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기업들은 생산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자동화 기기를 도입하고 있다. 자동화 기기란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기술의 적용을 의미하며, 로봇 공학 및 원격 측정, 전기 광학, 사이버 보안, 프로세서 측정 및 제어, 시스템 통합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다. 제조업 분야는 로봇을 사용하여 생산 라인을 자동화하고, 물류 업계는 자율주행 차량을 도입하여 창고 운영을 효율화하며, 의료에서는 의료용 로봇을 투입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자동화 기기 도입 사례 및 현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싱가포르 자동화 산업 시장 규모

싱가포르 경제개발위원회(Economic Development Board, EDB)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 공학 및 제조 자동화와 같은 첨단 제조업은 싱가포르 전체 제조업의 10%를 넘는 규모(생산량 기준, ‘24년 1월 발표)로 9만여 명이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odor Intelligence가 발표한 ‘싱가포르 자동화 산업 시장 규모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 자동화 산업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3억 미국달러였으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2023-2030)이 7.01%로 2030년에는 5억 미국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싱가포르 자동화 산업* 시장 규모 및 전망>

(단위: US$ 백만)

* 주: 산업용 공정 프로세스 자동화 기준이며, 이를 재고 관리, 제조 및 상품 생산과 같은 산업 공정을 모니터링 하기 위한 하드웨어와 함께 컴퓨터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

[자료: Mordor Intelligence]

또한, 자동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로봇’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해외 시장 분석 업체 Statista가 발표한 ‘싱가포르 산업용 로봇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 시장은 2024년에 1억 8000만 미국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산업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 2024-2028, 수익기준)은 3.41%로 2028년에는 시장 규모가 2억 미국 달러를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싱가포르 로봇 시장 규모>

(단위: US$ 백만)

[자료: Statista]

싱가포르 내 자동화 도입 추세 및 사례

NIKKEI ASIA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높은 교육 수준의 인재 양성, 투자 유치를 통한 기술 확보, 첨단 인프라 구축, 그리고 혁신적인 제조업 정책 등 다양한 요소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제조업 내에서 자동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로봇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일례로, 일부 레스토랑에서는 서빙 로봇이 무거운 음식을 옮기고 병원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의료 로봇을 도입하고 있으며, 건축물 완공 후 건물을 검사할 수 있는 건설용 기계 등이 도입되었다.

① ‘산업 4.0(Industrial 4.0)’ 기술 도입

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싱가포르 기업들은 ‘산업 4.0’ 기술을 제조 공정 과정에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 중이며 그 외에도 정부와 여러 산업 간 협력을 통해 자동화 기술이나 기기를 도입하고 있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위원회(EDB)는 싱가포르에서 산업 자동화의 도입이 늘어나는 이유로 ‘높은 작업 성과’, ‘구조의 안정성’, ‘좋은 품질’ 등을 꼽았으며, 산업 자동화에 대한 수요에는 기술 분석, 구매량, 비용, 가격 분석 및 규제 등과 같은 다른 중요한 요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산업 4.0’: ‘산업 4.0’ 또는 ‘Industrial 4.0’은 제조업과 같은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을 활용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생산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개념

The Business Times에 따르면, 물류 산업에서도 자동화 및 기술을 도입해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인력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물류 시스템이나 인공지능을 이용한 시나리오 분석 등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물류 프로세스가 이에 해당된다. 대표적인 예로, 싱가포르 항만청(The Port of Singapore Authority, PSA)은 완전 자동화된 세계 최대 규모의 항만을 조성하는 ‘Tuas Mega Port’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40년에 완공 예정인 프로젝트로, 완공 시 연간 처리 용량이 6500만 TEU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의 여러 항만을 통합한 투아스 항구가 완공되면, 자동화를 적용한 세계 최대 규모의 기술 기반 항구가 되며 이는 싱가포르가 물류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자동화 기술을 채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② 스마트 공장 구현

싱가포르는 항공 및 제조 산업에서도 자동화 기기를 도입하며 스마트 공장 구현 및 구축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항공기 제조업체 GE Aerospace는 싱가포르 경제개발위원회와 협력해 싱가포르의 항공기 엔진 수리 시설(Seletar Aerospace Park 내 위치)을 스마트 공장으로 변환하는데 1,100만 미국 달러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최첨단 기술과 프로세스를 도입해 엔진 수리를 혁신화하는 것이 목표다. 독일의 시멘스 그룹은 2023년 6월에 싱가포르에 새로운 공장 건설을 발표했다. 새로운 공장 설립에는 2억 유로가 투입되며, 디지털 트윈 및 지능형 하드웨어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공장 내에서 고도로 자동화된 제조 공정 기술이 적용되는데, 이 스마트 공장 시설은 2025년에서 2026년 사이에 운영될 예정이다.

