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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전력위기 속 태양광 전환 박차…수입선 다변화·저장장치 확대가 향후 성패 판가름
- 트렌드
- 쿠바
- 아바나무역관 이명준
- 2026-04-20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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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너지봉쇄 4개월차에 접어든 쿠바, 전력위기 타개 위해 태양광에너지 전환 가속화
일부국가 부품 의존도 높고 배터리 저장장치(BESS) 부족으로 위기 해소에 한계
미 제재에 대한 사전검토 후 저장장치 및 고효율 모듈 등 틈새 진출 가능성 주목
지난 2025년 12월 시작된 미국의 대쿠바 에너지 봉쇄가 4개월차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은 해상을 봉쇄하고 쿠바에 들어가는 모든 석유를 차단하며 정권교체와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으나, 쿠바는 연료배급제 도입과 제트연료 급유중단 등 초강수 카드를 잇따라 꺼내들며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쿠바 발전시설은 대부분 화석연료 방식이다. 국내 석유 생산량은 자국 일일 수요량의 40%를 대기에도 부족하다. 40년 이상 운영해온 노후한 화력발전소는 에너지 손실률이 16%에 달해 수리가 시급하지만, 경제제재 때문에 부품을 구하기 어렵다.
에너지 봉쇄의 여파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된다. 병원과 학교도, 관광객이 북적이던 호텔들도 불이 꺼지고 있다. 만성화된 정전은 서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태양광은 쿠바의 전력부족 문제를 단기간 내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쿠바 동부 쿠바 동부지방 홀긴(Holguín) 주의 건물 태양광 패널>

[자료: 쿠바 Cubasolar 협회]
전력위기 속, 태양광은 단순한 친환경 정책이 아닌 생존 전략
쿠바는 2014년에 친환경에너지 전환 정책을 발표하면서, 2050년까지 국가 전력생산의 100%를 신재생발전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도전적인 목표에도 불구하고, 10년이 지난 2024년 신재생에너지 점유율이 5%에 그치면서 2030년까지 24% 달성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2025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부는 발전비용이 kWh당 20센트가 넘는 화력발전보다, 6센트 수준으로 저렴하고 화석연료가 필요 없는 태양광 발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24년 5%에 그친 재생에너지 비중이 2025년 10%로 2배 상승했으며, 발전량은 전년대비 3배로 기록적인 증가폭을 보였다. 또한 쿠바는 일조량이 높아 태양복사 잠재력이 하루 약 5KWh/㎡ 수준을 기록하는 등 태양광발전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어 조건도 유리하다. 영연방 싱크탱크인 전환안보프로젝트(TSP)의 케빈 캐시먼 연구원은 80억 달러의 투자로만으로도 쿠바 전력 수요의 93.4%를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2026년에도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최근 쿠바는 태양광 발전소 52개소를 설치해 1,000MWp 이상의 전력을 확보, 낮시간 전력소비량의 38%를 태양광으로 충당하고 있다. 올 2월에는 쿠바 재무부가 관보를 통해 태양광 설비 및 부품 수입관세 면제, 재생에너지 투자 법인에 최대 8년간 수익세 면제, 재생에너지 관련 경제활동 주체에 대한 소득세 감면 등의 제도적 인센티브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에너지 전환은 산업 분야만의 트렌드가 아니다. 2026년 민간 태양광 부문은 이미 ‘보급 초기’ 단계를 넘어 ‘가속과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일반 주민이 쉽게 접근할 만한 가격은 아니나, 대출과 가족송금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설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자연히 태양광 설비 조달 및 설치사업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아바나의 한 설치업자는 2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일반주택 태양광 패널을 매일 1~2건씩 설치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쿠바 대통령실 발표에 따르면 쿠바에서 민간사업체 2,247곳, 국영기업 900곳 이상, 일반주택 6,765가구가 태양광발전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태양광이 산업·생활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올 들어 쿠바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2026년 17%까지 높이고, 2030년 목표 비중인 24%를 조기 달성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 봉쇄라는 초유의 압박 속에, 태양광은 단순한 친환경 정책에 그치지 않고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국가적 생존 전략이 되었다.
중국 의존도 심화, 저장장치 부족 등 한계 상존
그러나 쿠바의 에너지 전환은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한계가 있다. 쿠바 관영매체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말 쿠바에 1GW 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무상 공급하고, 최근에는 니켈 등 쿠바의 천연자원을 태양광 패널과 교환하는 협정도 체결하는 등 쿠바의 에너지 전환에 핵심적인 파트너로 성장하고 있다. 이렇게 중국산 장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호환이 용이한 전력저장장치, 인버터 등 관련 주변기기 제품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은 2024년 4800만 달러에서 2025년 1억 1700만 달러로 두 배 이상 급증했고, 배터리 수입액은 8배나 증가하는 등 중국에 대한 쿠바의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서부 아르테미사(Artemisa)주의 5MW 규모 태양광 발전소 준공식>

