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랄 시장 진출 전 이슬람법과 문화에 대한 이해 필수 –

- 까다로운 할랄 승인 요건, 꼼꼼히 살펴봐야 -

 

 

이슬람법 샤리아(Sharia)

 

이슬람교는 알라신과 선지자 무함마드를 믿는 종교로 이슬람 남성을 무슬림, 여성은 무슬리마로 부른다. 이슬람에는 기본원칙, 행동강령과 같은 지침이 존재하는데, 동 지침은 인간의 삶을 총 망라한 아래의 세 가지 요소를 담고 있다.

   · 아끼다(Aqidah): 이슬람의 다섯 기둥과 여섯 믿음

   · 샤리아(Sharia): 무슬림의 일상 생활에 대한 기준

   · 악흐락(Akhlak): 다른 인간과 상식에 대한 행동 기준

 

위 세가지 요소 중 샤리아(Sharia)는 인간관계, 사업, 가족, 사회, 경제, 정치 등 무슬림 생활 전반을 규정하고 있는 이슬람 법체계다. 법적 규범과 의례적 규범을 전부 포괄하는 샤리아는 종교 의식에 대한 방법을 다루는 이바닷(Ibadat), 결혼의 자격 조건과 관련된 무나카핫(Munakahat), 범죄 및 처벌 관련 규범인 지나야(Jinayat), 정치·경제·사회 이슈와 관련된 무아말랏(Muamalat) 등으로 구분된다.

 

이슬람법 샤리아 체계

 

자료 : JAKIM

 

할랄과 하람

 

샤리아는 무슬림의 관행이나 행동에 대한 허용 및 금기 여부를 판명하는 지침을 담고 있는데, 샤리아에서 허용한 행동을 할랄(Halal)이라고 하며, 금지한 행동을 하람(Haram)이라고 한다. 샤리아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Quran)과 하디스 및 순나(Hadith&Sunnah)에 근거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특정 제품이나 성분의 할랄 여부를 판명할 때 동 경전이 판단 근거가 된다. 만약 동 경전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학자들의 합의 혹은 유사 사례를 통해 해결하는데, 이때 근거하는 이슬람 경전이 이즈마(Ijma)와 키야스(Qiyas)다.

 

이슬람 경전의 규정 예시

 

할랄 승인 요건

 

할랄 승인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 할랄 인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모든 원료가 할랄로 인정 받아야 하며,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도구와 설비뿐 아니라 포장 및 라벨링 등의 작업을 할 때도 할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또한 할랄 식당으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사용하는 모든 재료가 할랄이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할랄 제품 생산 및 물류 흐름도

자료 : JAKIM

할랄은 무슬림의 일상생활에 대한 모든 규범을 포괄하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 할랄 시장에서 할랄 식품이 집중 조명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제약, 의료기기, 화장품, 관광, 미디어, 금융, 패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할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① 할랄 식품

할랄 식품은 코란 등 이슬람 경전에서 허용하는 식품 또는 재료를 뜻한다. 기업은 아래의 동물 및 원료를 식품 제조에 사용할 경우 할랄 식품으로 인정 받을 수 없다.

  · 이슬람 기준을 따르지 않고 도살한 동물

  · 돼지, 개

  · 송곳니 동물: 호랑이, 곰, 코끼리, 독수리, 올빼미 등

  · 이슬람에 의해 살육이 허용되는 동물: 쥐, 까마귀, 바퀴벌레, 뱀 등

  · 이슬람에 의해 살육을 금지하는 동물: 개미, 꿀벌, 거미, 딱따구리 등

  · 더러운 동물: 파리, 벌레, 이 등

  · 물과 육지 모두에서 사는 동물: 개구리, 악어, 거북이, 바다사자 등

  · 독성이 있고 건강에 위험한 동물: 복어 등

  ·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것: 술, 와인 등

  · 사고로 죽거나 스스로 죽은 동물

  · 독성이 있는 식물: 독버섯 등

  · 혈액

  · 식품첨가제 중 인간에게 해가 되거나 인간을 취하게 하거나 하람 동식물로 추출된 것

 

② 할랄 화장품 및 의약품

할랄 화장품 및 의약품으로 인정 받기 위해 제조사는 샤리아 원칙에서 허용하는 성분으로만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비할랄 방식으로 도축했거나 금기된 동물의 성분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아래의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과 의약품은 할랄 인증을 받을 수 없다.

  · 돼지 및 그 파생물

  · 혈액 및 부패 부위

  · 배설물, 혈액, 토사, 고름 등 인간이나 동물의 몸에서 배출되는 물질

  · 술에서 추출된 알코올 성분

  · 동물에 의한 오염 물질

  · 이슬람 기준을 따르지 않고 도살한 동물

 

할랄 인증을 취득한 대웅제약 ‘이지에프외용액’

자료 : 대웅제약

*주: 대웅제약이 취득한 할랄 인증은 인도네시아 MUI 인증으로, 말레이시아 JAKIM 인증과 교차 인정됨

 

③ 할랄 관광

할랄 관광은 무슬림 친화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관광을 뜻한다. 할랄 관광의 세부 정의는 계속 변하고 있으며, 주요 요건은 다음과 같다.

