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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 저작권 침해 소송, 미국 대법원의 판단은?
  • 투자진출
  • 미국
  • 로스앤젤레스무역관 김윤정
  • 2023-06-22
  • 출처 : KOTRA

팝 아트 거장 ‘앤디 워홀’과 사진작가 ‘린 골드스미스’의 긴 법정 다툼 종지부

저작물의 상업적 사용에 초점 맞춰진 판결, 향후 저작권 침해 사안 판도 바꿀 듯

지난 5월 18일 팝 아트의 거장으로 유명한 미국의 화가 겸 영화 프로듀서 ‘앤디 워홀(Andy Warhol)’과 미국의 사진작가 ‘린 골드스미스(Lynn Goldsmith)’ 간의 기나긴 법정 다툼에 대법원이 종지부를 찍었다(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vs. Goldsmith). 본 판결은 ‘근 20년 사이의 가장 중요한 저작권 공정사용 판결’이라는 업계의 판단을 받고 있다. 미 대법원은 이번 재판에서 7-2로 제2연방순회항소법원의 의견에 동의했다. 대법원이 새로운 저작물에 대 예술적 기여에서 벗어나 상업적 우려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이는 향후 저작권 침해 사안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

 

[자료: Library of Congress]

 

앤디 워홀 시각 예술 재단 vs. 골드스미스 사건 개요


본 분쟁은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1년 사진작가인 린 골드스미스(Lynn Goldsmith)는 Newsweek 매거진의 의뢰를 받아 당시 미국에서 떠오르던 뮤지션 ‘프린스 로저스(Prince Rogers)’의 사진을 찍었고 Newsweek는 골드스미스의 사진을 기사로 게재했다. 이후, 골드스미스는 자신의 프린스 사진 중 하나를 다른 매체인 Vanity Fair 매거진에서 1회만 사용하도록 제한적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한편 Vanity Fair는 앤디 워홀을 고용해 해당 사진을 사용 일러스트를 제작하도록 의뢰했다. 이렇게 골드스미스의 사진으로 워홀이 만든 프린스의 보라색 실크스크린 초상화는 1984년 Vanity Fair 매거진에 기사와 함께 실렸고 Vanity Fair는 골드스미스에게 400달러의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했다.

 

<1984년 Vanity Fair의 의뢰로 워홀에 의해 재탄생한 프린스 사진>

 

[자료: 대법원 판결문]


이후, 2016년 프린스의 사망 이후 Condé Nast 매거진(Vanity Fair의 모회사)이 프린스를 기념하는 잡지 발간을 기획하면서 그 표지로 워홀의 프린스 이미지를 사용하기 위해 앤디워홀시각예술재단(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으로부터 1만 달러에 ‘오렌지 프린스’ 이미지의 라이선스를 구매했다. 한편, 골드스미스는 2016년 해당 잡지를 보기 전까지는 워홀의 프린스 시리즈를 전혀 알지 못했고 잡지를 본 뒤 앤디워홀시각예술재단에 저작권 침해를 통보하게 된 것이다.

 

<프린스를 기념하는 2016년 Condé Nast 매거진 표지>

[자료: 대법원 판결문]


해당 잡지 표지로 사용된 오렌지 프린스는 워홀의 프린스 시리즈 16개 작품 중 하나로, 프린스의 주황색 실크 스크린 초상화다.


<워홀이 제작한 프린스 시리즈>

[자료: 대법원 판결문]


저작권 침해의 예외 사항 ‘공정사용(Fair Use)’


앤디워홀시각예술재단은 경고장을 받은 후 법원에 확인을 구하는 ‘확인판결의 소(Declaratory Judgment)’ 및/또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공정사용(Fair Use)’을 주장했고 골드스미스 역시 저작권 침해에 대한 반소를 제기했다. 2019년,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은 워홀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후 골드스미스가 항소한 제2연방항소법원에서는 골드스미스의 손을 들며 앞선 지방법원의 판결을 뒤집었고 최종적으로 대법원 역시 2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워홀 재단이 주장하는 공정사용은 ‘자유로운 창작과 혁신의 무한한 장려’와 ‘배타적 권리 부여 및 정당한 창작자 인센티브 보장을 통한 창작 장려’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과제 아래, 특정 상황에서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저작물의 무단 사용을 허용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법원에서는 저작권 침해의 예외 사항인 17 U.S.C. §107의 공정사용(Fair Use)을 판단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네 가지 요소를 고려한다.


첫째, 원 저작물의 사용 목적 및 특성(상업적 용도인지 또는 비영리 목적인지 여부 포함); 둘째,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원저작물의 성격; 셋째, 저작권 보호를 받는 저작물 전체 대비 사용된 부분의 양과 중요성; 넷째, 저작권 보호를 받는 저작물의 사용이 해당 저작물의 잠재 시장과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다. 아래에서는 각 요소에 대한 지방법원과 항소법원의 구체적인 판단에 관해 더 상세히 살펴본다.


