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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현장리포트] 바이오산업 3편: Bio International 2017에서 드러난 글로벌 트렌드(2)
  • 현장·인터뷰
  • KOTRA 본사
  • 본사 김희철
  • 2017-08-18
  • 출처 : KOTRA


□ 2편 요약


KOTRA 해외시장뉴스는 지난 2편에서 세계 최대 바이오 기술 전시회·콘퍼런스인 BIO International 2017(이하 BIO 2017)를 소개했다. 1만6000명 이상의 참관객, 1800여 개 이상의 전시부스, 4만1400건의 1:1 파트너링 상담이 개최돼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한 BIO 2017에서는 다양한 바이오 의약품과 그 시장 동향이 소개된다. 바이오 의약품은 생물학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지면서, 기존의 합성 의약품과 달리 그 구조가 복잡해서 제조 공정이 까다롭고 생산이 복잡하며, 공정관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제약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첫째, 제약산업의 변화는 제약기업이 CMO(생산 대행기업), CRO(연구 대행기업), CSO(판매 대행기업) 등 가치사슬의 각 단계만 담당하는 분업화가 진행 중이며, 바이오 기술이 제약업에 적용되는 비중이 커질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둘째, 제약산업의 변화는 신약개발 비용의 증가와 동시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보니 초대형 M&A가 계속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은 비용을 절감하고, 전문분야를 강화하며, 새로운 혁신동력을 찾으려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바이오기술이 헬스케어 산업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온 것처럼, 디지털 기술 또한 새로운 혁신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올해 BIO 2017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다루는 행사가 동시에 열렸다.


Executive Summary


이번 3편에서는 BIO 2017의 전시와 콘퍼런스에서 등장한 트렌드 세 가지:


  (1) 글로벌 제약사의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확산

  (2) 바이오 산업을 향한 각국의 경쟁

  (3) 계속되는 디지털 헬스케어 확산에 대해서 자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먼저 BIO 2017 현장에서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오픈 이노베이션이 계속 확산되고 있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다양한 회사들과 1:1 파트너링 상담을 하는 것과 더불어, 시선을 집중시키는 이들의 전시관 곳곳에 자신들이 집중하는 영역에 외부와의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바이오 기술의 영향으로 인해 역할이 확대되는 CMO·CRO들도 적극적으로 외부 파트너를 찾고 있었고, 투자를 원하는 바이오 스타트업의 IR 역시 BIO 2017에서 별도로 마련한 공간에서 이뤄졌다. 우리 바이오 제약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의 개방형 혁신 동향을 주시해야 하고, BIO 2017은 이를 위한 효과적인 네트워크의 장이라는 점을 확인해두고자 한다. 

다음으로, BIO 2017에서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려는 각국의 노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글로벌 기업의 전시관 만큼이나 국가들이 자국의 바이오 기업과 함께 참가한 국가관을 다양하게 볼 수 있었고, 모두 각자의 강점을 강조하고 바이오 산업의 허브를 자임했다. 우리도 그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고, 신흥국 가운데에서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서 앞으로 더 큰 희망을 가져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바이오 기술에 집중하는 BIO 2017이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별도 행사를 공동 개최할 정도로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해야 한다.  


BIO 2017에 드러난 글로벌 트렌드


1) 글로벌 제약사의 확산되는 개방형 혁신


우리는 앞서 합성 의약품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혁신의 동력이 된 바이오 기술이 가져온 헬스케어 산업 전반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새로운 변화를 맞은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은 신약 개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초대형 M&A와 거대 제약사 내부에서 확보하지 못하는 신약 개발을 선도하는 바이오 벤처, 스타트업과의 협업이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로 바뀌었다. 이런 경향을 요약할 수 있는 개념이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다.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은 '기업이 연구, 개발, 상업화에 이르는 일련의 혁신 과정을 개방해 외부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혁신의 비용을 줄 이고 성공 가능성을 제고하며 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하는 기업 혁신의 방법론'을 말한다*. 이 단어는 헨리 체스브로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교수가 2003년 발표한 책 'Open Innovation'에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그 이후 15년 이상 개방형 혁신은 여러 산업에서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사례를 만들어 왔다. 신약개발 비용이 급증해온 제약 산업 역시 개방형 혁신의 예외가 아니라서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왔다. 최근에는 우리 제약기업들도 개방형 혁신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 자료원: 김석관(과학기술정책연구원), 'Chesbrough의 개방형 혁신 이론'(2008. 8.)


