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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 대외무역법 개정에 따른 한국기업의 준법 과제와 전략적 기회
- 외부전문가 기고
- 중국
- 칭다오무역관
- 2026-03-30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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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 규제 강화와 디지털·녹색 무역 확대 속 한국기업의 대응 방향
대외개방 확대 vs 규제 강화 병존… 준법 관리와 전략적 대응 필요
베이징더헝(德恒)칭다오법률사무소 최미란 변호사
cuiml@dehenglaw.com
중국의 대외무역 질서가 ‘개방 확대’ 중심에서 ‘국가안보를 병행하는 관리 체계’로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2026년 3월 1일부터 시행된 「중화인민공화국 대외무역법(中华人民共和国对外贸易法)」(이하 ‘新대외무역법’) 개정을 통해 제도적으로 구체화되었다. 2025년 12월 27일, 중국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제19차 회의에서 의결된 이번 개정은 2004년 이후 약 20여 년 만에 이루어진 두 번째 전면 개정으로, 중국 대외무역 법제의 방향이 ‘개방 확대’와 함께 ‘국가안보 강화’ 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거나 진출을 추진하는 한국 기업에게 이번 개정은 단순한 법률 조문의 변경을 넘어, 대외무역 제도의 구조적 변화로 받아들여질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기업 경영에서는 준법 체계 구축과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본문에서는 이번 개정의 주요 내용과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기업의 대응 전략을 살펴보려고 한다.
1. 특징①: 개정의 핵심 방향은 ‘무역 촉진’ → ‘개방과 국가안보의 균형’
‘新대외무역법’을 개정의 핵심 취지는, 변화된 중국의 경제·통상 정책 기조와 복잡해지는 국제 경제·무역 환경에 대응하여 대외무역 법적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하는 데 있다. 이번 개정은 기존의 단순한 무역 촉진 기능을 넘어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 추진’과 함께 ‘국가 주권, 안보, 발전 이익 보호’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정책 목표를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중국의 대외무역 법제가 시장 개방만을 위한 제도에 머무르지 않고, 개방 정책과 리스크 통제 체계를 동시에 운용하고 관리하는 전략적 정책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외국 기업의 경영 환경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업은 단순한 시장 규정 준수를 넘어, 사업 활동이 국가안보와 관련될 가능성(수출통제, 공급망 안정, 데이터 이동 등)을 사전에 점검하고 대응하는 등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2. 특징②: 외국 기업에 ‘기회’와 ‘리스크’ 병존
‘新대외무역법’은 외국 기업에게 보다 개방된 시장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규제 체계를 강화하는 이중적 특징을 보인다. 이는 시장 기회 확대와 함께 준법 부담 역시 증가하는 방향으로 경영 환경이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1) 기회: 서비스 무역 제도화로 중국 진출 불확실성 감소, 네거티브 리스트 실시로 시장 접근성 개선
이번 개정은 국제 서비스 무역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규정하고, 국경 간 서비스 무역에 ‘네거티브 리스트’ 관리 제도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금융, 교육, 의료, 전문 서비스, 디지털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국 기업의 시장 진입 조건이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특히 네거티브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분야에서는 외국 기업이 중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해 시장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중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등) 등 국제 조약의 규정이 더 유리할 경우 이를 우선 적용할 수 있도록 ‘국제 조약 우선 원칙’을 명시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국제 규범에 익숙한 외국 기업에게 제도적 안정성과 활용 가능한 기회를 제공하는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2) 리스크: ‘반제조치’ 및 ‘반회피’ 연대책임 강화
‘新대외무역법’의 반제조치 및 ‘반회피’에 대한 연대책임 관련 부분은 외국 기업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한편, 법적 리스크도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
(1) 특정 대상에 대한 ‘반제조치’
‘新대외무역법’은 중국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침해하는 외국인이나 외국 기업의 행위에 대해 무역 제한 또는 금지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해당 규정은 적용 범위와 해석에 있어 일정한 유연성을 내포하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기업은 자사의 사업 활동이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는지 사전에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민감 기술의 사용 여부, 중국에 비우호적인 특정 동맹 활동 참여 여부 등 다양한 요소가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어, 사전 리스크 점검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2) ‘반회피’ 연대책임