공정사용에 대한 지방법원과 항소법원의 판단

 

1. 공정사용 첫 번째 요소 – 원저작물의 사용 목적과 특성


본 요소는 원저작물이 본질적으로 상업적인지의 여부와 원저작물의 이용이 변형적(Transformative)인지의 여부 등을 중요하게 검토한다.

 

(1) 지방법원

최초 지방법원은 프린스 시리즈 작품이 주로 상업적이지만, 일부는 박물관에 기증고 재단은 워홀의 작품 라이선스를 통해 얻은 수익을 재단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에 사용했기 때문에 이 작품은 시각 예술 전반에 대한 공익을 지원한다고 볼 수 있으며, 온전히 상업적이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워홀의 변형은 요란하고 부자연스러운 색채를 사용하며 프린스의 몸통을 제거하고 얼굴과 목선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기존 사진과는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제한된 상업적 성격이 희석될 정도로 변형적이라고 판단했다. 워홀의 메릴린 먼로(Marilyn Monroe)나 마오(Mao)와 같은 다른 유명 작품들도 그 인물의 사실적 사진으로 인식되기보다는 ‘워홀’로 인식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프린스 시리즈의 각 작품은 더 이상 골드스미스의 프린스 사진과 무관하게 ‘워홀’로 인식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지방법원은 본 요소에서 워홀의 손을 들어주었다.

 

(2) 항소법원

항소법원은 지방법원에서 Koeltl 판사가 공정사용 요인을 평가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지방법원이 미술 비평가의 역할을 맡아 문제가 되는 작품의 의도나 의미를 확인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프린스 시리즈는 골드스미스의 사진에서 파생된 것이 분명하며, 워홀의 작품이 골드스미스 사진의 필수요소를 크게 추가하거나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므로 변형 저작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항소법원은 워홀 재단이 오렌지 프린스에 대해 라이선스를 준 목적이 순수하게 상업적이 아니라는 데에는 동의으나, 그 수익 창출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더라도 워홀 재단이 골드스미스 작품의 권리에 대한 가격 지급 없이 수익을 창출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따라서 항소법원은 워홀 재단이 첫 번째 요소에서 공정사용 방어에 실패했다고 판단하며 골드스미스의 손을 들어주었다.

 

2. 공정사용 두 번째 요소 - 원저작물의 성격


두 번째 요소에서 중요하게 검토되는 사항은 그것이 발행된 저작물인지, 발행되지 않은 저작물인지 여부와 창작적 저작물인지 사실적 저작물인지의 여부이다.


(1) 지방법원

일반적으로는 해당 사진이 침해 이전에 출판된 적이 없다면 원저작권자의 손을 들어주어야 하나, 본 건은 골드스미스가 출판한 적은 없지만 워홀의 사용을 위해 라이선스를 주었기 때문에 지법은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2) 항소법원

항소법원은 지방법원이 판단한 두 번째 요소에 있어서도 차이를 드러냈다. 워홀이 일러스트 제작 시 참고 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골드스미스가 본인의 프린스 사진 중 하나에 대해 Condé Nast에 제한적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해도 출판 여부와 출판 시기를 결정할 권리가 골드스미스에게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골드스미스의 사진은 출판된 적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항소법원은 첫 번째 요소의 판단 기준인 ‘작품의 변형 여부’를 살필 필요 없이, 본 두 번째 요소는 골드스미스에게 유리하게 판단돼야 했다고 밝혔다.


3. 공정사용 세 번째 요소 – 원저작물 전체 대비 사용된 부분의 비중과 중요성


본 요소는 원저작물에 있는 자료를 차용한 부분에 대한 판단을 말한다. 작은 부분을 차용하는 것이 많은 부분을 차용하는 것보다 공정사용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작은 부분을 차용하더라도 그것이 저작물의 핵심을 구성하고 있는 경우, 즉 중요성이 높은 경우에는 공정사용에 반하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1) 지방법원

골드스미스는 ‘워홀이 프린스의 얼굴만을 사용으나 그 얼굴이 전체 저작물의 본질’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지방법원은 워홀이 원본 전체에서 프린스의 얼굴만 사용함으로써 사진에 대한 저작권 보호 가능 요소를 거의 모두 제거다고 판단하며 본 세 번째 요소에서 워홀 재단의 손을 들어주었다.


(2) 항소법원

세 번째 요소인 원저작물의 사용 부분에 대해서 항소법원은 워홀이 골드스미스의 사진에서 일부분을 삭제했다는 사실은 인정으나 해당 프린스 사진에 대한 광범위한 저작권은 골드스미스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항소법원은 워홀의 프린스 시리즈 이미지는 골드스미스 사진으로 즉시 알아볼 수 있으며, 워홀의 작업 과정에서 골드스미스 사진의 특정 부분을 최소화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증폭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항소법원은 워홀의 작품은 변형된 2차 저작물이라기보다는 동일한 작품의 다른 형태, 즉 고 대비 스크린 프린트로 표현된 것에 가깝다고 판단하며 골드스미스의 손을 들어주었다.


