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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변화의 기로에 선 인도네시아
  • 외부전문가 기고
  • 인도네시아
  • 자카르타무역관 김은희
  • 2014-12-16
  • 출처 : KOTRA

 

변화의 기로에 선 인도네시아

 

신성철 데일리 인도네시아 연합뉴스 자카르타 통신원 대표

 

 

 

인도네시아 국민은 지난 7월 대선에서 친서민 개혁 정치를 표방한 조코 위도도(조코위)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조코위는 민간인 출신으로 첫 직선제 정권교체를 이룩함으로써 새 정치의 열망을 한몸에 받고 있다. 빈민으로 태어나 기업가로 자수성가한 조코위는 2005년 자바섬 중부에 위치한 중소도시 솔로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으며 2012년 수도 자카르타의 주지사로 선출되고 나서 2년도 안 돼서 대통령이 된 정치 신인이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나 경제 성장, 개혁, 부패 척결 등 적지 않은 난제에 직면한 실정이다. 특히 조코위 대통령은 중앙 정계에 기반이 약한 데다 의회를 야권이 장악해 자신이 공약한 경제 정책과 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지난 10월 새로 개원한 의회는 총560석 가운데 7월 시행된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쁘라보워 수비안또 전 장군을 지지한 정당이 353석(63%), 조코위를 지지 정당이 207석(37%)을 차지했다. 여소야대 의회가 출범함에 따라 정치 개혁과 변화를 표방하는 조코위 대통령은 새 정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의회로부터 강력한 견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쁘라보워 전 장군이 이끄는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은 6개 정당과 조코위 당선인 소속 정당인 투쟁민주당(PDIP)은 3개 정당과 연합을 결성했다. 조코위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 9월 구 의회는 쁘라보워 진영이 주도한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장 직접선거 폐지 법안을 가결해 조코위 진영에 타격을 안겼다.

 

하지만 취임 한 달여 만에 조코위 대통령이 반격을 시작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에서 국제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하고 돌아온 직후 휘발유와 경유 등 보조금 석유제품 가격을 평균 33% 인상하는 결단력을 보여주었다. 국정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경제개혁을 꼽은 조코위 정부는 국내 유가를 평균 33% 인상해 석유보조금 예산을 100억 달러가량 절감했다. 투자자는 정치적 위험이 큰 사안인 유가 인상을 조코위 대통령의 공약 이행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보았다.

 

조코위 대통령은 내년 예산 지출의 조정과 세금 징수 강화를 통해 확보한 예산을 사회간접자본 개발과 복지 예산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청렴한 지도자로 알려진 조코위 대통령과 가족은 지난 11월 싱가포르에서 유학 중인 막내아들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기 대신 일반 여객기 이코노미석을 탔고 사적 용무라는 이유로 개인비용을 내 화제가 됐다. 그는 싱가포르 가족여행 직후 전국 주지사 회의를 열어 정부 부처와 기관의 외유성 해외출장과 호텔에서 연수 등 예산 낭비가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이 부분 예산 34억 달러 가운데 40%인 13억 달러가량을 삭감하라고 지시했다.

 

투자 유치에 걸림돌인 사회간접자본 개발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조코위 대통령의 경제개발계획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인 해양고속도로는 앞으로 5년 동안 574억 달러를 투자해 인도양과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1만7000여 개 섬으로 이어진 군도를 바닷길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내년 1월 대통령령이 발령되면 곧바로 착수해 2019년 전면 개통을 목표로 하는 이 사업은 서부의 수마트라 섬에서 동부의 빠뿌아 주(州)까지 항만시설과 이어지는 도로를 정비하는 등 교통 인프라를 개선하는 게 주요 목적이다.

 

이를 통해 신정부는 국내총생산(GDP)에서 물류비용의 비중을 낮춰 2019년까지 태국과 같은 수준으로 만들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인프라가 취약해 2013년 기준으로 물류비용이 GDP의 2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태국은 15.2%, 말레이시아 13%, 싱가포르 8.5%이다. 또 자바 섬과 수마트라 섬 등 서부지역에 편중된 경제개발을 지양하고 동부지역도 함께 균형 발전을 꾀한다는 게 조코위 정부의 구상이다. 한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정부가 추진했던 자바 섬과 수마트라 섬을 연결하는 165억 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인 순다해협대교 건설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외에도 도로 2000㎞ 확충, 10개 공항 현대화 및 신축사업, 도시 간 연계 외곽고속도·복선철도 개발, 낙후 지역에 교통 인프라 건설 등이 있다. 5년간 발전설비 3만5000㎿ 증설을 추진하고 기존 4개 정유시설의 생산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재원조달을 위해 중국 주도의 아시아 인프라은행(AIIB)에 참여했다.

 

인도네시아 새 정부의 정책이 급변함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내년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출범에 따른 인력시장 개방에 대비해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력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했다. 인도네시아 노동당국이 최근 수년 동안 외국인력의 취업허가 인원수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올해부터 외국 인력에 대해 국내 인력과 동등하게 정년제를 도입했다. 내년부터 외국인력에 대해 전산을 통해 관리감독하고 인도네시아어 시험도 온라인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노동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노동계는 임금 인상, 2015년 7월 근로자 연금보험 의무화, 전국민 건강보험 시행 등을 요구하면서 조직적인 거리시위와 파업, 공단을 순회하며 위협시위(스위핑)를 벌여 기업에 피해를 주는 경우가 늘고 있다.

 

새 정부는 세수증대를 위해 세무행정 전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부담율이 2013년에 12.5%로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조코위 정부는 이를 2019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로 끌어올리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실제로 조코위 대통령은 2013년 자카르타 주지사 시절 주정부에 전자 세무행정을 전면 도입해 지방세 수입을 12.5% 증대한 경험이 있어 실행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세무조사에 치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관세 당국은 보세지역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전산재고관리시스템(IT Inventory System)을 도입해 원자재의 종류별 반입·반출 및 재고 물품 처리에 대한 시스템을 구축해 세관의 실시간 검사가 가능하도록 세관 전산망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수출대금에 대한 외환 관리감독도 강화된다. 인도네시아은행(BI)은 수출대금을 반드시 국내 외환취급은행을 통해 받아야 하며 수출면장에 있는 수출가격(FOB)과 동일한 금액을 일정기간 예치하도록 하는 규정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광물 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 경제는 지난 5~6년 동안 6%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했으나 국제 원자재 가격이 내리고 수출이 감소해 올해 들어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 적자가 동시에 나타나는 쌍둥이 적자를 기록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경제 성장률을 7%대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으나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를 달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내년에는 5%대의 경제 성장을 유지하고 이후 6%와 7%로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경제 성장 계획을 밝혔다.  

 

조코위 정부의 갈 길은 순탄하지 않다. 관료사회의 부정부패가 구조적이고 뿌리깊어 정치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도 쉽지 않다. 또 개혁 구상을 실현하려면 여소야대의 의회와 거대 야권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그가 국민의 합의를 통해 난제를 해결하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지 아니면 반짝 스타로 끝날 지 국내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안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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