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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게르마늄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움직임
- 경제·무역
- 미국
- 시카고무역관 이영주
- 2025-09-02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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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산업의 필수 소재... 하지만 미국 50% 이상 수입 의존
새롭게 찾은 해법은 재활용과 기술 혁신
게르마늄이란?
게르마늄(화학기호 Ge)은 은회색의 준금속 원소로 반도체적 성질을 지니며, 주로 금속 게르마늄(germanium metal)과 이산화 게르마늄(germanium dioxide) 형태로 수입한다. 금속 게르마늄은 적외선 영역에서의 높은 투과율을 바탕으로 미사일 유도 시스템, 위성 센서, 방사선 검출기 등 국방·우주 분야에 활용된다. 반면, 이산화 게르마늄은 굴절률이 높은 흰색 분말로, 광섬유 및 태양전지 제조에 널리 쓰인다. 이러한 산업적 중요성 때문에 게르마늄은 현재 미국 전략 광물(critical mineral) 목록에 포함돼 있다.
게르마늄 글로벌 수요 증가세, 미국의 수입 의존도 50% 상회
군사, 우주, 첨단 전자, 통신 등 산업 전반에서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게르마늄은,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광물이다. 특히, 게르마늄으로 만든 태양 전지는 실리콘으로 만든 태양 전지보다 약 3배 더 효율적이라고 알려져 있어 그 가치가 높다.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게르마늄 시장 규모는 약 3억2030만 달러였고 연평균 3.5%씩 성장해 2033년에는 약 4억3690만 달러가 될 전망이다. 이 중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43.7%)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 USGS)이 2024년 발표한 광물 상품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내 게르마늄 소비량은 약 30톤에 달했으나 이 중 절반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같은 해 수입량은 금속 게르마늄 20톤, 이산화 게르마늄 13톤으로 추산됐다. 금속 게르마늄은 주로 중국(51%), 벨기에(27%), 독일(15%), 러시아(5%)로부터, 이산화 게르마늄은 벨기에(53%)와 캐나다(41%)에서 공급된다. 모든 형태의 게르마늄을 합쳐 보았을 때 벨기에, 중국, 캐나다가 주요 교역국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미국의 게르마늄 순수입 의존도는 50%를 넘어서며, 안전한 공급망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 과거 집계 수치를 바탕으로 당해 연도 추정치
<2023년 미국의 게르마늄 국가별 수입액>
(단위: US$ 달러)

[자료: Statista]
게르마늄은 자연에서 단독으로 산출되지 않고 주로 아연을 제련하는 과정이나 석탄을 태울 때 부산물로 소량 추출된다. 이렇게 얻어진 게르마늄은 다시 정제돼 반도체 웨이퍼(칩을 만드는 얇은 판)나 적외선 카메라에 쓰이는 렌즈용 블록(광학용 블랭크)으로 가공된다. 과거 미국기업들은 이러한 정제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했으나,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받은 중국기업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게 됐다. 그 결과 미국 내 정제 기업들의 도산과 수입 의존도 증가로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4년 중국이 반도체 소재 수출을 통제하자 가격은 급등했고, 금속 게르마늄은 kg당 2100달러, 이산화 게르마늄은 kg당 1400달러까지 치솟았다.
<2014-2024년 미국의 게르마늄 가격 추이>
(단위: 미 달러(US$)/킬로그램(kg))

[자료: USGS, Argus Metals International]
트럼프 2기 행정부, “광물도 Made in USA”
게르마늄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수입 의존도가 심화되자,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게르마늄을 포함한 전략 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3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적인 미국 광물 생산 확대 조치(Immediate Measures to Increase American Mineral Production)” 행정명령에 서명해 광물 채굴·정제·제조 전 과정을 국내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조치에는 인허가 절차 간소화, 연방 토지 활용 확대, 공적 자금 및 대출 지원이 포함됐으며, 동시에 공급망 조정을 전담하는 국가 에너지 우위 위원회(National Energy Dominance Council, NEDC)를 신설했다.
이어 2025년 8월 13일, 미국 에너지부(U.S. Department of Energy, DOE)는 약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자금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광범위한 첨단 산업에 필요한 핵심 광물과 소재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배터리 및 재활용 확대에 5억 달러, ▲광산 폐기물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프로젝트에 1억3500만 달러, ▲석탄 부산물 회수에 2억5000만 달러, ▲게르마늄·갈륨 등 반도체 소재 정제 및 합금 기술 지원에 5000만 달러가 배정됐다. 이 자금은 자금 지원 공고(Notice of Funding Opportunities, NOFO)형태로 공개돼, 민간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의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버려지는 폐기물 속에 숨은 전략 광물
최근 콜로라도 광산대학(Colorado School of Mines)은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를 통해 필수 광물 회수에 대한 중요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 54개 광산에서 폐기물로 버려지는 물질을 회수하는 것 만으로도 미국의 필수 광물 수요 대부분을 충족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청정 에너지, 전자 제품, 그리고 국방 분야에 사용되는 거의 모든 필수 광물이 이미 미국 광산에서 가공된 광석에 포함돼 있고, 대부분이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고 폐기물로 버려진다고 한다.
이 연구는 특히 코발트(cobalt)와 게르마늄을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장치(ESS)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광물이다. 연구진은 현재 광산에서 채굴·가공된 뒤 폐기물로 버려지는 코발트 중 10% 미만만 회수해도 미국의 전체 배터리 시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게르마늄 역시 아연이나 몰리브덴(Mo) 제련 부산물 속에서 1% 미만만 회수하더라도 현재 수입 의존도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팀은 미국 내 연방 허가 광산의 생산 데이터와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국제 광석 농도 자료를 결합해 폐기물 속 잠재적 회수량을 추정했다. 그 결과 백금과 팔라듐을 제외한 약 70개 원소는 모두 미국 내 광산 부산물 회수를 통해 자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다만, 이러한 회수는 기술적 문제와 경제성, 정책 지원 여부에 달려 있기에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개발과 인센티브가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사점
게르마늄은 반도체, 광섬유, 국방용 적외선 광학기기 등 첨단 기술 전반에 활용되지만, 글로벌 공급량이 적고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어 언제든지 수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위성 태양전지와 군사 장비에 들어가는 고순도 게르마늄 웨이퍼는 다른 소재로 대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이에 따라 게르마늄 수입 의존도가 높은 미국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관련 기업의 사업 추진을 독려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아래, 미국 기업인 리엘레멘트 테크놀로지(ReElement Technologies Corp.)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기존 석탄 폐기물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최근에는 나아가 게르마늄까지 정제할 수 있는 기술을 상업화했다. 특히 제약 산업에서 쓰이는 고순도 분리 기술(크로마토그래피, chromatography)를 응용해, 기존 방식보다 환경 친화적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정제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 결과 99.9% 이상의 순도를 가진 게르마늄을 미국 내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으며, 인디애나주 메리언(Marion) 시설에서 본격적으로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 방산 기업들은 이 성과를 바탕으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안정적인 국내 공급망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자금 지원 공고(Notice of Funding Opportunities, NOFO)를 통해 해외 파트너 기업과 연구기관의 참여를 장려하고 있다. 따라서, 반도체 및 광학, 고순도 소재, 뛰어난 재활용 기술 등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는 우리 기업들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광물 소재 추출·정제 공동 연구개발 혹은 미국 기업과의 사업 합작 법인 설립 등 다방면의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Grand View Research, Statista, USGS, Argus Metals International, Colorado School of Mines, ReElement Technologies Corp., KOTRA 시카고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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