한미약품 오픈이노베이션.PNG

주: 글로벌 제약회사에 대규모 기술 수출 성과를 내고 있는 한미약품은

자신들의 전략이 개방형 혁신임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국내외 다양한 기관들과의 협업에 나서고 있다.

자료원: 한미약품 2016년 오픈 이노베이션 포럼 홈페이지


세계적인 제약회사 Lilly는 신약 개발에 있어서 어떻게 개방형 혁신을 활용하고 있는지를 짧은 동영상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신약 개발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대학, 연구소 등의 외부자원을 통해 도입하고 여기에 내부 자원을 결합한다는 내용이다. 자체 연구소를 통한 신약 개발 동력이 취약해지는 글로벌 제약회사는 외부의 혁신 동력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데, BIO 2017과 같은 대규모 전시회 및 콘퍼런스는 글로벌 제약회사에 외부 파트너를 찾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제공한다.



Illy.PNG

주: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자료원: Illy의 홈페이지

BIO 2017에 참가한 글로벌 제약사 전시부스

글로벌 기업 1.png

주: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Glaxo Smith Klein, GSK), 머크(Merck), 바이엘(Bayer),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ristol Myers Squibb, BMS),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의 부스 사진.

이들 글로벌 제약사들은 자신들이 주력하는 분야를 홍보하고, 이들과 협업의사가 있는 기업과 상담이 가능하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자료원: KOTRA 해외시장뉴스


BIO 2017에 참가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전시부스는 대부분 '개방형 혁신'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 아래 사진을 통해 BIO 2017에 등장한 글로벌 제약기업의 부스를 소개한다. 이들 글로벌 제약기업은 자신들의 주력 분야를 소개하고, 외부 협업 기관을 찾는 방법, 그리고 아이디어가 있는 외부 기관이 자신들과 협력해서 성공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이들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BIO 2017의 1:1 파트너링 미팅에서도 면담하게 되지만, 이들의 부스에도 협업의사가 있는 다양한 바이오 벤처들이 부스를 들러서 관계자들과 상담을 하고 있었다. 마케팅 문구처럼 보이지만 'We', 'Together', 'Open'같이 개방혁 혁신과 외부 파트너를 상징하는 단어들이 부스 곳곳에 제시하면서 그러한 이미지를 주고자 했고, 부스 규모에 비해 자사 제품을 직접 홍보하거나 전시하는 경우는 보기 어려웠다.


BIO 2017에 참가한 글로벌 CMO, CRO 전시부스

CMO.png

주: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미국의 대표적인 CMO인 파테온(Patheon), 카탈렌트(Catalent) 중국의 대표적인 CRO인 우시(Wuxi), 유럽의 대표적인 CMO인 베링거 인겔하임(Bellinger Ingelheim, 독일, 세계 2위), 론자(Lonza, 스위스, 세계 1위).

CMO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8년에 3공장(인천 송도)을 완공하고 나면 세계 1위 규모로 올라서게 된다.

