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희, 현대글로비스 두바이지사 영업/운영 매니저

해외 취업 도전 계기 / 동기

저는 대학에서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영문학도입니다. 대학을 비롯하여 모든 정규 교육과정을 국내에서 수료하였고 대학교 입학 전에는 단 한 번도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대학교 4학년 취업 준비 당시, 막연히 “20년 이상을 국내에서 살아봤으니 취업은 잠시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국내 기업 공채를 지원할 때 저는 평상시 관심이 많았던 항공서비스 분야로의 해외취업을 위해 전 세계 항공사 Career 홈페이지를 접속해 이력서를 제출하거나 온라인으로 입사 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에미레이트 항공에 입사하게 돼 두바이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고 대우전자 두바이 법인을 거쳐 지금은 현대글로비스 두바이지사에서 영업/운영 매니저로 근무 중입니다.

해외취업 준비과정

저는 해외취업이라고 특별히 어떤 것을 더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국가의 언어 실력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면접 과정에서 다소 불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운 좋게 입사를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입사 후, 근무하면서 언어 때문에 너무 많은 고생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때문에 현지 언어는 반드시 원활한 의사소통이 될 정도의 실력을 미리 갖추실 것을 추천합니다. 저의 경우, UAE는 아랍 국가임에도 아랍어보다 영어를 더 널리 사용하기 때문에 특별히 아랍어를 준비할 필요는 전혀 없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영문학과를 졸업했기 때문에 특별히 취업을 위해 영어 공부를 추가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저는 제가 관심있는 UAE 거점 항공사 및 중동항공사들에 대한 정보와 항공사별 채용 추세, 면접정보를 준비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습니다.

자신만의 취업 성공 노하우

[항공 서비스 분야 - 에미레이트 항공]

UAE는 3개의 국제공항(두바이, 아부다비, 샤르자)이 있으며 5개의 항공사(에미레이트, 에티하드, 플라이두바이, 에어아라비아, 위즈에어)가 UAE에 거점을 두고 전 세계로 취항하고 있습니다. 즉, UAE는 명실상부 전 세계 항공산업의 중심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욱이 자국민 인구 대비 항공산업의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UAE 거점 항공사들은 매월 엄청난 수의 외국인 직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UAE 거점 항공사들이 우리나라에서 직접 Recruit를 열어 한국인 직원을 채용해가기도 하지만 외국계 기업 특성상 우리나라에서 채용이 언제 있을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채용이 열리기를 기다리지 않고 한국인은 UAE에 30일간 무비자로 체류(2021년 현재는 90일 무비자 체류 가능)가 가능한 점을 활용하여 2014년 3월에 무작정 두바이에 방문하였습니다.

자칫 맨땅에 헤딩하기일 정도로 무모할 수 있으나 2014년 당시 전 세계 항공산업의 활황으로 UAE 현지에서 많은 항공사들이 매월 대규모 채용을 진행한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있었기에 저는 왠지 모를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특히 “실패하더라도 두바이 여행은 재미있게 했으니 괜찮아!”라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취업 성공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한 달간 두바이에서 거주하면서 가능한 모든 항공사들의 면접을 전부 보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두바이 입국 후, 30일 단기 숙소를 구하고 핸드폰 USIM을 개통한 후, UAE 거점 모든 항공사에 온라인 지원을 하고 카타르항공, 오만항공, 걸프항공 등 다른 GCC 항공사의 UAE Recruit에 참석하였습니다.

운 좋게도 두바이 입국 후, 2주 안에 지원한 항공사 중 에미레이트, 에티하드, 카타르항공과의 면접 기회를 얻게 되었고 그중 에미레이트 항공에 최종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UAE 거점 항공사들은 매 채용 시 대규모 인원을 고용하는데다가 지원자들의 이전 경력보다는 영어능력과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를 중심적으로 보기 때문에 신입들도 누구나 지원할 수 있습니다. 치밀한 채용정보 수집과 그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무작정 채용을 기다리지 않고 채용이 많이 있는 두바이로 직접 뛰어들었던 과감함이 빠르게 합격했던 저의 취업 성공 노하우였습니다.

[영업, 물류 분야 – 대우전자, 현대글로비스]

두바이는 세계적인 규모인 제벨알리 포트와 프리존을 보유하고 있어 중동 아프리카 지역 물류 사업의 중심지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두바이에 법인 혹은 지사를 설립하여 두바이를 지역 거점으로 중동, 아프리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두바이에서는 영업, 회계, 운영, 마케팅 등 다양한 사무직 수요가 상시 존재합니다.

