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리에서 공장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미국 산업 현장에 스며들다
- 트렌드
- 미국
- 달라스무역관 신지혜
- 2025-09-16
- 출처 : KOTRA
-
오스틴 도심의 퍼포먼스에서 테슬라 · GXO의 생산라인까지, 실증과 상용화 동시 진행
지난 6월 텍사스의 주도 오스틴 번화가에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카우보이 모자를 눌러쓴 키 150cm 남짓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바톤 크릭 몰(Barton Creek Mall)과 더 도메인(The Domain) 일대를 천천히 거닐며 행인들과 눈을 마주친 것이다. 이름하여 ‘제이크 더 리지봇(Jake the Rizzbot)’. 이 로봇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That drip is clean, boss energy(옷차림 멋지다, 카리스마 넘친다)”와 같은 Z세대 · 알파세대식 화법으로 칭찬을 건네며 시민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사람들은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웃음과 놀라움을 표했고, 그 순간 오스틴 도심은 공상과학 영화 속 장면과 현실이 겹쳐지는 무대로 변모했다.
<오스틴에 등장한 Jack the Rizzbot>


[자료: Jake the Rizzbot 공식인스타그램 (@rizzbot_official)]
미국, 산업에서의 휴머노이드 사용 사례 확산
이번 사례는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선다. 오스틴 거리를 누빈 로봇처럼 휴머노이드 기술은 이제 연구실을 벗어나 산업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인력난으로 인한 자동화 수요 확대, 그리고 AI · 센서 기술 발전이 맞물리면서 제조업과 물류 분야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범 운용과 상용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엔터테인먼트와 대중 공간까지 영역을 넓혀간다.
① 제조 현장
제조업은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분야다. 테슬라(Tesla)는 오스틴 기가팩토리에서 자체 개발한 옵티머스(Optimus)를 활용해 조립라인의 단순·반복 작업을 보조하는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대규모 투입을 목표로 한다. 오스틴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앱트로닉(Apptronik) 역시 아폴로(Apollo) 로봇을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생산라인에 도입해 키팅(kitting), 부품 전달, 검사 업무 등을 맡기며 제조 현장에서의 실질적 역할을 확대한다. 두 사례 모두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려는 제조업계의 필요가 가져 온 변화다.
② 물류 현장
글로벌 물류 기업들도 휴머노이드 로봇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엑스오 물류(GXO Logistics)는 애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의 디짓(Digit)을 창고에 투입해 컨테이너 운반, 정렬, 주문 처리 등 다양한 물류 작업을 시험하며, 일부 고객사와는 RaaS(Robot-as-a-Service) 계약을 통해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앱트로닉 제조 파트너 제이빌(Jabil)과 협력해 내부 물류라인에서 아폴로 로봇을 활용, 라인사이드 운송과 반복 검사 작업을 자동화하고 있다. 이는 물류 현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순 자동화 장비를 넘어 다목적 인력 보조 역할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③ 엔터테인먼트와 대중 공간
산업 현장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은 엔터테인먼트와 대중 공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오스틴의 Jake the Rizzbot은 시민들과의 소통으로 화제를 모았다.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아틀라스(Atlas)는 달리기, 점프, 파쿠르, 춤 동작 등 고난도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온라인과 미디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Atlas는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인간형 로봇이 구현할 수 있는 복잡하고 유연한 동작을 보여주며 휴머노이드 기술의 잠재력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제조, 물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약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Tesla - Optimus
Apptronik - Apollo



Agility Robotics - Digit
Boston Dynamics - Atlas
[자료: 공식 홈페이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구조와 주요 플레이어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부품 → 시스템 통합 → 최종 어셈블리 → 적용 산업 → 서비스 운영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다. 가장 기초 단계에서는 모터, 감속기, 센서, 배터리, AI칩 등 핵심 하드웨어와 제어 소프트웨어가 결합된다. 이어서 이러한 부품이 통합돼 로봇의 구동 · 인지 · 제어 기능을 구현하는 단계가 진행되며, 주로 테슬라 같은 대기업과 앱트로닉 · 피겨(Figure) 등 혁신 스타트업이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이후 제이빌과 같은 전자제조서비스(EMS) 기업이 대규모 생산과 품질검증을 담당하며 로봇의 양산 체계를 구축한다. 이렇게 생산된 로봇은 제조업과 물류 산업에서 우선 활용되며, 일부는 엔터테인먼트와 대중 공간에서도 시범 적용이 진행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지보수 · 업그레이드 · RaaS(Robot-as-a-Service) 등 사후 서비스 시장이 형성되면서 공급망 전반에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이처럼 스타트업의 혁신, 대기업의 자본 투자, EMS 기업의 생산 능력, 그리고 수요 산업의 실증 사업이 맞물리며 미국 휴머노이드 시장은 역동적인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주요 플레이어>
