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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이코노미인사이트기고] ‘몽탄신도시’에서 반려동물·헬스 사업 밝다
  • 직원기고
  • 몽골
  • 울란바토르무역관 김경민
  • 2025-01-04
  • 출처 : KOTRA


이정훈 KOTRA 울란바토르무역관 과장


우리가 ‘몽골’이라는 국가를 떠올릴 때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유목민’ ‘초원’ ‘사막’이라는 세 단어가 자연스럽게 앞자리를 차지했다. 몽골의 전통 이동식 가옥인 게르에서 숙박하며 ‘푸르공’이라는 지프차를 타고 광야를 누비고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과 함께 낭만을 즐기는 몽골 여행은 오랫동안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약 2년 전부터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마치 한국의 신도시를 연상시킨다는 의미로 ‘몽탄신도시’(몽골+동탄신도시의 합성어)라는 별칭이 생겼다. 울란바토르에는 골목마다 한국 편의점(CU, GS25)이 불을 밝히고 있으며, 뚜레쥬르, 맘스터치, 탐앤탐스, 메가커피, 새마을식당 등 수없이 많은 한국 프랜차이즈가 현지에서 사랑받고 있다.

몽골인에게 한국 문화가 이토록 친숙한 이유는 활발한 인적 교류에 기인한다. 몽골인 10명 중 1명은 한국에서 일하거나 공부한 경험이 있다. 몽골 정부에 따르면 현재 약 6만7천여 명의 몽골인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수도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4위에 해당할 정도다. 몽골 전체 인구가 350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몽골인이 한국 라이프스타일을 선호하는 것은 분명히 우리 기업에 기회 요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몽골 진출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를 위해 몽골에 처음 출장을 왔을 때 예상치 못한 몽골의 모습에 많이 놀랐는데 대표적으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몽골의 세 가지 반전

첫째, 엄청난 교통체증이다. 드넓은 초원을 말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만 상상하고 몽골을 방문했다면 극심한 교통체증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한국에서 몽골까지 비행시간이 약 3시간인데, 공항 도착 후 시내 진입에 3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거 최대 인구 50만 명으로 설계된 도시 울란바토르는 현재 약 160만 명이 거주해 과포화 상태다. 또한 겨울철 혹독한 추위와 열악한 대중교통 상황으로 자차 소유가 불가피한 게 현실이다. 몽골의 국민차인 프리우스의 끝없는 행렬이 진짜 울란바토르를 상징하는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울란바토르는 교통체증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하철 1호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국의 도화엔지니어링, 수성엔지니어링, 한국철도공사 컨소시엄이 세계 유수의 엔지니어링사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지하철 1호선(17.7km) 건설 사업관리 용역 계약을 수주한 바 있다. 이 외에도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 지원으로 공공 케이블카 건설이 진행 중이며 2025년 안에 1단계 건설이 완공될 예정이다.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복층도로, 순환도로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둘째, 과감한 소비성향이다. 몽골인은 소비에 진심이다. 몽골 도시근로자의 월평균 임금 수준은 약 70만~100만원인데 휴대폰을 분실하거나 고장 나면 고금리 소액 대출을 받아서라도 최신형 아이폰을 구매하곤 한다. 명절을 앞두고 차량 구매의 수요가 많아지는데 이는 고향 친지들에게 ‘나 이 정도 성공했다’라고 보여주고 싶은 과시적 소비성향에서 비롯된다. 오래도록 정착 문화였던 우리나라와는 달리 유목 문화권에서는 ‘저장’ ‘저축’의 개념 자체가 없다고 한다.

제조업이 전무해 공산품을 모두 수입해야 하는 몽골의 강한 소비성향은 인플레를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 최근 3년간 평균 물가상승률이 12.9%에 달하며, 임금 상승의 속도도 매우 가팔라 진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셋째, 높은 교육열이다. 몽골 부모의 교육열은 엄청나며 자녀 교육에 한국 이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울란바토르의 넘쳐나는 학생 수에 비해 공교육 인프라는 매우 열악해 대다수 학교는 2부제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일부 학교는 3부제) 한 학급에 50명이 넘어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 이에 중산층 이상 몽골 부모들은 웬만하면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는데 평균 수준의 사립학교 1년 학비만 원화로 약 550만원 정도다. 몽골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2023년 기준 5875달러)과 평균 2명이 넘는 자녀 수를 고려했을 때 교육비 비중이 매우 큰 편이다.

