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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중동지역 지각변동의 핵(核)으로 자리 잡은 이슬람 국가(IS)
  • 외부전문가 기고
  • 이예은
  • 2014-12-11
  • 출처 : KOTRA

 

중동지역 지각변동의 핵(核)으로 자리 잡은 이슬람국가(IS)

 

홍성민 중동경제연구소장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는 이슬람국가(IS, Islamic State)

 

지난 11월 4일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수니파 무장단체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ABM, Ansar Beit al-Maqdis)가 이슬람 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이슬람공동체의 지도자인 ‘칼리파(khalifa)’로 인정함에 따라 중동지역에서 강경 무장단체와 IS의 연계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알카에다와 결별하고 새롭게 출발한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세력을 확장하면서 최근에는 알카에다와 다시 손잡고 연합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형국이다. IS는 ‘아랍의 봄’ 이후 정정불안을 틈타 정권이 붕괴된 국가로 숨어들어 그 세력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예멘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 Al-Qaeda in the Arabian Peninsula)가 IS를 ‘형제’라 부르며 미국과 서방에 대항하는 전투에 참가할 것을 천명했다. 시아파 ‘후티 반군’과 맞서고 있는 예멘은 수니파 알-카에다의 도전과 함께 이중고(二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예멘에서의 알카에다의 활동은 IS의 세력 확장에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

 

리비아에서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11월 9일 자 AP통신에 따르면 IS에서 활동했던 무장대원이 리비아의 동북부 항구도시 ‘다르나’를 장악한 뒤 IS 합류를 선언했다고 한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대원으로 활동했던 리비아 무장대원이 올해 초 다르나로 건너가 지지세력을 규합한 뒤 인구 8만 명의 다르나 시(市)를 완전 장악한 것이다.

 

이 지역은 본래 이슬람 근본주의자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곳으로 IS 대원의 잠입이 용이했다. 다르나를 점령한 IS대원은 시리아에서 건너간 예멘 출신의 무함마드 압둘라를 지도자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에 IS에 충성을 맹세한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ABM)도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본거지를 둔 무장단체로 한국인 관광버스 테러사건의 배후로 자처한 테러조직이다. ABM은 2013년 이집트 군부가 쿠데타로 이슬람정권을 축출하자 공권력에 대한 테러활동을 벌여온 단체다.

 

IS 무장단체가 미국과 서방국가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세력이 확대되는 주요인은 ‘자금력’에 있다. 과거의 테러단체와는 달리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유전지대를 점령해 거액의 테러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국제동맹군의 공격이 유전지대에 집중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안정적인 테러자금을 확보한 IS는 전 세계적으로 젊은 지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IS에 참여한 무장대원이 고국으로 건너가 과거 알카에다 세력과 합류하면서 IS무장 세력이 이라크나 시리아를 벗어나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오일머니로 무장한 준(準)국가 형태의 IS

 

‘테러와의 전쟁’에서 명성을 드높였던 알카에다와는 달리 IS는 준(準)국가 형태의 이슬람국가(Islamic State)를 선포해 이전의 테러조직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IS는 인터넷과 SNS를 활용해 젊은 전사를 끌어들이고 있으며 오일머니를 통한 막대한 자금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이 알카에다와 다르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IHS(NYSE:IHS)의 보고서는 IS가 하루 200만 달러, 연간으로는 약 8억 달러 규모의 원유를 생산한 것으로 추정한다. IS가 생산한 원유는 대부분 터키의 암시장에서 판매되며 판매가격은 배럴당 25∼60달러 수준이다. 현재 국제석유시장에서 유가가 80달러 수준으로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IS의 원유는 가격경쟁력이 있다.

 

 

미국의 공습으로 IS가 장악한 시리아 데이르에조르 정유시설이 파괴돼 원유생산에 차질이 있기는 하지만 IS는 여전히 연간 4억 달러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쿠르드 원유도 국제가격보다 배럴당 4∼5달러 정도 저렴한 원유가 터키를 통해 불법 유통되고 있어 미국으로서는 난처한 입장이다. 쿠르드 원유수출을 규제할 경우 IS와 맞서는 쿠르드자치정부(KRG, Kurdistan Regional Government)의 자금줄이 막히기 때문이다. 이라크 헌법은 이라크의 원유 수출은 국영 석유판매회사(SOMO, State Oil Marketing Organization)를 통해서 이뤄져야 하며 수입(收入)의 17%를 KRG에 배분해야한다. 하지만 KRG는 중앙정부가 이 수입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자체적으로 원유 수출을 강행하고 있다. KRG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KRG의 원유 불법수출을 눈감아주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막대한 오일머니와 SNS라는 신무기로 무장하며 변신한 IS에 전 세계의 젊은이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젊은 실업자가 일종의 취업형태로 IS의 대열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 ‘아랍의 봄’ 진원지였던 튀니지가 IS 대원의 주공급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이 간다. 최대 3000명 정도로 알려진 튀니지 출신의 IS 대원은 실제로 취업하지 못한 튀니지의 대학 졸업자이다.

