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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관세 합의 이후, 통상 재편 속 공급망 협력 전략의 기회
  • 통상·규제
  • 독일
  • 프랑크푸르트무역관 박소영
  • 2025-07-31
  • 출처 : KOTRA

EU, 전략적 통상 안정성과 에너지·공급망 협력에 무게

독일 수출 산업, 구조적 부담 확대 속 전략적 대응 가능성 주목

통상 환경 전환기, 우리 기업도 공급망 기반 협력과 틈새 진출 기회에 대한 전략적 대응 필요

美-EU 간 관세 합의, 전략적 무역 재편의 신호탄

 

2025년 7월 27일(일)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은 양측 간 새로운 관세·무역 합의를 공식 발표하였다. 이번 합의에 따라 자동차를 포함한 대부분의 유럽산 제품에는 15%의 일괄 관세가 적용되며, 철강·알루미늄에는 기존의 50% 징벌적 관세가 유지된다. 다만, 일부 항공·우주 부품, 화학 물질, 제네릭 의약품, 반도체 장비, 농산물, 중요 원자재 등은 상호 무관세 대상으로 지정되었고, 철강 및 알루미늄에는 향후 쿼터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의약품 역시 일시적으로 면세 품목에 포함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정책 재조정을 언급하며, 일부 품목에 대한 추가 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EU는 기존 최대 27.5%에 이르던 미국의 자동차 특별관세를 피하면서도 자동차를 포함한 광범위한 품목에 대해 15%의 관세를 수용했고, 이에 따라 통상적으로는 전례 없는 양보를 한 셈이 됐다. 반면 미국은 EU산 제품에 대한 관세 확대를 단행하면서도 양측의 시장 접근 개선에 대한 평가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아울러 EU는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대체하고 미국과의 전략적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산 LNG, 원유, 핵연료 등을 연간 2500억 달러, 총 7500억 달러 규모로 3년간 구매하기로 하였으며, 인공지능 반도체 등 전략기술 품목의 대미 수입 확대와 함께 미국 내 6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이번 합의는 단순한 관세 협상을 넘어 에너지, 기술, 공급망, 경제안보 등 전방위 분야의 포괄적 통상 프레임워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EU와 미국 간 전략적 통상 관계 재편의 신호탄으로 평가되고 있다.

 

EU의 전략적 대응: 불확실성 속 통상 안정과 협력 기반 강화

 

EU는 이번 합의를 단순한 양보가 아닌, 통상 마찰을 완화하고 전략적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불확실한 시기에 확실성을 제공하고, 기업과 시민 모두에게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제공하며, 최근 개최된 NATO 정상회의에 이은 대서양 파트너십을 재확인하는 중대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 셰프초비치(Maros Šefčovič) 역시 이번 합의가 단순한 관세 조율을 넘어, 양측 간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하였다. 그는 이 협정이 향후 美-EU 간 보다 포괄적인 무역·투자 협정 체결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하며, WTO 개혁 등 글로벌 통상 질서 과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뒷받침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 협정은 더 많은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 비관세 장벽 해소, 경제안보 협력을 위한 틀을 제공하며, EU와 미국이 파트너로서 협력할 때 양측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는 7월 28일 오전, 27개 회원국과 유럽의회에 해당 합의 내용을 공식 통보했으며, 향후 비관세 장벽 해소, 추가 관세 인하, 기술·에너지 협력 강화 등 후속 과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독일 메르츠(Friedrich Merz) 총리는 “수출 지향적인 독일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무역 경쟁을 피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하며 이번 합의를 환영하고, 특히 “자동차 산업의 경우 현재 관세가 거의 절반 수준으로 인하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기업의 반응을 살펴보면, 美-EU간 합의가 독일 자동차 제조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섞인 평가도 존재하나, 전반적으로는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협정이 독일 자동차 산업에 안도감을 주었다”고 평가하며, “향후 지속적인 대화가 이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폴크스바겐(VW) 그룹 대변인은 “EU와 미국 간의 관세 경쟁 합의와 유럽 자동차 산업의 계획 안전성 확보를 환영한다”고 밝혔으나, 세부 내용은 아직 모두 파악되지 않았으며, 신중히 검토하고 평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우디 역시 기본적으로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이 조치가 양측 관계의 계획성, 신뢰성,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으나 구체적인 영향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독일 산업계, 비용 증가와 경쟁 저하 우려 속 전략적 구조 전환 모색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 중 하나로, 독일에게 대외 무역은 매우 중요하다. 또 독일산 제품은 미국에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으며, 2024년 대미 수출 규모는 약 1610억 유로에 달하며, 이는 독일 전체 수출의 약 10%를 차지한다.

* 주: 한델스블라트에 따르면, 독일 교역 규모는 GDP의 83%에 달하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독일 일자리 4개 중 약 1개는 수출 경제에서 창출된다고 한다.

