은 아직 없다. 게다가 광산 인허가의 상당 부분은 주정부 권한이어서 온타리오주의 '원 프로젝트, 원 프로세스(One Project, One Process)'처럼 주 차원의 단축 제도와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현장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연방정부 역시 심사 기간을 1년으로 줄이는 후속 제도 개편안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반면 외국인투자 심사는 엄격해졌다. 캐나다는 2022년 외국 국유기업의 핵심광물 기업 지배권 인수를 예외적인 경우에만 승인하겠다고 밝혔고, 2024년에는 투자자 국적과 관계없이 핵심광물 사업을 하는 대형 캐나다 광업기업 인수는 '가장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승인한다는 방침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이 낮은 소수지분 투자라도 국가안보 심사 대상이 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원주민과의 관계는 현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정부가 아무리 신속 인허가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원주민 협의 의무는 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일부 원주민 공동체는 신속 인허가 법률에 소송을 제기했다. 실제로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는 2025년 3월부터 신규 광업권 등록 전에 원주민과 협의하도록 절차를 강화했다. 이처럼 원주민의 법적 권한이 확고해진 상황에서, 연방정부는 원주민 대출보증 프로그램(Indigenous Loan Guarantee Program, ILGP)의 한도를 100억 캐나다 달러로 두 배 늘려 원주민 공동체가 보상 대상에 머물지 않고 자원·인프라 사업의 지분 투자자로 참여할 길을 넓혔다.
시사점
캐나다의 정책 변화는 한국 기업에 광물 구매 이상의 기회를 준다.
첫째, 스마트·전동화 광산 기자재가 가장 큰 기회다. 오나핑 뎁스처럼 신규 광산은 설계 단계부터 전기 장비와 원격 관제를 채택하고 있고, 전기 비도로 차량과 파쇄·가공 설비는 투자세액공제(CTM ITC) 대상이어서 현지 광산의 구매 부담도 줄어든다. 산업용 배터리팩과 충전 설비, 전력기기, 지하 통신망, 산업제어시스템 보안 솔루션, 광산 수처리 설비 등이 유망하다. 특히 서드베리에만 300여 개의 광산 기자재·서비스 기업이 모여 있는 만큼 글로벌 장비 제조사의 협력사로 들어가거나 현지 유통·서비스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둘째, 가공·재활용 분야에서는 장기 구매계약이 협력의 열쇠다. 캐나다 정부의 바람과 달리 제련·정련 등 가공 부문의 실제 투자는 오히려 줄어드는 정체기를 겪고 있다. 전구체·음극재·재활용 기술과 수요를 가진 한국 기업이 장기 구매계약이나 소수지분으로 참여하면 사업의 수요 확실성이 높아져 캐나다의 핵심광물 액셀러레이터(CCMA) 등 정부 지분투자 유치에도 마중물이 될 수 있다. CCMA는 별도의 공모 절차 없이 정부가 유망 사업을 직접 발굴하므로 현지 사업자와의 긴밀한 사전 협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셋째, 진입 단계부터 철저한 투자 구조 설계와 원주민 파트너십 구축이 수반되어야 한다. 대형 광산기업 인수는 국적과 무관하게 엄격히 심사되고, 국내 정책금융기관이나 공기업 자금이 투입될 경우 해외 국유기업(SOE) 규제 저촉 여부까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또한 원주민 공동체와의 편익공유·공동투자는 협의 절차를 대신하지는 않지만, 인허가 지연 리스크를 줄이고 지역사회의 신뢰를 확보하는 확실한 방안이다.
넷째, 급변하는 통상 리스크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미국은 핵심광물 가공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제232조 조치에서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할 수 있도록 했고, CUSMA 역시 재협상 국면에 들어갔다. '캐나다에서 가공해 미국에 판매'하는 단일 구조는 그 결과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어 여러 시나리오를 함께 준비할 필요가 있다.
자료 : 캐나다 천연자원부(NRCan), 캐나다 국세청(CRA), 캐나다 법무부(Justice Laws), 혁신과학경제개발부(ISED), 캐나다 정부, Glencore Canada, Teck Resources, Invest Sudbury, RBC, CBC 등 현지 자료 및 KOTRA 토론토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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