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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물류기업의 독일 현지 진출에 대해
  • 외부전문가 기고
  • 독일
  • 함부르크무역관 김혜윤
  • 2015-02-12
  • 출처 : KOTRA

 

물류기업의 독일 현지 진출에 대해

 

독일 현지 물류업체 K사 법인장

 

 

 

현지 진출기업으로서의 애로사항

 

아무래도 제일 큰 어려움은 인사 관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사관리라고 함은 예를 들자면 직원 근태상황이 안좋다던지 이 직원이 우리 업무에 부적절하다던지 사업구조상 잉여인력이 발생한다던지의 경우인데 이것을 풀어나가는 것이 어렵습니다. 독일의 노동법이 국내 노동법과 상이하고 근로자 중심의 법이다보니 구조조정을 경영층이 원하는 대로 이끌어 나가기가 어려운 편입니다.

 

노사관계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노하우는?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원과의 소통' 그리고 '현지화'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어려운 점은 저의 경우 한국적인 방식의 노사관계를, 독일인은 독일적인 가치관으로 경영층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절충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아주 기본적인 요청인데도 독일 직원의 반응이 좋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찢어진 청바지 같은 너무 캐주얼한 복장은 피하자, 출근시간을 정확하게 지켜 달라, 이런 요청이었는데 민감하게 인식했는지 직원 반응이 매우 뜨거웠습니다. 어떤 직원의 경우는 심지어 회사를 옮기겠다는 이야기도 나왔고요. 그래서 아침에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오는 경우 출근시간을 융통성 있게 각자가 조정하도록 조치를 했습니다. 대신 출퇴근시간 엄수, 근태, 휴가 내는 것에 대해서는 직원이 스스로 자각을 하고 지킬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휴가를 최소 한달 전에 반드시 내고, 일하는 동료의 동의를 받아라, 이런 식으로 절충하고 있습니다.

 

복장에 있어서는 여기 문화에 맞추어 제가 많은 부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보니까 독일에서는 청바지는 출근복장으로 보편화돼 있더라고요. 또 실질적으로 찢어진 청바지를 입는 사람은 한 사람인데, 한 사람에만 해당되는 부분을 전체에 강요를 하다 보니 반발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청바지도 너무 파란색 말고 검은색에 가까운 색으로, 아니면 양복바지를 입으면 안되겠느냐, 양복바지가 없으면 회사에서 마련해주겠다, 설득을 하려고 했었는데 영업활동을 할 때는 나름 TPO(시간,장소,상황)에 맞게 공식적인 복장을 해서 직원의 입장을 이해하게 됐고 여기 기업분위기가 그렇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이제는 제가 바뀌어서 영업활동이 아닌 경우에는 넥타이를 매지 않게 됐습니다.

 

제일 어려웠던 부분은 현장에서 나이가 많은 직원을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심장이 안 좋은 고령의 지게차 운전기사가 있었는데 현장에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고 1~2주씩 병가를 내는 것이 잦았습니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아픈 사람이 운전을 하면 위험하니까 다른 일을 시키게 되고, 그런데 지게차 운전자는 반드시 필요하니까 계약직 운전기사를 쓰게 돼 비용관리가 어려워 졌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조기 은퇴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서, 해당 직원에게 보상금을 지급할테니 집에서 쉬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었는데 이 사람은 변호사를 통해서 자기는 계속 다녀야되겠다고 하더라구요. 많이 곤란한 상황이었습니다.

 

현재는 인사관리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면에서는 군기를 잡기보다는 그 사람 입장에서 이해를 하고 들어간 것이 많은 부분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한국식으로 빨리빨리 결과를 내려고 하니 문제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된다는 것을 터득한 것 같습니다.

 

물류기업으로서 함부르크 시의 이점

 

유럽 제2항이라는 점이 굉장히 유효합니다. 전통적으로 함부르크가 유럽의 로테르담과 쌍벽을 이루는 항구다보니 인프라, 물류시설 등이 잘 구축돼 있습니다. 다만 함부르크 항은 교통혼잡이 심한 편인데요, 요즘 함부르크 근교 인프라가 동시다발적으로 공사를 많이 하고 있어 항구까지 가는데 시간이 다소 소요되고, 컨테이너를 선적·하역할 때 포트 쪽 상황이 복잡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입니다. 최근까지 트러킹 회사 연합에서 Traffic Congestion Surcharge를 적용하는 방안을 진행하다 유럽연합에서 담합에 대한 경고조치가 있어 주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물류업체가 유럽으로 지사를 내고 싶다면 함부르크를 추천할 의향이 있으신지?

 

분명하게 말씀드리자면, 본사에서 지원하는 물동량이 없는 경우 현지에 진출해서 고객을 만들고, 여기서 사업을 일구는 것은 100% 안된다고 봅니다.

저희 같은 경우도 70~80% 이상이 본사에서 지원해주는 비즈니스를 운영하기 때문에 유지가 되고 있는데 그렇지 않고 여기에 와서 사업을 일구어서 자립하는 형태는 무모한 진출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물류기업의 경우는요.

 

독일은 물류 강국입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병참학, 즉 로지스틱스가 발달했습니다. 독일의 Schenker 나 DHL 이런 기업이 모두 200년 이상 된 기업이기 때문에 인프라도 잘 돼있고 조직도 큽니다. 이런 독일에서 특정한 물류 기반 없이 들어와서 기업을 운영하겠다는 것은 다소 무모해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여기 진출해있는 한국 물류기업은 80~90% 본사의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해서 현지 진출을 해 있는 것이지 여기서 이익을 창출해서 본사로 돈을 보내주는 구조는 다소 현실성이 없고, 어려워 보입니다. 특히 중소물류업체가 온다고 하면, 기존 독일·유럽에서의 비즈니스를 가지고 들어오면 모르지만, 그것 없이 들어오는 것은 힘들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독일 기업이 인지도와 현지 레퍼런스가 제로인 업체에 서비스를 맡기진 않을 거라고 봅니다.

 

저희의 경우도 상당히 딜레마인 부분은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몇 퍼센트 정도는 현지에서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독일 업체와 경쟁하기가 상당히 어렵고 인프라 구축도 어려운데다 인지도면에서도 현지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입니다. 따라서 본사에서 지원을 해주는데도 쉽지 않은 현지 진출, 맨몸으로 물류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국제 물류 분야 경력 25년의 전문가로 독일, 시드니 등지에서 한국과의 무역 지원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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