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에서는 생활방식 변화,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관심 증가, 스페셜티 커피의 부상에 따라 커피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전통적인 커피 뿐만 아니라 필터 커피, 프렌치 프레스 등 보다 다양한 종류에 관심을 보이며 취향이 다변화되는 추세다. 커피 선호도 증가와 함께 러시아, 특히 모스크바의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모스크바 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며, 수많은 프랜차이즈 및 독립 카페들이 독특한 컨셉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독창적인 메뉴와 차별화된 분위기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것이 마케팅의 핵심 요소가 됐다.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 동향

러시아 언론 RBC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러시아 카페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러-우 사태, 스타벅스와 같은 주요 글로벌 브랜드의 철수 등의 난관을 극복한 결과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2024년부터 현지 커피 프랜차이즈 체인들은 경제 불확실성으로 그간 보류해왔던 신규 점포 개설 및 사업 확장을 다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4년 7월 기준, 러시아 내 커피 전문점 점포 수는 1만2970개로 전년 동월 대비 7.7% 증가했으며, 전체의 약 20%가 모스크바에 위치해 있다. 한국에 비해서 수치는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전통적으로 카페 겸 식당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성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모스크바는 러시아 내에서도 가장 유망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모스크바는 러시아의 수도이자 관광 중심지로, 2024년에만 약 26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모스크바 시민들 역시 카페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대화 뿐만 아니라 공부, 노트북 작업 등 목적으로도 카페를 적극 이용하는 추세다. 이러한 트렌드는 카페 시장의 성장을 더욱 촉진하고 있다.

모스크바 내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최근 모스크바의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은 인력 부족과 임금 상승, 고금리의 이중 압력으로 수익성과 확장성 모두 제약받고 있다. 2024년 10월, 러시아 기준금리가 21%로 인상됨에 따라 신규 점포 개설에 필요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다수의 브랜드는 신규 매장 유치보다 기존 가맹점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러 브랜드가 2024~2025년 신규지역 진출계획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어, 카페 부문의 투자 매력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방증한다. 실제로 2024년 3월, 현지 주요 체인 Shokoladnitsa는 연내 20개 매장을 추가 개설하는 등 양적 성장 전략을 재개하겠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현지 매체 Moskvich Mag이 18~55세 모스크바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프랜차이즈 선호도 조사 결과, 커피 맛과 가성비 모두에서 Shokoladnitsa가 53.9%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Cofix(22.4%), One Price Coffee(12.7%), Stars Coffee(11.5%), Skuratov(2.4%) 순으로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이 밖에도 Surf Coffee는 2024년 한 해 동안 매장 수를 눈에 띄게 늘리며 대중적 인지도를 확대하고 있다.

<모스크바 인기 커피 프랜차이즈 특징>

* 러 중앙은행 공식 환율: 1달러당 82.65루블, 2025년 4월 28일 기준

 [자료: 브랜드별 홈페이지, 러 중앙은행]

인기 메뉴 및 가격 현황

모스크바 카페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카푸치노로, 현지 매체 Moskvich Mag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0%가 카푸치노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카페라떼(29.7%), 아메리카노(15.8%), 에스프레소(12.7%), 라프(1.8%, 에스프레소에 바닐라 설탕과 크림을 넣은 러시아식 커피)가 인기 메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 과반(53.9%)은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 머신으로 내려주는 커피를 선호하며, 튀르키예식 커피(21.2%)도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스페셜티 커피, 비건, 글루텐 프리 등 다양한 옵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락토프리, 두유, 바나나, 오트밀, 아몬드 등 다양한 대체 우유도 대부분의 카페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편, 러시아 종이컵 제조업체 ProstoKap 자료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는 550ml 대용량 커피 소비 비중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모스크바 내 주요 프랜차이즈 매장(Cofix, Coffeemania, Coffee Like 등)에서 주문되는 커피 중 약 20%가 550ml 대용량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간 용량인 350ml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가장 높은데, 대형 프랜차이즈 및 중소형 매장 모두에서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450ml는 전체 주문의 20~35% 비중을 차지하며 주로 소규모 매장에서 인기가 높다. 반면, 소용량 250ml에 대한 수요는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점유율도 10~15%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모스크바 카페 시장이 다변화되면서 음료 가격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평균적으로 모스크바 시내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 가격은 150루블(1.8달러)에서 400루블(4.8달러) 사이로 그 편차가 큰 편이며, 시그니처 메뉴의 경우 600루블(7.3달러) 이상인 경우도 많다.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의 경우 고급 원두와 새로운 레시피를 내세우며 높은 가격대를 책정하고 있으며, 디저트나 스낵 메뉴를 함께 제공해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도 흔히 볼 수 있다. 러시아 언론 RBC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2024년 8월 러시아 소비자들이 카페에서 지출한 금액은 2023년 7월 대비 평균 11.6% 증가했으며, 응답자 중 74.2%가 지출 증가의 원인으로 커피 가격 인상을 꼽기도 했다.