 자료원: KOTRA 해외시장뉴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글로벌 제약사들이 전시관에서 가장 눈에 띄었지만, 신약 개발의 가치사슬 각 단계를 담당하는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zation, 생산 대행기업),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연구 대행기업)의 부스도 방문한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앞서 2편에서 제약 산업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가 각 단계별 전문기업 즉 생산 전문, 연구 전문 등으로 분화되고 있는 경향을 확인한 바 있다. BIO 2017에서는 이러한 산업 경향이 전시관 구성에서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CMO들의 전시 부스들은 한국의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부스와 바로 옆에 있다보니, 이들 기업들간의 치열한 경쟁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개방형 혁신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산업 내 영향력이 커지는 또 다른 주체는 혁신을 전면에 내세운 스타트업이다. 앞서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외부와의 협력을 통한 개방형 혁신에 나선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그렇다면 이들에게 혁신을 공급해야하는 스타트업 역시 BIO 2017에 중요한 참가자군이 된다. BIO 2017에는 아이디어만 갖고 투자자를 찾고 있는 스타트업들에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할애했다.

Bio International 2017에 설치된 Start-up Stadium 사진

주: 3일간 총 40개의 바이오 스타트업이 5~7분간 프리젠테이션를 하고, 투자가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게 된다.

 자료원: KOTRA 해외시장뉴스


스타트업 벤처시장에서 헬스케어 부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BIO 2017의 전시 부스 뿐만 아니라 이들에 대한 미국 내 투자금액과 건수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벤처캐피탈협회(National Venture Capital Association)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총 90억 달러로 2013년 대비 30%가 증가했다. 또한, 2014년 한 해 미국 시장에서 IPO에 성공한 304개 기업 중 115개가 헬스케어기업으로 나타나면서, 스타트업 벤처 시장에서 헬스케어가 부상하고 있는 것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 자료원: 고은지(LG경제연구원), '스타트업, 벤처 시장에서 헬스케어가 부상하고 있다'(2015. 5. 13.)


아래 도표에서 볼 수 있듯이, 헬스케어 부분 중에 투자가 집중되는 두 개 분야가 바로 바이오테크와 디지털 헬스 분야이다. 우리가 앞서서 헬스케어 시장에서 새로운 신약개발의 동력으로 작용한 원동력은 바이오 기술이었고, 이제 디지털 기술이 헬스케어를 변화시키는 것이 또다른 혁신의 출발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짚었는데 미국 스타트업 벤처투자에서 이러한 점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앞으로 헬스케어 시장과 연관된 회사들은 바이오기술과 디지털 기술이 헬스케어 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계속 주목해야 한다.



자료원: LG경제연구원, '스타트업, 벤처 시장에서 헬스케어가 부상하고 있다'(2015. 5. 13.)


  2) 바이오 산업을 향한 각국의 경쟁  


Bio 2017의 전시관에서 글로벌 제약사 부스 다음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각 국가별 전시관이다. BIO 2017을 주최한 미국 바이오산업협회(Bio Innovation Organization)에 이미 30개국 이상이 가입돼 있고, 이들을 포함해 총 45개의 각 국가 및 미국 주별 전시관이 선명한 국기와 국가, 주의 이름을 걸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여러 국가들과 미국의 주정부들은 경쟁적으로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것일까? BIO 2017에 참가한 각 국가별 전시관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두 개의 주정부 온타리오(토론토 인근), 퀘벡(몬트리올 인근의 프랑스어 사용지역)이 함께 참가한 캐나다이다. 캐나다 전시관에서 눈에 띈 것은 부스가 전시장 중심부에 위치했을 뿐 아니라, 연방정부와 두 곳의 주정부가 통합 전시관을 차렸다는 것이다. 캐나다라는 국가 브랜드를 알리는 것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주정부들이 자신들의 강점을 살리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온타리오주는 인공지능의 핵심기술이 탄생한 토론토대가 위치한 지역이라는 점을 살려서 신경과학(Neuroscience), 뇌과학(Brain Science) 프로젝트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온타리오주가 BIO 2017의 프리미엄 스폰서로 직접 참가하며 곳곳에 광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바이오 분야의 외국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에 맞서는 퀘벡주는 2015년부터 국내 제약사인 녹십자가 혈액제제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한 곳으로, 이 프로젝트는 한국 제약사의 북미 바이오 분야 직접투자의 최초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BIO 2017의 캐나다 전시관


