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유가 급등, 경제개혁 신호탄 되나?

- 과도한 보조금 지급에 따른 재정부담 완화가 목적 -

- 신정부 경제정책의 시금석 될 듯 -

□ 이집트를 병들게 한 보조금제도

 ○ 현재 이집트 국민의 20%는 1일 소득이 1.65달러 미만의 절대 빈곤층이며, 30%는 1일 소득이 1.65~2.5달러임. 이들 빈곤층의 생활은 정부 보조금 투입을 통해 생산 원가보다도 싸게 공급되는 전기, 연료, 식품이 있어 가능

 ○ 이집트 정부의 보조금 지출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해 2013년 정부 지출 7000억 이집트 파운드 중 2055억 이집트 파운드(약 300억 달러) 이상이 보조금으로 지급됐으며, 이는 2003년도의 보조금 지출액인 200억 이집트 파운드의 10배가 넘는 액수

 ○ 결국 이집트 경제가 만성적자 누적을 극복하고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보조금 제도 개혁이 필수적인 것으로 전문가는 보며 신정부 역시 이러한 이유로 유류 보조금 축소를 시행한 것으로 관측됨.

 ○ 과거 이집트 정부는 식품(밀)에 대한 보조금 축소를 시도했으나 이로 인해 폭동(Bread Riots)을 경험해 보조금 축소정책은 이집트 정부에 부담이 큰 정책임.

□ 엘시시 대통령의 첫 경제정책, 유류보조금 삭감

 ○ 지난 6월 이집트 국민 97%의 지지로 당선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투자환경 개선, 보조금 삭감, 1차산업 육성 등의 경제정책을 제시, 일부 전문가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엘시시 대통령만이 자칫 국민의 분노를 촉발시킬 수 있는 ‘보조금 삭감’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평가

 ○ 이집트 정부는 FY 2012/13회기에 1350억 이집트 파운드를 유류 보조금으로 지출, FY 2013/14회기의 유류 보조금 지출액은 전 회기보다 80억 이집트 파운드 증가해 1430억 이집트 파운드(약 200억 달러)를 기록

 ○ 신정부는 FY 2014/15회기 유류 보조금 지출 예산을 전년 대비 30% 이상 삭감한 1000억 이집트 파운드를 책정했으며 보조금 지급이 대폭 축소됨에 따라 7월 5일 기준 소비자 유가가 40~175%까지 대폭 상승

유가 인상 전후 연료의 종류별 가격

             (단위: 이집트 파운드)

주: 1달러=7EGP(이집트 파운드)

자료원: Daily News Egypt

 ○ 모빌(Mobil) 주유소에 따르면 유가 인상이 공지된 7월 4일 저녁 판매량이 50% 이상 급증했으며 일부에서는 조직폭력배 등을 동원해 이전 가격으로 연료를 판매하라고 주유소 직원을 위협하는 일도 발생

 ○ 이집트 국영 석유회사 Misr Petroleum Company는 유가 인상을 공지한 직후 5시간 동안 상당히 많은 양의 석유를 판매했으며, 이 제품 대부분이 암시장에서 인상 이전 수준의 낮은 가격으로 재판매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

□ 유가 급등에 따른 영향

 1) 교통운임 증가

 ○ 이집트에서는 매년 1240만 톤의 디젤 연료가 사용되며, 이 중 35%는 교통 및 운수분야에서 소비, 유가가 상승으로 운수산업 전반에 걸친 운임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임. 이는 전반적인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

 ○ 이집트 통계청은 유가 인상에 따라 대중교통 운임이 2.3~7%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실제 운임상승률은 35~50%에 이를 것으로 보임.

 ○ 유가 인상 후 카이로의 택시 기본요금은 기존의 2.5이집트 파운드에서 3이집트 파운드로 인상됐으며 현지인이 대중적으로 이용하는 지하철과 마이크로버스 요금 역시 기존의 1이집트 파운드에서 2이집트 파운드 선으로 인상

유가 상승에 따른 교통 운임 증가

(단위: ℓ, 이집트 파운드)

자료원: 이집트 통계청

 2) 관광산업 및 농업 타격

 ○ 디젤 가격이 1.1이집트 파운드에서 1.8이집트 파운드로 인상되면서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관광버스나 크루즈 등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임. 이집트에는 총 2만4000여 대의 관광용 운송수단이 운행 중으로 국내에서 사용되는 디젤의 22%를 관광산업 관련해 소비함.

 ○ 크루즈투자협회의 압둘 라흐만 안와르 부회장에 따르면 2011년 소요사태 이후 이집트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크게 줄어 나일 강을 운행하는 286척의 크루즈 중 단 15척만이 운항 중이며 이마저도 평균 30%대의 탑승률을 보인다며 이번 유가 인상으로 나일 크루즈 비용이 대폭 인상될 경우 관광객이 급감할 것을 우려

 ○ 농업 역시 이집트 디젤 사용량의 16%를 점하는 주요 산업 분야 중 하나로 카이로 대학교의 농업경제학과 교수 가말 시암은 유가 인상이 농업과 식료품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식료품 가격이 최소 20% 이상 인상될 것이라고 예측, 특히 상대적으로 수입이 적은 영세 농민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

 3) 급격하고 전반적인 소비자물가 상승 우려

 ○ 이집트 통계청의 월간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요인이 반영이 되지 않은 5월 기준 식음료 품목의 가격은 전년 대비 11.8% 상승, 앞으로 유가 급등에 따른 각종 비용 상승 요인이 식음료 품목의 가격에 반영될 경우 물가 상승률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우려

 ○ 이집트의 하이퍼마켓 및 슈퍼마켓 체인에서는 유가가 인상되지 않는 한 식료품 가격을 유지하겠다고 기존에 약속한 바 있으나 유가가 대폭 인상됨에 따라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임. 이집트에서 가장 큰 하이퍼마켓인 까르푸는 유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국민의 생활 안정을 위해 2014년 말까지 기본 식료품 30개 품목 가격을 현행과 같이 유지하겠다고 발표

 ○ 이외에도 담배와 주류에 부과되는 세금이 크게 증액될 예정이며, 전반적으로 각종 소비재와 서비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

□ 시사점

 ○ 대부분의 전문가는 유가 상승이 급격한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시민의 반발을 사게 될 것을 우려, 일부에서는 엘시시 대통령이 ‘언젠가 빼야 할 쇠뿔을 단김에 빼기’ 위해 취임 직후 지지율이 최고조인 현시점에 보조금 삭감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

 ○ 이집트의 보조금 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전문가의 의견이 일치하나 현행과 같이 전 국민에 무작위로 지급하는 방식에서 생활고를 겪는 빈곤층과 저소득층 위주로 지원하는 방식의 제도 보완도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음.

 ○ 이번 유류 보조금 삭감 정책은 엘시시 대통령의 신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 이집트 정부가 국민의 큰 저항을 겪지 않고 과도한 보조금 지출 억제에 성공할 경우 경제정책 전반에 걸쳐 개혁을 추진해 갈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

 ○ 이집트 내 유가 상승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될 전망으로 앞으로 에너지 절약형 제품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국내 관련 기업의 관심과 시장 개척 노력 강화 필요

자료원: 현지 언론(Daily News Egypt, Middle East News Agency), 이집트 통계청, 이집트 재무부, KOTRA 카이로 무역관 보유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