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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일본의 편의점, 변화하는 전국 체인
  • 외부전문가 기고
  • 일본
  • 도쿄무역관 박은희
  • 2015-01-21
  • 출처 : KOTRA

 

일본의 편의점, 변화하는 전국 체인

 

홍순혁 도쿄대학교 총합문화연구과 박사 과정

 

 

 

2013년 일본 히트 상품으로 누구나 이견 없이 꼽는 것이 바로 편의점 커피이다. 편의점 업계 선두주자인 세븐일레븐이 2013년 1월 세븐 카페란 브랜드로 전개하기 시작한 100엔 원코인 본격 드립 커피 사업은 캔커피 및 커피전문점 수요를 빠른 속도로 잠식하며 당년 한 해 동안 4억5000만 잔을 판매해 약 500억 엔의 매출을 기록했다. 2위 업체인 LAWSON과 3위 업체인 패밀리마트가 즉시 자체 브랜드를 발족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했음은 말할 것도 없고 2014년 하반기 현재는 각 사가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체 브랜드 도너츠 라인업을 내놓으며 부가수익 극대화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12월부터 세븐일레븐 아사쿠사 카미나리몬 점에서는 TAX-FREE 대응 카운터를 마련했다고 한다. 올해 10월부터는 관련 규정 개정으로 면세 대상 품목이 식품, 화장품, 약품 등 소모품으로도 확대(5000엔 이상 구매 시)됐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한다.

 

항상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대는 아사쿠사라는 입지 조건을 감안해도 편의점에서 면세 대응이라니 조금 지나친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었으나 세븐일레븐 독점 PB 스킨케어 브랜드의 세안 크림(460엔) 같은 경우, 아시아권 관광객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한 달에 1만4000개씩 팔린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븐일레븐에는 외국 신용카드로 현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ATM이 설치돼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관광객 수요 유치의 상승 효과도 기대 가능할 것이다.

 

커피 전문점 같은 드립 또는 에스프레소 머신 커피, 면세 대응 카운터, 외국 신용카드로 현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ATM, 어디 이뿐이겠는가. 점내에 설치된 멀티 복사기를 사용하면 구청으로부터 주민표를 발급 받을 수도 있고 세탁물 위탁, 우편물 발송, 각종 티켓의 예약 및 발권, 심지어는 오토바이용 보험 신청·갱신도 가능하다. 점내 화장실도 개방해 택시 운전사의 화장실은 대개 편의점이 되기 마련이다. 실로 다양한 편의를 내방객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각종 편의 서비스가 처음부터 제공됐던 것은 아니다. 40년 전 일본에 처음 편의점이 생겼을 때 심지어 그곳에는 편의점의 대명사인 삼각김밥이란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샌드위치 이외의 즉석 간편식을 원하는 소비자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포장 측면에서의 개량을 거듭해가며 현재와 같은 삼각김밥이 탄생하게 된 것이고 갓 만든 따뜻한 양식 메뉴에 대한 수요에서 튀김기를 사용한 각종 패스트 푸드가 제공되게 된 것이다.

 

서비스가 좀 더 다각화되게 된 계기는 86년 남녀고용기회균등법 시행이었다. 이를 계기로 여성 취업이 늘어나게 되면 근무시간인 낮 시간의 재택인구가 줄어들 것이 예상됐고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일과시간 이외의 시간에 물건 판매 이외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제반 환경 변화에 따른 소비자 수요의 변화를 예측한 공과금 수납 대행 서비스는 큰 호응을 얻었고, 이는 우편물 발송, 각종 티켓의 예약 및 발권 등 편의점을 통한 본격적 용역 서비스 제공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처럼 편의점은 긴 야간 영업시간 동안 각지에 산재한 다수의 점포에서 전국적 물류 유통망을 활용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물건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태인 것이며 자연히 소비자 수요의 변화에 따라 그 서비스 내용은 다각도로 확대돼 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자유로운 대응력이야말로 편의점 비즈니스의 기본 경쟁력일 것이다.

