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건축자재 시장진출을 위한 조언

송승필 주식회사 TMC 대표    

저희 회사는 건축자재를 위주로 판매를 해 그동안 제가 일본시장에서 거래해오는 건축자재에 대해서 간단히 적어보고자 합니다. 전부는 아닙니다만 일본에서는 보통 건축자재의 경우 공식 판매가가 수입가의 3~4배로 책정합니다. 실제 판매 시 3~4배 가격을 전부 받고 판매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일본시장 유통구조는 한국과 많이 달라 대리점(1차, 2차, 특약점 등)이나 상사를 통하지 않고서는 전국 판매가 불가능합니다. 이 경우 공식판매가의 30~40% 가격으로 상사나 대리점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또한 상사나 대리점 등도 거래 하청업체에 이윤을 붙여 거래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과 같은 복잡한 유통구조가 아니다 보니 한국 업체 분을 만나게 되면 판매가만 보고 왜 이렇게 이윤을 많이 붙이고 판매하는가 또는 한국에서 얼마에 팔리는데 일본 갖고 와서 판매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고 착각하시는 분을 많이 보게 됩니다.

지금은 거의 똑같은 사양에 비슷한 가격의 제품이 넘쳐 흘러나는 시대입니다. 어떤 유통경로 또는 판매방식을 통해서 판매하는가가 비즈니스의 핵심인 시대라고 생각합니다만 어떤 루트를 통해서 판매할 것인가를 한 번 더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또한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일본 업체와의 거래는 신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소한 것 하나부터 서로 믿고 힘들 때 도와주는 상관습이 아직 강하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거래 시 계약서 작성도 중요하며 처음부터 많은 오더는 없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차근차근 신용을 쌓아가다 보면 더 큰 거래, 장기간의 거래가 가능한데 한국 업체는 빨리빨리 문화가 있다 보니 기다리는 것에 약한 것 같습니다.

먼저, 일본 업체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예: 저렴한 가격, 높은 품질, 유니크한 제품, 단납기 등)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안하는 게 필요하며 처음에 무조건 거래를 트고 보자는 생각으로 계약을 하고 거래를 하다보면 반드시 나중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일단 좀 더 끈기를 갖고 상대를 믿고 함께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계약서는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추가 디테일한 계약서를 작성하셔서 가격변동이나 품질문제시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해 결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상대편에게 현재 이런 상황이니 좋은 조건에 제품을 공급하지만 환율변동이나 국제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상황이 바뀔 경우 공급자측에 대한 배려 (가격조정) 문구도 넣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 업체와의 거래할 때 가장 아쉽게 느끼는 점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점입니다. 일본 총대리점 계약을 해 놓고도 다른 큰 업체가 물량이 많은 경우 다른 에이전트나 상사를 통해서 거래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됩니다.

영업 독점을 함부로 주는 것도 리스크가 크지만, 일단 독점권을 인정한 이상, 믿고 서포트해 주어야 하는데, 좋은 조건이나 규모가 큰 업체가 등장하면 메뚜기 같이 금방 이전 약속을 잊어버리고 기존 업체를 저버리는 케이스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의 영업은 한국과 다른 점이 너무 많은데 한국에서의 영업방식으로 일본시장에도 통하리라고 생각하는 업체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한국 업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식으로 글을 쓴 것기도 합니다만 저는 한국 제품이 그래도 아직까지 중국산에 비해 품질이 좋기 때문에 조금만 노력하면 일본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아쉬운 점이 크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엔화 약세로 건축자재시장도 수입제품의 경쟁력이 조금씩 없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일본은 2020년 올림픽도 있고 공공사업에 대한 수요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회는 있다고 봅니다. 한국 업체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극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