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에서 화장품으로 확대되는 비건 소비

국내에서 2021년 LG 시그니처의 브랜드 엠버서더로 선정되기도 한 미국의 R&B 가수인 존 레전드(John Legend)는 2023년 비건 뷰티 회사인 ‘Loved01’을 창립했다. ‘Loved01’은 동물성 성분을 포함하지 않고(vegan)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은(cruelty-free) '비건 화장품'을 판매하며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아마존에도 입점했다. 이와 같은 성장은 최근 미국에서 나타나는 동물 복지에 대한 우려, 천연 성분에 대한 선호도 상승 등 소비자 인식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볼수 있다.

비건 뷰티(vegan beauty) 또는 비건 코스메틱(vegan cosmetic)이라고도 불리는 산업은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Market Research Biz에 의하면 글로벌 비건 뷰티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159억 달러였으며, 연평균 6.2%씩 성장해 2032년에는 28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북미 시장은 이와 같은 추세에 따라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이다. 또다른 시장 조사기관인 Research and Markets에 의하면 북미 시장은 2022년 기준 52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미국 내 증가하는 비건 뷰티 제조업체 및 유통업체에 맞추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글로벌 비건 뷰티 시장 규모 전망>

(단위: US$ 십억)

[자료: Market Research Biz]

일반 화장품과 마찬가지로 비건 뷰티 또한 피부 관리, 색조 화장품, 머릿결 관리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Fortune Business Insight에 의하면 글로벌 비건 뷰티 시장 중 피부 관리 제품은 2023년에 약 40%로 제일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헤어 관련 제품이 약 25%, 색조 화장품이 약 2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부문은 젤, 파우더, 크림 등 형태의 색조 화장품이다.

소비자 인식 변화로 성장하는 미국 비건 뷰티 시장

미국에서 비건 뷰티가 소비자 인기를 얻는 데에는 아래와 같이 3가지 이유가 있다.

성장 배경①: 윤리·환경적 소비

동물 권리 및 보호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비건 뷰티 시장을 성장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소비자 수요에 맞추어 미 정부는 식품의약국(FDA이 발표한 ‘연방 식품, 의약품 및 화장품 법령’ 등을 통해 화장품 유통 및 판매를 규제하면서 동물 실험을 의무적으로 요구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일리노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 미국 12개 주*에서는 동물에 실험한 화장품 판매를 법으로 금지시키는 추세이다.

  주*: 일리노이, 캘리포니아, 뉴욕, 하와이, 루이지애나, 메인, 메릴랜드, 네바다, 뉴저지, 오리건, 버지니아, 워싱턴

성장 배경②: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

인조 성분 및 동물성 원료 대신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비건 뷰티가 피부 및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수의 기업들은 원재료 및 인증 확보를 강조하며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원재료 측면에서 한국의 유자와 감귤류, 호주의 카카두자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람부탄 등에 대한 제조업체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글로벌 비건 인증 발급기관인 ‘Vegan Society’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약 2500개의 기업이 3만 개 화장품 제품에 대해 인증을 발급받았으며, 이는 제품 및 자사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글로벌 비건 인증 발급 기관>

[자료: 시카고 무역관 종합]

성장 배경 ③ 연예인 선도 유행

미국에서 다수의 연예인이 비건 뷰티를 홍보하고 회사를 창립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존 레논이 설립한 Lovedo1을 비롯해 세계적인 가수 겸 배우인 Selena Gomez가 만든 ‘Rae Beauty’(아이섀도우 등), 아메리카 갓 탤런트의 심사위원인 Sofia Vergara가 만든 ‘Toty’(자외선 차단 제품 등) 등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연예인 홍보로 인해 미국에서 비건 뷰티는 주로 젊은 세대에서 소비되고 있다. 글로벌 조사기관인 Statista이 2021년에 시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미국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의 28%가 비건 뷰티 소비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고,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후반)의 32%가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미국 비건 뷰티 시장 경쟁 및 유통 동향

미국 비건 뷰티 시장은 다수의 기업들이 새롭게 진출하고 있다. 그중 주요 미국 기업 3개사는 Gabriel Cosmetics, Seraphine Botanicals, Coty Inc이다.

<주요 미국 비건 뷰티 기업 개요>

(단위: US$ 천)

주*: Beauty Everich Ltd의 대표 브랜드

[자료: 시카고 무역관 종합]

미국 비건 뷰티제품은 전문 소매업체, 온라인 플랫폼, 천연 및 유기농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유통업체, 구독서비스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먼저 대표적인 전문 뷰티 소매업체로는 Sephora와 Ulta Beauty 등이 있다. 해당 업체들은 동물 윤리 및 지속 가능성 측면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는 브랜드를 선별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최근에는 아마존, Dermstore, Beautylish 등 온라인 플랫폼이 비건 뷰티 제품을 구매하는 신규 판매처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을 한눈에 확인하고 비교 분석할 수 있고, 빠른 시간 안에 집으로 배송받아 편리성의 측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외 Whole Foods Market, Sprouts Farmers Market 등 천연 및 유기농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소매업체도 다양한 비건 뷰티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최근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유통 방식 중 하나인 구독 서비스(Beauty Box)를 통해서도 유통되고 있다. 구독서비스는 소비자가 매월 정기적인 구독료를 납부하면 취향에 따라 일정 개수만큼의 브랜드별 제품을 선택해 박스 형태로 배달받는 형식이다. 이는 국내에서 반찬 정기 배달 서비스에 구독할 경우, 매주 소비자 취향에 맞는 다양한 반찬을 보내주는 서비스와 유사하며, 다만 제품만 반찬 대신 화장품으로 바뀐 형태이다. 비건 뷰티를 유통하는 대표적인 구독 서비스 업체로는 ‘Vegan Cuts’이 있다. 약 2만 명이 구독하는 해당 서비스는 화장품 및 식품 분양의 다양한 식물성 제품을 매번 선정해 소비자들에게 배송해 주고 있다.

  주: 미국 구독서비스 시장 규모: (‘22년) 135억 달러 → (’32년) 445억 달러(연평균 14.2% 성장)

시사점

최근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월 한국의 대미 화장품 수출은 69.2% 증가한 2억4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친환경적 한국 원재료와 한국에서의 비건 뷰티에 대한 높은 관심도는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화장품 시장 특성상 다수의 경쟁사가 있기에 미국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며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자사만의 독특한 성번, 화장 방법 등 뷰티 루틴을 강조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미국 시장 진출 전 화장품 및 스킨 케어 제품에 대한 규제, 라벨링 요구사항, 성분 제한 등을 파악해 사전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이라는 점을 보이기 위해 FDA 등록을 사전에 해야지만 윤리 및 환경적 소비를 선호하는 미국 젊은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사전 대비를 통해 K-POP 및 K-드라마로 미국에서 관심이 높아지는 한국 뷰티 트렌드에 발맞추어 수출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Market Research Biz, Research and Markets 등 KOTRA 시카고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