대우전자의 경우, 한국 본사와 중동 아프리카 바이어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한국인 영업관리자를 채용을 하기를 원했기에 이미 두바이에 정착하여 현지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고 빠른 업무 투입이 가능한 동시에 앞으로 오랫동안 두바이에 거주하며 법인의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는 한국 국적 후보자를 선호하였습니다. 그 점이 당시 제가 가진 조건과 부합하였기에 대우전자 두바이 법인에서 영업 관리자로서 근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기존에 무역/영업/가전제품 유통에 대한 경력은 없었지만 회사에서는 저의 가능성을 보고 채용을 하였고 채용 확정 이후, 법인에서 업무 교육을 받으며 실무에 투입되었습니다. 참고로 대우전자 공고는 월드잡 사이트를 통하여 알게 되었고 월드잡에는 상시 양질의 일자리가 소개되고 있으므로 청년 지원자들께서 해외 취업 시 이용하시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물류 회사로 업계 특성상 경력직 후보자를 선호하는 회사이기에 물류 경력 없이는 입사에 다소 진입장벽이 있는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대우전자 두바이 법인에서 근무하는 동안 다양한 업계의 사람들을 만나며 교류 및 협업할 기회가 있었고 그 결과, 물류업계 지인의 추천으로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맡은 일을 성실하게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좋은 평판을 유지하는 것도 본인의 경력에 있어서 이력서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배우게 된 계기였습니다.

입사 후 적응방법 및 회사생활

UAE에서 회사 생활은 한국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에미레이트 항공과 같은 외국계의 경우, 매우 수평적인 관계지만 어떤 면에서는 다소 개인주의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가진 동료들과 함께 일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기본입니다. 기본적으로 근무조건은 UAE 노동법에 따라 지켜지며 회식문화는 없는 편입니다. 회사 최고 경영진이 유럽, 아랍계가 많기 때문에 한국인으로서 경영진으로의 진입에는 다소 유리천장이 느껴질 수는 있으나 한국인의 근면 성실한 모습과 높은 수준의 국가 경제력으로 인해 한국인에 대한 채용 수요는 많은 편입니다.

외국계가 아닌 UAE에 주재한 한국 회사에서 근무할 경우에도 UAE 노동법에 따라 근무하지만 한국 사문화도 함께 존재하는 편입니다. 회식문화, 수직적인 관계는 존재하지만 이점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장점으로 승화시키실 것을 추천합니다. 한국 회사의 경우에 한국 명절 시 상여금 및 휴가를 챙겨주는 회사도 많기에 타국 직원들에 비해 많이 배려 받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멀리 타국에서 근무한다는 공감대 하에 서로 일 외적으로도 많이 도와주는 분위기입니다. 타국 직원들에 비해 보다 빠르게 승진하여 관리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과 직장 동료들에 대한 배려심을 갖고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회사 생활을 한다면 주변으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지 정착 애로사항 및 극복과정

UAE는 모든 것이 전산화되어 있습니다. 취업 후에 UAE에 입국하여 비자 신청 후, Emirates ID를 받기 전까진 렌트 계약, 운전면허증 발급, 은행 계좌 개설 등 어떤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한국처럼 시스템이 빠르지 않아 UAE에 처음 오신 분들은 공공기관 행정절차에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UAE는 모든 것이 전산화돼 있는 Smart한 나라이기에 모든 절차가 합법적으로만 진행되었다면 어느새 모든 프로세스가 진행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때로는 너무 서두르지 말고 여유 있게 UAE 문화를 받아들여 볼 것을 추천합니다. 이곳도 사람들이 사는 곳이고 생각보다 합리적이며 어떤 면에서는 한국보다 좋은 시스템도 갖추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해외 취업 시 초기 정착비용 때문에 해외취업을 주저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 두바이로 입국 시 제 손에는 학창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 200만 원이 전부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코트라를 통해 해외청년들은 해외 취업 시 해외 정착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제도를 십분 활용한다면 물가가 다소 높은 UAE에서 성공적으로 초기 정착을 하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국내 청년들에게 전하는 한마디

UAE에서 사무직 취업의 경우, 국내에 계신 신입 청년 후보자들에게 취업 진입장벽이 아예 없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 주된 이유는 UAE에서 나오는 공고가 공채가 아닌 회사의 필요에 의해 수시로 발생하는 상시 채용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즉, UAE 취업은 이미 업계 경력이 있는 사원~대리급 경력직 후보자들에게는 매우 유리한 취업시장입니다. 또한 회사의 필요에 의해 급하게 채용을 해야 해서 이미 UAE에 계신 후보자들을 선호할 가능성도 큽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그랬듯이 업계 경력이 없이도 현재 UAE에 거주하고 있지 않아도 UAE로 취업을 할 수 있는 길은 반드시 열려있다는 사실입니다. UAE는 풍부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며 그 안에서 청년들이 빠르게 본인의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 전 세계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관심, 영어 능력, 무역실무에 대한 지식을 갖추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도전하길 바랍니다. 

※ 이 원고는 해외 취업 성공자의 수기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