 

IS 참가자는 “현재 중동의 국경구분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과 프랑스의 분할통치(divide and rule) 수단이었으며 IS만이 현재의 국경선을 없앨 수 있고 걸프만의 산유국을 흡수해 부를 분배할 수 있기 때문에 IS가 사회정의를 위해 유일한 희망”이라고 한다.

 

IS의 확산저지에 열쇠를 쥔 터키

 

IS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까지 위협하는 상황에서 안바르주와 이라크 최대 규모의 모술댐에서 치열한 전투가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시리아에서의 상황은 더 복잡하다. 미군은 터키와 접경지대인 시리아 코바니 지역에서 활동 중인 쿠르드 민병대에 무기를 지원했지만 그 가운데 일부가 IS의 수중으로 들어간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터키정부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과 터키가 시리아 내 쿠르드족을 돕고 있지만 미국과 터키의 입장은 현격히 다르다.

 

미국은 IS를 격퇴하기 위해서 시리아 쿠르드의 주요 정치세력인 ‘민주동맹당(PYD, Kurdish: Partiya Yekîtiya Demokrat)’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터키는 PYD가 터키에서 30년 동안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Kurdish: Partiya Karkerên Kurdistani)’과 연계된 테러집단이기에 이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미군이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가 제공한 무기와 탄약을 시리아 북부 코바니에 공수한 것은 PYD와 PKK가 서로 다른 조직이기 때문이며 PYD는 테러조직이지만 PKK는 테러조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PYD는 지난 10월 1일 시리아 북부 3개 도시(코바니, 아프린 및 자지라)를 중심으로 자치정부를 선포했으며 자체 군사조직인 '인민수비대(YPG, Kurdish: Yekîneyên Parastina Gel)'와 '여성수비대(YPJ, Kurdish: Yekîneyên Parastina Jinê)'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터키정부는 PKK를 IS와 함께 테러조직으로 생각하며 그와 연계된 PYD도 같은 테러조직으로 보고 있다. 그렇기에 이라크의 PKK 조직원을 시리아로 보내서 PYD를 도와 IS를 격퇴하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의 제안에 반대하며 터키의 지상군 투입도 반대하고 있다.

 

PYD는 시리아 알사드 대통령과 동맹을 맺고 쿠르드 지역을 통제했으며 자유시리아군과 같은 시리아 반군과는 협력하지도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터키는 3년 반 동안 지속된 내전의 책임이 알아사드 정권에 있으며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은 단순히 IS 제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리아정권의 붕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이유로 터키는 시리아 온건 반군인 페쉬메르가 자유시리아군과 협력하겠지만 PYD를 돕는 것은 강력히 반대한다.

 

동맹군 간에 의견 불일치가 첨예한 가운데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하메네이가 이라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섬으로써 IS 저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은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라크전쟁이나 리비아 공습 때와는 다르게 IS 저지를 위한 국제공조는 복잡한 상황이다. 그 이유는 같은 NATO 동맹국인 터키가 입장차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중요성을 갖고 있기에 이번 기회에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시리아에서 IS 확산차단에 가장 큰 열쇠를 쥐고 있는 나라는 터키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영국을 중심으로 '제3차 세계대전'이 언급되고 있으며 성급한 분석가는 이미 세계대전이 시작됐다고 한다. 약 3000명으로 추정되는 유럽출신 IS대원 가운데 영국인이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인 IS대원을 앞세운 영국 심장부에서의 테러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시리아-터키 국경 지지선이 뚫리면 미국에 동참하고 있는 영국과 유럽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쿠르드족은 터키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터키 내 최대의 소수민족이다. 터키정부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저지하기 위해 1980년대 이후 수차례의 군사작전을 벌인 바 있으며 1998년에는 시리아가 쿠르드반군을 비호하고 있다는 이유로 시리아와 전쟁 일보직전까지 간적이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터키는 IS보다 쿠르드 민병대를 더 견제하고 있으며 쿠르드의 정치세력인 민주동맹당, 즉 PYD와 시리아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점이 미국의 지원하에 KRG가 IS 격퇴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이유다. 시리아의 반군세력 가운데 자바트 알누스라, 아흐라르 알샴, 이슬람전선 등이 있기는 하지만 이 세력도 대부분 IS와 유사한 이슬람 극단주의를 택하고 있어 자칫하면 IS를 돕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만일 미국의 공습이 알카에다와 연계조직인 알누스라전선으로 전선이 확대될 경우, 미국과 터키의 공조 자체에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아무튼 IS는 이라크나 시리아에서 세력 확산에 머물지 않고 주변 이슬람 국가, 특히 산유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IS는 더 나아가 이슬람국가의 차원을 넘어 9.11 테러와 같은 세계적인 테러도 예고하며 세계화를 꾀하고 있다. 그럴 경우 주변 시아파 국가인 이란을 끌어들여 전선이 확대될 것이다. 이란으로 전선이 확대되면 후원자인 중국을 끌어들여 강대국의 대결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며 중동에서 G2, 즉 미국과 중국의 대결은 가시화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미국의 고민은 그 어느 때보다 깊어질 수밖에 없으며, 중동에서 G2 대결의 전조(前兆)는 현재 동북아에서 신냉전으로 치닫는 미중일 관계에서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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