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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국 관세 인하된 90일, 물량 확보하려 붐비는 미국 서부 해안
- 경제·무역
- 미국
- 로스앤젤레스무역관 Chris Kim
- 2025-05-20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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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일부 90일간 대중국 관세 115%p 인하 조치, 해운 시장 수급 불균형과 항만 혼잡 심화 우려
선제적 수입 수요에 따른 물동량 급증으로 선박 공간 부족, 태평양 항로 운임 상승 가속화
2025년 5월 12일, 미국 행정부는 중국과의 무역 경쟁에 있어 전략적인 변화를 선언했다. 중국과의 공동성명 형태로 발표된 이번 조치에 따라 미국은 기존 대중관세(145%+α)를 30%+α로 인하했다. 이는 미 동부 시 기준 5월 14일부터 90일간 적용된다. 이 조치는 단기적으로 소비자 가격 상승을 완화하는 효과를 통해 미국 내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세를 뒷받침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시장은 곧 이 조치가 '일시적인 휴전(temporary stalemate)'에 불과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90일 이후 관세가 재부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내 수입업체들은 주어진 90일 기한 내에 중국산 제품을 최대한 들여오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롱비치 항이 마주한 물류 대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인하 발표 직후, 미국 서부의 주요 물류 허브인 롱비치 항(Port of Long Beach)에서는 컨테이너선이 급증했다. 해상 물류 데이터 분석업체 프레이토스(Freightos)의 리서치 책임자 주다 레빈(Judah Levine)은 미 언론사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상호 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 20% 수준의 관세도 3월과 4월에 선적업체들이 선제적 수입(front-loading)을 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 기간 동안 미국의 해상 수입 물동량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으며, 현재의 ‘완화된’ 30% 대중 관세 수준에서도 8월 관세 인상 가능성을 앞두고 다시 수요를 앞당겨 들여오려는 움직임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관세율 그 자체보다는 앞으로의 정책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입업체들이 미리 수입하는 앞당기기 전략을 더욱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만 근로자 및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사재기 수입'과 유사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기 중인 선박 수가 늘어나고 하역 작업량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운송 지연과 하역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물류비용이 치솟고 있으며, 기업들은 예상보다 더 많은 운송비를 지출하고 있다. 관세 유예 조치는 중소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에서 제품을 수입해 Macy’s, Kohl’s 등 대형 유통업체와 아마존을 통해서도 신발을 판매하는 유통업체 디어 스태그스(Deer Stags)의 대표 릭 머스캣(Rick Muskat)은 “관세 유예 덕분에 다시 중국에서 선적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억눌렸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컨테이너 운임은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의 비용은 약 4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결국 가을 시즌 납품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미 서부 물류항 롱비치 항의 전경>
[자료: Port of Long Beach]
선박 공간 부족 문제
이번 미-중 무역 협상 결과로 인해 그동안 쌓였던 물동량이 일시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 데이터 및 분석 기업 던앤브래드스트리트(Dun & Bradstreet)에 따르면, 중국에서의 수입물량 예약은 이미 협상 발표 이전부터 증가했으며, 특히 지난 주에는 예약이 전주 대비 2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시적인 관세 인하로 수출입 업계가 다시 수출이 촉진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물류 조사기관 플렉스포트(Flexport)에 따르면, 현재 선박은 85%에서 90% 정도 가득 찼지만, 여전히 막대한 물량 적체가 존재하고 이 물량은 결국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수요가 10% 이상 증가하고, 선사들이 용량의 10%를 다시 복구하게 되면, 선박 공간은 완전히 차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선사들은 추가적인 공간 확보를 위해 추가 선적을 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태평양 횡단 항로에서 선박 공간 부족 현상도 급속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많은 선박들이 이미 다른 항로로 재배치돼 있기 때문에, 이를 다시 태평양 횡단 항로로 돌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며, 최소 4주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이 예상된다. 한두 척의 선박은 바로 배치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전체 시장에 재배치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물동량 적체는 향후 몇 주 동안 해상 운송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운임 상승과 추가 요금
해상 운임 상승과 추가 요금 부과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선박 공간이 부족해지면 운임은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서부 해안으로 향하는 40피트 컨테이너(FEU)의 운임은 약 2400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물량 급증과 선박 공간 부족으로 이 가격은 수배로 증가할 수 있다. 플렉스포트의 해상 조달 책임자 네리지우스 포스쿠스(Nerijus Poskus)는 "수요가 10% 이상 증가할 경우, 선박이 100% 가득 차게 되어 추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프리미엄 요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기존 계약된 고정 요금 외에도 피크 시즌 추가 요금(PSS-Peak Season Surcharges)이 빠르게 적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운임 상승을 피하기 위해, 수출입업체들은 프리미엄 요금을 추가로 지불하여 우선적으로 공간을 확보해야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 주에 20개의 컨테이너를 수출하는 업체가 25개의 컨테이너를 보내야 하는 경우, 여분의 5개를 위해 스팟 요금과 함께 프리미엄 요금을 추가로 지불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비용을 크게 증가시키며, 특히 중소기업이나 예산이 한정된 업체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시아/미국 동·서해안행 컨테이너 운임 가격 (FEU 기준)>
[자료: Journal of Commerce]
시사점 및 전망
이번 미 행정부가 발표한 대중 관세 유예 조치는 단기적으로는 수입업체들에 기회를 제공하겠지만, 동시에 선박 공간 부족, 항만 적체, 운임 급등 등 공급망 전반의 부담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혼란은 소비재 가격 인상과 중소기업의 물류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팬데믹 이후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던 해운 업계에도 새로운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90일 동안 미·중 간의 무역 경쟁이 완화되는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통상 환경에는 여전히 강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갑작스러운 물동량 증가세 속 항구 혼잡, 장비 가용성, 제조 지연 등의 혼란에 대비하기 위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료: CNBC, Journal of Commerce, Flexport, Dun & Bradstreet, The White House,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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