주: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반대방향) BioteCanada, Genome Canada,  National Research Council Canada

관련 기관과 같이 전시관을 꾸린 캐나다 연방정부의 전시관, 15개의 바이오, 신경과학, 뇌과학 기업들과 참가한 온타리오 전시관,

캐나다 연방정부와 온타리오·퀘벡 주 통합 전시관 사진, 2027년까지 북미 5대 생명과학 클러스터를 추진 중인 퀘벡 주 전시관

자료원: KOTRA 해외시장뉴스


다음으로 유럽의 각 국가별 전시관을 소개한다. 유럽의 제약산업은 전통적인 화학 합성 의약품 시절의 강자들이 여전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바이오 기술을 통한 제약산업의 혁신에서도 선두의 자리를 놓치지 않기 적극적으로 외부 협력을 통한 개방형 혁신을 추진 중이다. EU(유럽연합)는 과학기술 연구 및 혁신을 위한 R&D 투자전략 'Horizon 2020'의 바이오 분야 목표를 홍보하면서 EU 전체의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유럽의 대국이자 동시에 전통적인 제약 강국인 프랑스 그리고 영국, 이탈리아 역시 적극적으로 자국의 바이오 산업 환경과 주요 기업, 그리고 새로운 바이오 벤처,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부스를 운영했다.


BIO 2017에 참가한 유럽 지역 국가들의 전시관

주: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반대방향) 연구개발사업 Horizon 2020을 소개한 EU관,

세계 5위의 제약 시장이면서 세계 3위 제약사인 사노피를 보유한 프랑스의 국가관 소개자료,

15개 바이오 기업과 참가한 이탈리아 전시관, GSK 등 글로벌 제약사를 갖고 있는 전통 강자인 영국의 전시관

 자료원: KOTRA 해외시장뉴스


바이오 산업의 특징 중 하나는 국가의 경제 규모와 산업 발전이 반드시 연계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만약 국가 규모가 바이오 산업 발전에 제일 중요한 요소라면 유럽의 각국이 미국을 능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유럽에서 손꼽히는 제약, 바이오 강국인 스위스, 아일랜드는 인구가 1000만 명도 안 되는 작은 국가라는 조건을 극복하고 정책적 수단과 지리적 조건을 잘 활용해 좋은 바이오 산업 환경을 만들어낸 점은 우리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른 유럽 국가인 벨기에, 네덜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등도 국가관을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자국의 바이오 산업을 홍보했는데, 특히 서울의 인구 규모와 비슷한 벨기에가 글로벌 신약의 5%를 만들어 내고 빠른 신약 임상시험 환경을 제공해 인구당 임상시험 세계 1위를 차지했다는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BIO 2017에 참가한 유럽 지역 국가들의 전시관

주: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반대 방향) 제약회사 얀센으로 유명한 벨기에, 자국의 상징인 주황색과 튤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네덜란드 전시관, 유럽 중부의 체코 전시관, 오스트리아 전시관

자료원: KOTRA 해외시장뉴스

BIO 2017에 참가한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전시관

주: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반대방향) 일본, 중국, 태국, 대만

 자료원: KOTRA 해외시장뉴스


일본, 중국, 대만 같은 우리와 인접한 경쟁국 뿐만 아니라 태국도 국가관을 설치했다. 이들 모두 자국이 '아시아 제약 바이오 산업의 허브'라는 메세지를 전시관 곳곳에 표기함으로써 바이오 의약품의 주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 벤쳐 스타트업들의 관심을 유도하고자 했다.


이 중 단연 눈에 띈 국가는 일본과 중국이었다. 전통적으로 제약업에 강점을 보여온 일본은 BIO 2017에서도 3개 기업이 스폰서로 참여할 만큼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일본은 2000년대 초반, 내부적인 M&A로 덩치를 키우면서 시장지배력과 투자 여력이 높아졌고 글로벌 M&A와 바이오 벤처·스타트업 투자 사례를 만들고 있다. 때문에 콘퍼런스와 전시관에서 다수의 일본 제약 관계자를 볼 수 있었다.


