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UBER)택시, 캐나다 토론토에서의 승소는 과연 진정한 승리인가

윤형석 KOTRA 토론토 무역관

온타리오주 법원 토론토시와 우버사의 법정 공방에서 우버사 손 들어줘

지난 7월 3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법원은 토론토시가 우버사에 대해 제소한 사업운영 금지명령(Injunction)심사를 기각하며 토론토 및 주변 도심지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우버사의 손을 들어줬다. 토론토시는 두 달 전 온타리오주 법원에 우버사가 사실상 불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필요한 허가 및 보험을 취득하기 전까지 사업운영 금지명령을 내려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토론토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관련 근거법은 The City of Toronto Act인데, 이에 따르면 택시(Taxicab) 또는 리무진(Limousine)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체 혹은 중개업자(Brokerage)는 반드시 시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맞서 우버는 이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택시 또는 리무진 영업이 아닌 스마트 앱을 기반으로 한 단순 기술 서비스라는 주장을 펼쳤다.

온타리오주 법원은 근거법에 명시된 ‘택시 혹은 리무진 서비스’의 정의에 비춰 우버가 이 서비스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분석해 판결을 내렸다. City of Toronto Act에 따르면 택시 혹은 리무진 서비스가 운전기사 또는 중개업자(Brokerage)가 승객으로부터 받은 서비스 요청을 ‘수락’해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일 경우라고 정의돼 있지만, 우버는 승객의 요청과 운전기사의 수락을 ‘주선’해주는 역할을 할 뿐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수락’하는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근거법 적용불가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토론토시가 규제 변경을 통한 제재를 가하기 전까지 토론토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까지 계속해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 적법성은 확보한 상태이지만 시의 입장에선 기존 운송사업 종사자들과의 형평성과 보험 문제 등의 허점 등을 고려했을 때, 아무런 제재 없이 우버 운영을 허용할 순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우버에 가입한 운전기사들에게 택시면허 취득 및 상업용 보험 가입을 강제하는 규제안을 검토 중이며, 이와 관련 지난 7월 6일 시청에서 택시·운수업 협회와 우버사의 캐나다 경영진 등 이해당사자들과의 미팅을 통해 새로운 변화에 부합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규제제도 설립을 위해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우버는 운전기사들에게 허가 및 상업용 보험가입을 강제할 경우, 간접비가 늘어 기존 택시보다 저렴한 가격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울 수 없게 되며, 기존 택시 기사들은 허가 취득, 보험 가입, 중개업자 수수료 등을 고려했을 경우 가격경쟁력 면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기에 첨예한 대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버의 캐나다 현황

우버가 토론토에 입성한 것은 2012년으로 지난 3년간 기존 토론토 택시기사들의 무수한 반대에 부딪혔다. 이미 2015년에만 두 차례 택시기사들이 토론토 시청 앞으로 몰려들어 번화가 도로를 점령하고 농성을 펼친 바 있으며, 7월 10일부터 26일까지 토론토 및 인근지역에서 열릴 Pan Am Games 기간 파업할 것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토론토에 등록된 택시의 수는 약 5000대, 리무진 약 900대, 운전기사 약 1만 명이고, 토론토 내 택시산업 종사자는 1만5000명에 이르는데, 2014년 시에서 조사한 토론토 택시산업보고서에 의하면 하루 평균 약 6만5000건의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이는 약 160만 캐나다달러의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우버는 연말까지 총 1만5000명의 우버 기사가 토론토를 활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론토 시청 앞 시가지를 가득 메운 택시들

자료원: KOTRA 토론토 무역관

우버는 토론토 외에도 몬트리올, 오타와, 캘거리, 밴쿠버 등의 주요 도시에 진출했으나, 캘거리시는 일찍이 2014년 8월 우버를 불법으로 판단하고 금지한 바 있으며, 밴쿠버시는 잠정적이라고는 하나 2014년부터 현재까지 전면 금지하고 있다. 또한 몬트리올시는 경찰이 단속에 나서 우버 운전기사들의 차를 압수하고 있으며, 오타와시도 우버 운전기사들에 대한 경찰단속에 나서며, 새로운 규제제도의 체계가 잡히기 전까진 실질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이 또 하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듯

토론토시와는 별개로 온타리오금융상품위원회(Financial Services Commission of Ontario, FSCO, 생명, 산재, 자동차 등 보험 관련 금융상품을 감독하는 기관) 또한 직접 나서서 우버 이용을 자제할 것을 권면하고 있다. FSCO 및 보험회사들에 따르면 상업적인 목적으로 승객이 탑승할 시, 상업용 보험(Commercial Insurance)을 소지하고 있지 않을 경우 승객에 대한 피해보상처리가 되지 않아 자칫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우버는 기업차원에서 건별 500만 캐나다 달러의 보험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선전했지만, 보험계약의 상세내역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과연 기업보험으로 개인 운전기사들의 과실로 인한 승객의 피해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일반 개인차량으로 운행하는 우버 운전기사들에게 값비싼 상업용 보험 가입을 강제하는 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세라 상업용 보험 취득 강제는 우버의 추후 성패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온타리오금융상품위원회(FSCO) 권면 광고

자료원: FSCO (http://www.fsco.gov.on.ca/en/auto/Pages/ridesharing-info.aspx)

무허가, 무보험 논란 세계적으로 계속돼

현재 우버는 세계적으로는 57개국 300여 개 도심지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주요 도심지 혹은 국가에서 끊이지 않는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건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은 2015년 연말까지 개인차량을 이용한 택시 서비스를 전면 금지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중국 교통부는 2015년 1월 허가를 받은 운전기사에 한해서만 우버 앱 사용을 허가한 바 있다. 대만과 태국은 각각 2015년 5월, 2014년 12월에 전면 금지 판정을 내렸다. 유럽에선 벨기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및 스페인에서 각종 제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해 우버는 유럽연합에 우버가 택시 서비스인지 스마트 앱을 기반으로 한 단순 기술서비스인지에 대해 판결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인도에선 2015년 5월 기준 11개 도시에서 별다른 제재 없이 운영되고 있으나, 뉴델리에서는 2014년 12월 발생한 우버 운전기사 성폭행 사건으로 인해 운영이 금지된 상태다. 미국에선 햄튼과 유진, 앵커리지, 샌안토니오 등에서 금지된 상태이며, 뉴욕, 필라델피아 등에서도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전 세계 우버 논란 현황

자료원: Bloomberg(2015년 6월 29일 기준)

시사점

전 세계적으로 몸살을 앓고 이는 우버 서비스 논란에 대한 이번 온타리오주 법원의 판결은 혁신과 낡은 제도 사이에서 벌어지는 패러다임 전환 과정을 잘 보여주는 일화다. 이것은 비단 우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스마트 앱과 ‘공유경제’ 사이에서 빚어진 해프닝으로, 스타트업 기업에 시장 선도기업이 겪을 수 있는 제도적 장벽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 기업, 특히 ICT 관련 기업들은 국별 상이한 제도에 유연한 대처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으며, 특히 현지법에 저촉되는 사항이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함. 실제로 토론토 무역관이 담당했던 한 스마트 테크놀로지 스타트업 기업은 혁신적인 기술로 이미 한국에선 상용화된 제품을 선보였지만, 바이어들로부터 현지 프라이버시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로 인해 진출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