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년으로 개최되는 엑스포마페(EXPOMAFE)가 2025년 5월 6일부터 10일까지 상파울루 엑스포(São Paulo Expo)에서 진행됐다. 제4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기계 공구 및 산업 자동화를 중심으로 한 전략 산업 분야의 혁신 기술과 최신 제품들을 한자리에 집결시켰다. 상파울루 도심의 현대적 전시 시설인 상파울루 엑스포의 8만m²의 공간을 활용한 이번 전시회는 방문객들에게 제조업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했다.

Informa Markets가 주최하고 브라질 기계 및 장비 산업 협회(ABIMAQ, Associação Brasileira da Indústria de Máquinas e Equipamentos)가 기획한 이번 전시회는 라틴 아메리카 최대 규모의 종합 산업 전시회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확고히 했다. 5일간 진행된 행사에는 1100개 이상의 국내외 기업들이 참가해 최신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으며, 총 6만5000명의 방문객이 전시장을 찾아 제조업 분야의 혁신적인 솔루션과 글로벌 트렌드를 경험했다. 이번 전시회는 산업 기술의 현재를 조망하고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수행했다.

주요 기술 트렌드 및 주제

EXPOMAFE 2025는 다섯 가지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첫째,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산업 현장에서의 AI 활용 사례가 다양하게 전시됐으며, 특히 물류 및 인트라로지스틱스 분야의 인공지능 솔루션이 주목을 받았다. 또한 제조 공정 최적화를 위한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이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 사례와 함께 소개됐다. 둘째,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는 산업 내 친환경 관행이 체계적으로 소개됐다.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위한 혁신 기술들이 실제 적용 사례와 함께 전시됐으며,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친환경 제조 솔루션이 브라질 산업계의 ESG 경영 추세를 반영해 강조됐다. 

셋째, 산업 5.0 개념이 전시회 전반에 걸쳐 중요하게 다뤄졌다. 기술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 모델이 다양한 형태로 제시됐으며, 인간 중심 제조업의 회복을 위한 접근법이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소개됐다. 특히 첨단 기술과 인간 노동력의 상호보완적 통합 방안은 브라질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고려한 현실적인 모델로 제시됐다. 넷째, 자동화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미래 산업을 위한 혁신적 자동화 솔루션이 대거 전시됐다. 제조 공정 최적화를 위한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실시간 데모를 통해 소개되었으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이 브라질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핵심 기술로 부각됐다. 

다섯째, 스타트업과 혁신 생태계 영역에서는 신생 기업들을 위한 협업 플랫폼이 활발히 운영됐다. 국제 협력을 통한 혁신 촉진 사례가 성공 스토리와 함께 공유됐으며, 개방형 혁신 전략의 실제 적용 사례가 브라질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협력 모델을 중심으로 소개됐다. 이러한 다섯 가지 핵심 주제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브라질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종합적으로 조망하는 프레임워크를 제공했다. 특히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이 지속가능성과 인간 중심 가치와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이 이번 전시회의 주요 메시지다.

<EXPOMAFE 2025 참여 기업 전경>

[자료: KOTRA 상파울루 무역관 직접 촬영, 25.05.07.]

혁신 중심 특별 전시관

EXPOMAFE 2025는 단순한 네트워킹 공간을 넘어 다양한 특별 전시관을 통해 산업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세 개의 주요 특별 전시관이 방문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인더스트리 4.0 파빌리온은 브라질 기계장비 제조업체 협회(ABIMAQ)가 주도해 운영된 공간이다. 이 전시관은 기업 리더, 엔지니어, 학생 및 언론 전문가들에게 인더스트리 4.0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디지털 혁신의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산업 혁신을 향한 디지털 경로를 탐구할 수 있었으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중요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단계별 접근법이 상세히 소개됐다. 

산업 에너지 효율성 테마관(Hall F-200)은 높은 성능과 환경 의식을 조화롭게 결합한 기술과 전략을 선보였다. 이 공간은 방문객들에게 산업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했다. 전시된 기술들은 생산성 향상과 환경 보호가 상충되지 않고 상호 보완적일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 이 전시관의 핵심 메시지는 혁신이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환경 보존과 균형을 이루는 원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 현지 기업들의 에너지 효율화 성공 사례가 구체적인 데이터와 함께 전시돼 방문객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아이디어 파크는 전문가, 기업 및 기관들이 모여 미래 산업의 트렌드, 도전 과제 및 솔루션에 대해 강연과 토론을 진행하는 지식 교류의 장이다. 이 공간에서는 하루 종일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와 워크숍이 개최돼 참가자들에게 풍부한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특히 산업 전문가와 학계 인사들 간의 활발한 토론을 통해 이론과 실무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 아이디어 파크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지식과 아이디어가 활발히 교류되는 만남의 장으로서 전시회의 지적 허브 기능을 수행했다.

이러한 특별 전시관들은 EXPOMAFE 2025가 단순한 제품 전시회를 넘어 산업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특히 세 전시관 모두 기술 자체보다는 기술이 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EXPOMAFE 2025 아이디어 파크 프로그램>

[자료: KOTRA상파울루 무역관 직접 촬영, 25.05.07.]

에너지 효율성 특별관 주요 기술

EXPOMAFE 2025의 에너지 효율성 특별관은 지속가능한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방문객들은 미래 산업의 에너지 효율화 방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은 이번 특별관의 대표적인 전시 기술이었다. 고도화된 센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이 시스템은 산업 시설의 에너지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시각화했다. 첨단 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에너지 낭비 지점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최적화 솔루션을 제안하는 기능이 돋보였다. 특히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통합 에너지 관리 플랫폼은 여러 생산 시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가능하게 했다.