[자료: 쿠바 대통령실]
시민들의 체감도가 높지 않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전국에 산발적으로 건설중인 태양광 발전소들은 배터리 저장장치(BESS) 부족으로 주로 낮에만 가동된다. 전문가들은 1,000MW의 태양광 설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최소 100MW 이상의 저장장치가 필요하며, 배터리 저장장치 없이는 피크시간 수요 대응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최근 동부 홀긴(Holguín) 주 등에서 50MW 규모의 BESS 시범 운영이 시작되었지만, 전국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텍사스 대학교의 중남미 에너지 연구소 호르헤 피뇽 (Jorge Piñon)은 "현재의 방식은 배터리 시스템 부족으로 한계가 있다"며, "24시간 가동할 수 있는 대규모 배터리 없이는 쿠바의 전력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홀긴(Holguín) 주 배터리 전력저장장치(BESS) 설치 현장>

[쿠바공산당 지방위원회 기관지]
시사점
최근 쿠바는 에너지 봉쇄에 따른 복합 위기 속에서 태양광 설비 확충을 가장 효율적인 대응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조성, 세제 인센티브, 배터리 저장장치 도입이 동시에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2026년은 쿠바의 에너지 전환이 계획 단계에서 실행 단계로 넘어간 분기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국 기업은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고효율 태양광 모듈 및 EPC서비스, 인버터 및 주변기기 부품, 장단기 유지보수(O&M) 서비스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쿠바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KOTRA 아바나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쿠바의 태양광 산업은 유리한 자연환경과 에너지 전환 정부정책이 맞물려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에너지 저장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한 장비 도입과, 에너지 자립을 이루기 위한 재생에너지 중심 설계를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쿠바에서 태양광 발전소 조성 및 패널, 인버터, 배터리 생산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며 "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가지고 있는 한국 기업은 보세창고를 통한 판매나 도·소매점의 개설뿐 아니라 기술협력 등 파트너십 형태의 진출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쿠바 시장 진출시 유의할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미국의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지 사전 법률검토는 필수이다. 쿠바에서는 다자금융기관(세계은행, IDB) 활용이 어려워 프로젝트 파이낸싱에도 제약이 있으므로, 투자금 송금이나 대금결제, 수익금 반출 등 금융구조 전반에 대한 사전 대책 마련도 중요하다. 따라서 단기적인 단독 진출보다는,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쳐 중장기적으로 ODA, KSP(경제개발경험공유) 등 무상원조를 활용한 공적 개발협력 방식 또는 현지 민간 기업 파트너십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자료: 쿠바 대통령실 보도자료, 쿠바에너지광업부(MINEM) 에너지전환국가전략, 쿠바상공회의소 인터뷰, 쿠바 관영매체 Cubadebate, 당 기관지 Granma, 영연방 싱크탱크 전환안보프로젝트(TSP) 보고서, 에너지 싱크탱크 Ember사, OnCubanews 언론기사, CubaSolar 협회, KOTRA 아바나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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