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전략적 협력과 갈등

- ‘협력’을 강조하는 우호적인 분위기는 미-중 상호의존성 심화를 방증 -

- 세계 패권을 둘러싼 세계 최강국과 2위국 간 갈등과 협력은 교차할 전망 -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전략적인 대화” (2013.6.7~8.)

 

 ○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인공 휴양지인 랜초미라지 서니랜즈에서 비공식 정상회동을 진행

  - 7~8일 이틀간 격의 없는 분위기 속에서 양국 정상은 총 8시간 동안 함께 시간을 보냄.

  -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공개브리핑에서 “매우 전략적인 대화였다”면서 오바마 2기와 시진핑 10년의 출발점에서 이뤄진 이번 회담의 상징성을 강조함.

 

□ 왜 전략적인가?

 

 ○ 양국이 협력 가능한 분야와 협력할 수 없는 간극을 확인하는 시간

  - 구체적인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회담이 아닌 친분과 신뢰를 쌓는 데 목적을 둠.

  - 두 정상은 양국 간 협력이 가능한 분야, 혹은 입장차를 좁힐 수 있는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에 대해 확인하려는 의도가 깔려있기 때문에 전략적임.

 

□ 미-중 정상회담 주요 이슈

 

 ○ 북한문제, 사이버 안보, 기후변화, 아시아 지역 안정, 경제통상 이슈에 대해 논의

  - 오바마 대통령은 기후변화 문제와 북한 문제를 중국과의 협력과제로 언급함.

  - 첫날인 7일에는 외교·안보 큰 틀의 양국관계 등을 주제로 1차 정상회담과 기자회견을 가졌고, 2차 회담이 진행된 8일에는 경제문제를 논의함.

 

□ 협력을 약속한 분야

 

 ○ 기후변화: 수소화불화탄소(HFC) 생산 및 소비 감축을 위한 노력과 협력을 약속

  -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슈퍼 온실가스’로 불리는 수소화불화탄소(HFC)* 생산 및 소비 감축에 적극 나서기로 함.

   * 수소화불화탄소(HFC)란? 냉장고와 에어컨 냉매로 사용되는 수소화불화탄소는 오존층 파괴물질인 염화불화탄소(CFC)의 대체물질로 개발됐으나 교토의정서에서 감축해야 할 여섯 가지 온실가스로 분류됨.

 

 ○ 북한문제: 오바마-시진핑, 북한 ‘핵 국가’로 인정 못해

  - 양국 정상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합의

  -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처를 공동으로 마련하는 등 양국 간 협력과 대화를 강화하기로 약속함.

  - 시진핑 주석이 미국 쪽에 6자 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노력에 나서자는 요청을 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6자 회담 재개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짐.

 

 ○ 경제통상 이슈: 오바마,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약속

  - 오바마 대통령은 상호 간 광범위한 경제관계는 양국의 안정과 번영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해 공통된 인식을 하고 있음을 피력함.

  - 미국은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장려하고 미국의 고급기술이 중국에 수출될 수 있도록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무역과 에너지 등 다양한 협력을 강화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힘.

 

 ○ 미-중 관계: 시진핑 주석, 신형 대국 관계 제안

  - 시진핑 주석은 세계 양대 경제체인 양국은 서로 보완적이면서도 이익이 융합된 경제관계를 이루기 때문에 양국의 발전과 세계경제 성장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함.

 

□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숨겨진 균열과 대립각

 

 ○ 사이버 안보와 지적재산권 침해, 미국의 대타이완 무기 수출, 남중국해의 영토 분쟁, 중국의 환율 조작에 대해서는 양국의 이견 때문에 공개 성명서를 발표하지 않음.

 

 ○ 사이버 안보와 지적재산권 침해

  - 오바마 대통령은 사이버 해킹과 지적재산권 침해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심각성을 인식하고 진상조사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자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시 주석은 중국의 사이버 해킹을 부인함.