또한 러시아 분석기관 Kontur.Market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 모스크바 및 인근 지역 카페의 평균 커피 가격이 전년 대비 약 15% 인상된 반면, 판매량은 20% 감소했다. 가격 상승 폭이 가장 큰 품목은 시그니처 및 비전통적 커피 메뉴로, 그 가격이 무려 33%나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율이 9.5%인 감안하더라도 높은 수치다. 일반적인 메뉴의 경우 아메리카노 27%, 카페라떼 19%, 카푸치노 17%, 에스프레소 14% 등 순으로 가격이 인상됐다.

러시아에서 철수한 스타벅스, 다시 돌아올까?

러시아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사건으로 2022년 러-우 사태 및 대러 제재로 인한 미국 브랜드 스타벅스의 철수를 꼽을 수 있다. 철수 이후 러시아 내 스타벅스 매장은 약 5억 루블에 현지 사업가에게 매각되어 Stars Coffee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영업을 재개했다. 매각 이후 로고와 원두 공급망이 모두 교체됐고, 메뉴 또한 변경됐다.

[자료: Forbes.ru]

최근 러-우 사태 종식에 대한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몇몇 서방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 복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벅스는 2024년 7월 ‘Starbucks’, ‘Старбакс’(스타벅스의 러시아어 표기), ‘Starbucks Doubleshot’, ‘Starbucks Coffee’ 등 브랜드명과 메뉴에 대한 상표권을 연장했으며, 올해 3월에는 러시아 내 자사 로고의 상표권을 재등록하며 시장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지에서는 이를 상표권 보호 차원으로 해석하면서도, 약 2억7000만 달러 규모의 점포 매입 문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현지 매체 Mash의 보도를 근거로 스타벅스가 향후 러시아 복귀에 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디지털화를 컨셉으로 내세운 카페도 인기

2020년 여름, 러시아 유명 피자 체인 Dodo Pizza의 창립자 표도르 오브치니코프(Fedor Ovchinnikov)는 모스크바에 카페 ‘Drinkit’ 1호점을 개점했다. Drinkit의 특징은 바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전에 음료를 주문하고, 매장 도착 시 대기 없이 바로 준비된 제품을 받아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주문 과정은 전면 디지털화되어 있어, 고객이 앱에서 결제하면 준비된 커피가 픽업 스테이션에 놓여 매장 내 고객 대기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앱이 이용자의 취향을 학습해 개인 맞춤 메뉴를 제안하기도 한다. 이러한 특징에 힘입어 현재 전체 주문의 66%가 앱을 통해 이루어지며, 앱 평점 또한 Google Play와 App Store에서 4.8점으로 높은 편이다.

Drinkit은 소비자와 매장 간 디지털 접점을 확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되며, 현재 모스크바, 사마라, 아스타나, 두바이 등 3개국 45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향후 모스크바 400개, 상트페테르부르크 100개, 기타 인구 대도시 총합 300개의 매장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어 러시아 디지털 카페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 및 앱]

시사점

모스크바 카페 시장은 견고한 가맹점망을 보유한 대형 브랜드와 신규 업체가 공존하며 지형이 더욱 다채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Shokoladnitsa, Stars Coffee, Cofix 등 주요 프랜차이즈는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상태이며, 지속적인 점포 확장을 통해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한편, 새로운 맛의 원두, 비건·글루텐 프리 메뉴, 디지털 기술,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이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디지털 주문·픽업 시스템을 전면 도입한 신흥 브랜드 역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공격적인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러시아 커피 전문 시장분석기관 Coffee-Navigator에 따르면 모스크바 카페 시장은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온라인 주문·배달 서비스 확대와 더불어 새로운 컨셉 및 포맷의 카페가 등장하고, 경쟁 심화에 따라 업계 전반의 품질과 서비스 수준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모스크바 카페 시장은 최근 부상하는 핵심 트렌드를 전략적으로 도입하는 브랜드가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RBC, Kommersant, gazeta.ru, Forbes.ru, Icmos, retail.ru, moskvich mag, 브랜드별 홈페이지, KOTRA 모스크바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