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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되는 일본 의료 데이터 : 건강보험증 폐지 및 진료수가 개정으로 가속화되는 의료 DX
  • 트렌드
  • 일본
  • 후쿠오카무역관 이정건
  • 2026-04-30
  • 출처 : KOTRA

의료 시스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이나 보험증'을 필두로 한 국가 주도의 의료 데이터 통합 및 DX 본격화

표준형 전자의무기록 도입과 전자처방전·온라인 복약지도 확산으로 의료기관·조제약국의 상호운용성 및 플랫폼 연계 수요 확대

일본 시장 진입을 위한 API 연동형 솔루션, 고도화된 보안·BCP, 현지 유통·플랫폼 파트너십 확보 필요

인구 고령화와 의료 공급 제약이 촉발한 의료 DX 전환


현재 일본이 직면한 인구 구조의 변화와 의료 자원의 불균형은 기존의 아날로그적 보건의료 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했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9.3%에 달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인구 구조는 2026년을 기점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204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약 35%에 육박할 것으로 추계된다. 그러나 의료 공급망은 좀처럼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023년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간호 직원의 약 35%가 과중한 노동으로 이직을 검토하고 있으며, 의사 인력 역시 수는 늘고 있으나 지역별 편재가 극심하여 홋카이도 등의 지방 외곽은 심각한 의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의료 DX 도해>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2f8c0002.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024pixel, 세로 567pixel

[자료: 일본 후생노동성 홈페이지]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다카이치 내각은 의료 DX(Digital Transformation)를 단순한 보건의료 정책의 일환이 아닌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경제·건강·의료 안보를 뒷받침하는 핵심 중추 사업으로 보고, 파편화된 국민의 건강·진료·처방 데이터를 국가 주도의 플랫폼으로 통합하고자 한다.

 

건강보험증 폐지와 마이나 보험증 운용 본격화


<마이나 보험증 견본>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f080457.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908pixel, 세로 569pixel

[자료: 일본 아라오시 홈페이지]


일본 의료 DX의 출발점은 '마이나 보험증(マイナ保険証, 마이넘버카드 보험증)' 정책이다. 일본 정부는 2024122일을 기점으로 기존의 종이·플라스틱 재질로 발급되던 아날로그 방식의 건강보험증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이를 한국의 주민등록증에 해당하는 '마이넘버카드(マイナンバーカード)'로 단일화했다. 본래 세금·복지·재난 대응 등 행정 처리를 위해 도입된 마이넘버카드에 건강보험증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흩어져 있던 국민 건강 정보를 하나의 디지털 체계로 통합하려는 것이다.

 

<마이나 보험증과 기존의 건강보험증의 비교>

비교 사항

마이나 보험증 이용

기존 건강보험증

의료기관·약국 정보 공유

정보 제공 동의 시, 처음 방문하는 의료기관·약국에서도 과거 의료 정보를 데이터로 공유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음.

기억 등에 의존하여 과거 의료정보를 직접 설명

의료 종사자의 부담

마이넘버카드와 안면 인식 카드 리더기를 사용하여 의료 정보 등을 데이터로 공유하므로 사무직원의 부담이 경감됨.

사무직원이 건강보험증 내용을 수동 입력.

본인 확인 정확도

안면 인식 또는 비밀번호 인증으로 부정 수급 방지에 유리함.

얼굴 사진 게재 및 인증 절차가 없음.

[자료: 일본 후생노동성 홈페이지]


마이나 보험증 체제로의 전환이 갖는 실효성은 '의료 데이터의 연속성''위급 상황 시 대응‘에 있다. 기존 아날로그 건강보험증은 얼굴 사진이 없어 본인 확인 절차에 한계가 존재했으며, 처음 방문하는 병원이나 약국에서 과거 병력이나 복약 정보를 기억에 의존해 구두로 설명해야 했다. 이는 필연적으로 의료 종사자의 수동 입력 부담을 가중시켰고, 부정확한 정보 전달로 인한 중복 처방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 반면, 마이나 보험증을 이용하면 환자 동의 하에 안면 인식 카드 리더기 또는 비밀번호 인증을 거쳐 온라인 자격확인 시스템을 통해 환자의 과거 진료 정보·처방 약 정보·특정건강검진 정보 등을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열람하고 공유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진·해일 등 대규모 자연재해가 잦은 일본의 특성상 마이나 보험증은 강력한 '의료 안보' 인프라로도 기능한다. 환자가 의식을 잃고 응급실에 실려 오거나 대규모 재난으로 피난처의 임시 의료 시설을 찾더라도, 마이나 보험증을 통해 과거 투약 이력과 금기 약물을 즉각 파악할 수 있어 치명적인 의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마이나 보험증 이용률>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5540004.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536pixel, 세로 1024pixel

