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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풍, 미국 유통사 물류 전략과 가격 흐름의 숨은 진실
- 경제·무역
- 미국
- 뉴욕무역관 정진수
- 2025-09-08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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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 수입으로 상반기 물동량 사상 최대치
CPI·PPI 동반 상승…인플레 압력 고조
관세 부담, 결국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나
상반기 물동량 ‘폭발’…관세 시행 후 급반전
미국 10대 항만의 물동량이 올해 1~4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데이터 전문 기업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에 따르면, 2025년 1~4월 미국 10대 항만의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뉴욕·뉴저지 항의 물동량은 197만 TEU로 전년 대비 7.8% 늘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명명하며 관세 정책을 본격 시행한 5월부터 흐름은 급격히 반전됐다. 뉴욕·뉴저지 항의 5월 물동량은 51만 TEU로 전년 동월 대비 5% 줄었고, 6월에는 47만 TEU로 2.4% 감소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미국 10대 항만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씨-인텔리전스의 알란 머피(Alan Murphy) 대표는 “1~4월에는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5월부터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급격히 위축됐다”며 “미국 전체 물동량도 전년 대비 5월에 4.1%, 6월에 8.2% 감소했다”고 말했다.
<뉴욕·뉴저지 항의 2024년, 2025년 1~6월 물동량 동향>

[자료: Port Authority of New York and New Jersey]
타겟·월마트의 ‘선제 물류’…높은 비용에도 재고 선점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의 선제적 물류 전략은 물동량 추세 변화와 맞물려 전개되고 있다. 타겟(Target)은 2024년 말부터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비해 대규모 물류비용을 투입하며 재고를 선제 확보해왔고, 월마트(Walmart) 역시 지난해부터 꾸준히 재고를 축적해 지난 3월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수입을 기록했다. 글로벌 물류 기업 제네타(Xeneta)의 피터 샌드(Peter Sand) 수석 분석가는 “2025년 상반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화주들이 ‘스톱 앤 고(Stop-and-go, 물류를 보류하다가 재개하는 방식)’ 전략을 구사하며 물류 흐름이 불안정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5월 12일 중국산 제품의 관세율이 145%에서 30%로 낮아지자, 보류됐던 공급이 빠르게 재개되며 글로벌 물류망에 일시적 혼선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는 “타겟처럼 선제적 물류를 한다고 해서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화주들은 높은 비용을 감수하고도 이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내 재고 트렌드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콜로라도대학교의 재커리 로저스(Zachary Rogers) 교수는 “통상적으로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둔 10월에 재고가 집중되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며 “분기별로 재고가 피크를 형성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7~8월 물동량 추이를 고려할 때 오는 9월에는 재고가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4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타겟과 월마트의 물류량 동향>
(단위: 1,000 TEU)

[자료: Import Genius]
소비자는 아직 ‘체감 둔감’…숨어 있는 인플레 압력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와 대체로 일치했다. 반면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9%(시장 예상치 0.2%),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뉴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한 컨설팅사 관계자는 “PPI가 예상치를 웃돌고 CPI 상승세가 완만한 것은 기업들이 관세로 인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상당 부분 내부적으로 흡수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가격 인상이 나타난 품목은 의류, 완구류 등 소비재 위주이며, 나이키, P&G, 마텔 등 주요 브랜드가 이미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재고가 여전히 물류망에 쌓여 있기 때문”이라며, “9월부터 재고가 소진되면 비용 전가가 본격화돼 인플레이션 압력이 수치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 전문기업 뱅크레이트(Bankrate)의 마크 햄릭(Mark Hamrick) 경제 분석가도 “소비자물가지수가 2022년처럼 9% 이상 급등해 경제 혼란을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관세 여파로 3~4%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를 크게 웃돌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사점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6월까지 미국 기업들이 관세 비용의 약 64%를 흡수했지만, 향후 흡수율은 점차 낮아져 10% 수준에 그치고 소비자 부담률은 67%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컨설팅사 관계자는 뉴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화주들의 주요 관심사는 미국 관세 정책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라며, “안정적인 공급과 재고 관리, 물류·통관 비용 절감 문제를 기업 임원들이 직접 챙기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많은 기업들이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을 가격 정책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조만간 미국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한 가격 인상이 현실화될 것이고, 관세 인상으로 인한 ‘청구서’가 시차를 두고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료: CNBC, Wall Street Journal, New York Times, Washington Post, ABC News, Port Authority of New York and New Jersey, CH Robinson, Import Genius, KOTRA 뉴욕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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