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TP 체결 현황

2022년 12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제45차 아세안-EU 정상회의에서 쩐홍하(Tran Hong Ha) 베트남 부총리는 JETP(Just Energy Transition Partnership) 협약에 서명하며 베트남 탄소중립 실현의 진정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베트남은 올 8월 31일 공표된 'JETP 이행 계획을 위한 결정문 제1009/QĐ-TTg호(Resolution No. 1009/QĐ-TTg)'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협약 이행 계획을 마련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베트남은 G7 국가(독일,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프랑스), 노르웨이, 덴마크로부터 2050년 탄소배출량 넷제로(Net-zero) 목표 실현을 위한 청정에너지 전환에 활용될 155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게 되었다. 이번 JETP 협약은 탄소중립과 관련된 베트남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쩐홍하 베트남 부총리 JETP 협약 서명식 사진>

주: (왼쪽) 쩐홍하 베트남 부총리 겸 천연자원환경부(MONRE) 장관

(가운데) 조셉 보렐(Josep Borrell)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오른쪽) 그레이엄 스튜어트(Graham Stuart)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DENSZ) 장관

[자료: Tuoi Tre]

JETP란 무엇인가?

JETP(Just Energy Transition Partnership)는 선진국이 대규모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자금을 제공하는 네트워크이다. 베트남의 경우 3~5년간 155억 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으며, 이 중 2억은 보조금 형태로 무상제공, 153억은 차관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전환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개발도상국의 석탄 화력 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청정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받는 취약계층과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직업 훈련 제공, 대체 일자리 창출 등과 같이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보장하는 사회적 노력도 수반된다. 

최초의 JETP는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하 COP26)에서 영국, 유럽 연합(EU), 미국, 독일, 프랑스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3~5년간 총 85억 달러(약 11조원)를 지원할 것을 약속하며 시작되었다. 이후 두 번째 JETP 협약은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 G20 정상회담에서 인도네시아가 체결했고, 베트남은 2022년 12월 제45차 EU-아세안 정상회의에서 JETP 협약을 체결하며 세 번째 JETP 협약 국가가 되었다.

JETP 지원 대상 국가들은 현재 석탄 의존도가 높지만 향후 재생에너지 발전 잠재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들로 구성되었다. 지원 자금은 보조금, 차관, 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며, 공공 및 민간 부문이 모두 함께 재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렇게 제공된 자금은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는 데에 사용된다.

베트남의 경우 IPG(International Partnership Group)가 공공 부문으로서 77억 5,000만 달러, 민간 부문에서는 GFANZ(Glasgow Financial Alliance for Net Zero)가 나머지 77억 5,000만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IPG는 현재 G7국가에 더해 EU, 덴마크, 노르웨이로 구성되어 있다. GFANZ는 글로벌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민간 부문 자금 제공을 위해 COP26에서 설립된 금융기관 간 연합체이다.

<GFANZ 민간 금융기관 명단>

[자료: GFANZ]

베트남의 탄소 배출 현황

베트남은 전력 생산에서 석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베트남은 2021년 석탄 발전량이 111.1TWF로 세계 12위를 차지했으며, 아세안 국가 중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영국의 한 시장조사기관(Global Change Data Lab)에 따르면 베트남의 발전량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1.5%에 불과했으나 2013년부터 급격하게 증가해 2021년은 51.3%에 달했다. 특히 제조업 활성화로 인해 지난 10년 동안 전력수요가 꾸준히 증가했으며, 이런 추세가 지속되는 경우 2025년 석탄 수요는 94~95만 톤, 2030년에는 125~127만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베트남 발전원별 발전량 추이>

(단위: %) 

[자료: Global Change Data Lab]

또한, 베트남은 매년 석탄 의존도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량 측면에서도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2000년 베트남의 탄소 배출량은 5,260만 톤이었으며, 이 수치는 10년 뒤 6배 이상 증가하여 3억 2,601만 톤까지 증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2021년 기준 아세안 국가 내 탄소 배출량 순위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등 아세안 권역 내에서도 높은 탄소 배출량을 기록하였다.

<1960~2021년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

(단위: 100만 톤)

[자료: Statista]

한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이하 IPCC)'의 “기후변화 2022: 영향, 적응 및 취약성(Climate change 2022: Impact, Adaptation and Vulnerability)"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가장 취약한 국가(Most Vulnerable Countries) 그룹에 속한다. 이와 같이 베트남은 전력 안보 보장 및 환경 보존을 위해 석탄을 대체할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따라서 베트남은 이번 JETP 협약에 따른 선진국으로부터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고 탈(脫)석탄 및 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JETP를 통해 베트남은 무엇을 달성하고자 하는가?

쩐홍하 부총리가 발표한 JETP 선언 이행 계획에 따르면 베트남은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 촉진을 통해 2050년까지 넷제로 목표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동기식 스마트 인프라를 갖춘 에너지 산업을 발전시켜 국가 에너지 안보 및 개발 목표 보장, 에너지 전환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기여할 예정이다.  또한 JETP 이행을 위한 기술 이전, 관리(Governance), 인력 양성 및 재정 지원에 있어, 협력국의 지원을 수용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 2023년 8월 31일자 총리 결정문 제1009/QD-TTg호, KOTRA 하노이무역관 종합]

시사점 및 진출 전략

베트남은 이번 JETP를 통해 본격적으로 탈석탄화 및 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기후 문제 및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관련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의 석유 및 가스 관련 국영기업(페트로 베트남) 산하 페트로 베트남 연구소(Vietnam Petroleum Institute, VPI)의 D 박사는 ”석탄 화력 발전을 줄이는 데 있어 가장 시급한 해결책은 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하는 것이다. 발전원 이외에도 송전 시스템, 배터리 저장 등 에너지 저장 분야 기술 개발에 투자하려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JETP의 의의를 강조했다.

이러한 베트남의 시장 동향을 미루어 볼 때 한국 기업도 베트남의 탄소중립 기술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하노이무역관에 첫 탄소중립 지원센터를 개소하고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하여 우리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KOTRA는 다가오는 11월 한국에서 탄소중립 지원센터 및 거점 10개소를 활용하여 '글로벌 넷제로 커넥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관련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인 우리 기업은 해당 행사 참가를 통해 사업 기회 및 잠재적 파트너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작성: 김주언, 이지은

자료: Tuoi Tre, GFANZ, Global Change Data Lab, Statista, 2023년 8월 31일자 총리 결정문 제1009/QD-TTg호, KOTRA 하노이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