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남부 지역은 풍부한 농업 환경과 온난한 기후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대규모 농업이 오랫동안 이루어져왔다. 목화, 옥수수, 대두 등 주요 작물의 재배와 가축 사육 등 농업이 지역 경제의 중추를 이루는 동남부 지역에서 최근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농업이 확산되고 있다. 각 주(州)들은 지역별 농업 특성에 맞는 스마트 농업 기술을 통해 생산량 증가와 비용 절감을 도모하고 있다.

스마트 농업 도입 및 배경: 경제적·환경적 요인

스마트 농업의 확산은 여러 경제·환경적 요인에 의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동남부 지역에서 스마트 농업이 주목받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지속적인 노동력 부족 문제이다. 전통적으로 농업에 의존도가 높은 미국 동남부 지역에서는 숙련된 농업 노동자의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미국 노동 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에 따르면, 2020년 대비 2023년 미국의 농업 노동자 수는 약 12% 감소했다. 특히, 동남부 농장주의 65% 이상이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수확량 감소를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계절적으로 집중된 생산 구조 역시 노동력 부족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수확기에는 단기 노동 수요가 급증하지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작업 지연과 생산 손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미국 지역별 농업 노동자 수 변화 추이>

[자료: 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 Farmdoc Daily]

또한, 최근 발생하는 기후 변화와 이상기후 현상도 스마트 농업의 도입을 촉진한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남부 지역은 허리케인, 가뭄, 폭우 등 극단적인 기후현상에 자주 노출되고 있으며, 이는 농업 환경의 불안정성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미국기후평가보고서(NCA)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는 매년 약 1,500억 달러에 달한다. 플로리다와 앨라배마 지역은 최근 10년간 평균 강수량이 15~20% 감소하거나 불규칙한 패턴을 보이며, 이는 작물의 수분 공급 부족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24년 10월에는 허리케인 헬렌과 밀턴이 동남부 지역을 강타하여 수백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였으며, 이러한 기후적 위험 요소는 농업 생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스마트 농업 기술은 작물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선제적인 농업 용수 분배를 통해 자연재해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요한 해결책으로 부각되고 있다. 미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스마트 농업 도입을 앞당기는 요인이다. 미국 농무부(USDA)는 2023년에만 약 3억 달러를 스마트 농업 기술 개발과 지속 가능성 연구에 투자하며 스마트 농업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은 농가의 환경 부담을 줄이고 기술 도입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 동남부 스마트 농업 도입 현황

미국 동남부 지역은 첨단 스마트 농업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생산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목화, 옥수수, 대두 등 주요 작물을 중심으로 GPS 기반 자동화 시스템, 가변 비율 기술(VRT), 드론 및 위성 기술 등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농업 생산성과 지역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GPS 기반 자동화 안내 시스템은 최근 가장 보편적으로 도입된 스마트 농업 기술 중 하나이다. 이 시스템은 농업 기계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조율해 작업 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투입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예를 들어 트랙터와 수확기에 장착된 GPS 시스템을 통해 밭을 정밀하게 매핑한 후 사용자가 작업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정을 실시간으로 수행하는 방식 등으로 활용된다. 미국 농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의 목화 재배 면적 중 64.5%가 이 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다. 수수의 경우에도 72.9%라는 높은 도입률을 기록하며 해당 기술의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John Deere 제품으로 유명한 '디어 앤 컴퍼니'와 같은 메이저 농기계 제조회사들도 이러한 GPS 기능을 탑재한 수확 장비의 판매와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GPS 장비를 활용한 정밀 농업 기술 활용 모습>

[자료: John Deere 공식홈페이지]

비료와 살충제 같은 농업 투입물의 사용을 최적화하는 가변율 기술(VRT)도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농경지의 다양한 조건에 맞춰 정확한 양의 비료, 물, 농약 등의 자원을 투입하는 데 활용되고 있으며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환경 보존에도 기여한다. 남부의 목화 농장은 VRT 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작물 중 하나로 연간 전체의 약 23%의 재배 면적에서 이 기술이 적용된다. 드론 및 위성 기술은 농작물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토양 조건과 물 관리 상태를 정밀히 분석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된다. 특히 드론은 소규모 농가에서도 쉽게 활용되고 있으며, 직접 농경지를 항공 촬영하고 데이터를 수집하여 농업 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미 농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정밀 농업 기술을 활용한 농장에서 동일 조건의 기술 비도입 농장에서에 비해 연료 소비는 약 15% 감소, 비료 및 살충제 사용은 평균 20% 감소, 작업 시간 절약을 통한 노동 비용은 10~15% 가량 감소된다는 분석 결과를 보인다. 농업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첨단 기술들이 숙련된 농업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자원의 낭비를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스마트 농업 시장의 성장 전망

스마트 농업 기술은 생산성을 높이고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 농업 산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조사기관 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스마트 농업 시장 규모는 약 160억 달러였으며, 2028년까지 연평균 약 1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으로 스마트 농업 시장은 더욱 고도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스마트 농업 시장 규모(2023-2028)>

[자료: Marketsandmarkets 데이터 활용, 애틀랜타무역관 자체 제작]

관련 산업을 들여다보면, 농업용 자동화 로봇 시장과 농업용 드론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특히 북미 지역은 2022년 전 세계 농업용 로봇 시장의 38.6%를 차지했으며,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4.5%로 성장하여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172억 9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용 드론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글로벌 농업용 드론 시장 규모는 2023년 49억 8천만 달러로 평가되며, 2032년까지 287억 8천만 달러 규모로 연평균 18.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 농업 기술 도입은 농업 생산성 증대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련 산업의 성장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국 동남부 지역에는 스마트 농업 기술 확산에 따라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를 중심으로 스마트 농업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조지아 대학교(University of Georgia)는 스마트 농업 연구소(Institute for Integrative Precision Agriculture)를 설립해 지역 특산품 수확에 필요한 AI 기반 농업 데이터 분석과 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는 드론 및 정밀 농업 기술 연구를 통해 지역 농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민간 기업 및 스타트업과 협력하여 스마트 농업 기술의 상용화를 가속화하며, 기술 도입을 통해 농업 생산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사점

미국 스마트 농업 산업의 성장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스마트 팜 기술, AI 기반 농업 솔루션, IoT 센서 및 드론 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첨단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은 미국 농업 기술 수요를 바탕으로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맺고 미국 정부의 농업 기술 지원 정책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별 농업 특성을 파악하여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에 맞춘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 농업은 단순히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지역 경제와 관련 산업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국의 최대 농업 수입국인 미국에서 한국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를 발판 삼아 현지 진출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료: USDA, 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 Deere and Company, Marketsandmarkets, Fortune Business Insights, University of Georgia, KOTRA 애틀랜타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