주: 일본에서도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대규모 M&A를 통해 산업을 주도하는 몇 개의 제약사로 구조가 재편됐고,

이들 기업들은 글로벌 M&A를 추가적으로 시도하고, 투자를 받고 싶어하는 외국 바이오 벤처, 스타트업들에 타깃이 되고 있다.

 자료원: 윤수영(LG경제연구원), '제약기업 성장을 위한 M&A의 역할'(2009. 3. 18.) 산업연구원 보고서를 재인용


우리의 또다른 경쟁국인 중국은 어땠을까. 올해 BIO 2017에서 중국의 부상은 역시 심상치 않았다. 어떤 글로벌 전시회를 방문해도 중국의 위상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은 이미 몇 년이 지난 이야기다. 다만,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수준과 제도적 여건이 필요한 바이오 분야에서 중국이 위상을 갖추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를 바랬지만 그런 기대는 여지없이 깨졌다.

 

아래 내용은 아주경제, '한국 위협하는 중 바이오 굴기'(2017. 7. 14.)(링크) 및 KOTRA 해외시장뉴스의 BIO 2017 현지 취재 내용 참조


가장 먼저 40개가 넘는 바이오 기업들이 참가한 중국의 국가관에 그들을 상징하는 전통적인 붉은 색 대신 하늘색을 택해서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국가관과는 별도로 베이징대가 산학협력을 위해 만든 3개의 집단 중 바이오 분야를 전담하는 'SINOBIOWAY'가 BIO 2017의 모든 참가자에게 나눠주는 현장 가이드의 메인 스폰서를 차지했다. 참가자 모두가 이 자료를 콘퍼런스 내내 들여다본다고 감안하면, SINOBIOWAY가 얻어낼 홍보효과를 짐작해볼 수 있다.


주: SINOBIOWAY는 BIO 2017의 안내책자에 메인 스폰서를 차지했다.

책자 첫 페이지에 우측 하단에 등장하고, 책자 표지와 마지막 면 모두에 자세한 소개를 실었다.

SINOBIOWAY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링크) 참조


전시관뿐만 아니라 콘퍼런스에서도 바이오 산업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BIO 2017 주최측은 주요 참가국과 미 주요 바이오 클러스터들이 행사에 찾아온 바이오 기업들에 자신들의 장점을 소개하고 홍보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별도로 마련했다. Global Innovation Hubs Program(글로벌 혁신 허브 프로그램)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 세션에는 BIO 2017이 열리는 미국 서부 샌디에이고부터 동부의 최강자 보스턴, 그리고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려는 다른 주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서로 이어서 발표했던 샌디에이고와 보스턴은 서로의 장점을 칭찬했지만 동시에 자신만이 가진 장점을 부각시켰다. BIO 2017이 샌디에이고에서, BIO 2018이 보스턴에서 열린다는 점이 이들이 가진 영향력을 대신 말해주고 있다.


미국 지역별 바이오 클러스터 외에도 앞서 국가관 설명에서 소개했던 여러 국가들이 자국의 바이오 산업을 소개하고 홍보했다. 한국도 바이오협회와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이 바이오 산업을 소개했고 바로 뒤이어 일본이, 그 다음은 중국의 주하이시와 중국 국가 대표가 발표를 맡았다. 한·중·일 3국은 다들 웃으면서 15분 소개를 마쳤지만, 경쟁국끼리 붙여놓으니 발표자들의 긴장감과 묘한 경쟁의식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BIO 2017 소개자료에 안내됐던 Global Innovation Hubs Program 글로벌 혁신 허브 프로그램