기업 (위치)
주요 제품/활동
특징
Apptronik (텍사스)
Apollo
메르세데스-벤츠·아마존과 협력, Jabil과 양산 협력 추진
Agility Robotics (오리건)
Digit
GXO·Walmart 물류센터에서 운반 · 정렬 등 실제 작업 시범 운영
Tesla (텍사스)
Optimus
기가팩토리 조립라인에서 반복 작업 테스트, 장기적으로 대규모 투입 계획
Figure AI (캘리포니아)
Figure 01
물류 중심 범용 휴머노이드 개발, 대규모 투자 유치로 빠른 성장
[자료: 빌트인, KOTRA 달라스무역관 자료 종합]
시장 전망 및 정책 지원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아직 초기지만 빠른 성장 궤적을 보이고 있다. Grand View Research 에 따르면 미국 휴머노이드 시장은 2023년 5억8400만 달러에서 2030년 17억9400만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며 2024–2030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17.4%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 휴머노이드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정책적으로 연구개발 투자와 안전·표준 정비를 병행 중이다.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은 미국국립과학재단(NSF, National Science Foundation) 산하 기술혁신파트너십국(TIP, Directorate for Technology, Innovation and Partnerships) 등을 통해 로보틱스 · AI 전반의 연구 · 전환 투자를 뒷받침하고 있다. NSF의 연차 예산에서도 로보틱스와 AI 를 포함한 핵심 기술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청(OSHA,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은 로봇 및 협동로봇 안전 표준(ANSI/RIA R15.06, TR R15.606 등)을 안내하고 있다.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는 로봇 조작 · 접촉 안전 메트릭과 시험법 개발 등 표준화 연구를 통해 산업 현장 확산의 규제 · 표준 기반을 보완한다.
시사점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제조와 물류를 중심으로 초기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으며 정부 정책과 민간 투자가 맞물려 향후 수년간 빠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KOTRA 달라스 무역관이 인터뷰한 로봇 공학 관련 교수는 “미국 기업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단순히 미래 기술이 아니라 실제 인력 대체 수단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공급망 전반에서 협력 기회가 다양하게 존재합니다.”라고 전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 반복 업무를 대체하는 데서 출발했지만 앞으로 엔터테인먼트와 서비스 영역으로 활용 범위가 확장되면 산업 생태계 전반에 파급 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 기업들에게도 다양한 진출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모터 · 감속기 · 배터리 · 센서와 같은 핵심 부품을 휴머노이드 생산 공급망에 정착시키거나 미국 내 생산거점 확보나 EMS(전자제조서비스)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OEM 공급망 참여도 가능하다. 자율보행 제어, HRI(인간–로봇 상호작용) 소프트웨어, 안전 규제 대응 솔루션 등 아직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고 꼽히는 분야도 우리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첨단기술 영역은 무엇보다 현지 기업들과의 파일럿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전략이 향후 미국 시장 접근 시 고려돼야 할 것이다.
자료: Newyork Post, Grandview Research, USA Today, Built in,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KOTRA의 저작물인 (거리에서 공장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미국 산업 현장에 스며들다)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
1
미국 LA 도심 누비는 배달 로봇, 실험을 넘어 확산으로
미국 2025.06.18
-
2
북미 최대 자동화 로봇 전시회, ‘오토메이트 2025’ 참관기
미국 2025.05.29
-
3
AI와 로봇으로 진화하는 농업, 미국 애그테크 시장
미국 2025.02.17
-
1
미국 기초화장품 시장동향
미국 2025-09-15
-
2
일본 펫테크 열풍, 반려동물과 기술의 스마트한 만남
일본 2025-09-16
-
3
영국, 노후화 해양 플랫폼 ‘리뉴얼 전략’ 추진
영국 2025-09-15
-
4
중국 스포츠웨어 시장, 눈부신 성장 전망
중국 2025-09-15
-
5
싱가포르 물류, AI·자동화 혁신으로 미래 연다
싱가포르 2025-09-22
-
6
미국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관세 확대…제조업 전반 ‘출렁’
미국 2025-09-16
-
1
2025년 미국 화장품 산업정보
미국 2025-07-01
-
2
2025년 미국 조선업 정보
미국 2025-05-08
-
3
2024년 미국 반도체 제조 산업 정보
미국 2024-12-18
-
4
2024년 미국 의류 산업 정보
미국 2024-11-08
-
5
2024년 미국 가전산업 정보
미국 2024-10-14
-
6
2024년 미국 리튬 배터리 산업 정보
미국 2024-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