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은 경제∙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디지털 전환 가속화, 플랫폼 비즈니스 고도화 -

- 디지털 전환은 그 자체로 기업의 생존전략, 우리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 시대 대비해야 -

 

 

 

포스트 팬데믹 시대, 디지털 전환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전 세계 ICT 혁신의 중심지이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선도하고 있는 테크 자이언트 기업들이 즐비한 실리콘밸리에서 (1) 미국의 디지털 전환 동향, (2) 디지털 전환이 창출하는 새로운 위협과 기회, 그리고 (3) 미국 기업의 디지털 전환 성공사례를 연재 형식으로 전하고자 한다. 오늘은 그 첫번째로 미국의 디지털 전환 동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우리 기업에 주는 시사점을 논한다.

 

기존의 경쟁구도를 파괴하는 디지털 전환

 

샌프란시스코에서 5마일 정도의 거리를 이동할 때 미국인들은 택시 대신 우버나 리프트 같은 승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한다. 가격도 싸고 이용이 편하기 때문이다. 낯선 곳을 여행할 때 GPS 기기, 카메라를 휴대하거나 여행사를 이용했던 기억이 마지막으로 언제인지 떠올려보자.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이뤄지는 세상에서 기존의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는 축소되고 가치 풀은 통합되며, 소비자는 기업 위에 선다. 디지털 전환 세상에서 우리가 알고 있던 모든 경쟁구도는 모두 파괴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는 디지털 전환에 대하여 ‘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제품,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 디지털 역량을 활용함으로써 고객 및 시장의 파괴적인 변화에 적응하거나 이를 추진하는 지속적인 프로세스’라고 정의했다. 사실 디지털 전환의 개념은 꽤 오래 전에 등장했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기업들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증강현실 등 최신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 산업의 프로세스는 물론 가치사슬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던 시점에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천천히 진행되고 있던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완전히 바꾸는 기폭제가 됐다.

 

디지털 전환의 기폭제가 된 코로나19

자료: Business Illustrator

 

미국에서 디지털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세계 경제 포럼은 2020년 발행한 디지털 전환 보고서에서 ‘세계는 코로나19를 거쳐 디지털 세상으로 가고 있다’고 단언하며, 특히 소비자, 기업의 직원 및 이들의 협력사에게 있어 디지털 전환은 신속하고 극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된 이후 인터넷 사용량이 70% 증가했고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앱 사용은 두 배로 증가했으며, 일부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는 일일 사용량이 20배 증가했다. 세계 경제 포럼 보고서는 팬데믹 기간에 디지털 모델에 대하여 전 세계가 전례없는 의존도를 보였고 다시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디지털 기술이 가진 힘이 매우 가시화됨에 따라 선도기업들은 이제 비즈니스 자체를 혁신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할 것이고, 이에 따라 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숫자로 보는 전 세계 디지털 전환 추세

자료: World Economic Forum,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재구성

 

디지털 기술이 내재화된 스타트업은 물론, 디지털 전환 여정을 초기에 시작한 기업들은 현재의 위기를 더 잘 극복하고 새로운 형태의 소비자∙사회적 요구에 더 빨리 적응하고 있다. 세계 경제 포럼의 분석에 의하면 새로운 디지털 방식으로 경쟁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점한 기존 기업 중 약 47%가 지난 3년 동안 10% 이상의 유기적인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배경에서 미국 시장에서도 디지털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가 2020년 8월에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자사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디지털 전환의 시기를 거치면서 독자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고작 8%에 불과했다. 이에 덧붙여 맥킨지는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디지털 전환의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한 기업들은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시장을 지배하게 되고,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은 시장 점유율이 점차 낮아지며 이들 중에 부분적이나마 디지털 전환을 이루거나 틈새시장을 찾은 소수의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시장 변화

자료: McKinsey & Company

 

현재 미국의 디지털 전환 시장은 비즈니스 기능을 기반으로 소비자 혁신, 노동 혁신, 기업 운영 혁신 및 제품 혁신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미국의 기업들은 각 기업의 고유한 환경에 맞춰 필요한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채택함으로써 소비자들을 적극적으로 자사의 비즈니스에 참여시키고, 직원에게 권한을 부여하며, 운영을 최적화하고, 제품을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의 파급 분야

소비자	노동력	기업운영	제품
o 디지털 광고 o CLM(고객 수명주기관리) o 고객 데이터 관리 및 분석 o 온라인 및 모바일 상거래 o 기술 지원 상점 o 옴니채널 경험 전달 o 고객 서비스 자동화	o 디지털 인재관리 및 개발 o 직원 이동성 o 생산성 및 협업 o 기술 지원 직원 참여	o 데이터 기반 공급망 및 물류 o 디지털 장비 관리 o 지능형 프로세스 및 품질관리 o 디지털화된 프론트라인 및 백오피스 운영	o 연구 및 아이디어 o 제품 개발 o 제품 출시

자료: Market and Market,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정리

 

이 중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미국의 소비자 부문에 미치는 파급력은 매우 크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기업의 비즈니스 리더는 소비자를 참여시키고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형성하고 있다. 클라우드, AI, 빅데이터 및 분석, 모빌리티/소셜 미디어, 블록체인과 같은 첨단 기술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기업은 고객 가치 제안, 고객 요구 사항 및 경쟁 및 규제 환경 이해, 리스크 완화 및 관리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통해 소비자들이 자사의 비즈니스와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언제 어디서나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변화는 소비자의 행동 패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맥킨지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미국의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금융 거래, 여가생활, 식료품 쇼핑, 의복, 공공시설(유틸리티), 여행, 보험 등 경제/생활과 연계된 거의 모든 활동에서 디지털 채널을 채택하고 있으며, 팬데믹을 계기로 처음 디지털 채널을 채택한 소비자도 많았다. 특히 식료품 쇼핑 같은 경우는 무려 기존의 디지털 채널 사용자보다 더 많은 신규 사용자가 생기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점차 디지털 채널을 채택하는 미국인들

