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는 살기 편한 나라인가?

이기녕 전 삼성전자 근무 지역전문가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 4개국(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은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를 자랑한다. 또한 매년 발표되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에 덴마크는 단골 손님처럼 1위를 차지하곤 한다. 하지만 덴마크에서 살면 모든 것이 행복하고 편할까?

본인은 덴마크에 산 지 이제 겨우 2년 남짓 돼서 아직 덴마크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여태까지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 비교해 덴마크에서 지내는데 불편하다고 느꼈던 점을 이야기해 보겠다.

첫째, 이 곳에 여행이던 출장이던 와봤던 사람은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 바로 엄청난 물가일 것이다. 물론 비싼 물가만큼 인건비도 높긴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객관적으로 비싼 것은 사실이다. 특히나 서비스 관련된 요금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일례로 본인이 이곳에서 바지를 하나 구입하게 됐다. 세일을 엄청 많이 해서 단돈 100크로나(1 크로나는 약 185원 정도)에 구매하는 행운을 만났다. 하지만 신체 조건상 바지 줄임 수선이 필요했고 수선비로 150크로나를 지불했다.(이런 경우를 두고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했던가) 이 외에도 IKEA에서 비교적 저렴한 값에 가구 등을 구매해도, 집으로 배송을 보내면 배송비로만 400크로나 이상의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바로 이런 비싼 인건비로 인해 어떤 직업에 종사하건 임금이 크게 차이가 없고 직업에 귀천이 없는, 비교적 평등한 근로 문화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둘째, 이곳에서 지내는 한국인 대부분의 공통된 의견은 이곳 사람은 일 처리가 너무 느리다는 것이다. ‘빨리 빨리’라는 것이 한국을 대표하는 단어 중 하나일 정도로 한국 사람이 너무 급한 것일 수도 있으나, 정말 답답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이곳 사람은 그러면 그런가 보다 하고 마냥 기다리는 데 익숙하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것에 적응이 될까 모르겠다.

셋째, 병원 진료에 관한 부분이다. 물론 이곳에서의 의료비는 모두 무료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는 한국보다 낫지만 그래도 불편한 점이 많다. 두 번째로 언급한 덴마크 사람의 느린 일 처리 방식과도 다소 연관이 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으나 이 곳에서 병원 진료를 받기가 쉽지가 않다. 특히 어린 아이가 있는 부모는 대부분 한 두 번씩은 겪어봤을 것이다. 아이가 감기가 걸려 기침이 심하고 열이 많이 나서 병원에 가도, 특별한 조치가 없다. 주치의로부터 그냥 푹 쉬라는 말만 듣는 것이 전부다. 정말 응급실에 갈 만한 중대한 병이 아니라면 주치의 만나는 것도 며칠 전부터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아파서 예약했다가 진료받기 전에 다 나아서 취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하면, 정말 급한 질병이 아니라면 특별한 약을 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낫게 하는 방식을 고수하는 의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넷째, 이건 비흡연자로서의 개인적 견해일 수도 있으나 이곳 사람은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운다. 개인의 자유권 행사를 중요시 하는 사람에게 기호식품인 금연을 강요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나 완전 실내가 아니면 열차 플랫폼이건 지하철 역이건 크게 개의치 않는다.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그렇게 아이를 끔찍이 여기는 이 곳 사람조차, 갓난아기의 유모차 바로 옆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엄마, 아빠를 흔히 볼 수 있다. 담배를 피우되, 한국처럼 간접 흡연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흡연 장소를 가려 피우는 것이 좋겠다는 개인적인 의견이다.

지금까지 본인이 덴마크에 2년 남짓 살면서 불편하게 여겼던 점을 일부 나열했으나 이 곳 사람에게는 여태까지 생활해왔던 익숙한 방식이고, 이런 부분이 나에게도 나중에 적응되면 불편함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