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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현대화 나선 브라질, 방산·안보시장 진입 키워드는 ‘현지 협력’
- 트렌드
- 브라질
- 상파울루무역관 육준엽
- 2026-09-15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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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전력 교체와 국방투자 확대로 브라질 방산시장 현대화 본격화
드론·항공우주, 치안·공공안전, 국경·항만 감시체계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 기회 가능성
현지 방산·안보 산업기반 강화 기여 제시와 군수·민수 동시 수요 겨냥 진출전략 중요
브라질 방산시장이 전력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기간 운용해 온 주요 장비의 교체 필요성이 커지면서 대규모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다만 국방투자 증가가 곧 우리 기업의 수출기회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은 이미 자체 방산 산업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 무기체계 도입에서는 현지 생산과 기술이전과 같은 자국 방산기업과의 협업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 기업들에 비해 현지기업과의 협력기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기업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KOTRA 상파울루무역관이 현지 방산업계 관계자와 인터뷰한 결과 이러한 시장여건 속에서도 우리 기업이 참여를 검토할 수 있는 분야가 있으며, 시장 특성에 맞는 협력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노후전력 교체와 투자 확대, 다시 움직이는 브라질 방산시장
브라질은 남미에서 가장 넓은 국토를 보유하고 있으며 프랑스령 기아나를 비롯한 주변 9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아마존 밀림지대를 포함해 약 17,000㎞에 이르는 육상국경과 ‘아마존 블루(Amazônia Azul)’로 불리는 광대한 관할해역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국경감시와 병력·장비의 신속한 전개, 주요 해상교통로와 전략시설 보호, 영공방어 등 육·해·공군 전반에서 전력 현대화 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며, 2023년 출범한 범정부 투자 프로그램인 신성장촉진계획(Novo PAC)을 통해 2030년까지 국방 현대화에 약 530억 헤알(약 103억 달러)이 투입되면서 주요 현대화 프로젝트도 추진되고 있다.
우선 육군의 경우, 통합국경감시시스템(SISFRON)을 통해 센서·레이더·통신·지휘통제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기동전력에서는 전략기갑전력프로그램(Forças Blindadas)에 따라 차륜형 장갑차와 정찰·전투차량을 현대화하고 있으며, 브라질 방산기업 Avibras가 개발한 ASTROS 다연장로켓체계를 기반으로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도 강화하고 있다.
해군은 잠수함개발프로그램(PROSUB), Tamandaré급 호위함 건조, 아마존 블루 관리시스템(SisGAAz) 등을 통해 수중·수상전력과 해양 감시능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특히 PROSUB를 통해 재래식 잠수함을 확보하는 한편 브라질 최초의 핵추진 잠수함 ‘Álvaro Alberto’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원자로를 추진동력으로 사용하는 잠수함으로, 장기간 잠항과 원거리 작전능력을 확보해 광대한 관할해역에 대한 억제·감시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공군은 F-39 Gripen 전투기와 KC-390 Millennium 군용수송기를 중심으로 전력을 현대화하고 있다. 신규 항공기 전력화와 함께 항공전자, 지상지원체계, 시뮬레이터, 정비·후속지원 등 관련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자료: 브라질 국방부, 브라질 국가방위전략(END)]
커지는 시장, 그러나 수요가 바로 우리 기업의 기회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려워
이 같은 전력 현대화와 함께 해외 무기 도입도 증가하는 추세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1~2025년 브라질의 국외 무기 도입 규모*는 2016~2020년보다 약 150%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남미 전체 국외 무기 도입의 약 60%를 브라질이 차지했다.
*SIPRI가 주요 재래식 무기의 국제 이전 규모를 비교하기 위해 산출하는 TIV(Trend-Indicator Value) 기준으로, 기준 무기의 단위 생산비와 성능·제원, 탑재장비, 생산연도 등을 토대로 무기별 값을 산정해 국가 간 실제 인도 수량을 반영하여 계산
브라질은 자체적인 방산 생산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브라질은 군용항공 분야의 Embraer를 비롯해 Avibras, Atech, SIATT, Akaer, Omnisys 등 항공우주·미사일·지휘통제·레이더·전자전 분야에서 자체 생산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자료: Embraer, Avibras, SIATT, Atech, Akaer, Omnisys 공개자료]
물론 해외무기 도입 수요가 존재하는 분야가 있기는 하나, 이미 프랑스·스웨덴·독일 등 유럽 기업들이 시장 내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F-X2 사업의 경우 스웨덴 Saab의 Gripen E/F를 도입하면서 Embraer 등 브라질 기업 대상 기술이전과 현지생산을 병행하고 있으며, 프랑스 Naval Group이 참여하는 PROSUB에서는 잠수함 건조와 불어 Itaguaí 해군기지의 건조·정비 인프라 구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Tamandaré급 호위함 사업에서도 독일 TKMS가 Embraer·Atech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함정 4척을 브라질에서 건조하고 있다.