생산 체계 최적화 기술은 불필요한 공정을 제거하고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생산 시나리오를 테스트하고 최적의 생산 방식을 도출하는 과정이 시연됐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실제 생산 라인의 디지털 복제본을 만들어 위험 요소 없이 공정 개선을 시도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실제 설비 변경 전에 다양한 최적화 전략의 효과를 검증할 수 있었다.

협동 로봇 기술은 인간과 기계의 조화로운 협업을 통해 작업 정확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향상시켰다. 전시된 코봇(협동 로봇)은 인간 작업자와의 안전한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했다. 실제 생산 환경을 재현한 데모에서는 인간-로봇 협업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사례가 소개됐다. 에너지 효율적인 로봇 설계 기술은 최소한의 전력으로 최대 성능을 발휘하는 혁신적 접근법을 보여줬다. 

예측 분석 기술 분야에서는 생산 오류를 사전에 방지하는 시스템이 전시됐다. 이 기술은 원자재 사용을 최적화하고 낭비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예방적 유지보수 솔루션은 장비 고장을 예측하고 계획된 유지보수를 통해 생산 중단 시간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예측 기반 접근법은 에너지 소비와 자원 낭비를 크게 줄이는 동시에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이중 효과를 가져왔다.

순환경제 실현 방안은 특별관의 마지막 주요 테마였다. 이 섹션에서는 산업 폐기물의 체계적 관리를 통한 순환경제 실현 방안이 상세히 소개됐다.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제조 공정 혁신 사례들은 지속가능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현대 제조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제품 수명주기 전체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설계 접근법은 설계 단계부터 폐기 단계까지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통합적 시각을 강조했다. 이러한 순환경제 모델은 브라질의 산업 발전이 환경 보존과 조화를 이루며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였다.

<주요 전시기업과 전시 품목>

[자료: EXPOMAFE 홈페이지, KOTRA 상파울루 무역관 정리]

전문가 의견 

브라질의 대표 항공기 제조사 엠브라에르(Embraer)가 인더스트리 4.0 기술 혁신을 통해 글로벌 항공 산업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KOTRA 상파울루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글레버슨 레모스(Gleverson Lemos) 인더스트리 4.0 책임자는 엠브라에르의 기술 혁신 전략과 국제 협력 사례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엠브라에르는 연례 행사인 '엠브라에르 마라톤(Embraer Marathon)'을 통해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글로벌 기술 스타트업들이 엠브라에르의 제조 및 기술 과제에 솔루션을 제시하는 플랫폼으로, 내부 혁신과 외부 생태계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중요한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인터뷰에서 레모스 엠브라에르 책임자는 2023년 KOTRA 상파울루 무역관이 제2회 엠브라에르 마라톤에 참가한 사례를 언급했다. 레모스는 "당시 한국 로봇 솔루션 기업들이 엠브라에르의 용접 기술 과제 해결에 성공적으로 기여했으며, 이는 양국 기업 간 협력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글로벌 협력은 엠브라에르의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전략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엠브라에르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더욱 견고한 기술 혁신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레모스는 "약 10년 전 공장 자동화를 위한 로봇 솔루션 도입이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나, 이 경험은 기술 도입 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중요한 교훈이 됐다"고 밝혔다.

또 레모스는 "기술 혁신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지속적인 학습과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이유로 엠브라에르는 EXPOMAFE와 같은 산업 전시회에서 최신 기술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엠브라에르는 인더스트리 4.0 시대를 맞아 제조 공정의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통해 더욱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레모스는 "이를 통해 글로벌 항공기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는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시사점

EXPOMAFE 2025는 브라질 산업이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적극 수용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브라질 제조업이 인공지능, 자동화, 산업 5.0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에너지 효율성과 친환경 생산 방식이 브라질 산업계의 핵심 가치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전시회 전반에 걸쳐 강조된 지속가능성 중심의 산업 발전 방향과 궤를 같이한다.

브라질 주요 대기업들은 스타트업 및 해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개방형 혁신 생태계의 구축은 브라질 산업 발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술 협력의 중심지로서 브라질의 위상을 보여준다. 특히 엠브라에르 마라톤에서의 한국 로봇 기업들의 성공 사례는 양국 간 기술 협력의 높은 잠재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한국과 브라질 간 산업 기술 협력이 향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확인된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지속적인 학습과 개선을 통한 내재적 혁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산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음이 관찰되었다. 이는 브라질 기업들이 기술 자체보다는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조직 역량 강화와 지식 기반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EXPOMAFE 2025는 브라질 산업이 기술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향후 브라질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현지 산업 생태계의 구조와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개방형 혁신 플랫폼을 활용한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브라질의 산업 혁신 생태계가 점차 성숙해짐에 따라, 한국 기업에게는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기업과의 기술 협력 및 공동 혁신을 기반으로 한 진출 전략이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차기 엑스포마페(EXPOMAFE 2027)는 올해와 동일한 장소인 상파울루 엑스포(São Paulo Expo)에서 2027년 5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개최될 예정이다.

<전시회 개요>

[자료: EXPOMAFE 홈페이지, KOTRA상파울루 무역관 정리]

공동 작성: Vitor Xavier

자료: Expomafe홈페이지, Comexstatis, ABIMAQ, Portal Máquinas Equipamentos, KOTRA 상파울루 무역관 보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