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많은 미국인들이 삶의 끝에 대하여 논의하는 것에 더 개방적이 되었다. 또한 이에 그치지 않고 장례 계획을 세우거나 유해를 처리하고 고인을 추억하는 것을 돕는 죽음 테크 기업들이 성장 추세이다. 관련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감소하고 기술 발전이 진행됨에 따라 죽음 기술 시장은 점차 확장될 전망이다.

삶의 끝, 말기 돌봄에 대한 대화에 보다 개방적

미국 헬스케어 기관인 VITAS 헬스케어가 의뢰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78만 명 이상이 사망함에 따라 인해 많은 미국인들, 특히 젊은 인구들이 사망이 가까웠을 때 치료(말기 돌봄)에 대하여 논의하는 것에 더 개방적이 되었다. 약 1,000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이 설문에서 응답자의 대부분인 69%는 말기 돌봄에서 자신들의 원하는 바와 가치에 대해 가족이나 친구와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실제로 이에 대하여 이미 이야기를 한 응답자는 56%에 달했다. 2018년 같은 설문에 대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미 공유했다는 응답은 32%에 불과했는데, 3년이 지난 지금 24% 포인트 큰 증가폭을 기록하였다. 다만 많은 미국인들이 말기 돌봄에 대하여 문서화하는 것에 더 개방적이 되었으나 아직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응답자의 29%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말기 돌봄에 대한 원하는 바, 가치를 문서화할 것 같다고 답했다. 말기 돌봄에 대한 소망과 가치를 문서화하지 않는 이유는 매우 다양했는데 가장 일반적인 이유는 현재 아프지 않음이 42%, 말기 돌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우울함이 26%,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모름이 23%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의료 전문가들이 말기 돌봄에 대해 대화를 시작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료진조차도 2018년 자료에 따르면 99%가 말기 돌봄에 대한 대화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29%만이 관련 훈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기 돌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아 가족들은 상황이 닥쳤을 때 환자가 무엇을 원하거나 원하지 않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5명 중 1명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중병을 앓거나 사망한 가족, 친구가 있다고 답했으나 환자의 희망사항이나 말기 돌봄에 대한 가치관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VITAS 헬스케어는 이제는 환자들의 희망사항과 돌봄의 목표를 기록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라고 밝혔다.

삶의 끝 계획을 도와주는 죽음 테크(Death Tech) 기업들

대유행 이전에도 이미 장례 계획을 세우며, 유해를 처리하고 고인을 추억하는 것을 돕는 죽음 테크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대유행은 삶의 끝 계획에 대한 인식에 큰 영향을 미쳐 죽음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관련 서비스를 고려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죽음 테크는 최근에 생겨난 것은 아니다. 2012년 forever.com은 사용자들에게 온라인 상에서 고인의 디지털 사진 저장 공간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산업은 점점 더 죽음, 사별과 관련된 더 넓은 범위의 틈새시장에 점점 더 집중하고 있다. 죽음 테크 기업들은 대유행을 사업의 기회로 이용하기보다는 슬픔에 잠긴 가족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선하고, 언택트 시대에 맞는 디지털화를 가속시켰다. 현재 활용도가 높아진 가상 기념관은 대유행 종료 이후 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 있지만, 기타 디지털화된 서비스들은 지속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트러스트 앤 윌(Trust & Will): 법률 양식, 정보 제공 온라인 서비스

유언, 신탁, 후견 같은 법률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비용이 매우 높지만 트러스트 앤 윌의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약 30만 가구가 이미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최근 들어 밀레니얼 부모, 신규 주택 구입자들의 가입이 특히 증가 추세인데, 이는 자신의 부모들이 과거에 행한 실수에서 배우거나 온라인에 익숙한 세대가 쉽게 관련 지식을 얻어 죽음 이후 자산 계획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업체는 2022년에도 관련 시장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으며, 고객들이 개인 재산에 대하여 계획을 할 때 가상화폐나 기타 디지털 자산을 포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으로 보았다.

<트러스트 앤 윌의 플랜 예시>

[자료: Trust & Will]

에테르네바(Eterneva): 고인을 기억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사진이나 보석과 같은 물건은 남은 가족들에게 매우 중요할 수 있다. 텍사스 오스틴 소재 스타트업인 에테르네바는 죽은 이의 재 또는 머리카락에 있는 탄소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의 재로도 가능하며 에테르네바 매출의 약 40%를 차지한다. 가격은 색상과 크기에 따라 상이한데, 무색 다이아몬드의 경우 약 3,000달러에서 5만 달러 사이이다. 지난 4년간 1,000여 명의 고객을 위해 약 1,500개 제품을 생산하였으며 2021년 Capstar Ventures, Goodwater Capital, NextCoast Ventures, 억만장자인 Mark Cunam으로부터 천만 달러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에테르네바는 이제 전통적인 장례식에 대한 요구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향후 개인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확대·발전시킬 계획이다.

<에테르네바 제품 가격>

[자료: Eterneva]

리컴포즈(Recompose):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장례 방법

유해를 나무로 만들거나 매장·화장 과정을 생분해 가능하도록 만드는 등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기업들이 있다. 워싱턴주 시애틀에 소재한 리컴포즈는 자연의 원리를 이용해 유해를 흙으로 돌려보내면서 탄소 배출을 줄여 자연환경을 개선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리컴포즈는 우리 몸과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유익한 미생물에 의한 자연유기환원(Natural Organic Reduction), 즉 인간 퇴비화의 방식을 이용한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매장이나 화장보다 리컴포즈를 선택하는 사람마다 1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며, 전통 방식에 비해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은 1/8로 줄일 수 있다.

<리컴포즈의 방식 예시>

[자료: Recompose]

라이프웹 360(LifeWeb360): 고인을 기억할 수 있는 스크랩북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소재한 라이프웹360은 가족, 친구들이 고인과의 추억을 수집하고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제공 기업이다. 라이프웹360 사이트 내 글, 사진, 영상 링크 공유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행사 시에 사용 가능한 사진 슬라이드 쇼나 공유 사진 저장 등의 부가 서비스는 추가 비용을 내고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사진, 글을 인쇄본으로도 구입할 수 있다.

시사점

미국에서는 1946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인구가 약 7600만 명이며, 매일 1만 명이 65세가 되고 있다. 팬데믹 종료 이후에도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령화는 죽음 테크 시장 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다. 한 가상 장례 서비스 제공업체의 관계자는 KOTRA 달라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특히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회사가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전하며, 서비스의 내용이나 비용면에서 사용자들의 만족도도 높게 나타나고 있어 팬데믹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도 여전히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Farewell, Cake, Lantern, Parting Stone, Everdays, DeadHappy 등 삶의 끝 계획과 관련하여 죽음 테크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상위 10개 스타트업의 총모금액은 1억3,000만 달러에 달한다. 죽음 이후에 대한 대화와 논의가 더 일어날수록 관련 상품, 서비스는 더욱 다양해지고 시장이 확장될 것으로 보이므로 기술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의 틈새시장 발굴이 필요한 때이다.

<10대 죽음 테크 스타트업>

[자료: Pitchbook]

자료: VITAS Healthcare, NY Times, Business Insider, Recompose, Pitchbook, Trust & Will, KOTRA 달라스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