[자료: 닛케이신문]


정부는 제도의 본격적인 안착을 목표로 스마트폰에 마이넘버 기능을 탑재하는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안면 인식 등 간편 인증 수단을 확대해 이용 편의성과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렇듯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과 기존 아날로그 건강보험증의 유효기간 압박으로 인해 202512월 기준 마이나 보험증 이용률은 전월 대비 13.76%포인트 상승하며 63.24%를 기록했다. 다만 202510월 기준 85세 이상 초고령층의 이용률은 약 24%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디지털 기기 조작의 어려움과 비밀번호 관리 부담 등으로 인한 접근성 격차가 원인으로 꼽힌다.

 

진료수가 개정을 통한 의료 DX 가속화


방대한 국민 건강 정보를 디지털화한 데이터 플랫폼이 마련되더라도, 현장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자발적인 시스템 도입과 운용이 없다면 의료 DX는 진전되기 어렵다. 이 점을 직시한 일본 정부는 '진료수가(診療報酬)' 정책을 동원했다. 일본의 진료수가는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진료비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정한 산정 기준에 따라 각 의료행위에 점수를 부여하고 그 점수에 1점당 단가(10)를 곱해 보수가 산정되는 엄격한 통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100점짜리 진료를 실시하면 환자와 보험자로부터 약 1000엔의 진료비를 지급받는 구조다. 따라서 가산점의 부여 요건을 어떻게 설계하느냐는 의료기관의 행동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카이치 내각은 2026년도 진료수가 개정을 고시하며, 기존에 의료 DX 인프라 구축 여부만을 단편적으로 평가하던 '의료 DX 추진 체제 정비 가산''의료 정보 취득 가산'전격 폐지했다. 대신 이를 실제적인 데이터 활용과 공유 실적을 정밀하게 점수화하는 '전자의료정보 연계 체제 정비 가산(電子的診療情報連携体制整備加算)'으로 통합·재편했다.

 

<2026 의료 DX 관련 진료 수가 개정 개요>

의료기관

개정 전

개정 후

의과

의료 DX 추진 체제 정비 가산

의료정보 취득 가산

전자의료정보 연계 체제 정비 가산

치과

전자치과진료정보 연계 체제 정비 가산

조제약국

전자조제정보 연계 체제 정비 가산

[자료일본 후생노동성 진료수가 개정안 종합]

 

특히 이번 개정은 의과에 그치지 않고 치과와 조제약국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치과에는 '전자치과진료정보 연계 체제 정비 가산(電子的歯科診療情報連携体制整備加算)', 조제약국에는 '전자조제정보 연계 체제 정비 가산(電子的調剤情報連携体制整備加算)'이 각각 신설되면서, 데이터 연계와 활용이 의료 전반의 공통된 평가 기준으로 제도화 됐다. 이를 통해 의과·치과·조제약국이 전국 의료 정보 플랫폼을 통해 유기적인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환자의 진료·처방·조제 정보가 단절 없이 연계·공유되는 디지털 의료 인프라 구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치과 분야 의료 DX 분석


전자의료정보 연계 체제 정비 가산과 전자치과진료정보 연계 체제 정비 가산은 요건 충족 수준에 따라 점수를 차등 부여하도록 설계돼 있다. 의과는 초진 15·9·4점의 3단계, 재진 2, 입원은 최대 160점까지 인정된다. 치과는 초진 9·4점의 2단계, 재진 2점으로 보다 단순한 구조를 취한다. 이는 각 의료기관의 진료 기능 차이를 반영해 단계적으로 DX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치과 분야 정보 연계 체제 정비 가산 구조 분석>

구분

산정점수

주요 시설기준·요건

가산1(의과)

초진 15

공통 기본 요건(마이나 보험증 이용률 등)을 충족하고, 다음 3가지 모두 구비:

1. 전자처방전 발행 체제

2.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전자의무기록 도입

3. 전자의무기록 정보공유서비스 활용 체제

가산2(의과)

초진 9

공통 기본 요건 충족 및 위 3가지 체제 중 어느 하나 구비

가산3(의과)

초진 4

공통 기본 요건만을 충족

재진(의과)

재진 2

지방후생국장 등에게 신고한 보험의료기관을 내원한 환자 대상

가산1(치과)

초진 9

치과 특성에 맞춘 상위 연계 요건 충족 시

가산2(치과)

초진 4

기본 요건 충족 시

[자료: 일본 후생노동성 진료수가 개정안 종합]

 

구체적인 점수 산정 요건은 ▲온라인 자격확인 시스템의 도입 및 활용 ▲전자처방전 관리 서비스 대응 ▲전자의무기록 정보공유 서비스 및 지역 의료정보 연계 체계와의 연동 ▲진료비 명세서의 무상 교부 ▲의료기관 정보의 공개(홈페이지 등) 등을 포함한다.