브라질의 방산조달 제도 역시 우리 기업에게 시장진입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브라질 방산조달에서는 현지 산업기반을 갖춘 기업으로 참여범위를 제한하는 특별조달이 적용될 수 있으며, 사업에 따라 현지 생산과 기술역량, 수명주기 지원, 기술이전 및 현지 부품조달 등도 사업자 선정의 주요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현지 사업기반과 산업기여도를 중시하는 조달환경은 이미 브라질 내 생산·협력기반을 구축해 온 유럽 기업들과 달리 현지 기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기업에는 추가적인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지 업계가 주목한 우리 기업 진출 유망 분야는 국경감시·드론·항공우주
KOTRA 상파울루무역관은 우리 기업의 브라질 방산시장 진출 가능성을 진단하기 위해 현지 방산업계 관계자와 인터뷰를 가졌다. 해당 관계자는 한국과 브라질 간 협력이 유망한 분야로 항공우주와 국경방어를 우선적으로 제시했다. 항공 탄약·미사일·로켓을 비롯해 국경감시용 레이더와 드론 등이 주요 후보로 거론됐다.
현지 업계가 제시한 분야는 최근 브라질 정부의 산업·안보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브라질의 신산업정책인 Nova Indústria Brasil(NIB)은 레이더·위성·발사체를 국방·항공우주 분야의 우선 육성 공급망으로 선정하고, 국방 핵심기술 확보 수준을 2026년 55%, 2033년 75%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경감시 수요도 군에 국한되지 않는다. 브라질 법무공공안전부는 OPERAR-FRON 프로젝트를 통해 국경과 주 경계지역에서 기관 간 합동작전과 첨단기술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Falcão Peregrino 프로젝트에서는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원격조종항공기(RPA)에 고해상도 카메라, 열상센서, 야간감시장비와 인공지능을 결합해 마약밀매, 밀수, 불법채굴과 환경범죄 등을 감시하는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브라질에서 국경감시 시스템 자체가 새로운 시장인 것은 아니다. 이미 SISFRON 등 주요 사업을 통해 현지기업 중심의 체계통합과 공급망이 형성돼 있다. 관계자 또한 완성된 체계를 새로 공급하기보다 센서, 데이터링크, AI 기반 영상·데이터 분석 등 기존 체계의 성능을 높이는 기술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제시했다.
군 조달 밖에도 시장이 있어…치안·공공안전 수요 증가
관계자는 브라질 경험이 적은 한국 기업이라면 전통적인 국방시장과 함께 치안·공공안전시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브라질 각 주에서 치안 분야에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으며, 매년 반복되는 조달주기를 통해 군복과 소화기부터 장갑차, 드론, 소방·재난대응 장비까지 다양한 품목이 구매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관련 투자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2026년 8월 브라질 정부가 마련한 공공안전 분야 투자금융에는 13개 주와 연방구가 총 126개 사업, 93억3000만 헤알(약 18억 달러) 규모의 계획을 제출했다. 자금지원 대상에는 장비뿐 아니라 기술, 정보시스템과 모니터링 분야도 포함된다.
이는 브라질의 안보장비 시장에서 수요처가 연방군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연방정부와 군뿐 아니라 주정부의 군경·민경·소방 등 다양한 치안기관이 별도의 수요를 형성하고 있어, 국방부의 대형 획득사업과는 다른 시장이 형성돼 있다.
항만 보안까지 시야 넓힐 필요 있어…민간 운영사까지 수요처
항만 감시 역시 인터뷰에서 한국과 브라질 간 협력 가능성이 제시된 분야이며, 특히 마약밀매와 밀수 등에 대응하기 위한 추적·감시장비가 주요 수요로 언급되었다.