 

다만 이것은 편의점 비즈니스의 출발점이고 기본 사업 모델일 뿐이다. 소비자 수요의 변화에 대응해 즉각적으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속속 내놓으면서도 그 질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방대한 점포 수와 매출에 기반하는 스케일 메리트가 존재한다.

 

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은 약 1만7000개 점포, 2위와 3위인 LAWSON과 패밀리마트도 각기 약 1만2000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일본에서 삼각김밥을 가장 많이 파는 곳도, 슈크림을 가장 많이 파는 곳도, 맥주를 가장 많이 파는 곳도 세븐일레븐인 것이며 그 뒤를 LAWSON과 패밀리마트가 잇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막강한 판매력은 각종 상품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한 PB상품 기획을 용이하게 만든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테스트 발매를 해보고 싶은 상품 기획안이 있을 경우, 이 편의점 체인을 통한 PB상품화를 통해 재고 부담 없이 시장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

 

물론 스케일 메리트는 PB상품 기획의 경우에만 유효한 것이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는 자체 독자 브랜드 상품의 경우에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한다. 편의점 커피가 수준급의 원두 커피를 원코인 100엔에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그 극도로 효율화된 원료 수급 능력에 있다. 물론 여기에는 단순히 스케일 메리트만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 브랜드 모기업의 사업적 배경도 크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내 최대 유통사인 세븐앤드아이홀딩스, LAWSON은 미츠비시 상사, 패밀리마트는 이토츄 상사라는 각자의 배경을 활용, 세계 각지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원료를 확보하고 가공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기업 입장에서 편의점 비즈니스를 살펴 보았다.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이렇게 다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편의점이 현재 사회적으로 어떠한 위치에 놓여 있고, 어떠한 기능을 요구받고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앞서 편의점의 서비스 다각화는 고객 수요 변화에 따른 대응이라고 설명했는데 고객의 수요란 완전히 새로운 것인 경우도 있지만 수요에 대한 기존의 공급이 불충분해져서 발생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또한 편의점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게 됨으로써 기존 공급선이 도태돼 소멸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현재 일본은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며 지방 인구 과소화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지방 상권의 붕괴가 진행 중인 것은 물론이고, 경제산업부의 인프라 거점수 조사에 따르면 1990년 무렵에는 약 5만 개이던 금융기관 지점이 현재는 약 3만6000개, 약 6만 개이던 주유소가 약 4만6000개로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우체국과 파출소 등도 최근 들어서는 조금씩 그 수가 감소하고 있다.

 

이렇게 사회 기초 인프라 망이 축소돼 가는 가운데 편의점은 ATM 및 공공요금 수납 대행을 통해 금융 기능을, 우편 수납·소포·택배 착발 서비스를 통해 우편 기능을, 주민표 교부 서비스를 통해 행정 기능을, 24시간 영업을 통해 방범 기능을 일부 보완적으로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과소화에 따른 상권 붕괴에서 비롯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취급 품목을 청과, 육류, 생선 등의 기초 식재로 확대해 미니 슈퍼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한편, 거동 및 상품 운반이 곤란한 고령층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상품 배달 및 도시락 배달 서비스로까지 그 대응 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

 

국토 면적, 도시화 수준, 물류비용 단가, 편의점 유통망의 밀도 및 범위 등의 면에서 한국과 일본은 환경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일본에 비해 한국의 경우, 편의점 같은 실재 점포를 활용하기보다는 IT 기술을 활용해 훨씬 폭넓게 각종 서비스가 제공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의 흐름 속에서 한국 또한 곧 맞닥뜨리게 될 과소화 및 사회 노령화에 따른 각종 과제에는 반드시 문제가 수반되기 마련으로 이 경우 IT 기술에만 편중된 대책만으로는 필연적으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긴 야간 영업시간 동안 각지에 산재한 다수의 점포에서 전국적 물류 유통망을 활용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물건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의점의 사업 모델은 한국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며 이러한 실물 차원의 유통과 서비스 제공을 통해서만 커버 가능한 소비자의 수요도 있음을 유념해 한국의 편의점이 더욱 다각적 서비스 제공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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