주목할 점은 '마이나 보험증 이용률'이 정량적 평가 기준으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가산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의·치과 공통 기본 요건으로 마이나 보험증 이용률 30% 이상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는 시스템을 구매·설치하는 것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지표다. 이에 따라 일선 의료기관들은 환자 접수 첫 단계에서부터 기존의 수동적 안내 방식을 버리고, 마이넘버카드 리더기를 통한 안면 인식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등의 방향으로 운영 관행을 개편하고 있다.


상위 점수(의과 15, 치과 9)를 받기 위해서는 전자의무기록(EMR)의 도입과 연계가 필수적이다. 전자의무기록은 환자의 진료 내용, 검사 결과, 처방 정보 등을 전자적으로 저장·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전자의무기록이 구축돼 있지 않거나 외부 연계가 불가능한 경우 상위 점수 취득은 한계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다만 실제 도입에는 제한점이 존재한다. 첫째, 기존 전자의무기록은 병원별 요구에 맞춰 커스터마이즈된 경우가 많아, 기관 간 데이터 형식과 연계 방식이 달라 정보 공유가 쉽지 않았다. 둘째, 소규모 의료기관의 경우 도입·운영 비용에 대한 부담, IT 활용 역량의 한계, 기존 업무 관행에 대한 의존 등으로 아날로그 방식 의무기록에 의존하는 비중이 여전히 높다. 실제로 대형 병원은 전자의무기록 도입률이 90% 이상인 반면, 중소 규모 병원 및 의원급에서는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어 기관 규모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표준형 전자의무기록의 연계 구조>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25a40002.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024pixel, 세로 531pixel

[자료: 일본 후생노동성 '의료 DX의 진척 상황에 대하여']

 

이러한 간극을 해소하고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것이 표준형 전자의무기록의 보급 사업이다. 국제 표준 규격인 HL7 FHIR(Fast Healthcare Interoperability Resources)준수한 이 시스템은 의료 DX에 필요한 핵심 기능만을 갖춘 모델로, 복잡성과 초기 도입 비용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표준형 전자의무기록은 '3문서(진료정보제공서·퇴원 시 요약서·건강검진결과보고서)''6정보(상병명·알레르기정보·감염증정보·약제금기정보·검사정보·처방정보)'를 공유하는 전자의무기록 정보공유 서비스를 중심으로, 온라인 자격 확인 시스템·전자처방전 관리 서비스 등 정부가 구축한 전국 의료 정보 플랫폼과 API로 연결된다. 레세콘 시스템(청구 처리 전산 시스템부문 시스템(각 진료 부서 전용 툴원외 검사 시스템 등 의료기관이 실제로 쓰는 민간 시스템도 동일한 인터페이스로 통합된다. 모든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에 집어넣던 기존 방식과 달리, 전자의무기록을 허브로 공공 인프라와 민간 시스템을 API로 잇는 구조인 만큼, 의료기관은 필요에 따라 기능을 단계적으로 늘려갈 수 있다.


다만 표준형 전자의무기록의 본격적인 상용화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일본 정부는 중소병원 및 의과진료소를 중심으로 표준형 전자의무기록의 표준사양을 제시하고 단계적인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인증체계와 현장 적용 방식은 여전히 구체화가 진행 중이다. 때문에 현재 시장은 표준사양을 기반으로 관련 제품과 제도적 틀이 형성되는 과도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조제약국 분야 의료 DX 분석


처방전에 따른 조제와 복약지도를 담당하는 일본의 조제약국 또한 이번 수가 개정의 대상이다. 전자조제정보 연계체제 정비가산의 신설에 따라, 약국은 전자처방전 수신, 온라인 자격확인, 조제정보의 전자적 등록 및 공유까지 포함한 통합적인 데이터 연계 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이 가산은 의·치과처럼 점수 단계가 세분화된 구조라기보다, 정해진 요건을 충족해야 산정이 가능한 요건형 가산에 가까워 일부 기능만 도입하는 방식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점에서 정책적 압박이 크다.

 

<의료시설별 전자처방전 도입 상황>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314c0003.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024pixel, 세로 577pixel

[자료: 일본 디지털청 홈페이지]

 

흥미로운 점은 디지털 전환에서 약국이 의료기관보다 빠른 속도로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3년 전자처방전 제도가 전국적으로 시작된 이후, 20263월 기준 병원의 도입률이 19.4%, 진료소가 25.8%에 머문 반면 조제약국은 89.5%라는 압도적인 도입률을 기록했다.


