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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작지만 강한’ 글로벌 의료기기 강국으로의 도약
  • 트렌드
  • 싱가포르
  • 싱가포르무역관 Tiffany Lim
  • 2025-09-05
  • 출처 : KOTRA

글로벌 의료기기 허브로 부상하는 싱가포르의 위상

싱가포르 의료기기 산업 혁신 트렌드: 디지털 헬스, AI, 임상 협력

싱가포르는 Medtronic, Becton Dickinson, ThermoFisher 등 글로벌 상위 30대 다국적 의료기기 기업이 모두 진출해 있는 국가이다. 지난 10년간 싱가포르의 의료기기 제조 생산액은 40억 미국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성장했으며,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생명과학 도구, 진단기기 등 다양한 제품 부문을 아우른다. 싱가포르는 전 세계 보청기의 7개 중 1개, 유전자 발현 칩과 마이크로어레이의 90%를 생산하고 있다. 국토 면적에 비해 싱가포르의 의료기기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그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본 기사에서는 싱가포르가 글로벌 의료기기 허브로 자리잡아 가는 배경과 성공 요인, 그리고 우리 기업에 주는 시사점을 조명하고자 한다.

 

싱가포르 내 의료기기(MedTech) 시장 현황


싱가포르는 제조업이 국내총생산의 약 2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제조 허브이며, 그중 바이오메디컬 제조업은 2024년 기준 전체 제조업의 13.4%를 구성한다. 바이오메디컬 제조업 클러스터 내 의료기기(MedTech) 부문은 수출 수요 지속에 힘입어 전년 대비 4.6% 성장했다. 또한 해당 클러스터는 2024년 고정자산투자 유치 규모 22억 싱가포르 달러를 기록하며 제조업 전반에서 두 번째로 큰 기여를 한 분야로 집계됐다. 싱가포르는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 및 혁신 거점으로서의 입지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의료기기 품목군(HS Code Chapter 90)은 2025년 싱가포르 전체 교역 품목 중 다섯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총 교역액은 239억 달러로 전체 교역의 3.99%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HS 9018 품목(의료·외과용 기기 등)은 37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은 싱가포르의 주요 교역국 중 하나로, 수출 상대국 순위 7위, 수입 상대국 순위 16위를 기록해 전체적으로 8위에 위치한다. 2024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싱가포르는 한국으로부터 약 9100만 달러를 수입하고, 약 8억 달러 규모의 의료기기를 수출했다. 세계적으로는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일본, 대만 등이 싱가포르 의료기기 교역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대만(69.8%), 한국(39.6%) 등은 최근 1년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HS 90 싱가포르 對 전세계 상위 10개 수출입 국가>

(단위: US$억, %)

순위

국가

2023

2024

2025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전세계

208

217

239

10.5

1

미국

52

58

61

6.2

2

중국

28

30

29

-6.0

3

말레이시아

18

19

22

14.5

4

일본

15

13

15

14.1

5

대만

7

8

13

69.8

6

독일

12

11

12

13.8

7

네덜란드

9

9

10

16.4

8

한국

8

6

9

39.6

9

인도

7

7

8

4.0

10

인도네시아

6

6

7

13.2

[자료: S&P Global, 2025.08.27 기준]

 

싱가포르 의료기기 산업의 매력


싱가포르는 인프라, 정책 지원, 시장 연결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 및 혁신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정부의 바이오메디컬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400개 이상의 기업을 싱가포르로 유치했으며, 이들 기업은 약 1만 6000명 규모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 내 의료기기 스타트업 수는 10년 전 대비 6배 증가해 현재 400개를 넘어서고 있다.

 