2023년 11월 싱가포르에 공식 오픈한 현대자동차 그룹의 혁신센터(Hyundai Motor Group Innovation Center in Singapore(HMGICS))는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혁신 센터로서 평가된다. 이 센터는 자동차 제조 공정, 연구 및 개발이 진행되며, 생산라인은 컨베이어벨트 대신에 가로 약 5m, 세로 약 3m의 동그란 소규모 작업장인 '셀(cell)’을 사용하는데, 각 셀에는 작업자 한 명과 4족 보행 로봇 한 대만이 배치되어 자동차를 조립한다. 각 셀에서 사용되는 로봇은 국내 두산 그룹에서 개발한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에 첫 투입되어 현대차 아이오닉5의 생산 공정에서 주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로봇, 인공지능 및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싱가포르는 미래 지향적인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다. 시설 관리 부분에서도 로봇 기술이 적용되며, 싱가포르의 ‘웨스트론 로보틱스’는 로봇을 활용하여 회사들의 시설 관리를 보조하고 시설의 안전을 지원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웨스트론의 순찰 및 시설 감시 로봇 개>

[자료: 웨스트론 공식 홈페이지]

③ 의료 부문에서의 자동화 기술과 AI 기술 협력

싱가포르 의약품 개발 관련 단체 EDDC(Experimental Drug Development Center)는 중국의 기술 스타트업 ‘XtalPi’와 협력해 XtalPi의 자동화 기술을 연구 및 약품 개발에 적용하고 있다. 이는 XtalPi의 자동화된 합성 솔루션과 EDDC의 연구개발이 더해져 인공 지능과 로봇 기술을 활용하여 연구 작업을 가속화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시너지를 준다. 이를 통해 두 기업은 약물 연구 분야에서 혁신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고 연구 과정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로봇이 간호사의 업무를 보조하거나 환자를 모니터링 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례도 있다. 싱가포르의 로봇 기술을 발전시키고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국가 로봇 프로그램 협회 National Robotics Programme (NRP)의 책임자인 퀵 통 분 교수는 의료용 로봇을 개발하여 현지 의료 업계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를 더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나의 사례로, 싱가포르 창이 종합병원은 응급실에서 의약품 및 담요를 배송하고 환자와 가족에게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을 배치하고 있으며 일부 병원에서는 다양한 환자 신체 부위의 수술에 사용되는 원격 로봇 기술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중풍 환자의 신체 능력 회복을 돕는 재활 로봇, 노인들과 소통하는 AI 로봇도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로봇들은 의료 분야에서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수술의 정밀성을 높이며, 환자들의 회복을 촉진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적인 기술로 사용되고 있다.

 <의료 기관 로봇 활용 사례: 의약품 전달 로봇, 노인과 소통하는 AI 로봇>

[자료: Changi General Hospital 공식 홈페이지]

자동화 도입 관련 싱가포르 정부의 지원 내용

싱가포르 경제개발위원회(Economic Development Board, EDB)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기업들이 자동화 기기를 산업에서 활용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세금을 일부 면제해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화 기기를 도입하는 공장은 생산 시설을 확장할 때 혹은 기술을 적용할 때 큰 자금이 필요 할 수 있는데, ‘Land Intensification Allowance’나 ‘100% Investment Allowance Scheme’와 같이 기업이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 때 혜택을 주는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아래는 싱가포르의 주요 관련 인센티브에 관한 내용이다.

<싱가포르 정부의 혁신 기술(4.0 기술) 도입 지원 제도>

[자료: 싱가포르 경제개발위원회(Economic Development Board, EDB)]

시사점

시장 분석 회사 Meticulous의 ‘동남아시아 자동화 기기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의 로봇 활용과 산업 자동화 도입을 위한 “정부의 이니셔티브”와 기업의 자동화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 증가” 등이 싱가포르 자동화 기기 시장의 꾸준한 성장에 필요한 요소로 분석됐다.

싱가포르는 지리적 면적이 크지 않다 보니 제조공장 규모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제조업이 GDP의 20%를 차지하고 정부가 제조업 육성 전략(Manufacturing 2030)을 펼치는 등 제조업이 싱가포르 경제에서 중요한 한 축임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산업의 자동화 기기 도입이나 공장 자동화가 싱가포르 제조업의 미래 방향 중 하나로 주목 받고 있다. ‘Meticulous’ 시장 분석 전문가는 산업 자동화 기술 중에서도 특히 정밀 센서 및 계측, 미세 전기 가공 시스템(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MEMS), 스마트 제조, 사물 인터넷, 3D 프린팅이 싱가포르의 장기적인 경제 성장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언급했다. 기술 스타트업의 재직자 S씨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제조업체들은 생산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동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기대되며, 싱가포르 정부와 산업 간의 협력은 사업 자동화 기술 시장의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THE BUSINESS TIMES, 싱가포르 경제 개발 위원회(Economic Development Board, EDB), 링크드인, Modor Intelligence, GE Aerospace, 싱가포르의 국가 의약품 발견 및 개발 조직 (Experimental Drug Development Center, EDDC), NIKKEI ASIA, 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 (NTU), Changi General Hospital, Weston Robot, Meticulous, KOTRA 싱가포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