  · 할랄 식품과 음료 제공

  · 무슬림이 기도할 수 있는 필수품 제공

  · 개의 출입이 불가한 곳

  · 도박 및 성매매 등이 불가한 곳

  · 남성과 여성이 분리된 수영장

 

④ 할랄 패션(모디스트 패션)

무슬림 여성(무슬리마)은 샤리아에 따라 외출 시 신체와 머리카락을 가려야 한다. 할랄 패션으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아래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 몸 전체를 덮을 것

  · 머리카락을 덮을 것

  · 신체 라인이 드러날 정도로 타이트하지 않을 것

  · 피부색이 보일 정도로 소재가 얇지 않을 것

 

할랄 패션쇼

자료 : NewsHalal

 

⑤ 할랄 미디어

무슬림 미디어에 출연하는 모든 무슬림 여성은 신체와 머리카락을 가려야 하며 남자는 짧은 바지를 입지 않는다. 키스 장면이나 저속한 언어의 사용 또한 금기시된다. 무슬림 만화의 경우 이슬람의 문화와 가치를 배울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할랄 애니메이션

 

자료 : New Straits TImes

 

⑥ 할랄 물류

할랄 물류는 샤리아 원칙에 따라 제품을 조달, 운송, 보관, 취급하는 것을 뜻한다. 할랄 물류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창고, 운송수단, 터미널 각 단계에서 아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최근 운송과 보관 과정에서 할랄 제품과 비할랄 제품이 혼재되는 것을 우려하는 무슬림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할랄 물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⑦ 할랄 금융

할랄 금융은 샤리아 원칙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금융과는 다른 독특한 금융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이자 지급과 수취가 금기시됨에 따라 금전을 대여해주고 이자를 받는 것은 부당이득으로 간주된다. 또한 도박, 파생상품, 해자상품 등 불확실성이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도 금지되며 도덕·사회·종교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거래(도박, 포르노 등) 또한 금기사항이다.

  · 이자(Riba) 금지

  · 투기(Maysir) 금지

  · 불확실성(Gharar) 금지

 

말레이시아 할랄 사례

 

① 할랄 정수기

코웨이(COWAY)는 지난 2010년 말레이시아 인구의 약 70%를 차지하는 무슬림 고객을 고려해 정수기 업계 최초로 JAKIM 할랄 인증을 취득했다. 현재 코웨이 말레이시아는 시장점유율 약 30%를 기록하며 말레이시아 정수기 업계를 이끌고 있다.

 

JAKIM 할랄 인증을 취득한 코웨이

자료 : 코웨이

 

② 할랄 와규

말레이시아에서 와규(일본산 소고기)는 일반 육우에 비해 품질과 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년에 두 곳의 육가공 공장이 JAKIM의 요건을 통과한 이후 말레이시아에서 할랄 와규가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는데, 특히 샤부샤부, 스키야키, 스테이크 레스토랑 등에서 수요가 높다.

 

③ 할랄 김치

말레이시아에서 김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지 무슬림 기업인 Faizamer Enterprise는 Ommason이라는 브랜드로 할랄 김치를 판매하고 있다. Faizamer Enterprise는 한국산 김치와 고추장을 만드는 최초의 말레이시아 기업이며, 한국 기업을 제외한 기업 중에서 최고의 할랄 한국식품 제조업체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Ommason 할랄 제품(김치, 고추장, 고추가루 등)

자료 : Ommason

 

④ 이케아(IKEA) 미트볼 할랄 논란

지난 2019년 무슬림 소비자 사이에서 이케아에서 판매 중인 미트볼에 돼지고기 성분이 함유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논란에 대해 IKEA측은 말레이시아에서 판매되는 미트볼은 다른 국가와 달리 할랄 육우를 주재료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케아는 할랄 인증을 완벽하게 취득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케아 미트볼

자료 : 이케아

 

시사점

 

말레이시아로 제품을 수출할 때 할랄 인증 자체가 통관의 필수 요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민족×다종교 국가인 말레이시아에는 총인구의 30%를 차지하는 비무슬림 소비자가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할랄 인증 없이도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할랄 인증이 없는 제품은 총 인구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무슬림 소비자의 이목을 끌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할랄 인증을 취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슬람 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시간적, 금전적 비용이 크게 발생하며 인증 기준도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구 3천2백만명의 말레이시아 시장을 발판으로 19억명의 무슬림 소비자가 있는 세계 할랄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할랄 인증의 가치는 훨씬 커질 수도 있다.

자료 : JAKIM, Ommason, 대웅제약, 이케아 , the star 등 현지 언론 및 KOTRA 쿠알라룸푸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