대학 진학도 여느 개발도상국보다도 해외 유학 비중이 높다. 앞서 언급한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유럽, 일본 등 다양한 국가로 유학을 가고 있다. 또한 임금 격차 등의 이유로 졸업 이후에도 해당 국가에 정착하는 케이스가 매우 많다. 이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잘 적응하는 유목민의 디엔에이(DNA)도 한몫한다.

이런 몽골에서 우리 기업은 눈부신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대몽골 수출액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1%씩 증가하고 있다. 한-몽 수교 35주년을 맞이하는 2025년 양국 간 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이 기대되는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비즈니스 교류가 예상된다. 특히 세 가지 분야가 향후 몽골에서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몽골에서 유망한 분야

우선, 라이프스타일 분야다. 몽골의 중상류층 이상 소비자는 일상에서 더 세련되고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려는 니즈가 크며 이에 맞춤형 상품·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기업에 긍정적인 요인은 몽골 소비자가 새로운 유형의 상품·서비스를 접하고 새로운 브랜드의 상품을 소비하는 데 전혀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수험생과 취업준비생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미엄 독서실 ‘작심’이 코트라와 함께 본격적인 몽골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학생들에게 공간의 쾌적함이라는 새로운 경험의 가치를 제공하며 동시에 교육열이 높은 몽골 학부모에게도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기존에 없던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10~20대 젊은 인구가 많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국민 성향을 고려해볼 때 한국에서 성행 중인 즉석 포토부스 스튜디오, 코인노래방 등 세분화된 즐길 거리도 머지않아 몽골 소비자에게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소득층 위주로 빠르게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관련 시장도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될 것이다. 또한 고급 스포츠로 인식되는 골프 등의 스포츠용품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로 헬스케어·바이오 분야다. 소득수준이 올라감에 따라 몽골인의 건강을 향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몽골 정부는 ‘건강은 국가 재산’이라는 슬로건 아래 2022년 5월부터 전 국민 대상 연 1회 건강검진 의무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의료산업의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 비해 인프라는 매우 열악하며 이는 우리 관련 기업에 기회 요인이 될 것이다.

몽골의 전체 의약품 수입국 중 한국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 의약품은 오랫동안 몽골 국민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몽골을 대표하는 약국 체인 모노스(Monos)나 아시아팜(Asia Pharm)에 들어가면 익숙한 이름의 의약품이 매대에 즐비하다. 심지어 숙취해소제, 자양강장제까지도 한국 상품이 대세로 자리하고 있을 정도다.

최근 한국의 건강검진센터 3곳이 잇따라 몽골에 문을 열었고, 체성분분석기 세계 1위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우리 기업 ‘인바디’가 몽골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몽골인의 건강을 향한 관심 증대와 맞물려 향후 몇 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 각종 항노화 관련 기기와 제품이 유망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 번째로 임업 및 농업 장비다.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은 2021년 제76회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몽골의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해 2030년까지 10억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를 이행하기 위해 각 지자체와 기업에 구체적인 나무 심기 목표를 할당했다. ‘한-몽 그린벨트사업단’, 푸른아시아 등 한국의 기관들이 몽골에서 숲 조성, 산림재해관리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한국의 주요 기업과 기관들도 이에스지(ESG, 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의 일환으로 몽골에 나무 심기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10억 그루 나무 심기의 본격적인 이행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임업장비 및 시설양묘 관련 자재, 종자 등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런 시장을 우리 기업이 선점할 수 있다면 매우 성공적인 신시장 개척 사례가 될 것이다. 코트라와 한국임업진흥원, 한-몽 그린벨트사업단은 우리의 우수 양묘기술을 몽골에 소개하고 양국 기업 간 비즈니스 수요를 매칭하고자 2024년 9월 울란바토르에서 ‘2024 한-몽 그린협력 로드쇼’를 통해 유망 임업 관련 기업 전시 쇼케이스와 노하우 공유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기후변화로 농업 빠르게 성장

또한 몽골은 최근 기후변화로 강수량이 늘고 있어 농업에 적합한 기후 환경을 점차 갖추고 있고, 과거 고기 위주의 식습관을 가졌던 몽골인들이 다양한 농산물을 섭취하면서 농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우리 농업 관련 기업들에 매력적인 기회 요인이 될 것이다.

몽골은 이미 많은 한국 기업이 자리를 잡고 있음에도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는 국가다. 얼어붙은 내수와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 등 녹록지 않은 현재 우리 기업의 경영환경 속에서 몽골 시장 진출이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출처: 한겨레 이코노미 인사이트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17628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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