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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근 베트남 전력 시장 동향과 우리 기업 진출 시 고려사항
- 외부전문가 기고
- 베트남
- 하노이무역관 한아름
- 2021-08-27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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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호 주 베트남 한국에너지협회(KEAV) 협회장
베트남 에너지 정책: 국가전력개발계획(PDP 7~8)
한 나라의 에너지 정책은 전 국민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궁극적으로 국가 안보와도 연결된 사안이기 때문에 산업 정책 중에서도 대단히 신중하게 결정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 분야에서 프로젝트를 개발하거나 이와 관련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에너지 정책 변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합리적 예측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해 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에 맞추어 현재의 산업 구조가 조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기존 사업 전략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베트남 에너지 정책의 마스터플랜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전력개발계획인 PDP 7이 2011년에 발표되었고 2016년 이에 대한 수정안(PDP 7 Revision)이 공표된 이후, 오랜 내부 검토 및 의견 수렴을 통해 2021년 2월 PDP 8이 정부에 공식 제출돼 부처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10년간 베트남 BOT 사업을 담당해온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최종 확정 및 공표까지 상당한 내부 진통이 있을 것이나 새로 출범한 정부가 이를 비토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PDP 8 초안의 정책적 방향성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재임기간 답보 상태였던 기후변화 대응 관련 국제적 논의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탄소 중립”의 화두로 국제 규범의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대해서 베트남 정부의 대응 수위가 PDP8 최종안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느 정도일지 주목된다.
베트남 전력 시장 개황
향후 베트남 전력 시장의 전개 상황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지난 10여 년간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 세부 통계자료는 다른 자료를 통해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므로 일일이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1. 대규모 공급력 확보 (PDP 7)
도이모이 정책(1986년) 이후 베트남은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전력 부족을 경험하면서 지속적인 전력 공급원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남부의 경우에는 가스전 개발 및 이를 연계한 푸미 1~4 프로젝트 등 가스화력 발전설비 건설을 추진해왔으나 가스전 개발의 지연, 부존량 부족 그리고 육상관로(Downstream) 건설의 어려움 등으로 빈탄 프로젝트 등 수입 석탄 발전소 건설도 병행해왔다. 북부의 경우에는 무연탄 광산 개발을 연계한 석탄화력발전소 확충을 통해서 전력 공급원을 확보해 왔으나 부존량 고갈 및 채산성 악화로 2010년 전후로 응이손 프로젝트 등 수입 유연탄 발전소 건설을 민자발전사업(BOT, IPP) 형태로 추진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석유공사 등은 남부 가스전 개발에, 국내 건설사들은 발전소 건설에 참여한 바 있고 한국전력 및 포스코에너지는 석탄발전 BOT 사업자로 현재 건설 및 운영 중에 있다.
2. 신재생으로의 전환, 원자력 사업 유보, LNG 도입 추진 (PDP 7 Revision)
2016년 PDP 7 수정안 공표 전후로 베트남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장려하기 위한 신재생 발전보조금(FIT) 정책을 시행해 왔다. 이 기간 태양광 설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2020년 기준 전제 설비용량 대비 약 24%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기간 한화에너지 등 우리 기업은 태양광 발전사업(Solar Farm)에 성공한 바 있고 틈새시장에서 시작된 지붕태양광(Roof-top Solar)사업은 최근 현지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한편, 이 무렵 베트남 정부는 이전부터 추진해 오던 원자력발전의 도입 유예(사실상의 중단)를 선언해서 원전 3기를 추진해 오던 한국 측에 충격을 준 바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국 천연가스의 개발 지연으로 LNG 수입 Terminal을 연계한 가스복합화력 도입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3. 2020~2030년 베트남 전원개발 계획(PDP 8)
2020
2030
증감
설비용량(GW)
용량(GW)
비중
용량(GW)
비중
증가량
비중 증감
석탄
20.4
29.4%
37.3
27.1
16.9
-2.3
수력
20.7
29.9%
24.8
18.0
4.1
-11.9
천연가스
7.1
10.2%
10.6
7.7
3.5
-2.5
LNG
0
0.0%
18.1
13.1
18.1
13.1
태양광
16.6
24.0%
18.6
13.5
2
-10.4
풍력
0.6
0.9%
18
13.1
17.4
12.2
바이오매스 등
0.6
0.9%
3.2
2.3
2.6
1.5
ESS
0
0.0%
1.2
0.9
1.2
0.9
수입
1.3
1.9%
5.7
4.1
4.4
2.3
총설비용량
69.3
100.0%
137.7
100.0
70.2
0.0
자료: PDP8
위는 최근 제출된 PDP8 초안 중 필자가 주목하는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표의 오른쪽을 보면 2020년 대비 2030년 기준 설비증가량 및 비중의 증감을 비교해 볼 수 있다.