정책


주요 정책적 이니셔티브가 이러한 강점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2024년 3월, 싱가포르 정부는 A*STAR(Agency for Science, Technology and Research, 싱가포르 국립 과학기술연구청) 산하에 3800만 싱가포르 달러 규모의 MedTech Catapult 프로그램을 출범시켜 의료기기 혁신의 설계, 시제품 제작, 상용화, 제조 준비 단계를 가속화하도록 했다. 또한 RIE2025(Research, Innovation and Enterprise 2025) 계획을 통해 싱가포르는 인체 건강과 잠재력(Human Health and Potential)을 포함한 전략적 분야 전반에 걸쳐 약 250억 싱가포르 달러를 연구개발(R&D)에 투자했으며, 2024년에는 상용화, 인재 개발, 혁신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추가로 30억 싱가포르 달러를 배정했다. 이 계획에는 의료기기 혁신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생태계를 조성하는 Singapore Biodesign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이러한 투자는 실제 산업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싱가포르의 의료기기 제조 생산액은 2012년 50억 싱가포르 달러에서 2022년 190억 싱가포르 달러, 2023년 194억 싱가포르 달러로 성장했다. 현재 싱가포르에는 400개 이상의 의료기기 기업과 1만 6900명의 전문 인력이 활동하고 있으며, 2700개 이상의 정밀공학 및 전자제조서비스(EMS) 기업이 존재하여 신속한 시제품 제작과 대규모 제조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제조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싱가포르의 의료기기 제조 기반은 2700개가 넘는 정밀공학 및 전자제조서비스(EMS) 기업으로 구성된 공급망 생태계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에 따르면, 이들 공급업체는 고정밀 부품, 턴키 생산 솔루션, 제품 설계 및 혁신 역량, 그리고 국제 시장과의 근접성을 제공하여 다국적 기업과 현지 제조업체 모두에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


바이오메디컬 산업은 두 개의 주요 인프라 시설에 의해 강화되고 있다. Tuas Biomedical Park(TBP)는 도로, 전력, 수도, 가스, 통신망 등 산업 인프라가 완비된 환경을 제공해 기업들이 최소한의 준비 기간만으로 제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한다. 370헥타르가 넘는 부지를 갖춘 TBP에는 머크(Merck), 노바티스(Novartis), 화이자(Pfizer), 로슈(Roche), GSK, 애보트(Abbott) 등 글로벌 제약 및 의료기기 기업들이 입주해 있으며, 현지 중소기업들이 제작, 장비 교정, 유지보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Tuas Biomedical Park>

Tuas Biomedical Park | JTC

[자료: JTC]


이를 보완하는 시설이 JTC MedTech Hub @ MedTech Park이다. 의료기기 제조업체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9층 규모의 다세대 입주형 시설로, 기본적인 건물 구조와 필수 설비만 갖춘 공간을 제공하여 입주 기업이 자체적으로 연구개발이나 제조 목적에 맞게 내부를 맞춤 설계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회의실, 구내식당, 화물 리프트, 물류 하역장 등 공유 편의시설을 함께 갖추고 있다. 높은 층고와 클린룸 적합성 등은 다른 산업 지대에서 보기 힘든 인프라 경쟁력으로, MiRXES와 같은 기업들이 입주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됐다.


2022년에는 MiRXES가 동 허브 내에 동남아 최초의 인더스트리 4.0 체외진단(IVD) 제조 시설을 설립했는데, 이는 800만 싱가포르 달러 규모, 1만5000평방피트에 달하는 첨단 진단 생산 시설이다. 또한 PerkinElmer는 이곳에서 자사의 세계 최대 규모 장비 제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TBP와 메드텍 허브는 단순한 시설을 넘어, 의료기기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 완비된 인프라와 클러스터 지향적 설계를 통해 설립 시간을 단축하고, 청정 환경에서의 제조 및 연구개발을 지원하며,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협업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싱가포르의 의료기기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규제 체계 또한 경쟁력을 더하고 있다. 보건과학청은 세계보건기구로부터 규제 성숙도 평가 최고 수준인 4단계(ML4)를 획득하여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준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에서의 규제 승인은 역내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의 관문으로 기능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싱가포르의 지리적 위치와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FTA)은 아세안 및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향하는 전략적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견고한 물류 인프라는 싱가포르에서 생산된 의료기기가 효율적으로 세계 시장에 수출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이처럼 싱가포르는 소규모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글로벌 선도 기업들을 유치하며, 혁신과 제조가 나란히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의료기기 산업에서 체급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진출 사례


2025년 7월 11일자 The Straits Times는 한국 헬스테크 기업 ‘모닛’이 개발한 기기가 Khoo Teck Puat 병원(KTPH)에서 두 달간 시험 운영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기기는 성인 환자의 기저귀에 부착돼 온도와 습도 등 요소를 모니터링함으로써 소변이나 대변의 존재 여부를 감지한다. 이를 통해 장시간 오염된 기저귀에 노출돼 발생하는 염증, 발진, 더 심각한 피부 질환 등 요실금 관련 피부염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NHG 헬스 그룹 연구·혁신 총괄 책임자 Tan Cher Heng은 “KTPH에서 진행 중인 이 스마트 기저귀 임상 시험은 환자의 편안함을 높이고 합병증을 예방하며 간호 인력을 지원하기 위해 AI 기반의 혁신적 돌봄 솔루션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라고 언급했다.

