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방 브랜드 철수 이후 부상하는 러시아의 구매대행, 해외직구 시장
- 트렌드
- 러시아연방
- 블라디보스톡무역관
- 2024-11-29
- 출처 : KOTRA
-
텔레그램,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구매대행 시장 성장 중
포스트-소비에트 시절(90년대)에 활약했던 '첼노키'들의 부활
2022년 러-우 사태 이래,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류 브랜드와 기타 명품 브랜드가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다. 대표적으로는 Louis Vuitton(루이비통), Zara(자라)부터 McDonalds(맥도날드), Starbucks(스타벅스) 등이 있다. 러시아 정부는 서방 브랜드가 떠난 자리를 자국 브랜드가 채울 것이라 기대하며, 다양한 산업 육성 정책을 내놨다. 2024년 기준, 성과는 어떨까? 일부는 자국화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러시아 소비자들은 서방 브랜드를 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러시아 소비자들의 수요를 읽은 것일까. 최근 '첼노키(челноки)'들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 '첼노키'란 1990년 초반 페레스트로이카 시절부터 소련 붕괴 이후 90년대 후반까지 러시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보따리 상인 혹은 무역인을 뜻한다. 첼노키들은 물품이 부족하고 혼란하던 90년대에 해외에서 다양한 물품을 가져와 팔았다. 90년대에 활약했던 첼노키들은 러-우 사태 이후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다만, 현대에서 러시아인들은 이들을 '바이어(байер)'라고 부른다.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바이어'들은 고객 주문에 맞춰 물품을 구입하고, 국제 소포로 발송한다. 러-우 사태 이후, 이러한 구매대행 시장 규모는 체계화되고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바이어(구매대행 서비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홍보 글을 여러 군데서 접할 수 있는데, 인터넷 광고홍보 플랫폼인 Avito에서만 약 15,000개의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2024년 기준, 전문적으로 구매대행을 중개하는 업체만 약 300~400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Avito 플랫폼에 올라온 해외 구매대행서비스 홍보 글>
자료: Avito.ru
SNS부터 시작된 구매대행 열풍
러-우 사태 이후, SNS를 중심으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럽에 거주하는 유명 러시아인의 SNS에 계정에 구매대행을 요청하는 구독자들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 외에도, 유럽에 거주하는 러시아계 주민, 러-우 사태를 피해 유럽으로 떠난 러시아인의 SNS에도 비슷한 요청이 오기 시작했다. 점차 수요가 많아지고 시장이 커지자, 유럽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은 스스로를 바이어(구매대행자)라 자칭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 시작했다. 중개업자가 생겨나고, 더 체계화되었다. 따라서 러시아 소비자들은 서방 브랜드의 철수에도 불구하고 ZARA(자라), ADIDAS(아디다스) 등 주요 브랜드를 여전히 러시아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현재 구매대행 서비스는 인스타그램, 텔레그램 등 SNS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래의 텔레그램 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Rhode(로드), Polene(폴렌느) 등 러시아 소비자에게 인기 많은 제품의 맞춤 배송이 가능하다. 배송기간은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20일 이내에 받아볼 수 있다.
<텔레그램에서 운영 중인 구매대행 페이지(구독자 수: 5,100명)>
자료: KOTRA 블라디보스톡무역관
서방 브랜드의 구매대행 절차
우선, 러시아 소비자는 적합한 수수료에 구매를 대행해 줄 '바이어'를 찾아야 한다. 전문적인 중개업자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텔레그램 혹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바이어 찾기' 활동이 이루어진다. 바이어 매칭이 끝나면, 러시아 소비자는 본인이 구매하고 싶은 제품을 바이어에게 알리고 수수료, 운송비, 제품값을 포함한 대행비를 입금한다. 고정 가격이 없으므로 수수료는 개별 판매자에 따라 상이하다. 중국에서 물품이 출발하는 경우, 항공으로는 약 10~15일(kg당 운송료 5~12달러), 자동차로는 15~20일(kg당 2~6달러), 철도로는 30~50일(kg당 2~5달러)이 소요된다. 자세한 주문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구매자는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관심 제품을 찾고, 바이어에게 구매 링크를 보낸다.
2. 바이어는 제품을 구매하고, 해외 물류창고(보통 특정 운송업체의 창고)를 제품 배송지로 선택한다.
3. 바이어는 물류 창고에서 제품을 포장하고 러시아의 구매자에게 소포를 보낼 준비를 한다.
4. 이 과정에서 세관신고서 작성이 요구될 수 있다. 바이어는 종종 이 작업을 수행한다.