 

 ○ 미국의 대타이완 무기 수출

  - 시진핑 주석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 판매를 하지 말 것을 요청함.

 

 ○ 남중국해 영토 분쟁

  - 중극은 남중국해가 중국의 영토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짐.

 

 ○ 환율 조작

  - 중국은 자국의 통화보호정책을 옹호했을 뿐만 아니라 양국의 주요 통상 이슈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짐.

 

 ○ 경제 통상

  -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대미국 직접투자의 장애*에 대해 얘기하며,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환경 개선 및 고급기술 수출제한 완화, 중국의 미국 내 자산 안전 보장을 요구함.

 

※ 중국의 대미국 직접투자 장애란?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테크놀로지는 2008년 미국 통신장비업체 3Com과의 합작사업을 추진했으나 통신네트워크 보안에 대한 미국의 우려 때문에 미국 정부의 승인을 얻는 데 실패했음. 2년 후 스프린트 넥스텔에 수십억 달러 어치의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려던 계획도 미국 정부의 개입으로 무산된 바 있음. 최근 중국의 육류가공업체인 솽후이도 미국 돈육 가공업체인 스미스필드 사 인수에 합의했지만, 인수합병이 성사되려면 미 재무부 외국인투자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미국 내 반대로 최종인수까지는 난항이 예상됨.

 

□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가 예상됐지만 논의되지 않은 이슈

 

 ○ 중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가능성

  - 미-중 정상회담 하루 전인 6일에 미국의 하원의원 266명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TPP에 환율 조작을 규제하는 새 규칙을 포함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음.

  -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려는 시도뿐만 아니라 중국의 TPP 참여 논의를 막으려는 사전포석으로도 해석될 수 있음.

  - 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TPP 협상 참여 가능성’에 대해 연구해 왔지만, 미국은 “중국이 TPP에 참여하려면 TPP의 높은 기준과 규칙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함.

  - 미국은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가 국영 기업(SOC)에 대해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국영기업의 시장 왜곡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왔음.

  - 국영 기업은 중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국영 기업에 대한 규제는 중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음.

  - 국영기업과 환율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변하지 않는 한, 중국의 TPP 참여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함.

 

□ 시사점 및 전망

 

 ○ 중국의 변화된 태도와 발전한 미-중 관계

 

 1) 북한 문제

  - 북한에 영향력이 있는 중국이 공개적으로 “북한 핵무기 불용” 입장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한반도 정세 미칠 영향이 주목됨.

  - 조만간 열릴 남북한 장관급 회담에도 미-중 회담 결과가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임.

 

  2) 환경 문제

  - 중국은 2009년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회의에서 그린하우스 가스를 감축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적극 반대해 무산시켜 미국이 크게 반발한 적이 있음.

  - 그 당시의 서먹했던 미-중 관계와 비교했을 때 이번 정상회담은 우호적인 미-중 관계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음.

  -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수소화불화탄소(HFC) 생산 및 소비 감축을 위한 협력 약속은 중국의 유연해진 태도와 변화를 엿볼 수 있음.

 

 ○ 갈등은 최소화하면서 협력을 통한 실속 챙기기

  - 미-중 간의 화합과 협력을 강조한 수사적 표현에서 양국이 협력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음.

  - 중국이 신형대국 관계를 강조하는 것도 미국과의 불필요한 갈등은 최소화하면서 자국의 국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음.

  - 이는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앞으로 양국은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노력할 전망

 

 ○ 계속되는 패권 경쟁: 미국의 ‘아시아 중시’ 대중국의 ‘중화 민족의 부흥’

  - 협력을 증진하면서도 오바마 정부는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정책으로 아시아․태평양에서 영향력을 키우며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할 것임.

  - 중국은 ‘위대한 중화 민족의 부흥’을 이룰 전략적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국력을 키워나가는 등 세계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과 협력은 교차할 것으로 전망함.

 

 

자료원: 워싱턴 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일간지, 브루킹스 연구소,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CSIS), KOTRA 워싱턴 무역관 보유자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