4. 공정사용 네 번째 요소 - 해당 사용이 저작물의 잠재적 시장이나 가치에 미치는 영향


본 요소는 원저작물을 사용해 제작된 작품이 원저작물의 기회를 뺏거나, 시장 가치를 낮추는 등의 피해를 주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1) 지방법원

지방법원은 워홀의 작품과 라이선스 시장은 ‘워홀을 위한 시장’이라 판단했다. 이 시장은 골드스미스와 같은 사진의 라이선스 시장과는 구별되는 동시에 골드스미스는 시장에 진입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으므로 지방법원은 본 네 번째 요소의 평가에서도 워홀에 유리한 결과를 도출했다.


(2) 항소법원

항소법원은 프린스 시리즈가 ‘워홀’로 인식됨으로써 혁신적이라는 지방법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해당 논리를 적용할 경우 필연적으로 유명인의 표절 특권이 생겨날 것이며, 유명한 예술가의 스타일이 더 뚜렷해질수록 해당 예술가는 타인의 창의적 노동을 훔칠 여지가 더 커지는 것이라며 지방 법원의 의견을 일축했다. 법원은 전적으로 법을 초점으로  판결해야 하며, 워홀의 작품에 대한 미학적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항소법원은 거듭 강조했다.


요약하자면, 지방법원은 네 가지 공정사용(Fair Use) 요소를 고려한 뒤 위와 같이 네 가지 요소 중 세 가지 요소에서 워홀 재단이 우세하다고 판단한 바에 따라 워홀의 손을 들어주며 약식판결(Summary Judgment)을 내렸다. 그러나 제2항소법원은 네 가지 요소 모두 골드스미스가 유리하다고 판단하며, 지방법원의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의 판단


워홀 재단은 항소법원에서 골드스미스의 손을 들어준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요소에 대해서는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법원은 워홀 재단이 이의제기한 첫 번째 요소에 관해서만 판단고 2023년 5월 18일 대법원은 골드스미스의 손을 들어준 제2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첫 번째 요소에 대해 작품 자체보다는 두 작품의 사용 목적과 성격을 고려했다. 앤디 워홀이 오렌지 프린스를 제작할 때 의도한 의미나 메시지가 아닌, 워홀 재단이 2016년 Condé Nast에 실크 스크린 이미지를 라이선스한 목적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대법원은 ‘워홀의 예술적 보강이 골드스미스의 사진을 크게 변형시켜 두 작품의 목적과 성격이 다르다’는 워홀 재단의 주장에 흔들리지 않았고 골드스미스의 원본 사진과 워홀의 프린스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서로 차이가 있다고 해서 워홀 재단의 사용이 변형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또한 오렌지 프린스의 라이선스를 취득한 워홀 재단의 목적은 1981년 골드스미스가 잡지사에 라이선스를 준 것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며, 그 사용에는 상업적 성격이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대법원은 워홀 재단이 골드스미스 사진의 무단 사용에 대한 다른 설득력 있는 정당성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항소법원의 판결과 입장을 함께 하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한 대법원은 네 가지 법적 공정사용 요건에 대해서도 서로 분리해 취급서는 안 되며, 저작권 목적에 비추어 모든 요소를 검토하고 그 결과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사점


대법원에서도 강한 반대 의견이 나왔던 것처럼 업계에서는 이번 대법원의 판단이 라이선스와 로열티로 인한 창의성의 차단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우리 기업에서도 타인의 저작물을 활용해 상행위를 하는 경우, 본 판결이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을 숙지해야 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반드시 유의해야 할 사항들은 아래와 같다.


먼저, 향후 우리 기업들은 △작품 간의 목적과 전달하는 메시지가 상이하다 하더라도 원저작물과 차용 저작물 간의 상업적인 사용과 목적이 동일한지를 우선 판단해야 하겠다. 또한 △원저작물을 사용한 새로운 작품에 새롭고 독창적인 내용이 확연히 두드러져 단순히 파생적 저작물이 아닌 ‘변형 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해당 저작물의 사용이 상업적 목적이 되는지에 대한 사용 목적과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정사용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 사용에 있어 법원의 판단에 부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항상 관심을 기울이고 판단해 보아야 하겠다.


미국 내에서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의 사용에 대한 추이가 이렇듯 변화한 만큼, 우리 기업들은 위의 유의 사항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아울러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의 사용이 필요한 경우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상의 우리 기업의 사용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는지, 공정사용이  침해를 벗어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확실한 확인이 필요하겠다. 만약 저작권 침해의 우려가 있는 경우, 우리 기업은 반드시 저작권자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해당 저작물의 사용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자료: 미국 대법원 판결문(https://www.thetmca.com/files/2023/05/Warhol-Decision.pdf), 미국 저작권사무소(https://www.copyright.gov/fair-use/), 미국 뉴욕 남부 지방법원 판결문(https://law.justia.com/cases/federal/district-courts/new-york/nysdce/1:2017cv02532/472094/84/), 미국 제2연방순회항소법원 판결문(https://www.govinfo.gov/content/pkg/USCOURTS-ca2-19-02420/pdf/USCOURTS-ca2-19-02420-0.pdf), The New York Times(https://www.nytimes.com/2023/05/19/arts/design/warhol-prince-supreme-court-copyright.html),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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