 

자동차 부문에 15%의 관세가 적용된 것은 기존 27.5%에 비해 완화된 조치이나, 이번 합의는 독일 수출 산업 전반에 구조적 부담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킬 세계경제연구소(IfW)는 이번 관세 합의로 인해 독일 GDP가 약 65억 유로(-0.15%) 감소하고, EU 전체의 성장률도 약 -0.1% 둔화될 것으로 추산했다. IfW의 무역정책연구센터 힌츠(Julian Hinz) 소장은 “관세율이 낮아졌더라도 전반적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보호무역주의의 지속 가능성과 미국 통상 정책의 예측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에보닉 CEO 쿨만(Christian Kullmann)은 “현재 통상 환경은 예측 가능성이 낮아 유럽 기업의 전략 수립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독일기계및설비제조협회(VDMA)의 수석 경제전문가 게르난트(Johannes Gernandt)도 “15% 관세는 미국 현지 공급자와 경쟁하는 독일 기업의 가격경쟁력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주: VDMA 조사에 따르면, 10% 관세만으로도 43%의 회원사가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 뮐러(Hildegard Müller) 회장은 “기본 협정을 발표하여 무역 경쟁의 추가확대를 막은 것은 근본적으로 바람직한 일이나, 자동차 제품을 포함한 미국의 15% 관세는 전환기 독일 자동차 기업에 연간 수십억 유로의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공급망 회복과 함께 EU 차원의 세제 개편, 규제 완화, 산업 인프라 투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단기적으로는 수출 가격 경쟁력 저하, 관세 비용 증가, 전략 품목의 불확실성 등이 독일 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약품 역시 관세 부과 여부에 따라 수출 경쟁력 약화, 미국 내 가격 인상, 공급 불안정 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합의를 산업구조 전환과 공급망 전략 조정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신중한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독일 재건은행(KfW)의 라이바흐(Christiane Laibach) 이사는 “이를 계기로 독일 기업이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신흥 시장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수출 시장의 성장 모멘텀을 활용하며, 수출 사업의 장기적인 회복 탄력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햇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스마트팩토리 등 첨단 부문에서는 독일의 기술 역량과 현지 투자 확대가 리스크를 상쇄하고, 새로운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에, 기계산업계는 기술 고도화와 제품 전략 전환을 통해 경쟁력 유지를 모색할 계획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현지화 전략과 고부가가치 전환을 통해 이번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명했다. 독일산업협회(BDI)는 “지금 필요한 것은 피해 평가보다 중장기 전략 전환과 공동 대응 체계 구축”이라고 강조하며, 디지털 무역, 데이터 이동, 기술표준 등 미래 통상 환경에 대한 협상 주도권 확보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통상 질서 재편 속 우리 기업의 전략적 시사점

 

이번 미-EU 간 관세 합의는 미국과 유럽 간 무역 경쟁의 확산을 막고, 일정 수준의 예측 가능성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향후 통상 정책의 변동성은 여전히 주의가 요구된다. EU는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경제안보 협력, 공급망 안정화, 기술 표준 공동 제정 등 제도 기반의 전략적 대응을 통해 글로벌 통상 질서 변화에 대응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미국과의 통상·기술 협력 제도화를 위한 전환점으로 이번 합의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일은 이번 계기를 바탕으로 산업 구조 전환, 기술 자립화, 공급망 재설계 등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WTO 중심의 규범 기반 통상 질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EU와 독일은 대미 수출 구조의 조정과 더불어 신흥시장 및 가치 공유국과의 전략적 연대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유럽 산업계 및 각국 정부와의 긴밀한 소통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유럽 기술·자원·통상 주권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히고, 이를 위해 보다 포괄적인 경제안보 협정,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기술 표준 공동 제정 등 구체적인 조치를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 또한 이번 합의가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 향후 관세 추가 인하, 비관세 장벽 해소, 경제안보 협력 강화 등 실질적 제도 개선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WTO 개혁, 전략물자 확보, 공급망 회복탄력성 제고 등에서 美-EU 협력이 강화되는 한편, 역외 파트너 국가들과의 연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IfW의 힌츠 소장은 “EU, 캐나다, 멕시코, 한국 등 가치 공유국들 간 연합이 미국의 일방적 조치에 대응하는 실질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며, 공급망 연계 기반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구조적 전환 흐름은 우리 기업에게도 전략적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특히 무관세 품목으로 분류된 반도체 장비, 바이오 소재, 고기능 화학제품 등 분야를 중심으로, EU 현지 바이어 및 OEM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부품 납품 확대, 기술 제휴, 공동개발 수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공급망 협력 기반을 강화함으로써 미국 시장 진입 다변화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AI 반도체 및 소재·부품 분야에서 미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EU 기업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우리 기업이 EU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에 전략적으로 참여할 경우, 새로운 파트너십과 진출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대응은 EU의 제도 기반 협력과 현지 기업과의 전략적 연계를 통해 중장기적 시장 포지셔닝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 EU 공급망에의 편입을 통한 실질적 기회 창출로 연결될 수 있다.

 

아울러,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EU의 통상 정책 변화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자사 품목의 EU 공급망 내 역할 및 공급 공백 파악을 바탕으로 하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특정 지역이나 품목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는 분산 전략과 함께,EU 현지 기업과의 공급망 협력 및 전략적 연계를 확대해 나감으로써 우리 기업은 변화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수출 기반과 안정적인 공급망 포지셔닝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자료: EU 집행위, Handelsblatt,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 Automobilwoche, Spiegel, n-TV, ZDF, Merkur KOTRA 자체정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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