주: BIO 2017 행사기간 중 주요 참가국과 미국의 주요 바이오 클러스터가 15분씩 자기 지역의 강점을 소개하고

바이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각국의 바이오 산업 유치 열기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국가가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일까? 세계경제가 예전과 같은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신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렇게 많은 국가가 바이오 산업을 위해 BIO 2017 같은 행사에 참가하는 것은 바이오 산업이 가진 특별한 무엇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09년 OECD가 발간한 'The Bioeconomy to 2030'은 바이오 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거시적으로 짚어낸 보고서다. '바이오 경제'같은 용어들의 탄생 배경이 된 이 보고서는 바이오 기술의 3가지 적용 지점 (1) 레드 (2) 그린 (3) 화이트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2030년 OECD 회원국 GDP의 2.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덧붙여 OECD는 바이오 기술이 가진 잠재력을 감안했을 때,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는 지점을 아직은 예측하기 어려워 더 큰 비중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OECD에 소속되지 않은 국가들까지 포함한다면 바이오 기술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첨언한다. 많은 국가가 바이오 산업을 진흥하고 육성하고자 하는 이유는 바이오 기술이 가진 이러한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OECD Bio.PNG

주: OECD가 2009년 발표한 '2030년 바이오 경제를 향한 정책 설계'

(The Bioeconomy to 2030, designing a policy agenda)

자료원: OECD 홈페이지


그럼 누가 잘하고 있고, 누가 더 노력을 해야하는 걸까? BIO 2017 주최측이 국가별 바이오 산업 육성 전략에 대한 평가를 의뢰해서 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pugatch consilium의 Biopharmaceutical Competitiveness & Investment(BCI) Survey는 바이오 산업 육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1) 인적 자본 (2) 연구개발 인프라 (3) 지적재산권 보호 (4) 규제 환경 (5) 기술 이전 체계 (6) 시장 및 상업화 유인체계 (7) 법률 확실성을 들고 있다. 바이오 산업 육성이 어느 한 분야의 단기적인 노력이 아니라 다양한 환경이 조성돼야만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각 부분의 체계적인 노력이 집결돼야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Pugatch.PNG

주: 미국 바이오 산업협회(BIO, Biotechnology Industry Organization)의 의뢰로 매년 국가별 바이오 산업 경쟁력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내고 있는 Pugatch Consilium의 'Biopharmaceutical Competitiveness & Investment (BCI) Survey, Third Edition'(2016). 선진국 가운데 미국의 우세를, 신흥 시장 중 한국은 2등으로 평가받았다.

 자료원: Pugatch Consilium 홈페이지


보고서는 성숙시장(Mature Markets)과 신흥시장(Newcomer Market)으로 나눠서 경쟁력을 분석했는데, 성숙시장 가운데에서는 역시 미국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BIO 2017이 미국에서 개최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가 신흥시장 중 2위에 속해있다는 점 역시 눈여겨볼 부분이다. 우리 바이오 산업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향후 노력에 따라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키우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준다.


  3) 계속되는 디지털 헬스케어 확산


우리는 지난 2편에서 헬스케어 산업에 새로운 혁신동력으로 디지털 헬스케어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하고 이 과정에서 과거 의사-환자의 대면 진료에서 생성된 데이터에만 의존해오던 관습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여러가지 환자의 정보가 수집되는 것으로 변하면서 산업 전반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스마트 워치나 웨어러블 기기들은 IT회사들의 헬스케어 플랫폼과 결합하면서 데이터 수집의 도구가 되고 있다.


Fitbit 홈페이지.PNG

주: 2015년 6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에 성공한 웨어러블 기기 Fitbit의 홈페이지 사진.