자료: McKinsey & Company

 

분야별 디지털 전환 동향

 

미국의 디지털 전환 시장은 은행, 금융 서비스 및 보험(Banking, Financial Services, Insurance: BFSI로 통칭), 의료, IT 및 통신, 교육, 소매,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제조, 정부 및 기타 분야로 세분화할 수 있다. 기타 분야에는 교통 및 물류, 여행 및 접대가 포함된다. 업종별로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이동성, 빅데이터 및 분석, 소셜 미디어를 채택하는 추세가 다르지만, 현재 미국에서는 BFSI 분야의 디지털 전환 시장 규모가 가장 크다.

 

미국의 분야별 디지털 전환 동향

자료: Market and Market

 

업종 중에서 교육, 소매 및 제조 업종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디지털 전환 부문에서 상당한 수요가 예상된다. 소매 업종은 2020년 733억6400만 달러에서 2025년까지 1901억2900만 달러로 연평균 21.0%의 성장률을 보이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BFSI 업종은 예측기간 13.3%의 연평균 성장률로 2020년 843억2400만 달러에서 2025년 1572억83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 분야는 예측기간 22.6%의 가장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의료 부문의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는바, 미국에서는 전자 의료 기록 및 의료 정보 관리를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및 분석과 같은 디지털 전환이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추세다. 의료 분야에서는 표준화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이 디지털 전환을 이루는데 있어 주요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해당 사항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하다. 즉, 의료 부문은 서비스 통합 업체, 연구 및 컨설팅 공급 업체, 데이터 관리 공급 업체, 보안 공급 업체 및 하드웨어 통합 서비스 공급 업체들이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채택하고 관리할 수 있는 엄청난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중이다.

 

디지털 전환의 한 축, 비즈니스 플랫폼화 가속

 

플랫폼을 통한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촉진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기술에기반하여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공유 경제, 온디맨드 경제가 부상했고, 이에 따라 산업 전반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플랫폼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 및 사업 모델이 증가하면서 쉽게 창업이 가능해지고,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품질, 가격 등을 빠르게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유통, 광고, 콘텐츠 등 여러 분야의 시장을 한꺼번에 장악할 수 있는 특유의 연결성 덕분에 플랫폼 비즈니스는 디지털 생태계의 한 축을 차지하며 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를 넘어 미국을 대표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구글(알파벳), 페이스북 등과 같이 이른바 테크 자이언트로 불리는 모든 기업들은 플랫폼 사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 따르면 2025년경 디지털 플랫폼이 창출할 매출액이 60조 달러 규모로, 전체 글로벌 기업 매출액의 3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2018~2028년 기간 디지털 경제에서 창출될 새로운 가치의 60~70%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네트워크와 플랫폼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발달되면서 플랫폼의 영향력과 지배력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테크 기업들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기존의 산업 경계가 무의미해지면서 산업 생태계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산업이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모빌리티, 유통, 소비재, 금융, 헬스케어 부문은 특히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야별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 영향

모빌리티	모빌리티 플랫폼의 확산, 서비스 경쟁 심화, 자율주행기술 상용화로 인해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
유통	플랫폼 기반의 테크 자이언트 기업들이 주도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강력한 시장 장악력으로 인해 기존 유통 기업의 성장성∙수익성 약화
소비재	소비자의 온라인∙모바일 쇼핑 비중 확대로 기존 기업들이 거대 유통 플랫폼에 종속되는 상황이 발생
금융	금융산업 내 인공지능(AI), 데이터 등 기술에 기반한 플랫폼 등장으로 기존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의 사업 영역에 위협
헬스케어	모바일 플랫폼, 헬스케어 서비스 사업자 중심으로 예방, 진단 영역에서 새로운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자료: KPMG

 

시사점

 

미국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 프로세스 및 서비스 측면에서 디지털 전환을 시작하는 과정에 있었고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에 대하여 공감하고 있긴 했지만 속도 측면에서 그렇게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산업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이 필수적인 상황이 됐고, 과거에 기술적으로 불가능했던 부분들이 기술 발전으로 가능해지면서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고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글로벌 컨설팅 기업 M사에 근무하는 유통∙소비재산업 전문팀 애널리스트 J 씨는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많은 기업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 기반으로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서비스를 빠르게 전환했고 덕분에 미국은 현재의 경제적 가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접어들면서 미국 시장은 점점 더 디지털로 전환되고 서로 연결될 전망이다. 미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은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제품은 물론이고, 이와 관련된 서비스, 플랫폼, 마케팅 트렌드를 조속히 파악해 비즈니스 전략에 즉시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 전환은 그 자체로 이미 현실이 된 미래의 출발점이다. 생산, 분배, 소비 등의 경제 활동이 온라인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고,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이 산업을 선도하고 통제하는 수단으로 기능하는 플랫폼 자본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처리해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다양한 정보재(information goods)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전자화폐와 같이 현금을 대체하는 수단도 속속 등장하고, 디지털 기술이나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시공간의 제약없이 물품과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했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 디지털 기술이 가져오는 파괴적 혁신의 물결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 전환은 불가피하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연재되는 기사를 통해 디지털 전환 시대의 위협과 기회, 그리고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기업의 사례를 알아보고 우리 기업에 주는 시사점을 전한다.

 

 

자료: World Economic Forum, Business Illustrator, McKinsey & Company, BCG, KPMG, Market and Market,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IDC,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