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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디지털 화폐 정책 동향
  • 경제·무역
  • 독일
  • 프랑크푸르트무역관 윤유현
  • 2024-08-26
  • 출처 : KOTRA

디지털 유로와 비트코인 비교

독일 정부의 디지털 유로 추진

 

독일 중앙은행인 독일연방은행은 유럽중앙은행(ECB)과 협력하여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 가능성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 현재 ECB가 주도하는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는 유로존 내 디지털 화폐 도입 가능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소비자와 기업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소매용 CBDC 도입을 목표로 하며, 금융 시스템의 현대화와 효율성을 높이는 의도를 담고 있다. 독일연방은행에 따르면, 독일과 유럽중앙은행은 지난 2년 동안 디지털 유로 설계와 배포 가능성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왔으며, 2023년 10월부터는 이 프로젝트가 더욱 구체화되는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준비 단계에서는 디지털 유로의 세부 설계, 법적 프레임워크 마련, 그리고 사용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기술적 인프라 구축 등이 다뤄지고 있다.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유럽 내 결제 시스템의 주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주권 강화는 유럽 국가들이 외부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독일연방은행은 현재 유럽의 결제 시스템이 주로 외국의 대형 IT 기업들이 운영하는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이 결제 시스템을 독립적으로 통제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외국 기업이 유럽 내 결제 데이터를 관리하거나 특정 상황에서 서비스 제공을 중단할 경우, 유럽 내 금융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유럽 내에서 개발된 기술과 법적 규제에 따라 운영되는 독립적인 디지털 결제 수단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에 따르면, 이를 통해 유럽 소비자와 기업은 외부 의존 없이 신뢰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 개발을 촉진하여 스마트 계약과 자동화된 결제 등 새로운 기술 기반의 금융 상품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디지털 유로는 유럽 전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공공 디지털 화폐로서,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과 디지털 경제를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트코인에 대한 독일 정부의 입장

 

독일 정부는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 디지털 유로와 비트코인에 대해 비교적 개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디지털 유로는 유럽 중앙은행의 감독 아래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며, 전자 결제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동시에 기존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거래가 가능해지며, 금융 환경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비트코인과 그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한 독일 정부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중앙 권위의 개입 없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첫 번째 암호화폐로, 분산형 네트워크를 통해 금융 거래의 투명성과 보안성을 강화한다. 이러한 특성은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와 상호 보완적인 측면이 있어, 암호화폐가 금융 세계에서 혁신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독일 정부 내에서도 논의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2020년 암호화폐 증권법(Krypto-Wertpapiergesetz)을 시행하여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고, 관련 기업들이 정식 금융 서비스 제공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로 인해 독일 내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관련 기업들이 더욱 활성화되었으며, 독일은 유럽 내에서도 암호화폐 규제에 앞장서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독일 정부는 포괄적인 블록체인 전략을 채택하여,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계약 관리, 공급망 관리, 에너지 거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에너지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생산, 저장, 소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분석하여 투명성을 높이고 거래 비용을 절감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뿐만 아니라 에너지, 물류 등 여러 산업에서 혁신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하며, 이를 통해 독일 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임을 강조한다. 이처럼 디지털 유로와 비트코인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독일 금융 시스템의 발전을 촉진하고 있으며, 독일 정부는 두 기술 모두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디지털 유로와 비트코인 비교

 

독일에서 디지털 유로와 비트코인은 각각 중앙은행의 법정 통화와 탈중앙화된 암호화폐로서 상반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안정성, 결제 속도, 프라이버시, 유동성, 환경적 영향 등 다양한 측면에서 두드러진다.

 

1) 안정성과 신뢰성
디지털 유로는 유럽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관리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로, 높은 안정성과 신뢰성을 제공한다. 유럽중앙은행은 디지털 유로가 기존 금융 시스템과 통합되어 안정적인 가치 유지와 더불어 상업은행 및 전통적인 금융 기관에서 쉽게 채택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에서 운영되며, 중앙 관리 기관이 없는 구조 덕분에 검열 저항성과 프라이버시 보호가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가격 변동성이 커, 안정성 면에서는 법정 통화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2) 결제 속도 및 비용
디지털 유로는 유럽중앙은행이 관리하는 인프라를 통해 신속하고 저렴한 결제가 가능하다. 기존 금융 시스템과 통합되어 있어 사용자들이 친숙한 환경에서 쉽게 디지털 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네트워크 과부하 시 결제 속도가 느려지고 수수료가 상승할 수 있다. 독일 연방은행은 이러한 점에서 비트코인이 디지털 유로에 비해 결제 효율성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3) 프라이버시와 익명성
디지털 유로는 유럽중앙은행이나 관련 금융 당국이 거래 내역을 기록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법적 규제를 철저히 준수하는 동시에 돈세탁 방지와 같은 법적 요구사항을 충족한다. 반면 비트코인은 거래가 블록체인에 기록되지만, 사용자의 신원 정보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더 큰 프라이버시를 제공한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비트코인이 사용자에게 더 많은 프라이버시 보호와 자산 관리의 자유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4) 채택과 유동성
디지털 유로는 유로존 전역에서 법정 통화로서의 지위를 확보할 예정이며, 높은 유동성과 사용 편의성을 갖춘다. 반면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주로 거래되며, 법정 통화로의 채택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독일 내에서 비트코인의 법적 지위는 인정되었으나, 디지털 유로만큼의 유동성은 보장되지 않는다.

 

5) 환경적 영향
디지털 유로는 기존 금융 시스템을 활용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현저히 적다. 비트코인은 작업증명(Proof of Work)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거래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독일 재무부는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기업 진출에 미치는 영향

 

독일에서 디지털 화폐가 도입되면 금융 산업 전반에 걸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제 시스템의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거래 비용이 감소하며, 특히 국경 간 결제가 더 원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독일 정보통신산업협회(BITKOM)에 따르면, 디지털 화폐 도입은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고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전통적인 은행업 및 중소형 금융기관들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큰 도전 과제가 될 수 있으며, 이에 대응하는 전략 마련이 필수적일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기업들이 독일 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디지털 결제 및 핀테크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이 확대되며, 특히 보안 기술 및 데이터 관리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한국 기업들이 독일 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질 것이다. 또한 BITKOM은 디지털 화폐 도입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 문제를 중요한 이슈로 다뤄야 한다고 언급하며, 한국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유로의 도입은 독일 및 유럽 금융 시스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한국 기업들은 이를 통해 독일 시장에서의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자료: 유럽중앙은행, 독일연방은행, 독일연방 법무부, 독일연방 재무부, 독일 정보통신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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