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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주 32시간 근무’ 법안 발의

  • 투자진출
  • 미국
  •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우은정
  • 2021-09-30

-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마크 타카노, 7월 말 ‘주 32시간 근무법’ 발의 -

- 미국 노동환경을 크게 변화시킬 수도 있는 본 법안의 향방 꾸준히 주목할 필요 있어 -

 

 

 

작년 코로나19 팬데믹의 등장과 함께 ‘일(Work)’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개념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변화를 겪은 듯하다. 수백만 명의 사무직 근로자들이 집에서 근무하기 시작했고 필수 업종의 근로자들은 처음 접하는 강력한 방역 규제들과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우려 속에서 고군분투했으며, 위축된 경제 상황 탓에 일자리를 잃거나 수입이 끊긴 많은 사람이 각종 지원책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유례없는 불안과 혼란의 시간을 겪으며 지친 근로자들의 일과 삶 속에서는 건강, 웰빙, 개인 시간, 삶의 질 등이 새로운 우선순위가 되기 시작했고 팬데믹의 정점을 넘어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한 올해부터는 인력 수요가 한꺼번에 급증하며 많은 업계에서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되었다.

 

이에 대한 해답일까, 일부 기업들은 근무시간 단축을 적극적으로 시도해보고 있으며 아이슬랜드, 덴마크, 뉴질랜드, 스페인 등 일부 국가들은 이미 기존의 주 5일에서 하루 단축된 주 4일 근무제를 시도하거나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7월 말, 미국에서도 같은 맥락의 제안이 하원에 등장해 눈길을 끈다.

 

‘주 32시간 근무법’ 개요

 

캘리포니아 제41 하원 선거구(리버사이드)를 대표하는 민주당 소속의 마크 타카노(Mark Takano) 하원의원은 지난 7월 말, 현재 40시간인 주당 근무시간을 32시간으로 줄이고자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일명 ‘주 32시간 근무법(32 Hour Workweek Act)’이라 불리는 이 법안(H.R. 4728)은 7월 27일 하원에 발의된 초기 상태로, 향후 소위원회(Committee)의 검토를 앞두고 있다. 타카노 의원 외 3인의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공동 발의(Cosponsor)한 이 법안은 현재 같은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4명의 추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법안의 골자는 초과근무수당(Overtime pay)을 지급하는 근로시간의 기준인 현행 주 40시간을 32시간으로 줄임으로써 비면제(Non-exempt) 직원이 주당 32시간 이상을 근무하게 되면 초과근무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즉, 기준 근무시간을 강제적으로 32시간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은 아니다.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s)와 같은 일부 근로자들은 제외되지만, 최저임금·초과근무 등을 규정하는 ‘공정근로기준법(Fair Labor Standard Act, 이하 FLSA)’의 적용을 받는 대부분의 ‘시급 근로자(Non-exempt employees)’가 이 법안의 적용 대상이다. 또한, 이는 연방 법안으로서 모든 주(State)에 적용될 수 있지만 각 주에서는 퇴직금 수준, 휴가 및 주말 수당의 요율 등 세부적인 부분들을 별도로 조율할 수 있다.

 

법안을 발의한 타카노 의원은 “현재 미국의 근로자들은 임금 수준이 정체된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오랜 시간 근무하고 있다”며, “주 4일 근무를 시도해본 여러 국가나 기업들에서 업무 생산성 향상과 임금 상승 등의 성공적인 결과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 법안이 불러올 긍정적인 효과는 무엇일까? 타카노 의원에 따르면, 주당 근무시간 단축을 실험해 본 기업들을 살펴보면 근로자의 업무 생산성이 약 25~40% 향상됐으며 그 밖에도 일과 삶의 균형 향상, 병가(Sick days) 사용 필요성의 감소,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의 증가, 업무 스케줄 유동성 증가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있다. 또한, 고용주의 입장에서도 직원 건강보험료나 사업장 운영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해당 의원의 설명이다.

