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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글로벌 금융산업 육성을 위한 제언
  • 외부전문가 기고
  • 네덜란드
  • 암스테르담무역관 임성아
  • 2013-12-31
  • 출처 : KOTRA

 

글로벌 금융산업 육성을 위한 제언

ABN AMRO본점 원자재 파이낸싱 팀 변부환 심사역

 

 

 

□ 잿더미에서 일어난 ABN AMRO은행

 

"ABN AMRO returns from the dead.(ABN AMRO,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 돌아오다.)" 2011년 10월 23일 파이낸셜타임스에 게재된 기사의 제목이다. 2007년 RBS, Santander, Fortis은행 컨소시엄에 인수되고, 2008년 네덜란드 정부로 국유화되기까지 ABN AMRO은행의 위상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었다. 그러나 그 후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ABN AMRO은행은 전열을 정비하고 기존의 네트워크를 다시 복원했으며 네덜란드 최대 은행이라는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그야말로 잿더미 속에서 살아난 ABN AMRO은행, 그 비결을 알고 싶다면 ABN AMRO은행 본점의 아침 출근 풍경을 살펴보면 해답이 있다.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ABN AMRO 본사에는 파란 눈의 금발머리 네덜란드인이 출근할 것이라 예상하는 분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매일 아침 인도인, 프랑스인, 영국인, 중국인, 이탈리아인, 수리남, 인도네시아, 폴란드, 러시아, 불가리아, 포루투갈, 아랍에미리트인 등 세계 수십 개국 곳곳에서 온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ABN AMRO로 출근하고 있다. 네덜란드 은행이라기보다 암스테르담에 소재한 국제기구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회사 내의 의사소통 언어는 네덜란드어와 영어이다. 물론 주택담보대출과 같이 네덜란드 국내 시장을 다루는 부서에서는 네덜란드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글로벌 비즈니스를 관장하는 부서의 의사소통은 영어로 이루어진다. 문서도 영어로 작성된다. 고위급 간부들이 참석하는 의사결정 위원회에서 직위 고하에 상관없이 한 명이라도 외국인이 참석하면 자연스럽게 영어로 회의가 진행되고 의사록도 영어로 작성된다.

 

ABN AMRO의 인재 정책은 글로벌하다. 두바이 클라이언트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두바이 사람이, 브라질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은 브라질 사람이 진행하는, 어찌 보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해당 시장을 가장 잘 알고, 그 산업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그와 수반된 리스크 평가도 제대로 할 수 있다. 다양한 환경에 맞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는 것을 지향하다보니 기업문화 자체가 소수 민족이라고 배척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환영받는 문화이다.

 

□ 글로벌 선진 은행의 꿈을 이루기 위한 전제 조건

 

지난 십여 년간 대한민국의 대표 글로벌 기업들과 같은 글로벌 선진 금융 기관을 육성하고자 하는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 성과는 미미해 보인다. 국내 금융 기관들의 해외 점포 수가 해마다 늘어 난다고 해서 글로벌 선진 은행의 요건이 자동으로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선진 금융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몇 가지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요소로 국제적 규제 기준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그에 대한 대응을 꼽을 수 있겠다.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 규제 기준(Basel)이 각 금융 기관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적절한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두 번째로는 글로벌 신규 비즈니스를 통한 다양한 수익 기반 창출이다.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했다. 비즈니스 구조가 한 국가에 관련된 기업과 그 관련 법인들에 한정돼 있다면 이는 결국 큰 틀에서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은 형태이다. 글로벌 신규 비즈니스*는 리스크 분산과 함께 규제 변화에 따른 다양한 전략 수립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 글로벌 신규비즈니스는 해외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의 법인/지사/지점 등을 제외한 한국과 관련이 없는 해외 기업, 금융기관과의 비즈니스를 의미

 

세 번째로는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리스크 평가(신용 평가) 능력이다. 아무리 글로벌 신규 비즈니스를 확대하고자 해도 그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 및 리스크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비즈니스는 추진할 수 없다.

 

그렇다면 신규 비즈니스는 누가 개척할 것이며, 그 비즈니스의 리스크는 누가 관리할 수 있을까? ABN AMRO는 그 시장을 아는 전문가, 즉 그 시장에서 다년간의 경험과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답한다. 굳이 네덜란드인에 국한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글로벌한 인재정책을 지향하는 이유이고 여기에 ABN AMRO가 잿더미 속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저력이 숨겨져 있다.

 

금융산업은 제조업과 달리 시장에 상품이 보이지 않는다. 핸드폰산업이나 자동차산업과는 조금 다른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의 원활한 소통과 조직 간 이동 없이는 지식 공유에 한계가 있고 글로벌 스탠다드 금융 기관으로 성장하는데 더딜 수밖에 없다. 결국, 핵심은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이고 커뮤니케이션이며, 지식 공유이다.

 

한국의 금융기관들은 전 세계 어느 은행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훌륭한 인적 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향상돼 있다. 위의 원칙들을 잘 적용한다면 글로벌 금융의 꿈이 생각보다 빨리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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