이번 개정은 반제조치를 회피하려는 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이를 지원·조력하거나 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역시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즉 어느 외국 기업이 중국의 반제재 대상에 포함될 경우, 해당 기업과 거래를 지속하는 파트너 및 협력사(기타 외국 기업, 중국 대리점, 물류회사, 금융기관 등을 포함)가 계속하여 대리, 화물 운송, 결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중국 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특히 위반 시에는 최대 불법 수익의 5배에 해당하는 벌금 부과와 함께, 1~5년간 대외무역 활동이 제한되는 등 상당한 수준의 제재가 적용될 수 있다. 이는 제재 대상 기업뿐만 아니라 거래 관계에 있는 제3자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시키는, 이른바 ‘2차 제재’ 성격의 규제 체계를 제도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은 비즈니스 파트너를 선정할 때 반드시 사전실사를 강화하고, 제재대상 여부 및 준법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3) 지식재산권 보호와 ‘337식’ 리스크
‘新대외무역법’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미국의 ‘337 조사’와 유사한 성격의 무역 구제 제도를 도입하였다. 미국의 ‘337 조사’는 주로 수입 제품이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거나, 영업비밀 침해·허위광고 등 불공정 경쟁행위를 수반하는 경우 이를 조사하고, 해당 제품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개정법 역시 대외무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에 대해 민사적 손해배상에 그치지 않고, 수출입제한 등 무역 관리 조치를 병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분쟁을 넘어 기업의 수출입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러한 제도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외국 브랜드 및 기술 보유 기업에게는 권리 보호 수단이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지식재산권 분쟁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게는 한층 높은 수준의 법적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3. 특징③: 디지털 무역 및 녹색 무역 지원 확대
‘新대외무역법’은 디지털 무역과 녹색 무역에 대한 지원 제도를 최초로 법안에 규정함으로써 전자상거래, 디지털 지급, 저탄소 기술, 친환경 제품 등 신흥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외국기업에 보다 명확한 정책적 방향성과 시장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기존 제조업 중심의 무역 구조에서 벗어나,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흐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대외무역 정책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 디지털 무역에 대한 지원
‘新대외무역법’은 전자 운송장(electronic bill of lading)과 전자 영수증(electronic invoice)의 사용 확대를 지원하고, 디지털 인증서(digital certificate) 및 전자 서명(electronic signature)의 국제적 상호 인정을 추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은 국경 간 무역의 편의성을 크게 제고하고, 통관 및 결제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거래 비용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디지털 솔루션, 국경 간 전자상거래 플랫폼 서비스 등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외국 기업들에게는 중요한 시장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2) 녹색 무역에 대한 지원
녹색 무역 지원과 관련해 ‘新대외무역법’은 녹색 무역 체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관련 제품의 표준·인증·표시체계 정비를 추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탄소중립’ 정책 기조와 함께,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환경 규제 흐름과도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같은 정책 방향은 녹색 기술, 저탄소 제품, 환경 인증 및 검증 서비스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량을 보유한 외국 기업에게 중국의 녹색 전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4. 특징④: 무역 정책의 예측 가능성 제고
‘新대외무역법’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무역정책 관련 규범, 연계된 무역 정책 준수 시스템이 중국 내 국가적인 차원에서 구축될 수 있도록 처음으로 규정하였다. 또한 각급 정부가 대외무역 관련 정책을 수립할 때, 관련 법령이 국제 규범에 부합하는지 정합성을 사전에 평가하도록 의무를 부여하였다.