 

‘주 32시간 근무법’에 대해 설명하는 타카노 의원의 트위터

 

자료: Rep. Mark Takano’s Twitter(https://twitter.com/RepMarkTakano/status/1420437520186150914)

 

법안에 대한 주변의 반응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끄는 법안인 만큼, 이에 대한 의견도 매우 분분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오바마 정부의 노동부 출신, 비영리 캠페인 Working Nation의 Jane Oates 대표는 미국 경제 분야 전문 매체 Business Insider와의 인터뷰에서 “주 32시간 근무는 생산성 향상 및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잘 맞추어나갈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며, “팬데믹이 덮친 지난 1년간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지역사회에 참여·봉사하며, 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 등이 우리 삶의 상당한 우선순위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Oates 대표는 또한, 이 법안으로 인해 근로자들의 추가적인 교육 기회 역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에도 FLSA(공정근로기준법)가 제정된 지 80년이 지난 지금, 특히 팬데믹의 영향으로 더 급격히 변화한 현시대에 맞게 근로시간의 기준 역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사실 미국에서 근무시간 단축을 추진한 사례는 이번 타카노 의원이 처음은 아니다. The Washington Post에 따르면 과거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D. Roosevelt) 대통령 시절인 1933년, 당시 근무기준시간을 주 30시간으로 줄이려는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었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에 대해 상당히 반발했고 미성년 노동이나 적절한 최저임금의 설정과 같은 더 시급한 노동 이슈들의 해결을 위해 결국 주 30시간 대신 주 40시간이라는 근무시간의 기준이 정해지게 된 것이다.

 

한편, 본 법안에 찬성하지 않는 의견도 상당수다. 해당 법안에 관해 설명하는 타카노 의원의 트위터에는 다양한 의견의 댓글이 달렸는데, 일반인들 대부분의 반응이 달갑지만은 않은 듯하다. 이 법안의 도입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결론적으로 적게 일하면 수입도 줄어들 것”, “초과수당을 더 받으면 세금도 더 내야 할 것”, “고용주와 근로자 모두에게 부담이 될 것” 등의 우려를 표하며 반발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현지 법률업계에 종사하는 L 전문가 또한 KOTRA 로스앤젤리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특히 캘리포니아와 같이 이미 충분히 근로자 친화적인 노동법을 갖춘 지역에서 이 같은 법안은 지역 내 기업들의 사업 환경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으며, 그 결과 기업들이 타지역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가속화된다면 결국 지역 정부 입장에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의견을 전했다. 일부에서는 근무시간의 물리적인 축소보다는 주 40시간이라는 기준은 그대로 가져가되 하루 근무시간을 가령 8시간에서 10시간으로 늘려 물리적인 근무일을 줄이는 ‘압축 근무제(Compressed workweek)’ 등이 더 나은 대안일 것으로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시사점

 

팬데믹의 유례없는 영향으로 작년 한때 급증했던 실업률과 구직자 수는 올해 경제 회복세와 팬데믹 극복을 향한 움직임이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급격히 떨어지고 있으며, 이는 최근 엄청난 구인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21년 7월 현재, 구인 수요가 구직 수요를 한참 앞질렀다. 7월 기준으로, 계절 조정치를 반영한 미국 전체 비농업 부문의 구인 건수(Job openings)는 1093만 개로, 역시 7월 기준 구직자 수인 870만2000명을 훨씬 웃돌았다. 이는 다양한 원인이 얽혀 있는 문제겠지만, 작년 등장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이 노동·고용시장에 큰 변화를 초래했다는 것은 정·재계의 공통적인 의견인 듯하다.

 

2020년 3월~2021년 7월 미국 비농업부문 구인 건수(위) 및 구직자 수(아래)의 변화 추이

(단위: 천 명)

 

: 계절 조정치를 반영한 수치

자료: 미국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앞서도 언급했듯이, 사실 근로시간 단축은 미국에서도 생각보다 오래 전부터 시도해 온 이슈 중 하나다. 수없이 다양한 찬반 의견이 대두되는 가운데, 본 법안의 향방 역시 현재로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팬데믹이 초래한 일에 대한 인식과 노동시장의 변화는 꽤 가시적이기에 이번 ‘주 32시간 근무제’ 법안 발의는 미국 경제의 구성원들로 하여금 이러한 이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데에는 성공한 듯 보인다.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을 포함한 다양한 업계 구성원들은 위와 같은 미국의 노동시장 트렌드를 시의적절하게 파악하고 해당 법안의 진행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법안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매우 분분하고 아직 확실히 알 수 없으나 실제로 미국의 노동 환경은 현재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에 기업들은 보다 유동적인 자세로 시장에 접근하며 더 큰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 야 할 것이다.

 

 

자료: ABC 7 News, Business Insider, Reuters, The Wathington Post, GovTrack.us,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Rep. Mark Takano’s Twitter,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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