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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한일 현지 비즈니스 관행 및 상관습의 차이
  • 외부전문가 기고
  • 일본
  • 오사카무역관 김경미
  • 2014-07-24
  • 출처 : KOTRA

 

일본 현지 비즈니스 관행 및 상관습

- 상거래와 상담(商談)을 중심으로 -

 

일본 고난대학 교수 김태호

 

 

 

한일 간의 제반 사항을 표면적으로만 보면, 다방면에 있어 유사점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점도 있다. 특히, 상거래와 상담(商談)에 대해 그 내막을 깊숙이 고찰하면 상이한 점이 눈에 많이 띈다. 따라서 한일의 상이한 점을 이해하지 않고 일본인과 상거래나 상담(商談)에 임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때로는 서로의 관계를 어렵게 만들거나 오해마저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일본인에게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인 '혼네(本音): 속마음'과, 마음에도 없으면서 겉치레로 하는 소리인 '다테마에(立前): 겉치레'가 있다는 것쯤은 보통의 한국인이라면 잘 알고 있는 사항이다. 그러나 이 점의 이해만으로 일본인과의 상거래나 상담(商談) 시의 관행을 간파하기는 힘들다.

 

우선 하기(下記)의 말을 통해 한국인 자신의 일본인관에 대해 주목을 해 보기로 하자. 이는 역으로 한국인 자신의 의식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한국인은 '저 사람은 사쿠라야!'라는 말을 자주 내뱉는다. 이 말에서 한국인은 왠지 '벚꽃'보다는 일본어인 '사쿠라'라는 단어를 고집하여 쓴다. 여기에서의 사쿠라는 변절, 내지 변절자와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 다시 말하자면 일본인이 변절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사쿠라가 이러한 변절, 내지 변절자의 이미지로 한국인에게 각인이 되었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의 논리가 잠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일본의 국화(國花)를 벚꽃으로 인식하여 일본인과 벚꽃을 등식화한 점과 또 하나는 일본인은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고 모호하며 태도를 잘 바꾼다는 점이다. 이 양자가 결합하여 한국인의 사쿠라에 대한 인식이 정착되었다고 짐작된다. 그러나 일본의 국화(國花)는 국화(菊花)다. 게다가 일본인이 태도를 잘 바꾼다는 점의 변절은 일본인의 의식 세계를 잘 모르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 생각된다.

 

위의 예시를 통해 본 한국인이란 어떤 정한 일에 대해 태도를 유보하거나 방향을 바꾸면 사쿠라라는 비난을 퍼붓는다. 즉, 이는 한국인은 흑(黑)이 아니면 백(白)을 명확히 하고, 중도론이 없는 양극 의식, 즉 흑백이론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흑백을 가리다'라는 말도 양극 의식을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양극 의식을 엿볼 수 있는 표현은 한국어뿐만 아니라, 일본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흑백을 가리다'와 동일한 의미인 '白つける(시로쿠로츠게루)'라는 어구(語句)가 있다. 즉 일본인도 한국인과 같은 흑백의 대립 축을 형성하는 어구는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일본인은 흑백의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회색(灰色) 존(Zone)을 더 강하게 가지고 있다. 이 회색 존은 흑백의 존보다 훨씬 더 넓은 영역을 차지한다. 덧붙이자면 전근대의 오행설에서는 회색의 개념이 없었고, 또 흑과 백은 상극(相克)이 아니라 상생(相生)의 색채였다.

 

일본인은 좀처럼 '예스(Yes)' 또는 '노(No)'라는 명확한 대답을 잘 하지 않는다. 일본인의 '하이(はい)'는 예스가 아니고, '듣고 있다'는 정도의 의미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흑백의 어느 쪽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애매한 회색적인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상담(商談) 시 '前向きに討します(마에무키니 겐토시마스).'라는 말은 일본인의 대표적인 회색 존의 대답이라 하겠다. 한국어로 말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라는 의미가 될 것이다. 이 대답에 대해 한국인은 긍정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일본인은 긍정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부정적인 대답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일본어에는 '玉虫色の答弁(다마무시이로노 토벤)'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 또한 예스와 노의 어느 쪽으로도 해석을 할 수 있는 회색 존의 대답이다.

 

한국인은 이 예시에서 본 일본인의 대답에 대해 긍정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은 일본인의 대답이 부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태도를 바꾸는 일본인, 즉 사쿠라라고 비난한다. 게다가 일본인은 일상생활에서 '~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흑백 의식이 강하고 예스, 노를 확실히 하는 한국인에게는 격화소양인 표현이다. 그런데 일본인의 이런 점을 알아야 그들의 의식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상거래나 상담(商談) 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국인의 가치관만을 가지고 일본인과의 상거래나 상담(商談)을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하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일본인과의 상거래나 상담(商談) 시, 회색에 가까운 반응으로부터 실질적인 대답을 듣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

 

즉, 첫째,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상거래를 성립시킬 욕심이 앞서 맞추기 어려운 납기(納期)를 약속하는 것은 금물이다. 둘째, 푸짐한 접대로 거래를 성사시키려고 하면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인은 아무리 훌륭한 대접을 받아도 상거래나 상담(商談) 시, 미흡한 점이 있으면 거래를 하지 않는다. 셋째, 일본에서는 비록 기업의 CEO라고 해도 상거래나 상담(商談) 시, 언제나 저자세(低姿勢)로 일관한다. 따라서 한국에서 회사 경영이 잘되고, 자금 사정이 좋다고 하더라도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특히, 통역을 동반할 경우, 통역자를 낮은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은 상담(商談)의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넷째, 항상 솔직하고 모순이 없는 언행으로 일관해야 한다. 시장의 잡상인처럼 갑자기 가격을 깎아 준다든지 하는 것은 신용을 떨어뜨린다. 다섯째, 철저하게 자료를 준비하고 정확한 설명을 해야 한다. 특히 상담(商談) 시 철저하게 자료를 준비해서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여야 한다.

 

위에서 언급해 온 것과 같이 속내를 잘 보이지 않고 회색 존을 가지고 있는 까다로운 일본인인 반면, 한 번 상거래에 합의하게 되면 특별한 사정과 이유가 없는 한 거래를 파기하는 일은 드물다. 지속적인 관계의 유지나 새로운 상거래와 상담(商談) 시 이와 같은 일본인의 의식을 알고 신뢰를 구축해 가면 일본시장은 물론이거니와 나아가 세계의 시장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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