브라질 최대 항만인 산투스항에서는 이미 관련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산투스항만청은 2022~2030년 항만 보안 현대화와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약 3억 헤알(약 5800만 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다. 브라질 정부는 해당 투자를 국경통합보호프로그램(PPIF)과 연계해 기관 간 협력과 기술 활용을 강화하는 사업으로 설명하고 있다.
항만 보안시장의 특징은 장비 구매주체가 정부기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브라질 국세청 규정에 따르면 보세구역의 관리·운영자는 화물과 컨테이너를 검사하기 위한 비침습 스캐너와 유지·운영서비스를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감시카메라와 OCR, 세관 정보시스템과의 연계 등도 보세시설의 기술·운영요건에 포함된다.
물론 브라질 현지 및 중국 장비업체와 시스템 통합기업이 시장에서 이미 활동하고 있기는 하다. 따라서 관계자도 차별화 차원에서 AI 영상분석, 지능형 추적, 센서융합 등 기존 보안체계를 고도화하거나 기존 감시·세관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는 기술을 유망 진출 분야로 제시했다.
시장진입의 키워드는 '현지 협력'…BIDS 강화와 Dual-use가 관건
시장진입 방식에 대해서도 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었다. 관계자는 브라질 방산시장에서 외국기업의 참여가 브라질의 방산·안보 산업기반인 BIDS(Base Industrial de Defesa e Segurança)의 강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국 기업이 브라질 기업과 기술·산업 파트너십을 구축하거나 장기적으로 현지 사업기반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의견의 배경에는 브라질이 방산산업을 전략적 자율성과 기술주권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점이 있다. 브라질 국가방위전략은 국내 방산산업과 기술기반을 강화해 외국기술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것을 주요 방향으로 제시한다. 해외기업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 역시 브라질의 기술역량과 산업기반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즉 브라질이 해외기업에 기대하는 것은 부족한 제품을 일회성으로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브라질 기업이 확보하지 못한 기술을 보완하고 공동개발, 현지생산, 기술이전과 공급망 참여를 통해 국내 산업에 기술과 사업역량을 축적하는 것도 중요한 협력 판단기준으로 작용한다. 현지 업계 관계자가 해외 파트너 선정기준으로 기술고도화 기여도와 금융 측면의 협력, 양측의 산업·상업적 적합성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시장구조와 연결된다.
또한 인터뷰에서 특히 강조된 요소는 군수와 민수 분야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이중용도(dual-use) 기술이다. 브라질 국가방위전략 역시 방산 분야에서 개발된 기술의 민간산업 확산과 이중용도 기술 확보를 주요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드론과 레이더, 영상분석, 통신기술은 군의 국경감시뿐 아니라 경찰의 범죄대응, 항만보안, 산불·재난관리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관계자가 해외 파트너 선정 시 dual-use를 강조한 것도 하나의 기술을 군 조달에 한정하지 않고 보다 넓은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시사점
브라질의 전력 현대화와 치안·공공안전 분야의 투자 확대에 따라 우리 기업이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군뿐 아니라 주정부 치안기관과 항만·터미널 운영사 등으로 수요처가 폭넓게 형성돼 있다는 점은 우리 기업이 주목할 부분이다.
다만 이러한 수요를 실제 사업기회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현지기업과의 기술·산업협력을 전제로 한 접근이 중요하다. 단순 제품수출보다는 우리 기업이 보유한 기술이 현지기업의 기술수요를 어떻게 보완하고, 현지 정책과 조달환경이 요구하는 조건을 어떻게 충족할 것인지 구체화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동개발·기술협력·현지 공급망 참여 등 적절한 협력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2026년 7월 한-브라질 정상회담에서는 방산·방위산업과 항공·우주 분야의 협력 확대에 합의했으며, C-390 Millennium 프로그램과 관련한 한국 기업의 공급망 참여와 MRO를 포함한 산업협력 확대도 공동성명에 명시됐다. 양국 간 방산협력 확대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이를 우리 기업의 실질적인 시장진출 기회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무기를 수출할 것인가’보다 ‘우리 기업의 기술을 어떤 브라질 기업과 결합해 어느 방산·안보 수요에 적용할 것인가’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자료: 브라질 국방부, 법무공공안전부, 국세청, 산투스항만청,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2026년 한-브라질 정상 공동성명, 현지 방산업계 관계자 인터뷰 및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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