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화 가치, 다시 최저 기록 경신

- 국제유가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 받는 러시아 경제 -

- 1월 22일 러시아 중앙은행 환율, 1달러=83.59루블로 통화 가치 최저 기록 -

□ 루블화, 어디까지 떨어지나

 ○ 2015년 1월 21일 러시아 중앙은행은 1월 22일 공식 기준 환율을 1달러당 83.5913루블로 발표함. 이는 1998년 루블화 화폐 개혁 이후 중앙은행 기준 환율이 처음으로 80루블 선을 넘어선 것이며, 1월 21일 1달러당 79.4614루블이었던 환율이 하루 사이에 4.12루블, 약 5% 이상 추가 평가절하된 것임.

 ○ 에너지 자원 수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경제의 특성상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국제유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음. 1월 21~22일 루블화 가치가 새로운 최저 기록을 세운 것도 국제 브렌트유 가격이 1배럴당 27달러대로 하락해 그 영향을 받은 것임.

  - 2014년부터 시작된 루블화 가치 하락은 국제유가와 함께 하향곡선을 형성하고 있음.

2014~2016년도 루블화 변동 추이

자료원: yandex

□ 러시아 물가와 소득에 어떤 영향 미치나

 ○ ING 러시아의 경제전문가 드미트리 폴레보이는 루블화 가치 하락이 러시아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 형성된 달러 대비 루블 환율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달려있다고 전함.

  - 현재 환율이 수개월 간 유지될 경우,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 일반적으로 통화 가치가 10% 하락할 때 전체 인플레이션율은 1% 상승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함.

  - 러시아 정부는 2016년 인플레이션율이 6.4%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며 예산안을 수립함. (2015년도 공식 인플레이션율은 12% 이상임)

 ○ 러시아 중앙은행의 타깃 인플레이션 설정의 기반은 기준금리인데, 현재 러시아 기준금리는 11% 수준임. 최근 중앙은행 부총재 크세니아 유다예바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전한 바 있음.

 ○ 소득수준에 대해서는 ING 러시아의 드미트리 폴레보이는 러시아 국민소득이 늘어날 수 있는 요인이 현재 없으며, 현재 수준에 머물거나 아주 소폭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봄. 실질적으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득수준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측함.

□ 러시아 기업의 외화 부채는 어떻게 되나

 ○ 러시아 중앙은행 발표에 따르면, 2014년 약 5000억 달러 규모였던 러시아 외화 총 부채가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로 인해 2015년 4180억 달러 수준까지 줄었음.

 ○ Moody’s가 2015년 10월 러시아 비금융 분야의 상위 57개 기업 재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약 84%는 자산 유동성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돼 2016년 말까지 채무상환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나타남.

 ○ 우스마노프 BCS Prime 애널리스트는 "루블화 평가절하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주로 내수시장 의존도가 높으면서 외화 부채가 많은 기업"이라며, 대표적으로 Transneft(석유), TMK 그룹(철제 파이프) 등을 꼽음.

  - 또한 표도르 비지코프 GHP Group 자산관리 전문가는 "러시아 통신사들의 경우에도 모바일 통신망 장비 등은 러시아에서 제조되지 않아 수입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자국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그에 따른 외화 부담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전함. 이에 기업들은 사업을 발전시키지 않고 현상 유지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아 국가 경제가 성장하기 어려운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 러시아 국고는 충분한가?

 ○ 국제유가 하락으로 발생하는 러시아 석유산업 수익 부족분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루블화 평가절하로 발생하는 환차익을 활용해 보전하는 방식으로 자국 석유산업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음.

 ○ 2016년 1월 상반기 중 울류카예프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은 Urals 국제유가가 25달러 수준, 달러/루블화 환율이 80루블을 넘어설 경우를 대비하는 ‘스트레스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바로 1월 20일에 모두가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함.

  - 러시아 경제전문가그룹(이하 EEG)의 예측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27~28달러 수준일 때 연평균 달러/루블 환율은 83~84루블로 보고 있으며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국가재정 적자는 총 GDP의 7~7.5%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음. (러시아 2016년 정부 예산안은 국가 재정적자는 총 GDP의 3%를 넘기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음)

국제유가에 따른 러시아 주요 경제지표 전망

자료원: RBCdaily, 러시아 경제전문가그룹(EEG) 산정 자료

□ 러시아 정부 입장 및 계획

 ○ 예고르 수신 러시아 Gasprom 은행 애널리스트는 최근 발생한 루블화의 기록적인 평가절하에 대해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예상 가능했던 단기적인 현상으로 평가함.

 ○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부 장관은 2016년초부터 시작된 급작스런 국제경제 변화에 따라 러시아 재무부는 기존의 중장기 대응 정책을 재검토 중에 있으며, 근본적인 러시아 경제 안정화를 위해서는 정치, 금융 및 국가예산안의 대대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함.

  - 2016년 1월 초순, 실루아노프 장관은 경기 위기에 따라 각 정부 부처별 2016년도 예산안의 10% 삭감 계획안을 제출하도록 요청했으며 이를 통해 약 5000억 루블이 절감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함.

 ○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도 국제유가가 루블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현재 석유산업을 기반으로 삼고 있는 러시아 경제의 다양화 및 구조 개혁이 필요할 것으로 밝힘. 또한, 예전 고유가 시절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국제유가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함.

  - 러시아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 재정적자 및 외채 규모를 가능한 한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전함.

  -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융시장 동향을 매일 모니터링하며 예의주시하고 있고, 아직까지는 예상 밖의 현상은 발생하지 않고 있으므로 자연스러운 시장의 변화에 맡기고 인위적인 개입은 하지 않고 있음을 밝힘.

  - 또한 러시아 경제위기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예비기금’과 ‘국민복지기금’은 보존돼야 한다고 전함. (TASS통신에 의하면, 2016년 1월 1일 기준 러시아 ‘예비기금’은 약 499억 달러이며 ‘국민복지기금’은 717억 달러 규모임)

□ 시사점

 ○ 루블화 가치가 최저 기록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2014년 말 현상과 달리 외화나 제품들의 사재기 및 대거 예금 인출 등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고 있음.

 ○ 외신들은 지속적으로 어두운 러시아 경제 전망을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러시아 정부는 민심을 진정시키기에만 급급하며 구체적인 위기 대응 정책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상황임.

  - 불과 1개월 전인 2015년 말경, 러 정부는 2016년에는 별도의 위기 대응 정책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으나, 현지 RBC 일간지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1월 27일까지 경제위기 대응 계획을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전함.

 ○ 러시아 각 정부 부처별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구조조정 및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어 러시아 정치, 경제 및 사회 분야의 변화와 움직임에 대해 주시할 필요가 있음.

자료원: RBC daily, Tass, Ria 등 현지 언론 및 KOTRA 모스크바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