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데이터 세계에서 주목받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미국 기업평가 전문 웹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는 매년 '미국 최고의 직장 50위'라는 보고서에서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으로 1등을 차지하고, 2012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뽑은 21세기 가장 섹시한 직업에서도 최고로 뽑힌 직업이 있다. 바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은 무엇을 하는 직업일까. 이들은 이공계와 문과의 모든 요소를 지닌 사람들로 보는 것이 맞다. 이들은 현재 존재하는 방대한 Raw 데이터를 수집해 구조화하면서 가공과정을 거쳐 기업이 그 데이터를 활용해 전략 수립 및 액션을 취할 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이러한 특징 때문에 수학, 컴퓨터 공학, 데이터 관리 및 분석을 모두 일정하게 잘해야 한다.

이처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서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지속해서 높아지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세상 속 방대한 데이터가 흘러넘치며 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해 기업의 경영 가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로 가공하는 것이 기업의 성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지금도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의 데이터가 쉴 새 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방대한 데이터를 소유하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해 트렌드를 읽어내며 기존의 알아채지 못했던 경영실수를 발견하거나 앞으로의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데이터 사이언스를 활용해 성공한 글로벌 기업으로는 미국의 아마존, 이베이, 넷플릭스,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기업들이 많다. 이들은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알맞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추천목록도 형성하고 소비자들이 지속해서 자신들의 플랫폼과 서비스를 사용하게 만들고 있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현상

글로벌 컨설팅 기관 매켄지(McKinsey&Company)는 매년 데이터사이언티스트들의 수요는 12%씩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부족 현상으로 미국 회사들은 돈을 더 지급하고서라도 이들을 모시고 가려고 하는 실정이다. 간단하게 수요는 높은데 인력이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2012년과 2014년 사이 미국 내 평균 연봉의 인상률은 2% 정도였지만,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직장의 인상률은 16%라고 조사됐다. 다른 직종보다 수요가 높고 공급이 적기 때문에 연봉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미국 구인·구직 대표 기업 글래스도어의 자료에 따르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의 평균 연봉은 12만8240달러(약 1억5000만 원)로 조사됐으며 이는 미국에서도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매켄지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시에는 미국은 2024년까지 약 25만 명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계법인 PwC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직의 수요는 대도시들에서 가장 높다고 조사됐다. 캘리포니아와 뉴욕시들이 가장 높은 수요가 있는 지역으로 각 도시에 위치한 글로벌 IT 기업들과 금융, 컨설팅 기업 및 기관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

미국 데이터사이언스 수요조사

자료원: PwC

IBM의 조사에 따르면, 데이터 사이언스와 분석에 관련 직종은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해 2020년까지 약 36만4000개에서 272만 개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예측은 사회에서 데이터는 지속해서 형성돼 쌓이고 있으며 더 많은 기업이 순수 데이터를 가지고 가치 있는 정보를 얻어내려는 노력과 투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컨설팅, 금융, IT 기업들 모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마케팅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효과적인 광고와 전략을 통해 사람들의 소비를 끌어내려 하고 있다. 컨설팅 또한 다른 기업들과는 남다른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며 이를 가공하고 의미있는 정보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기업 입장에서는 데이터 사이언스를 활용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도입 등 금융 시스템에 효과적인 분석을 가져다줄 수 있는 변화가 진행 중이다.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에서 내놓은 데이터 사이언스 취업 관련 자료를 보다 보면 같은 결론이 형성된다. 관련 직장은 많아지는데 걸맞은 인재들이 부족해 채용 과정에서 항시 사람이 부족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에 위치한 글로벌 기업들의 채용 전략은 무엇일까. 미국에 부족한 관련 직종의 인재들을 유능한 외국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로 대체해 취업비자 스폰서를 통해 채용하고 국가에 더 많은 외국인 취업비자를 발행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외국인 STEM 전공자들 취업비자 비율 높아

미국에서 2012년부터 올해(2017년)까지 지속해서 나오고 있는 이민과 취업의 공통 토픽은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전공자들의 부족 현상이다. 2012년 Forbes와의 인터뷰에서 IBM의 부회장 로드니(Rodney) 씨는 미국의 STEM 전공자 부족 현상이 국가의 성장을 더디게 하고 있다고 하며 미래에 이공계 전공자들의 수요는 취업 시장에서 크게 높아질 거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1950~1960년대에 유명 과학자들과 이공계 종사자 중 전 세계의 40% 정도가 미국인들이었지만 2017년 10월 기준 현재는 15% 정도라며 미국인 STEM 인재 부족 현상에 대해 말했다. 미국의 이공계 종사자들은 미국인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인한 위기를 지속해서 말해오고 있지만, 미국인들 중 이공계 전공자들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 글로벌 기업들이 선택한 것은 유능한 외국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을 자신들의 회사로 취업시키는 것이다. 전미 이민자문위원회(American Immigration Council)가 2017년 6월에 발표한 미국 내 STEM 분야 외국인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STEM 분야에 종사하는 외국인 비중은 1990년 11.9%에 그쳤지만 2015년에는 24.3%까지 증가해 최근 취업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연구조사전문기관 PewResearch의 조사도 이와 비슷한 트렌드를 보여준다. 미국에 있는 유학생들이 취업비자를 쟁취할 수 있는 단계 중 하나인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는 유학생들에게 전공에 따라 1년에서 최대는 3년까지 미국에서 취업하게 허락하는 제도이다. OPT 프로그램을 신청한 외국인 학생 중 실제로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는 STEM 분야 학생들이 약 75%를 차지해 비 STEM 전공자들의 58%보다 앞서고 있다. 2017년 포브스(Forbes)는 취업비자 정책이 유능한 외국인 STEM 전공자들의 미국 취업에 방해가 되며 이는 전체적으로 미국 기업들의 발전을 막고 더 나아가 나라의 발전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7년 현재 취업비자는 1년에 8만5000명에게만 부여되는 반면, 신청하는 자만 매년 20만~30만 명이어서 미국에서 유능한 인재들을 놓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취업비자 허용인원을 2017년 현재 기준인 8만5000명보다 더 늘려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 특히 IT산업 리더들(마이크로 소프트 회장 빌 게이츠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등)또한 공개적으로 유능한 이민자들의 중요성을 어필하고 있어 앞으로의 정책 향방이 주목된다.

자료원: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