5. 바이어들은 보통 여러 주문을 한 박스에 넣어 포장하기 때문에 운송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제한된 품목의 운송 방법
일부 제한된 품목의 경우, 카자흐스탄이나 튀르키예 등을 통해 러시아로 배송되는 경우가 있다. 개인 소포의 경우, 어느 국가를 경유하는지 세부적으로 표기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운송회사가 통상 문서 작업을 하게 된다. 서방 제품을 제 3국을 거치지 않고, 러시아로 직접 운송할 수 있는 간접 재수출 방법도 있다. 절차는 다음과 같다. 유럽의 운송업체가 러시아 우호국의 중개업체와 상품 공급계약을 체결한다. 반면, 상품은 우호국으로 보내지지 않고 러시아와 가까운 발트 3국의 세관 창고로 입고된다. 여기에서 최초 계약(유럽 운송업체-러시아 우호국 중개업체)이 러시아 우호국 중개업체-러시아 최종소비자 간 신규 계약으로 대체되며, 물품은 유럽연합(EU) 국경을 넘어 러시아로 들어간다. 따라서 러시아 소비자들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방 브랜드를 자국 안방에서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 주: 익명의 운송업자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실제와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서방 브랜드의 빈자리를 차지한 중국 제품
러-우 사태 이후, 중국과 러시아 무역량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소비재와 의류 분야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의 해외 의류 수입액에서 중국의 차지 비율은 40%에 달할 정도다. 주중 러시아 대사관의 문화 고문인 막심 체르니쇼프는 이에 대해 "패션, 의유 분야 협력은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와 산업 간 유대강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로 의류 및 신발뿐만 아니라 섬유, 쥬얼리 제품도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의류, 신발 제조업체가 러시아에 공장을 설립하고 있고, 서방 브랜드가 떠난 자리에 러시아 자국기업도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주재 러시아 무역대표부 부장인 엘레나 세르듀코바는 "서방 브랜드의 러시아 시장 이탈에도 불구, 러시아 시장은 활발히 성장하고 있다. 오히려 러시아 디자이너와 자국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렸으며, 러시아 패션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2023년 기준 중국의 對러시아 주요 수출품목>
순위
주요 수출 품목
금액
1
Machinery, nuclear reactors, boilers
222억 달러
2
Electrical, electronic equipment
171억 달러
3
Plastics
45억 달러
4
Footwear, gaiters and the like
34억 달러
5
Optical, photo, technical, medical apparatus
29억 달러
6
Articles of apparel, knit or crocheted
18억 달러
7
Toys, games, sports requisites
17억 달러
8
Paper and paperboard, articles of pulp, paper and board
10억 달러
9
Other made textile articles, sets, clothing(의류, 섬유 등)
5억 9400만 달러
자료: Trading economics
서방 브랜드의 철수는 러시아 브랜드에 기회?
스콜코보 모스크바 경영대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러-우 사태 이후 러시아 의류, 패션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특히 서방 브랜드의 빈자리를 대체하면서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수출도 하고 있다. 국가 디지털 라벨링 시스템인 '체스니 즈낙'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5월 기준 러시아에서 총 222만 개의 의류가 생산되었는데, 이는 전년도 대비 37% 증가한 수치다. 러시아 브랜드 수도 증가했다. 지난 2년 동안 러시아 브랜드 수는 33,000개를 넘어 러-우 사태 이전 대비 7.6% 증가했다. 스콜코보 경영대학원이 러시아 의류 브랜드(대기업 제외)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44%의 기업이 CIS(독립연합국가) 국가 내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인도 및 태국이 주요 타깃 시장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18%였고, 중국과 UAE라 답한 기업은 11%였다. 반면,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한국을 타깃 시장이라고 답한 기업은 거의 없었다.
<2023년 러시아의 섬유, 의료 품목 수출액>
자료: 러시아연방 섬유기업협회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전자상거래 플랫폼)까지 장악한 구매대행 서비스
러시아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선두주자로는 Ozon과 Wildberries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성장한 러시아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는 러-우 사태 이후로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Ozon은 주문 수가 2023년 대비 31% 증가한 9억 5,000만 건을 기록했다. Wildberries도 주문 수가 19% 증가한 13억 건을 달성했다. 온라인마켓 플레이스서 판매자로 등록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러-우 사태 이후 많은 개인사업자들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서 구매대행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중국 혹은 유럽에 위치한 판매자들은 Wildberries나 OZON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러시아로 운송하고 있다. ZARA, Adidas(아디다스), Nike(나이키) 등의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반면, Chanel(샤넬), Prada(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는 텔레그램이나 인스타 페이지를 통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향후 전망
러-우 사태 이후, 러시아 소비자들은 서방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주요 브랜드가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McDonald의 철수가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소비자들은 여전히 서방 브랜드를 주문할 수 있다. 물론 이전보다 비용이 증가하고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구매대행을 해주는 일명 '바이어'의 등장으로 여전히 이전의 소비 수준을 누릴 수 있다. 러-우 사태 이후 러시아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는 지속 성장하고 있다. 성장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구매대행 시장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대내외적으로 트럼프의 당선으로 러-우 사태가 종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 러시아에서는 크게 와닿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제재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고, 이러한 구매대행 트렌드도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존재한다.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자료: 러시아연방 섬유기업협회, 모스크바 스콜코보 경영대학원, KOTRA 블라디보스톡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KOTRA의 저작물인 (서방 브랜드 철수 이후 부상하는 러시아의 구매대행, 해외직구 시장)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
1
홍콩 가정간편식(HMR) 시장 주요 트렌드 살펴보기
홍콩 2024-11-29
-
2
체면 중시하는 중국, 소비 줄어도 성장하는 선물용품 시장
중국 2024-11-28
-
3
이집트 전자상거래, 글로벌 플랫폼, 전문 플랫폼 , 전문 인스타샵으로 다양하게 구성 중
이집트 2024-11-28
-
4
페루 PVC 필름 시장동향
페루 2024-11-29
-
5
2024 인도 섬유 산업 정보
인도 2024-11-29
-
6
스포츠에 진심인 중국인들, 네 가지 포인트로 알아보기
중국 2024-11-25
-
1
2024년 러시아 섬유 산업 정보
러시아연방 2024-12-10
-
2
2024년 러시아 농업 정보
러시아연방 2024-12-02
-
3
2024년 러시아 폴리머 산업 정보
러시아연방 2024-11-27
-
4
2024 러시아 극동 지역 농업 정보
러시아연방 2024-11-06
-
5
2024년 러시아 자동차 산업 정보
러시아연방 2024-10-02
-
6
2021 러시아 자동차 산업
러시아연방 2022-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