 

향후 전망


싱가포르가 의료기기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경제를 활성화하거나 아시아 의료기기 연구·제조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기 위함만은 아니다. CNA 보도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싱가포르는 전체 인구의 21%가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super-aged nation)’로 진입하게 된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러한 인구학적 도전을 지속가능한 성장의 동력의 동력으로 전환하기 위해 예방의료 강화, 노인 돌봄 서비스 확대, 첨단 의료기기와 디지털 솔루션, AI 기반 돌봄 혁신의 도입을 가속화하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2월에 싱가포르 의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의료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Medtech에 대한 수요는 전통적인 의료기기를 넘어 연결성과 효율성을 강화하는 기술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솔루션은 정보 접근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기반 기술(53%), 병원 외 진료 환경과 연계되는 기술 솔루션(40%), PACS·디지털 건강기록·환자 흐름 자동화와 같은 진료 워크플로 기술(33%), 모바일 환자 등록/접수(33%)였다. 또한 임상 의사결정 지원 기술(27%)과 의료 커뮤니케이션 기술(25%)도 중요한 분야로 꼽히며, 이는 디지털 헬스와 AI가 일상적인 의료 현장에서 점차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3년 싱가포르 의료 전문가 최다 사용 MedTech>

[자료: Statista]

 

이러한 조사 결과는 싱가포르에서 MedTech의 개념이 단순한 ‘기기’에 머무르지 않고, 의료산업 전반을 변화시킬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와 AI 기술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건부 장관 겸 사회정책조정 장관인Ong Ye Kung은 연설에서, 의료 분야는 높은 규제 환경 덕분에 기술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언급하며 정부의 접근 방식은 “의료는 AI가 가능하게 하거나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는 있어도, AI가 단독으로 결정하는 방식으로는 두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러한 방향성에 맞춰 싱가포르 공공의료 클러스터 내에서는 이미 다양한 혁신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Sengkang 종합병원에서는 AI를 활용해 대장내시경 검사 중 용종을 탐지함으로써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 Ng Teng Fong 종합병원에서는 AI 도구가 입원 환자의 활력징후를 분석해 상태 악화 가능성을 조기에 예측·경고함으로써 ICU 입원율을 10% 이상 감소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KOTRA 싱가포르 무역관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X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 A 씨는 "현재 병원 내에서는 간호 인력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 기저귀와 같은 첨단 기기는 아직 직접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지만, 정맥 탐지기(vein finder)와 같은 장비는 실제 진료 과정에서 정기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 하는 연구 과정에서는 병동 내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솔루션을 시험 적용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며, "이를 통해 의료진이 신기술의 효용성과 사용 편의성을 직접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병원 내에서 혁신 기술 및 의료기기 연구·도입 빈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성과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보건부(MOH)는 향후 5년간 2억 싱가포르 달러를 보건 혁신 기금(MOH Health Innovation Fund)에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임상적으로 입증된 효과가 큰 기술을 선별해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며, 중점 추진 분야로는 의무 기록 작성 등 행정 업무를 줄이기 위한 생성형 AI, 진단 품질 향상을 위한 의료 영상 AI, 고위험 환자를 조기에 식별하고 관리하기 위한 예측·예방 의료 모델 개발이 있다.

 

시사점


싱가포르 의료기기 산업은 단순한 기기 제조를 넘어 디지털 헬스, 소프트웨어, AI 기반 솔루션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는 의료기기 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산업 간 경계가 점차 흐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싱가포르가 조성한 환경은 전통적인 의료기기 기업뿐만 아니라 폭넓은 기술 기업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는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게 중요한 시사점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의료기기 수출이나 현지 병원과의 임상 협력은 물론이고, 클라우드, 데이터 처리, 모바일 솔루션, 예측 분석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이미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고 상용화할 수 있는 개방적인 플랫폼을 제공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은 단순한 의료기기 공급업체를 넘어 헬스케어 혁신의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싱가포르는 한국 기업에게 단일 산업 차원의 교역 상대국이 아니라, 의료와 기술의 융합이 활발히 이뤄지는 복합 혁신 시장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의료기기와 ICT를 아우르는 융합형 접근을 통해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하며, 이를 통해 아세안과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보건부(MOH),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 통상산업부(MTI), S&P 글로벌, Statista, The Straits Times, 싱가포르 국립 과학기술연구청(A*STAR), 싱가포르 국영 산업단지 개발기관(J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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