또한 최근에는 자택에서 온라인으로 복약지도를 받은 뒤 처방약을 우편·택배로 전달받는 서비스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 본래 대면 진료와 대면 복약지도를 원칙으로 해왔으나, 20204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발표된 이른바 '0410 조치(令和2410日付事務連絡)'을 계기로 초진 환자에 대해서도 전화·온라인 진료와 복약지도가 한시적으로 허용되었다. 이후 제도 정비를 거쳐 2022년 약기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영상·음성 기반의 온라인 복약지도가 정식 제도화되면서, 일정 요건을 갖추면 처방약을 자택으로 배송받는 것도 가능해졌다.

 

<아마존 파머시 이용 단계>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25a40004.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024pixel, 세로 489pixel

[자료: 아마존 재팬 홈페이지]


대표적으로 20247월 출범한 아마존 파머시(Amazon Pharmacy)는 일본 내 약 2500개 약국과 제휴해 온라인 복약지도 후 처방약을 자택으로 배송하거나 점포에서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조제약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자처방전, 온라인 복약지도, 배송까지 통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약국이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플랫폼 사업자와 협력하거나 물류 역량을 갖춘 체인형 약국의 확대도 예상된다.

 

일본 시장 진출 시 유의 사항 및 시사점


초고령사회로 인한 국가 재정 압박, 간호 인력의 잠재적 이탈, 그리고 심각한 지역 간 의사 편재 등 일본 의료 인프라가 직면한 위기는, 역설적으로 보수적이었던 의료 규제의 둑을 허물고 국가 주도의 의료 DX를 가속화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일본 정부는 마이나 보험증 운용 전면화 진료수가 개정 전국 의료정보 플랫폼 및 표준형 전자의무기록 도입 및 연계 지원 비대면 진료·전자처방전 발행·온라인 복약지도·약 배송의 제도화를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의료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정부 주도 의료 DX 시장에 진입하려는 한국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첫째, 'API 연동형 소프트웨어' 설계 역량이다. 현재 일본은 표준형 전자의무기록이 상용화 초기 단계에 접어들어 관련 솔루션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국 의료 정보 플랫폼과 의료기관의 다양한 민간 시스템을 API로 연계하려는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시스템 간 데이터 연동과 상호운용성을 확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내 기업은 일본 현지 의료 정보 시스템과의 원활한 연계가 가능하고 클라우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설계·제공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고도화된 사이버 보안과 운영 안정성이다. 지진 등 대형 재해가 빈번한 일본에서는 의료 데이터 손실이 곧 병원 운영 리스크로 이어지기 때문에, 보안과 장애 대응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다. 실제로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의료정보시스템 안전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 제6.0은 클라우드 및 외부 사업자 활용을 전제로 접근통제, 로그 관리, 재위탁 통제, 백업·복구 체계 등 엄격한 관리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은 솔루션 제공 시 사이버 공격이나 시스템 장애 상황에서도 진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연속계획(BCP)을 반영한 안정적인 운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현지 유통·플랫폼 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이다. 대표적으로 국내 의료 AI 기업 루닛은 의료영상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을 앞세워 일본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종합 기술 기업인 후지필름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일본 의료기관 유통망에 빠르게 편입됐다. 이후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의 인허가와 일본의학방사선학회(JRS) 인증을 확보해 건강보험 수가 가산 대상에 포함되면서, 일본 의료기관이 루닛의 AI 솔루션을 비용 부담 없이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환경이 갖춰졌다. 이 사례는 일본 시장에서 기술력만큼이나 현지 유통망 확보와 제도권 안착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현지 의료 IT 업계 전문가는 KOTRA 후쿠오카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의료 DX는 기술 도입 자체보다, 실제 의료기관의 업무 흐름과 제도·보상 체계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통합되느냐가 핵심”이라며, “AI·디지털 솔루션도 정확성, 책임 소재, 기존 워크플로 변화에 대한 우려로 도입이 신중하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기업은 기술력만으로 접근하기보다 기존 의료기기 벤더나 유통망과의 협업 구조를 먼저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본 의료기관은 유지보수와 장애 대응까지 포함한 ‘신뢰 기반 거래’를 중시하기 때문에, 현지 파트너와의 공동 대응 체계 확보가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역동적으로 재편되는 일본 의료 DX 시장 진출의 성패는 기술적 상호운용성과 보안 역량을 바탕으로 한 현지 유통망과의 협업에 달려 있으며, 이는 곧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자료: 일본 후생노동성, 일본 디지털청, 일본 이라오시 홈페이지, 닛케이신문, 각 기업 홈페이지, KOTRA 후쿠오카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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