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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기고] 英-EU '북아일랜드 해법'이 시사하는 점
- 직원기고
- 영국
- 런던무역관 최익근
- 2023-04-10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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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형 무역관장, KOTRA 런던무역관장
캐나다와 미국 국경선의 인근 미국 땅인 포인트 로버츠(Point Roberts)라는 곳이 있다. 이 지역은 캐나다 트와센반도 남단에 있다 보니 미국 땅인데도 육로로는 캐나다를 거쳐야만 갈 수 있어 ‘고립영토(exclave)’라고 불린다.
영국과 북아일랜드도 그렇다. 북아일랜드는 영국에 속해 있지만 지리적, 민족적으로는 또 다른 섬인 아일랜드와 그 뿌리를 같이한다. 아일랜드는 12세기 이후 800여 년에 걸쳐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끊임없는 투쟁 끝에 1921년 아일랜드 자치령 지위를 획득하고 1949년 남부 26개 주는 아일랜드공화국으로 완전히 독립하게 된다. 하지만 친영국계인 북부 6개 주는 북아일랜드로 영국에 남아 사실상 섬이 분단된다. 1998년 미국의 중재로 양국은 ‘성금요일협정(Good Friday Agreement)’이라고 불리는 벨파스트 협정을 맺었다. 북아일랜드를 영국령으로 인정하되 아일랜드공화국과 북아일랜드 사이에는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게 됐다.
‘브렉시트’ 과정에서 북아일랜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것이다. 영국과 EU는 북아일랜드협약에 기반해 북아일랜드를 EU 안에 존속하게 하는 묘수를 냈다. 문제는 영국에서 북아일랜드로 반출할 때 해외 수출과 마찬가지로 통관 절차가 필요하게 됐다는 점이다. 아일랜드는 물품 대다수를 영국에서 공수해왔는데 무역절차가 새롭게 신설되고 지연되자 북아일랜드와의 교역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영국은 자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와 새롭게 통관 절차를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가중됐다. 이에 영국은 재협상을 요구했지만 EU는 반대 의사를 고수했다. 브렉시트로 소원해진 영국-EU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게 된다.대립하던 영국-EU 사이에 새로운 변수가 발생한다. 바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다. 러시아의 공격적 행보는 EU에 큰 위협이 됐고,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면서 군사 강국인 영국과의 관계 개선 필요성이 대두됐다. 올해 2월 27일, 영국과 EU는 북아일랜드에 관한 새로운 브렉시트 협약(이하 ‘윈저 프레임워크’)을 영국 윈저성에서 전격 합의하게 된다.
윈저 프레임워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영국-북아일랜드 간 교역장벽 완화, 즉 영국에서 북아일랜드로 가는 상품 중 EU 시장으로 가는 수출품(Red Lane)은 정식 통관을 하고 내수용 제품(Green Lane)은 통관 및 검역 절차를 면제한다. ② 식품 및 의약품 통관 완화. 내수용 제품은 60여 개에 이르는 EU 식품 규제가 철폐된다. ③ 영국에 부가가치세 및 보조금 설정 권한 부여. 북아일랜드는 EU가 아니라 영국 제도를 따르게 된다. ④ EU법 제도 적용 시 거부권 부여. 북아일랜드는 ‘스토몬트 브레이크’라고 하는 ‘EU 법 제도 적용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
윈저 프레임워크는 2023년 3월 25일 공식 발효됐는데, 결과적으로 EU가 영국의 입장을 상당 폭 수용했다는 분석이다. 윈저 프레임워크는 북아일랜드를 EU 시장 및 영국 내수시장을 공략할 전초기지로 변모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한반도는 어떠한가? 북아일랜드를 개성공단으로 치환해보자. 개성공단은 자유무역협정(FTA) 역외가공지역으로, 한국산 제품으로 인정받는 큰 장점이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상호간 이익을 가능케 하는 공동경제구역이다. 윈저 프레임워크와 같은 큰 틀의 합의로 남북한이 경제적 성과를 함께 일궈나가기를 기대해본다.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304095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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