이는 정책 수립 과정에서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강화함으로써, 대외무역 정책 전반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은 국가 정책과 국제 규범 또는 협정 간의 충돌 가능성을 완화하고, 정책 운영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외국 기업의 입장에서는 보다 안정적이고 일관된 정책 환경 속에서 사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되어,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과 준법 리스크를 완화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5. 우리기업의 대응 전략 및 실무적 제안
‘新대외무역법’ 시행에 따라 기업은 보다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준법 관리와 경영 전략 역시 기존의 단순 대응에서 벗어나, 사전예방 및 통합 관리 등 적극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1) ‘무역 준법성’ 및 ‘국가안보’에 대한 종합적인 내부 점검 실시
기업은 관련 사업 부서 간 협업을 통해 중국 내 및 글로벌 차원에서 수행하는 대중국 관련 사업 전반에 대해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내부 점검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1) 업무 영역에 대한 리스크 점검
중국 내 또는 중국과 연계된 사업이 중국의 국가안보 개념과 관련될 수 있는 핵심 인프라, 중요 데이터, 신흥 기술(예: 인공지능, 생명공학), 민감 산업(예: 에너지, 식량)에 해당하지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해당 사업이 국가안보 규제의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사전에 식별하고, 필요 시 사업구조 조정 또는 리스크 완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2) 파트너 및 협력사에 대한 심층 사전 실사
파트너 및 협력사 선정 기준과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유럽연합 등 주요국의 제재 여부뿐 아니라, 중국의 ‘반제재 리스트’ 포함 여부에 대해서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주요 계약에는 ‘규제 준수 보증 및 배상 조항’을 명확히 규정하여, 거래 상대방이 중국 대외무역법상 반제재 규정을 위반할 경우 부담해야 할 책임 범위를 사전에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핵심 직원 및 관리직 임원에 대한 내부 교육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업, 구매, 물류, 재무 등 핵심 부서 직원 및 관리직 임원을 대상으로 법 개정의 주요 내용과 리스크 예방 방안을 교육함으로써 새로운 법률 시행으로 인한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2) 공급망 재편 or 철저한 현지화 전략 수립을 통한 무역 규제 리스크 대응
단일 시장(중국 또는 기타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동남아, 남미 등 다른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여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잠재적인 무역 규제와 관세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
한편 중국 시장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의향이 있는 경우에는 신대외무역법 관련 리스크를 철저히 점검하고 준수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중국에서 더욱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현지 공급망 체계를 구축하면, 국가 간 경쟁으로 인한 무역 제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중국 내 생산 비중을 확대하여 비용 절감 및 리스크 감소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3) 디지털 및 녹색 전환 적극 추진
디지털 및 녹색 전환에 대한 정책 지원을 적극 활용하여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중국의 개인정보 보호, 데이터 국경 간 이전 등과 관련된 새로운 법적 규제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4) 정책 동향 모니터링 및 비상 대응 체계 구축
중국 상무부, 세관 등 관련 기관이 발표하는 시행 세칙, 네거티브 리스트 및 정책 해석 등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미국, EU 등 주요 무역 파트너 국가의 대중국 무역정책 및 제재 정책의 변화에도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한다.
‘新대외무역법’에 따른 중국의 반제조치는 통상 분쟁이나 갈등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고조된 후 발동되는 이른바 ‘후발제인(后发制人)’ 방식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돌발적인 수출입 제한, 통관 보류, 금융·결제 차단 등 잠재적인 무역 중단 및 법적 리스크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에 시나리오별 비상대응 계획을 마련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新대외무역법’은 중국이 ‘자주적이고 통제 가능한’ 무역 체계를 구축하려는 정책 기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법 개정으로 평가된다. 이 법은 외국 기업에 디지털·서비스·녹색 무역 등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반제조치·반회피 규정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를 함께 제시하고 있다. 향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게는 경영 활동 전반에서 ‘안전’과 ‘발전’ 간 균형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제도 변화를 유연하게 활용하여 서비스 무역, 디지털 경제, 녹색 산업 등 정책적으로 장려되는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기회를 발굴하고, 동시에 중국의 법·제도 환경을 적극적으로 분석·활용하여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이는 기업이 향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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