당시 30억 달러의 기업 가치로 평가받은 이 회사의 제품은 신체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심박수 등)을 측정하는데,

수면 습관과 운동 패턴 조절까지 확장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서 건강 관련 조언을 제공하거나

주변 사람과 비교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료원: Fitbit 홈페이지


이렇게 소개하면 헬스케어 산업의 디지털화(Digital Transformation)도 IT산업과 같이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헬스케어의 디지털화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더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계는 기본적으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하므로, 혁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IT산업에 비해서는 보수적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정부의 규제 역시 IT산업에 비해서 훨씬 까다롭고 촘촘하며, 수집되는 개인의 헬스케어 데이터들에 대한 보안은 다른 개인 정보에 비해서 훨씬 더 민감하게 다뤄진다. 그래서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논의는 여러가지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조심스럽게 고려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세계 최대규모로 바이오 기술을 조망하는 'BIO 2017'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된 콘퍼런스가 여럿 개최된 것은 그만큼 디지털 기술이 헬스케어에 미치는 영향을 더이상 특이한 것으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올해 BIO 2017에서는 미국 바이오산업협회가 직접 준비한 Digital Health 관련 콘퍼런스들과 (다른 기관에서 준비했지만)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개최된 ‘Digital Health Summer summit’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의 트렌드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먼저, BIO 2017의 18개 주제 중 하나였던 'Digital Health'에서는 총 9건의 개막,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디지털 기술이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미치는 거시적인 영향부터, 임상 시험에 끼치는 영향,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펀딩 동향까지 각 세션별로 3명에서 5명 정도의 패널들이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BIO 2017에서 열리는 개별 콘퍼런스가 총 145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디지털 헬스케어가 '대세'가 됐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각 세션의 패널리스트들은 디지털 기술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각자 분야의 예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또 하나 눈에 띈 점은 'Digital Health Summer summit'이라는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콘퍼런스를 BIO 2017과 동시에 개최했다는 점이다. 올해로 6회째 BIO와 같이 개최했는데, 총 22건의 개별 콘퍼런스에서 디지털 기술을 통해 기존 헬스케어에서 생겨난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했다. 이 콘퍼런스의 연례 행사인 'Digital Health Summit'은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전시회인 CES(Consumer Eletronic Show)와 동시에 열린다. 이 콘퍼런스가 한 번은 CES에서, 다른 한 번은 BIO International Convention에서 열린다는 것은 디지털 헬스케어가 가진 양면, 디지털 기술이면서 동시에 헬스케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digital health.PNG

주: 2016년부터 BIO International과 같이 열린 Digital Health Summer Summit.Digital Health의 연례 본 행사는

매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전기 전자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ic Show, 미 라스베이거스)와 같이 열린다.

자료원: Digital Health Summit 홈페이지(링크)


BIO 2017이 수많은 글로벌 제약회사와 다양한 중소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들과 스타트업이 참가하는 자리이고 이들이 디지털 헬스케어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행사 주최측에서 이런 구성을 택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헬스케어에 뛰어드는 것*일까.

첫째,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디지털화 된 헬스케어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됐고,

둘째,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각국 정부의 골머리를 아프게 하는 의료비를 절감할 가능성이 있고,

셋째,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국가나 지역들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환자들의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 헬스케어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가 미국이라는 점 때문에 BIO 2017에서 다양하게 디지털 헬스케어가 다뤄졌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한다. 또한 헬스케어 혁신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인 의료보험의 틀에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어떻게 확산돼 갈 것인지 역시 아직은 미지수이다. 다만, 현장에서 만난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가의 말처럼, "디지털 헬스케어가 오늘 당장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더 진화한 제품과 솔루션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산업 구조의 변화가 진행될 때, 의료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 역시 이러한 변화에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어쩌면 가장 핵심적인 변화가 출발하는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 내용은 김치원, '의료, 미래를 만나다 - 디지털 헬스케어의 모든 것'(2015. 6. 25.), '의료, 4차 산업혁명을 만나다 - 디지털 헬스케어 비즈니스의 모든 것'(2016. 11. 15.)을 참고했다. 김치원 원장은 이번 BIO 2017을 직접 다녀와서 디지털 헬스케어만 다룬 별도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Publy, 'BIO USA 2017(유료)' 링크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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