2030년 연료별 전원 포트폴리오는 화력 분야에서는 석탄발전의 비중이 유지되고 수력 및 천연가스발전의 역할은 감소되며 LNG 발전은 확대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신재생 분야는 태양광 개발 합리화, 풍력 발전 확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요컨대, 신재생으로의 에너지 전환이라는 큰 틀은 유지하되 태양광 사업은 내실화를 기하면서 풍력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기저 부하용 발전원인 석탄 및 천연가스의 비중은 낮추어 가면서 LNG 발전으로 전환되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신규 발전소 건설 등 발전용량 확대에 따라 500kV 고압 송전망 보강 및 신규 건설도 병행될 것이며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배전 및 변압설비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특히, 태양광 등 신재생 설비와 연계된 소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도 본격적으로 검토 및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의 베트남 전력 시장 진출을 위한 고려사항
1. 신재생 사업 확대에 따른 기회 및 리스크
지난 5년간 태양광 발전(Solar Farm)은 높은 보조금 단가(FIT)를 보장 받으면서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수의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으나 최근 베트남전력공사(EVN) 측은 태양광 발전량을 제약하는 조치(Curtailment)를 취하면서 상당수 태양광 사업자들이 전력 판매수입 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약적으로 보면 신재생 사업은 기본적으로 현지 기반의 민간발전사업(IPP)의 형태로 BOT사업과 달리 지급 보증, 최소 발전량 보증 등의 보호 장치가 없는 구조이므로 이에 대비한 운영상의 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신규 태양광 프로젝트 부지 선정 시 전력계통 접속에 무리가 없는지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산업무역부(MOIT) 및 전력공사(EVN)는 현재 남부 지역에 태양광 사업들이 난립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단기적으로 태양광 보조금(FIT)을 보류시키면서 상업성이 부족한 태양광 사업들은 정리하는 쪽으로 정책을 취하고 있으므로 신규 태양광 사업의 투자에 있어서는 면밀한 기술적 검토 및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2. LNG 도입 및 Gas-to-Power 프로젝트
베트남 정부는 석탄화력을 대체하는 안정적 기저부하용 발전원을 LNG로 확충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코로나 사태로 전력수요가 감소하면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있는 상황이다. LNG로의 전환을 위해서 “가스터미널 + 복합발전소 건설”의 패키지 형태로 다수의 프로젝트들이 남부 지방성 중심으로 추진돼 오다가, 최근 신정부 출범이후 중북부 지방성들도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기본적으로 석탄화력에 비해 원가가 비싼 가스 발전을 단기적으로 확대시키기에는 전력공사(EVN)의 재정 악화 등 베트남 정부의 부담이 될 것이므로 이를 설득할 수 있는 대정부 협상력이 필요할 것이며, 특히 올해 초 PPP법 공포 이후 세부 시행령이 아직 보완되지 않고 있는데 향후 사업개발(투자) 절차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요컨대, 10여 년 전 7차 전원개발계획에 포함되었던 다수의 석탄화력 사업들 중에 실제로 현재 이행되고 사업이 많지 않은 점은 향후 LNG 프로젝트 개발 시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3. 탄소중립의 시대와 베트남 전력시장
최근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는 탄소중립 관련 국제적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아시아 국가 중 우리나라와 일본의 에너지 업계도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고 개도국 중에서 경제적으로 앞서 있는 베트남에도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신재생 발전 확대, 탄소배출권 거래 등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높은 발전단가를 수요자가 부담하거나 발전보조금(FIT) 등 정부의 재정 확대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아직 경제적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베트남 정부가 빠른 속도로 따라가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베트남 내에서 탄소 중립관련 에너지 신사업이 본격적으로 트렌드로 자리 잡는 데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이러한 전환기에 맞는 틈새시장(Transitory Market)을 모색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일 것이다. 전력공급 분야에서는 풍력(육상 및 해상) 발전에서, 수요 분야에서는 고효율 전력설비 및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에서 좀 더 가능성이 높은 사업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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