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쌀연구소(IRRI)의 필리핀에서 혈당지수(GI) 쌀 품종 개발

2023년 10월 23일,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국제 쌀연구소(International Rice Research Institute, 이하 IRRI)는 쌀의 혈당지수(Glycemic Index, 이하 GI)를 담당하는 유전자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는 각국의 기존 재래식 육종방법을 활용해 수확량 저하 없이 저GI 및 초저 GI품종으로 전환하고 수확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토대로 GI 44 초 저혈당 품종*을 시험적으로 개발했다고 IRRI는 밝혔다.

  주*: GI는 음식이 혈당 수치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혈당이 급상승하며 IRRI는 초 저혈당(45 미만), 저혈당(46~55), 고혈당(70 이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울러 높은 GI를 가진 음식은 당뇨병, 비만, 심혈관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IRRI의 산하의 Samba Mahsuri x IR36ae에서 개발된 이번 초 저혈당 개량종의 첫 샘플은 제6회 국제 쌀 의회 개막식에 참석한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전달됐으며 해당 품종은 초저혈당 품종으로 분류돼 당뇨로 인해 쌀 섭취가 어려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밝혔다.

필리핀의 당뇨 현황

필리핀 보건부(Department of Health, 이하 DOH)는 2022년 당뇨로 인한 사망률은 결핵, 허혈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신생물 질환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다고 보고했다. 국제당뇨기구(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 이하 IDF) 통계에 따르면 필리핀의 당뇨 환자 수는 지난 2021년 기준 430만3900명, 2030년에는 545만6300명에 달할 것이라 밝혔다.

<필리핀 당뇨 환자 집계>

(단위: 천 명)

[자료: 국제당뇨기구(IDF)]

또한, 2021년 기준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6만6461명으로, 이 중 60세 미만의 사망자 수가 전체 4%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필리핀 보건부(DOH)와 IDF는 당뇨 예방 및 관리에 대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필리핀 보건부(DOH)는 IRRI가 개발한 초 저혈당(GI 44) 쌀 품종이 당뇨 환자들에게 더 안전한 식사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건강 및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되기에 의료 서비스 및 약물 사용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어 국가적인 지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필리핀 국제 쌀연구소(IRRI) 품종 개량 사례

필리핀은 1966년부터 IRRI와 협력해 다양한 품종의 쌀을 개량 및 유통해 왔다. 대표 개량 품목인 IR8을 포함 총 163종의 개량 종이 필리핀에서 발표됐으며 인디카 교배종을 포함한 기후, 홍수, 염분, 스트레스 등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킬 목적으로 개량됐다.

<IRRI에서 발표한 필리핀 내 대표 개량 품종>

[자료: 국제 쌀연구소(IRRI)]

IRRI는 각각 2000년과 2009년에 내염성 품종으로 필리핀에 출시된 저GI 품종인 IRRI 147과 IRRI 125의 임상 실험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코호트 연구*에서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검증에 따르면 IRRI 147와 IRRI 125의 GI 값은 각각 55와 51.1에 달하며 모두 IRRI가 발표한 혈당수치 기준 저GI에 속한다.

  주*: 코호트 연구: 공통된 특성을 가진 집단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추적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관심 있는 특정 건강 결과에 도달하는지 알아보는 역학 연구의 한 유형

초저GI 개량종이 쌀 시장에 끼칠 전망

쌀은 필리핀에서 중요한 식량원이며 농업 경제의 주축이다. 미국 농무부(USDA)의 최신 예측에 따르면, 필리핀의 쌀 소비량은 2023~2024년 1650만 MT로 증가해 이전 예상치인 1630만 MT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소비량 추정치는 현지 예상 쌀 생산량인 1260만MT를 초과하는 수치이다. 쌀 소비량이 예상치를 상회함에 따라 국내 쌀 생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초 저GI 품종이 생산되고 유통되며 지역 농업 경제를 지원하고 농가 소득을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IRRI가 과거에 개발한 다양한 쌀 품종들은 필리핀의 다양한 재배 조건에 적응해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다양한 특성을 갖춘 품종들은 특정 지역에서의 농업 생산에 적합하게끔 설계돼 농업 부문의 안정성을 높일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이점들은 필리핀의 농업 부문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IRRI의 연구와 쌀 품종 개발은 농업 생산성과 식량 안보를 강화하며 국가 경제에 지속해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필리핀 농업 관련 연구소 관계자 A씨의 인터뷰에 따르면, IRRI가 개발한 초 저GI 쌀 품종은 필리핀에서 현지 생산 및 소비되는 중요한 식량인 쌀의 혈당 지수를 낮추어 당뇨 환자들에게 높은 안전성을 제공하는 기회를 열었다고 전망하고 있으며 현재 쌀에 관한 많은 연구가는 기후 탄력성과 생산력 향상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을 고려한 쌀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당뇨 환자 수가 높은 국가로, 이 품종의 도입은 건강 관리 비용을 감소시키고 국가적인 건강 지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IRRI의 다양한 쌀 품종은 필리핀 농업 부문을 강화하고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초저GI 품종의 도입으로 인해 쌀 소비량이 증가하며 농가 소득 및 국내 농업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IRRI의 연구와 초저GI 쌀 품종 개발은 국가의 농업 경제와 음식 안보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필리핀 보건부(DOH), 국제 쌀 연구소(IRRI), 미국 농무부(USDA), 국제당뇨기구(IDF). Philippines News Agency, KOTRA 마닐라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